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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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인가? 한 지인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깡통이 많이 바쁜가 봐요. 요즘 글도 안 쓰고.
  
사실 요즘 글을 쓸 마음의 여유가 없을 만큼 바쁘게 살고 있다. 그런데 오늘 글을 무려 두 개나 적고 있다. 두 개나.
  
그나저나 나는 글을 쓸 때 정치적인 이야기는 잘 적지 않는다. 사실 정치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내 딴에는 그래서 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적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누군가의 눈에는 그리 보이지 않은 것 같다.
  
사실 나는 보수교단에서 활동을 했었고, 아직 잘리지는 않은 상태라서 그냥 저냥 1999년 목사 안수 받은 교단에서 2020년 현재까지 붙어 있다. 물론 1995년 전도사 시취를 받고서부터 따지면 그 시간이 더 길어지고, 학부 시절까지 이야기하면 또 더 길어진다. ㅎㅎㅎ
  
그런데, 나는 특정 정당에 가입을 해보지 않았다. 누군가, 아마도 신학생 시절이었던 것 같다. 목사는 정당 가입을 하면 안 된다고 했던 것을 들었던 것 같다. 그 이야기를, 누구에게 들었는지는 기억에는 없지만 나는 그래서 정당에 가입해서 활동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물론, 보수적 입장에 계신 분들이 많이 흥분하는 이른 바 광우병 사태 때 어린 하경이와 함께 유모차(음, 아기차라고 부르자는 분들도 계시던데 다른 분들이 이해하기 쉬우라고 그냥 유모자로 적음)를 가지고 아내와 함께 광화문에 나갔던 일.
  
대추리 쌀 먹으라는 김정희 선생님 말씀에 아내와 어린 하경이와 함께 대추리로 김정희 선생님 만나러 갔던 일.
  
박근혜 전 대통령 물러가라고 아내와 하경, 하람과 함께 광화문에 나갔던 일.
  
한 번씩 이런 내용들을 적었던 것들을 떠 올려 보면 내 정치적 성향이 나타났다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직접적인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더군다나, 나는 상황에 따라 바람에 흔드리는 갈대 마냥 마구 마구 흔들렸기 때문에 현재 정치적 성향이라는 것도 없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19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적으니 정치적 이야기는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들리는 것 같다. 내가 정치 이야기를 했나?
  
내 글을 읽은 친구가 전화를 했다. 너 무슨 일 있냐? 그냥 여기 저기 눈에 띄는 글들이 답답해서 적었다고 하니 피식 웃는다.
  
친구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물으니, 요즘 강의를 다니던 것들이 모두 취소가 되어서 놀고 있다며, 자기는 시간이 많으니 다음 주 중 내가 시간 되는 때 만나자고 한다.
  
오늘 다른 이에게서 내 가까운 사람이 9월에 강의가 하나 2020년 첫 강의가 잡혔는데, 그것도 날아갈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가 속한 연대체에서는 8.15 관련 강연회를 준비하다가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결국 오늘 포기 결정을 했다.
  
페이스북에서는 강의가 취소 되었다는 푸념의 글들이 종종 보인다.
  
궂이 찾으려 하지 않아도, 귀만 열면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이야기들이다.
  
어떤 이는 말을 한다. 왜 보수인 사람들만 코로나 19에 감염되었느냐고, 그 때 광화문에는 다른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유독 8. 15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 속에서만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해가 안간다고 말을 한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는 많다.
  
때때로 문재인 정부가 교회를 핍박하기 위해 언론과 함께 확진자의 수를 조작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문재인이 나라를 말아먹고 있으니, 어서 끌어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코로나 19 확산과 관련한 사실 관계만 적어본다.
  
21일 0시 기준 서울특별시에서는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2621명인데, 광화문 집회 관련 26명에 6개 교회(535명)를 포함하면 561명이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내용과 다른 상황을 비교하면,
  
성북구 사랑제일교회(432명), 용인시 우리제일교회(57명), 양천구 되새김교회(11명), 노원구 안디옥교회(20명), 여의도순복음교회(4명), 고양시 반석교회(케네디상가)(11명)
  
해외접촉관련(378명), 강서구요양시설관련(26명), 리치웨이관련(119명), 이태원클럽관련(139명), 구로구콜센터관련(98명), 타 시·도 확진자접촉자(78명), 기타 (884명), 경로 확인 중(338명) 이다.
  
