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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83회 – 겸손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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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도 없는 낡고 좁은 임대아파트에서 살아가는 20대 여성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곳에 누가 살까 싶지만 월 5만원이라는 값싼 임대료 덕분에 감지덕지하며 살았겠죠.
그런 곳에서 살아가야하는 그들의 삶은 익히 예상할 수 있는 삶이었을 겁니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기댈 곳은 보이지 않았을 것이고
하루하루 버티는 게 힘들어서 차마 미래를 꿈꾸지 못했을테고
어느 누구는 뭐라고 한마디했다가 얄짤없이 짖눌려버렸을테고
또 누구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빠져나올 수 없는 구렁텅이를 경험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차갑고 살벌한 세상은 그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지만 하나님은 그들을 내치지 않았나봅니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님을 의지하며 20대의 힘겨운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있었겠죠.
그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않던 세상이 어느날 갑자기 그들을 주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주시하는 정도가 아니라 일거수일투족을 싸그리 감시하는 겁니다.
이 사회의 투명인간이나 다름없던 그들은 졸지에 전염병의 숙주가 됐고 그들의 하나님은 사탄의 화신이 되버렸습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됐다는 양준일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악마가 되버린 그들은 그 이전보다 더 숨죽여지낼 수밖에 없습니다.
전염병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요즘
사람들은 집밖으로 나서기를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인터넷이나 전화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해결하려고 하지요.
그러다보니 콜센터 노동자들도 밀려드는 업무에 정신없이 내몰렸을겁니다.
닭장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사무실에서 마스크도 쓰지 못한채 장시간 일해야했던 그들도
뉴스는 보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으로 닭장으로 출근을 했겠죠.
생계를 위해 아침저녁으로 부업까지 하면서 말이죠.
그들도 어느날 갑지기 부주의하고 무책임한 집단으로 낙인찍혀버렸습니다.
높으신 분들은 그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해서는 그제야 알게됐다는 듯이 뒤늦게 호들갑을 떨면서도
그들 속에 사탄의 집단인 신천지 신도가 몇 명 섞여있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마스크도 없이 그 좁은 곳에서 일하게만든 사업주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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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닭장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에서 겨우 잠을 자고
햇볕조차 들지않는 좁은 작업장에서 먼지 마시면서 장시간 노동을 하던 이들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들의 얘기를 들으려하지 않는 세상 속에서
그들은 시키면 시키는대로 군말없이 살아가다가 소모품처럼 폐기처분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누군가에 의해서 노동조합이라는 걸 알게됐고
그를 통해 노동조합으로 모여들기 시작하니까
그제야 세상이 그들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졸지에 빨갱이라는 낙인이 찍혀서 사회에서 추방되기 시작했죠.
지금의 사태를 보면서 이 시절 얘기를 꺼내는 게 심한 논리적 비약인가요?
그렇다면 가까운 5년전의 기억을 더듬어볼까요.
어느날 갑자기 진도앞바다에서 여객선이 침몰했고 수백명이 죽었습니다.
그 어의없는 사고에 대해서 온국민이 들끓었죠.
그런데 얼마지나지 않아서 유병언과 구원파라는 이단집단이 언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그들을 잡아들이려고 난리를 쳤지요.
세월호 침몰과 사회적 무능함의 모든 책임은 유병언과 구원파에 있는 것처럼 말이죠.
지금 이만희와 신천지를 모든 악의 근원으로 몰아나는 거랑 뭐가 다른가요?
유병언 일가를 잡아들였다고해서 세월호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처럼
신천지를 몰아붙인다고해서 전염병이 사라지는 건 아닐텐데
오히려 신천지신도들이 얼어붙어서 전염병 퇴치에 더 어려움을 주고있는데
이 미친 짓을 왜 멈추지 않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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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처단을 위해 기독교방송인 CBS만큼이나 선봉에서 활약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님과 이재명 경기지사님이십니다.
박원순 시장님은 가장 먼저 이만희를 살인죄로 고발하시더니 이제는 신천지를 공중분쇄하겠다며 법인취소를 추진하고 있답니다.
