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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107회)

 

1


안녕들하십니까? 성민입니다.
안녕하시냐는 말이 정말 실감나는 날입니다.
경주에서 지진이 났을 때도 먼 나라 일처럼 바라보고 있었는데
엄청난 태풍이 휩쓸고간 지금은 자연재해의 공포를 고스란히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제주도는 워낙 바람이 많이 불고
태풍도 많이 겪어서 왠만한 건 무덤덤했었는데
이번 태풍은 짧고 강렬했습니다.


저녁부터 시작된 비바람에 신경이 쓰여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해지는 비바람에 조금씩 긴장이 되더니
태풍이 제주도를 지나던 새벽 4시부터 1시간 동안은 정말 무서웠습니다.


엄청난 바람 때문에 컨테이너가 막 흔들리는데
바람에 컨테이너가 날아가지 않을까 걱정을 할 정도였습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의 공포를 그대로 느꼈는데
엄청난 비바람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흔들리는 컨테이너 안에서 두려움에 떨기만 했습니다.


태풍은 빠르게 제주도를 통과했고
날이 밝으면서 비바람도 잦아들며
가족들에게 안부전화가 걸려왔지만
밖은 폐허로 변해있었습니다.


3~4년 전에도 강력한 태풍이 제주도를 지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마을 곳곳이 폐허로 변해있었고
살면서 그렇게 강한 태풍은 처음봤다고 무용담처럼 얘기했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강력했고 무용담을 얘기할 여유도 없어졌습니다.
그저 자연의 위력 앞에 경외감을 느낄뿐이지요.


지난 겨울에는 유래없는 추위와 폭설에 고생했고
지난 봄에는 유난히 지독한 황사와 미세먼지로 고생했고
지난 여름에는 숨막히는 더위에 고생했었는데
이번 가을에는 유래없는 초강력 태풍에 마음을 졸여야했습니다.


점점 더 강력해지는 지구온난화 현상에
걱정이 많이 되지만
우선 잔해들을 정리하고
다시 살아가야할 대책을 세워야겠지요.


정차식의 ‘이지라이더’ 듣겠습니다.

 

 

2


초보 농사꾼은 배울 것이 많습니다.
언제 어떤 작물을 선택할지를 몇 달 전에 계산하고 있어야 하고
모종은 언제 심어야 하는지 때를 알아봐야 하고
모종을 심기 전에 준비해야할 것은 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고
모종을 심는 방법도 배워야 하고
경운기와 관리기 등 간단한 농기계를 다루는 방법도 익혀야 하고
거름 만드는 방법과 연작을 피하며 농사짓는 방법도 생각해야 합니다.


또 초보 농사꾼은 겁이 많아집니다.
작물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물이 부족해서 그런건지, 병충해 때문에 그런건지, 토양 때문인지, 날씨 때문인지 알아야 하는데
그것을 구별해내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
매일 작물을 살피며 조언도 구하고 기록도 열심히 하지만
그래도 이상이 생기는 작물을 보면 가슴이 철렁합니다.


이 많은 것들을 익히고 배워가면서 농사를 짓는 것이 만만치는 않습니다.
부모님이나 아는 분에게 일일이 물어가면서 해나가야 하는데
매번 물어보기가 미안합니다.
사소한 것까지 너무 자주 물어본다고 귀찮아하지는 않을까 눈치를 살펴야 하고
급할 때는 도움을 청하고나서 부담스럽지 않은 답례를 살며시 해야하는데
물어봐야할 일은 수없이 일어납니다.


어린 모종에 벌레가 생기는 것 같아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어보고 나서
조심스럽게 약을 했는데 비가 살며시 내리고 말았습니다.
비가 그친 후 다시 약을 해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판단이 안되는데
그런 것까지 물어보기가 뭐해서
하루 종일 마음을 졸이며 모종을 살피기도 합니다.


작물마다 재배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최소한 2~3년은 이렇게 조심조심하면서 배워가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초보들이 겪어나가야 하는 과정이라면
그렇게 조심조심하면서 배워나가는 수밖에요.

 


(시와의 ‘작은 씨’)

 

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람에 부러진 나뭇가지가 밭을 돌아다니고
여름부터 준비해왔던 브루콜리는 다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물탱크가 밭으로 날아와서 나뒹글고 있고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팥들도 전부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브루콜리는 갈아엎어서 새로운 작물을 다시 심어야할 것 같은데
시기를 놓쳐서 어떤 작물로 다시 시작해야할지 난감합니다.


병충해 피해 때문에 마음을 졸였던 팥들은
얼마나 건질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저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겨울 냉해 때문에 감귤농사를 망쳐버렸던 부모님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면서 덤덤이 말씀하십니다.
그런 부모님의 말씀 덕분에 저도 덤덤이 현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가을 분위기 물씬 나는 노래 세 곡을 세트로 들어볼까요.
김희진이 연이어 부릅니다.
‘목로주점, 꽃반지 끼고, 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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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성민이가 종이접기를 몇 년 전부터 취미로 하고 있는데
이제는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조카들을 제외하고는 나눠줄 사람이 딱히 없어서
접어놓은 것들이 쌓여가고 있네요.
블로그에 ‘종이접기’를 보시면
허접한 수준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성민이가 접어놓은 것들이 탐나는 분들은 연락주세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나눠드리겠습니다.


성민이 메일 smkim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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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귀농해서 농사를 배워가고 있는 성민이가
첫해 농사로 울금을 수확했습니다.
꽤 많은 양을 수확해서 울금가루도 만들었습니다.
농사는 수확만이 아니라 판로도 고민 해야하는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울금의 효능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으니
제주도 애월에서 수확한 울금이 필요하신 분은 연락주십시오.
010-7696-4454 (판매는 저희 아버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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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셋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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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넷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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