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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5/06
    내게 5월은
    깡통

입양대상아동 TV 영상과 관련해 쓰다.

지난 6월 19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올렸던 글이 삭제되어 다시 적는다.

 

삭제 된 글은 '6월 16일 입양대기 아동 영상과 관련한 국가인권위원회 입장이'라는 글을 읽고 쓴 글이다.


내가 열 받아 적은 탓이겠거니 생각하고 다시 지난 번 쓴 글들을 다듬어 올린다. 이 글 마저 지웠다간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비뚤어진 내 생각을 바로 잡기는 힘들 것 같다.


개인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할 말은 없다. 언젠가 국가인권위원회 자주성을 훼손당하는 것을 막아보겠다고 인권활동가들이 명동 성당에 모였을 때 딱 하루 진보넷 식구들 틈바구니에 들어가 앉았던 기억은 있다. 얼마 전 일부 상임위원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하면서 들었던 갑갑함이 또 다시 날 힘들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근 기독교방송(CBS)을 통해 방영된 '입양대기아동 가정찾아주기 캠페인(이하 "캠페인")'과 관련하여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현재 국내입양은 해외입양에 비해 여전히 미흡하며 이마저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말하는 국내입양은 해외입양에 비해 여전히 미흡하다는 말은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국내입양이 해외입양보다 미흡하다? 도대체 뭐가 미흡하다는 것일까?


2007년부터 국내로 입양되는 아동의 수가 해외로 입양되는 아동의 수를 넘어섰다. 그렇다면 국가인권위원회가 말하는 미흡하다는 말은 무슨 말일까? 국내 입양 환경이 해외 입양 환경보다 미흡하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왜 해외입양을 국가에서 강제로 줄이나? 현재 국가가 해외로 입양되는 아동들의 수를 강제로 줄이고 있기 때문에 입양 기관마다 아이들이 가득찬 상황을 만들었다.


이도 저도 아니면 도대체 국가인권위원회가 말하는 국내입양은 해외입양에 비해 여전히 미흡하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좋단 말인가?

 


아직 공개입양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우리사회에서 가족을 필요로 하는 아동이 직접 영상에 등장하는 것이 다른 방식에 비해 월등히 효과적이라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가 아직 공개입양 문화가 정착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공개입양을 선언한 많은 입양 가족들이 있다. 그들은 수 많은 오해와 편견의 벽을 뚫고 오늘도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고 있다.


영상에 비친 아이들이 다른 방식에 비해 월등히 효과적이라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문제가 되었던 방송 영상을 내보내기 전 한국입양부모회는 5월 27일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입양을 한 부모 두 사람이 TV 영상에 비친 아이들을 보고 입양을 결정했다고 인터뷰 했다.


어느 한 순간에 TV에 비친 아이들을 보고 충동적으로 입양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 그들 모두 입양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다 TV에 나온 아이를 보고 입양을 결정한 것이다. 그들이 어느 한 순간 충동적으로 입양을 결정한 것이 아니고 입양을 고민하던 이들에게 TV 영상은 그들에게 입양을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그들은 각각 다른 TV 프로를 통해 아이들을 입양했고 아이들은 현재 잘 자라고 있다.

 


입양 사실의 공개가 입양아동의 정서적 안정에 미치는 영향이나 아동이 성장과정에서 신상정보의 노출로 입양아동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직면할 우려도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비밀입양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많은 입양부모들이 자신의 아이에게 입양된 사실을 알리는 것을 주저하는 이유는 그나마 신뢰할 수 있는 국가인권위원회와 같은 인권을 나름대로 생각한다는 사람들 그것도 세금을 받아가면서 일하는 사람들마저도 편견의 벽에 같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입양부모들은 공개입양을 선택한다. 입양된 아이들은 사회적 편견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비밀입양이든 공개입양이든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비밀입양보다는 공개입양이 이런 사회적 편견의 벽을 뚫고 나갈 수 있는 힘이 크다는 것을 알기에 많은 입양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에게 너는 입양된 아이라는 사실을 공개하고 있다.


