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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노조 해고자 복직투쟁은 조직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소수의 해고자들과 지역의 자발적 연대투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그 상대는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한 한나라당 구청장이다. 이 힘겨운 투쟁의 중심에 김규 조합원이 있다. 실질적인 보육노조 울산지부 준비위원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김규 조합원은 내․외부적으로 3중4중의 힘겨움 속에서도 해고자들 못지않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용하고 겸손한 성격에 힘들게 투쟁하는 모습은 주위 사람들을 항상 안타깝게 만든다. 그러나 투쟁을 벌여나가는 모습은 오뚜기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쉽게 지쳐 떨어지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그와 얘기를 나누면 내가 겸손해진다. 김규 조합원은 남편이 울산건설플랜트노조 간부여서 2005년에는 엄청난 경험을 했다. 남편이 서울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며 구속되는 상황에서 가족대책위 위원장을 맞았던 김규 조합원은 “가족들도 목숨을 걸고 싸웠다”며 당시 투쟁을 회상했다. 남편은 올해 다시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고, 부인인 김규 조합원은 반구어린이집 해고자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부인과 남편이 만만치 않은 싸움을 서로가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11살과 9살 된 두 자녀를 두고 있는데, 둘째 딸이 적응장애를 보이고 있어 특수교육을 받고 있다. 작년 건설플랜트노조 투쟁 때는 애들을 돌볼 여력이 없어서 큰 애가 작은 애를 돌보게 했는데, 오히려 큰 애가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해 심리치료를 받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는 힘들지만 작은 애는 직접 챙긴다고 한다. 하지만 투쟁 한복판에서 투쟁과 자녀보육을 함께 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고통이다. 그동안 장애인부모회 등을 취재하면서 이런 부모들의 힘겨움에 대해서는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작년 파업투쟁과 구속 등으로 인해 집안 생계를 남편에게 의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올해 다시 파업에 들어가면서 생계문제는 심각한 고민거리다. 작년에는 새벽에 우유배달을 하면서 조금이나마 생계활동을 했고, 올해는 책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한 달에 받는 돈인 30만원이다. 이 대목에서 서로 허탈한 웃음만 지을 수밖에 없었다.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80살이 넘으신 어머니가 입원하셨단다. 숨이 막혀왔다. “작년에는 조합 지침을 따라서 행동만 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투쟁은 내가 스스로 고민하고 판을 만들고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인데, 그럴 수 있는 실력도 없고 경험도 많지 않아서 힘들어요. 또 작년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대위로 뭉쳐서 같이 싸웠는데, 지금은 현장 조합원과 떨어져서 밖에 있는 소수가 싸워야 하다보니까 외롭기도 하죠. 그래서 희망을 걸고 싸우다가 작은 것에 좌절하고 실망도 많이 하고 그래요. 한편으로는 이렇게 작은 인원이 구청을 상대로 싸울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김규 조합원은 민간어린이집에서 9년 동안 교사활동을 하면서 다른 지역 보육활동가들과 접촉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2004년 연말 보육노조가 만들어지고, 2005년 4월 울산지부 준비위원회를 구성해서 울산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얼마 안 된 2005년 5월에 박신희 원장의 강압적 운영에 불안을 느낀 반구어린이집 교사들이 노동조합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보육노조에 가입해서 활동하게 된다. 이후 남목어린이집 교사들도 가입을 하면서 지역에서 크고 작은 활동들이 벌어진다. 울산지부 준비위원회 활동의 핵심에는 반구어린이집이 있었고, 박신희 전 원장과의 갈등으로 크고 작은 투쟁들이 1년 동안 계속 이어져 왔다. 그런 속에 최근 조합원들을 겨냥한 보복성 해고가 연달아 이어지면서 투쟁이 확대되기 시작한 것이다. 벌써 석 달째 해고자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투쟁을 하면서 구청은 믿을 곳이 못된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그리고 구청과 어떤 얘기를 하더라도 반드시 문서로 받아야 한다는 것도 뼈저리게 느꼈어요. 이런 경험을 하면서 선생님들이 달라지는 것을 보고 역시 실천을 통해 단련된다는 것을 확인하게 돼요. 원장이 나가라 한다고 해서 그냥 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에 맞서 싸우는 모습은 보육노동자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죠.“ 해고자 복직투쟁은 새로운 원장이 선정됐지만,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다. 그리고 구청측에서도 인사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해고자 복직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 8월 폭염의 한가운데에서 더욱 힘겨움 투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투쟁이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할지 아무도 모른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주위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다행이죠. 지금까지처럼 작은 것에 희망을 걸고 버티다가 배신당하면 열 받아서 투쟁하고, 다시 작은 희망을 걸고 한 발 나아가고 그래야 되겠죠?“ 김규 조합원은 요즘 ‘희망’이라는 단어를 가슴 속에 품고 살아간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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