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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8/19
    준이 오빠
    깡통

준이 오빠

준이 오빠 - 음악으로 소통하는 발달장애 청년 이야기
준이 오빠 - 음악으로 소통하는 발달장애 청년 이야기
김금숙
한겨레출판, 2018

지난 2019년 7월 26일 강화도 ‘국자와 주걱’에서 구입한 책이다. 이 책은 피아노 병창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만들어낸 최준에 대한 이야기책이다.

 

작가 김금숙은 꼬깽이라는 만화로 친숙한 작가인데 아내가 무척 좋아하는 작가 중 한명이다. 지난 7월 26일(금) 강화도 큰나무캠프힐에 갔다가 강화도로 이사를 온지 두어 달 지났다는 작가를 만나 사인을 받고는 무척이나 좋아했다.

 

내가 자폐 아동을 처음 만난 것은 1993년 쯤 인 것 같다. 당시 군대를 제대한 뒤, 잠시 방황(?) 하다가 복학을 한 상태였고, 작은 교회에서 전도사로 있을 때였다. 여름 성경학교를 준비한다고 아이들과 동네를 휩쓸고 다녔는데 그 때 한 아이가 따라 온 것이 첫 만남이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은 당시 다미선교회의 휴거 소동(1992년 10월 28일)이 지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이 낮선 사람들에 대해서 긴장을 한 상태였던 다는 점이다.

 

아이들과 동네를 한 바퀴 돌고나자 제법(?) 아이들이 모였다. 문제는 기도실에서 처음 본 아이가 소리를 지르는 통에 다들 놀랐다는 것이다. 부끄럽지만 나는 그 아이를 만난 뒤에야 자폐 아동이 소리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소리를 지른다는 것도.

 

어찌 어찌 아이와 소통 아닌 소통을 한 뒤 아이와 함께 아이의 집에 갔고, 그 뒤로 내가 그 교회를 그만 두기까지 아이와의 짧은 만남이 이어졌다. 아이는 TV를 보면서 스스로 한글을 깨우쳤다고 했다. 아이는 혼자서 동네도 잘 다녔다.

 

아이의 아버지가 도장 파는 일을 하셨는데 내게 선물해주신 도장은 지금의 내 인감도장이 되었다.

 

나는 그 해 늦은 가을 교단을 찾아 간다고, 교회를 옮겼고, 아이와도 헤어졌다.

 

자폐 아동을 그 이후에도 몇 명을 만났는데, 그 아이들에게서 첫 아이의 모습을 보곤 했다. 어설프고 당황스러웠던 기억들. 그래서 자폐 아동을 대할 때 마다 주변을 보기보다 아이를 보기를 원했다.

 

준이 오빠는 발달장애를 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잘 기록한 책이다. 발달장애 아들을 대하는 부모, 발달장애를 오빠로 둔 동생, 발달장애 아동을 받아들인 학교. 발달장애인을 바라보는 나 같은 주변인들.

 

준이 오빠를 읽으면서 첫 만남을 가졌던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 그리고 처음 만났을 때의 당황스러움이 내내 떠올랐다.

 

개인적 바람은 가능하면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할 말은 많지만 작가의 말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나와 같지만 조금 다른 사람들, 어차피 우리는 서로가 조금씩 다 다르지 않은가? 그 다름 안에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마음을 열고 볼 수 있기를, 이건 내 자신에게도 하는 말이기도 하다.” 김금숙.

 

참, ‘준이 오빠’의 주인공 피아노 병창 ‘최준’의 유튜브 동영상 주소를 하나 적었다. 아마도 그의 가족들이 관리하는 유튜브일 것 같다. 혹여나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구독 신청을 한다면 최준과 그를 아는 많은 분들에게도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을 적을 때 보니 구독자가 116명이다. 이 글을 읽는 그대 구독 버턴 하나 정도는 추가 해줄 마음의 여유는 있지 않은가? https://www.youtube.com/watch?v=g5PNkAJd7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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