누적 확진자 수를 이야기 하니 무슨 말인지 모를 것 같아 현재 서울특별시가 아닌 전국적인 상황을 적어본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국내 발생 현황(8월 21일, 정례브리핑)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관련 추가 전파로 인한 확진자 발생 장소는 19개소이며, 이들 장소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총 99명으로, N차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재 총 168개 장소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며, 21일 0시 기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하여 접촉자 조사 중 56명이 추가 확진되어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총 732명*이다.
  
* (수도권) 686명 : 서울 451명(안디옥교회 포함), 인천 39명, 경기 196명, (비수도권) 46명 : 부산 3명, 대구 5명, 대전 3명, 강원 8명, 충북 1명, 충남 16명, 전북 5명, 경북 5명
  
  
내용을 다시 간단하게 정리.
  
8월 20일 이후 21일 0시 기준 그러니까 1일만에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315명이 증가된 것으로 확인 되었고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하여 접촉자 조사 중 56명이 추가 확진(총 732명)
서울 강남구 골드트레인/양평군 단체모임과 관련하여 접촉자 및 자가 격리 중인 12명이 추가 확진(총 88명)
서울 광화문 8월 15일 집회와 관련하여 조사 중 53명이 추가 확진(총 71명)
서울 성북구 체대입시 학원과 관련하여 접촉자 조사 중 10명이 추가 확진(총 28명)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관련하여 접촉자 조사 중 13명이 추가 확진(총 20명)
서울 영등포구 현대커머셜 강서지점/대구 수성구 일가족 관련 접촉자 조사 중 1명이 추가 확진(총 20명)
서울 성북구 극단 ‘산’과 관련하여 8.19일 첫 확진자 발생 후 접촉자 조사 중 16명이 추가 확진(총 17명)
서울 강동구 둔촌구립 푸르지오 어린이집과 관련하여 7명이 추가 확진(총 15명)
서울 송파구 일가족과 관련하여 지표환자의 교회(성령장로교회) 접촉자 2명과 접촉자의 가족 1명이 추가 확진(총 11명)
서울 마포구 푸본현대생명콜센터와 관련하여 3명(직원 2, 가족 1명)이 추가 확진(총 10명)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와 관련하여 교인 및 접촉자 검사 결과, 9명이 추가 확진(총 174명)
인천 남동구 열매맺는교회 관련 8.19일 첫 확진자 발생 후 접촉자 조사 중 16명이 추가 확진(총 17명)
광주 상무지구 유흥시설과 관련하여 자가 격리 중인 3명이 추가 확진(총 24명)
동창회 속초여행 관련하여 8.18일 첫 확진자 발생 후 접촉자 조사 중 16명이 추가 확진(총 17명)
충남 천안시 동산교회(동남구 소재) 관련 접촉자 조사 중 3명이 추가 확진(총 8명)
전북 익산시 일가족과 관련하여 8월 18일 첫 확진자 발생 후 6명이 추가 확진(총 7명)
강원 원주시 체육시설과 관련하여 8월 20일 첫 확진자 발생 후 접촉자 조사 중 9명이 추가 확진(총 10명)
8월 21일 0시 기준, 해외 유입 확진자는 9명으로, 검역단계에서 3명이 확인되었고, 입국 후 지역사회에서 자가 격리 중 6명이 확인(내국인이 5명, 외국인은 4명)
  
이게 무슨 말이냐면, 현재 교회(특히 전광훈과 관계된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한 코로나 19 확진자의 수가 폭발적이라는 거다.
  
왜 8. 15 집회에 참여한 보수층만 코로나 19 확진자가 증가했냐면, 확진자가 8.15 집회에 참여를 했으니, 확진자의 수가 증가한 것이다. 지금 전광훈과 관계있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수만 732명이다. 그 수는 앞으로 더 늘어갈 것이고.
  
문제인 정부가 교회를 탄압하기 위해 언론과 함께 확진자 수를 조작하고 있다는 소리는 하지 말자. 왜 8. 15 집회 참여자 중 확진자가 많냐면, 확진자가 그 집회에 함께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이 반성하자는 말이다. 더 이상 추태는 부리지 말고, 위험군에 있는 성도들에게 어서 검사를 받으라고 이야기 하자는 말이다. 이런 말이 정치적 이야기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내 말이 정치적인 말로 들리더라도, 제발, 위험군에 노출된 성도들에게 검사를 받으라고 말을 해주면 좋겠다.
  
제발 주위 사람들을 더 이상 불안하게 만들지 말고, 환자는 병원으로 가고, 병원에 있는 환자들을 위해 우리는 기도하자. 이게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