한국입양홍보회에서는 2006년부터 입양아동들을 대상으로 20년 종단연구를 하고 있다. 중간 연구 발표 결과 비입양아동들보다 큰 수치는 아니지만 자존감, 정서, 사회성, 인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게 나왔다. 물론 이 연구는 공개입양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다.


국민의 세금을 받아가면서 인권을 생각하는 국가인권위원회 직원들의 노고는 참 고맙고 감사하다. 이번 영상에 대해 자신의 답을 먼저 정하고 그 답에 모든 것을 껴 넣는 것도 좋다. 하지만 최소한 이런 저런 자료들을 비교하는 척은 했어야 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사회적 편견과 싸우지 않고 숨어있는다고 그 편견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가인권위원회 같은 곳에서 입양에 대한 편견과 싸워야 하지 않나? 그런데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회는 어떤 자료를 근거로 "입양 사실의 공개가 입양아동의 정서적 안정에 미치는 영향이나 아동이 성장과정에서 신상정보의 노출로 입양아동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직면할 우려도 있다"고 판단한 것일까?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 혹여 입양에 대해 자기 자신들의 생각을 먼저 본 것이 아닐까?

 


아울러 국가기관은 우리 헌법과 국제인권조약 등에서 특별히 보호하고 있는 아동인권에 대한 보호의무의 주체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아동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영상의 방영을 철회하였더라도 민간기관의 입양홍보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데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인권친화적인 입양홍보를 위해, 그리고 인권침해 소지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금번 캠페인 영상의 방영에까지 이르게 된 현실에 대한 원인분석과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아동인권?


현재 입양기관마다 입양 보내기를 원하는 부모들에게서 아이들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낙태 금지와 해외 입양을 강제로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낳아 함께 살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아이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


인권침해?


현재 입양기관마다 보호되고 있는 아동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해외 입양은 강제로 줄이고 있고 국내입양은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 아이들은 모두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이번 입양대상아동을 찍은 것을 보고 어떤 이는 입양 산업이라고 말을 한다. 고아 수출이라는 단어도 심심찮게 사용한다. 아이들이 상품인가? 입양 대상 아동들이 TV에 소개되면 아동을 상품화 한다 어쩐다 떠들면서 정작 자신들은 아동을 상품화 하지 않는가?


반편견입양교육을 다니면서 아이들에게 묻는다. 입양은 뭐라고 생각하니? 가끔 아이들은 입양은 아이를 사오는 것이라 말한다. 이런 말과 생각들은 누가 심어준 것일까?


고아를 수출한다고? 정말? 해외로 입양되는 아이들을 수출한다고 말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말인가? 그렇다면 해외 수출은 안되고 국내 내수는 된다는 말인가? 입양이 아이들을 사고 팔고 하는 거래라는 말인가?

 


우리 위원회도 향후 입양정책 전반에 대한 정책검토를 실시하는 등 아동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끝.


국가인권위원회가 입양정책 전반에 대한 정책 검토를 한다고 한다. 아동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묻는다.


당신들은 입양을 무엇이라 생각하가? 아이들을 사고 파는 거래라고 생각하는 가? 아이들이 쾌적한 시설에서 자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아이는 자신이 낳은 부모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 입양은 차선적 보살핌이다. 현재 수 많은 아이들이 입양기관에 있다. 그리고 그 중 많은 아이들이 시설에서 자라야 할 상황이다. 입양을 보내고 싶어도 입양기관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상황에 처한 부모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아이를 입양 보내기로 한 엄마들의 결정을 아이를 버린 행위라 비난하는 이들이 있다. 또 정부에서 입양을 권장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들이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그 말들은 아이를 입양한 부모나 입양을 보낸 부모 그리고 입양된 아이들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부모들이 평생 아이를 버렸다는 죄책감에서 살아가야 하나?
아이 스스로 두고두고 자신은 버림받은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아가야 하나?
그렇다면 상처 받은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입양 부모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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