그에 뒤질세라 이재명 지사님은 경찰관과 소방관과 기자들을 우르르 몰고가서 이만희를 강제검사 받게 하더니 성에 차지 않는지 모든 종교활동을 강제로 금지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싶니다.
사회가 불안하고 정권이 불안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할 때는 항상 희생양을 찾습니다.
그 희생양이 군사정권 시절에는 노동조합과 빨갱이였고
박근혜정부에서는 유병언과 구원파였고
지금은 이만희와 신천지인겁니다.
대중의 불안이 정권으로 향하는 것을 막고
마녀사냥을 통해서 대중의 불안을 누그러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높이려는 거지요.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시장님과 이재명 지사님의 지지도가 높아졌다지요?
카메라 앞에서는 애써 표정관리를 하시겠지만
마녀사냥을 통해서 나름의 성과를 보이는 것 같아서 기분들이 좋으실지 모르겠네요.
박원순 시장님이 과거 시민운동할 때 썼던 표현을 빌려오면
“하지만 역사는 기억할 겁니다”
권력에 눈이 멀어 마녀사냥에 혼이 빠져있는 동안
당신들의 발 아래서 민중들은 울음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한채 짖눌려있다는걸
역사는 분명히 기억할 겁니다.
전염병은 가난한자와 부유한자를 가리지 않지만
그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곳을 드러내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사회의 가장 추한 모습도 함께 보여주지요.
진보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지금의 이 추악학 짓거리들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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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하얀 목련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주변은 방치되서 쓰러기들이 널려있고 나무에도 잡목들이 얽혀있었지만
그속에서도 목련을 꽃을 피워서 도도함을 잃지 않더군요.
그러고보니 목련이 마치 연꽃처럼 보였습니다.
어지러운 속에서도 화사하게 피어나 사람의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주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그렇게 도도하고 화사한 꽃이
희망의 씨를 뿌리는게 아니라
혐오의 씨를 부려댄다면
그건 연꽃이 아니라 악의 꽃이겠죠.
지금 당장 그 나무를 잘라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 나무가 알아서 꽃을 떨어트려내니까 그때까지 참아야 하는 건지...
그렇다고 해도 주변은 더 오염되고 내년에는 다시 새로운 꽃이 피어 또 혐오의 씨를 뿌릴텐데...
주변의 쓰레기도 치우고 잡목도 정리하고 토양도 개선하면 나무가 본래의 성질을 되찾을 수 있는 건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뾰족한 답이 보이지 않아서
가슴 한가운데서부터 힘을 줘서
가래를 힘껏 끌어오리고는
“퉤!”하고 뱉어버렸습니다.
그래봐야 오물 속에 또 하나의 오물을 더하는 꼴인데 말입니다.
5
기도문이 좋아서 복사해 놓았습니다. 가끔씩 꺼내 읽으면 좋겠어요.^^ 고맙습니다. 복채는 어떻게 드리면 될까요?^^
지난 방송을 보시고 곰탱이님이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전세계가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 속에서 사랑과 연민에 대한 얘기를 들려드리면서
마지막에 기도문 하나를 올렸더니 그게 마음에 닿으신 모양입니다.
이렇게 작은 글 몇 줄이 마음으로 전해지는 경험은 참으로 기분이 좋은 경험입니다.
그런데 이번 방송에서는 온통 분노와 혐오에 대한 얘기 뿐이어서 너무 죄송하네요.
마음을 다시 가라앉혀서 다음 방송에서는 조금 편안하고 평화로운 얘기로 다가올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얘기 듣고 마음이 불편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얘기 드립니다.
(백예린의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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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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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좋은 방송 고맙습니다. 불편함으로부터 고개를 돌린다고 해서 불편함이 없어지지는 않겠지요. 불편함을 받아들이고 그 불편함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갑자기 영화 <최종병기, 활>의 마지막 장면에서의 대사가 떠오르네요. <두려움은 직시하면 그뿐. 바람은 계산하는 게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