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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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같은 책을 읽어도 각자의 관점에서 주어진 내용을 살펴보는 것 같아. 한 예로 성경을 읽고 소돔과 고모라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어떤 사람들은 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아.

 

그런데 나는 소돔에 살던 사람들의 죄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

 

소돔이 망하기 직전 그러니까 창세기 18장 이야기야. 아브라함이 분위기를 보니 소돔과 고모라가 절단 나게 생겼거든. 그래서 아브라함은 하나님 앞에 서 자비(慈悲)를 구하지.

 

사실 아브라함은 그렇게 인류애가 마구 넘치는 사람은 아니잖아. 하지만 소돔에는 조카가 살고 있었어. 비록 아브라함보다 좋은 땅을 찾아간 놈이지만, 그래도 아들 같은 조카가 살고 있기에 아브라함은 하나님 앞에 서서 말을 시작했을 것 같아.

 

부자가 망해도 3대를 간다는데, 생각해봐. 아브라함과 롯이 갈라지게 된 건, 딸린 식구들이 많아서잖아. 아랫것들이 서로 다투니 아브라함이 결단을 한 거고. 창세기 13장을 보면 아브라함이 롯에게 제안을 하지 네가 왼쪽으로 가면 나는 오른쪽으로, 네가 오른쪽으로 가면, 나는 왼쪽으로 가겠다고 했고, 롯은 보기에 좋은 땅을 선택하고 갔어. 그런데 13장 13절에 이미 소돔 사람들은 매우 악했다고 기록하고 있어.

 

자비를 구하면서 아브라함은 생각했겠지. 롯에게 딸린 식구가 하나 둘은 아닐 찐데 설마 50명이 안될까? 아브라함이 바르게 사는 사람 50명만 있으면 봐 주시라고 하니 하나님이 그렇게 하신다네.

 

사람이라는 게 너무 쉽게 자신의 뜻이 관철되면 조금 불안하잖아. 그래서 5명을 빼. 45명. 다시 5명을 빼. 40명. 그래도 뭔가 불안해서 다시 10명을 빼. 30명. 음. 다시 10명. 20명. 너무 많이 뺀 건가? 염체불고하고 마지막으로 10명만 더. 그래서 최종 10명만 있으면 소돔은 살아남을 수 있었지.

 

뭐 결과야 다들 아는 것처럼 소돔은 망했어.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소돔이 망했다. 어떤 죄 때문에 망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고. 망할 놈들을 살려 보려고 무려 6번이나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자비를 구했다는 거야.

 

미운 놈 떡 하나 준다는 심정은 아니지만. 최소한 10명 정도는 있어서 소돔이 망하지 않기를 바라며 하나님께 자비를 구했던 거야. 아브라함은 악한 자와 착한 사람들을 같은 비율로 이야기하지 않아. 악한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그럼에도 그들 속에 살아가는 착한 사람들이 악한 사람들과 함께 망하지 않기를 바랐던 거지.

 

물론 소돔은 망했어. 하지만, 아브라함은 소돔에 악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 땅에 착한 사람 10명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하나님께 자비를 구했어. 그마저 충족이 되지 않아서 소돔은 망했지만.

 

때때로 스스로 기독교인이라 말하는 사람들이 매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멸망할 것은 빨리 망해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아. 망해야 할 것들이 망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럼에도 최소한 망해야 하는 집단 안에 속한 착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만회(挽回) 할 기회를 줘야 하지 않을까? 물론, 기회를 줘도 망하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ㅎㅎㅎ.

 

그나저나 자신이 속한 집단이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면, 회복할 기회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

 

2025.01.28.

Barnabas

 

창세기 18장 20절 ~ 33절(아가페 ‘쉬운 성경’)

 

20. 여호와께서 또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소돔과 고모라 백성에 대한 나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들은 너무나 악하다.

 

21. 이제 내가 내려가서 그들이 정말로 그토록 악한지 또는 그렇지 않은지를 살펴볼 것이다.“

 

22. 그리하여 세 사람은 그 곳을 떠나 소돔 쪽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그대로 여호와 앞에 서 있었습니다.

 

23. 아브라함이 주께 다가가 말씀드렸습니다. “주여, 착한 사람들도 저 악한 사람들과 함께 멸망시키시겠습니까?

 

24. 만약 저 성 안에 착한 사람 오십 명이 있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저 성을 멸망시키시겠습니까? 저 안에 살고 있는 착한 사람 오십 명을 위해 저 성을 용서하지 않으시겠습니까?

 

25. 제발 착한 사람을 악한 사람들과 함께 멸망시키지 말아 주십시오. 그러면 의인이나 악인이나 마찬가지가 되지 않습니까? 주께서는 온 땅의 심판자이십니다. 그러니 옳은 판단을 내리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

 

26. 여호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저 소돔 성 안에 착한 사람 오십 명이 있다면, 그들을 보아서라도 저 성 전체를 구원해 줄 것이다.”

 

27. 그러자 아브라함이 말했습니다. “저는 먼지나 재에 지나지 않지만, 감히 주께 말씀드리겠습니다.

 

28. 만약 저 성 안에 착한 사람이 사십오 명밖에 없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다섯 명이 부족하다고 해서, 저 성 전체를 멸망시키시겠습니까?“ 여호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저 성 안에 착한 사람 사십오 명이 있다면, 저 성을 멸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29. 아브라함이 또 여호와께 말했습니다. “만약 착한 사람이 사십 명밖에 없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여호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착한 사람이 사십 명만 있어도, 저 성을 멸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30. 아브라함이 또 여호와께 말했습니다. “주여, 노하지 마시고 제가 드리는 말씀을 들어 주십시오. 만약 저 성 안에 착한 사람이 삼십 명밖에 없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주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착한 사람이 삼십 명만 있어도, 저 성을 멸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31. 아브라함이 또 여호와께 말했습니다. “감히 주께 말씀드립니다. 만약 착한 사람이 이십 명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여호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착한 사람이 이십 명만 있어도, 저 성을 멸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32. 아브라함이 또 여호와께 말했습니다. “주여, 노하지 마시고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씀드리게 해 주십시오. 만약 열 명이 있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여호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착한 사람이 열 명만 있어도, 저 성을 멸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33. 여호와께서는 아브라함과 말씀을 마치신 뒤에 그 곳을 떠났습니다. 아브라함도 자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