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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22
    평택을 지나다(2)
    깡통

평택을 지나다

진보넷에 한 참 글을 쓰다 날렸다. 우씨... 갑자기 글 쓰기가 싫어지지만 그래도 흔적은 남겨야겠기에 그냥 쓴다. 글을 쓸때 네이버에다 먼저 적어야겠다. 네이버는 자동 저장 기능이 있으니까 ....
 
편안함과 안락함에 익숙한 몸을 이끈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양쪽 다리 물집이 터졌건만 또 다른 놈들이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 걸음 두 걸음 걸을 때마다 이제 그만 쉬었다가자라고 몸이 말을 걸어온다.

 

어제 저녁 PC방에서 나와 마땅한 잠자리를 찾지 못해 1번 국도를 따라 길을 나섰다.
 
도로 공사하는 곳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 잠시 앉아 다리를 주무르고 있자니 아파트쪽에서 자전거를 끌며 어떤 분이 내려오다 날 보더니 묻는다. 전국여행하시는 거예요? 뭐 달리 할 말도 없고 그저 네라고 대답을 했더니 아까 저쪽 어디선가 날 봤단다. 그런데 저녁 10시가 넘어 그곳에 있으니 이제 겨우 여기를 왔다는 건지 아니면 꽤나 많이 왔다는 건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어 그냥 빙긋 웃었다. 아저씨는 날 보더니 수고하라는 말을 남기고는 동행하던 분과 이야기를 하며 사라진다.
 
저녁 11시가 조금 넘어 송탄 공단삼거리에 도착을 했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 마침 시멘트 의자가 있어 바로 침낭을 깔았다. 시멘트 의자에서 자는 것도 요령이 붙었는지 별로 불편함 없이 잘 잤다. 간혹 두 세번 모기들 밥을 준 후유증에 깨긴 했지만 4시가 조금 넘어서야 일어났다. 침낭을 정리하고 저쪽 안보이는 구석에 가서 속내의와 윗옷을 갈아입었다. 누가 봤다면 변태라고 했을 꺼다. 쩝...
 
대충 5시가 다가와 길을 나섰는데 빠르게 걸을 수가 없다. 지제역이 보여 들어가서 몸에 든 물건을 빼내고 머리와 발을 깨끗이 씻었다. 화장실에 앉아 있자니 눈 앞에 글이 눈에 들어온다.
 


"내가 한 행동으로 언제나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행동하지 않으면 행복도 없다"
                                                           - 벤자민 리즈테일러
 


딱히 왜 눈에 들어왔는지는 모르지만 (행동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기 때문일까?) 핸드폰에 저장했다.
 
지제역을 나와 한참을 걷자니 한신주유소삼거리가 나온다. 지도를 봤더니 평택역으로 직진을 하면 1번국도를 따라 가는 것보다 조금은 빠를 것 같아 평택역 방향으로 직진을 했다. 지도상 직진을 하면 다시 1번 국도와 만난다. 평택역 방향으로 가다가 해장국을 먹고있자니 아침묵상 문자를 보내달라는 문자가 도착한다. 식사를 마치고 매우 느린 걸음으로 걷다가 지금은 통복시장 근처 PC 방에서 이 글을 남긴다. 식당 tv에서는 미디어법과 평택 쌍용노조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생각해보니 여기가 그 평택이다. 같은 지역에서 어떤 이들은 생존권을 위해 싸우고 어떤 이는 pc 방에 앉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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