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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8/10
    입양아동 양육비 지원을 생각하며
    깡통

9천명의 촛불 중단 호소문을 접한 목사가...

 

어제 그러니까 2008년 7월 10일 시국안정을 바라는 한국 교회 목회자 9000명 서명<촛불집회 중단 요청 호소문발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주최측은 자원봉사 40명을 통해 6월 30일부터 7월 10일까지 무작위로 전화를 해 9천 1백 1명의 서명의 동의를 받았다며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사실 저도 이 호소문에 대한 동참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던 사람들 중 하나기에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호소문 내용에 서명 또는 동의한 목회자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명단을 찾아보니 1번부터 9천 1백 1번까지 번호와 이름이 나왔는데 자세히보니 너무 급하게 작성된 명단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명단을 찾아보니 발표한 명단 중 이름이 없는 번호가 34개(1097, 2168, 2169, 2772, 2794, 2894, 3026, 3251, 3360, 3381, 3403, 3413, 3434, 3453, 3474, 3491, 3504, 3570, 3642, 3715, 3722, 3811, 3822, 3824, 3827, 3865, 4537, 4585, 5008, 5009, 5648, 6577, 6645) 뜻 모를 문자가 들어간 번호가 5개(3657 의령동부, 3982 부목사, 3983 요시다, 4190 1, 5820 바겅ㄴ식, 8769 o;갈즈)가 눈에 보입니다. 때문에 주최측에서 발표한 9천 1백 1명은 문제가 있는 39개를 빼면 9천 6십 2명으로 수정해야 합니다.


다른 분들은 잘 모르겠기에 제가 아는 목회자들을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그 명단이 사방으로 퍼져있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호소문에 대한 서명자 또는 동의자 명단은 서명 또는 동의한 순서대로 명단에 적다보니 벌어진 일 같습니다. 7월 10일자 오마이뉴스를 보니 자신의 교회에도 전화가 당일에 왔었다는 기사를 봤는데 발표가 오후 2시였다면 주최측에서 발표 전까지 전화를 하며 명단을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제 생각에는 차라리 7월 9일까지 서명 또는 동의를 마무리하고 명단을 가나다 순이나 교단 순으로 정리를 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호소문에 서명 또는 동의를 해준 목회자들 중 간혹 제가 아는 이름과 호소문에 등장하는 이름이 동일인이라면 부교역자들도 호소문에 동참한 것이기에 차라리 이름 뒤에 교회 이름까지 밝힘으로 몇 개 교회가 이 호소문에 동참을 했는지까지 알렸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최측에서는 40명의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호소문 내용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고하는데 과연 호소문 내용을 정확히 알고 동의를 해준 목회자들이 얼마쯤 될 것인가 궁금합니다. 저에게 동의를 구하는 전화를 했던 여성은 호소문 내용을 읽어주지 않고 그저 촛불 시위는 그만 둬야 한다는 취지만 말하고 동의를 구했습니다. 이번 명단에 들어간 목회자 중 제가 아는 분들이 눈에 종종 보이는데 그분들에게 호소문 내용을 제대로 전달했는지는 궁금해서 목사님들에게 따로 물어보려다 그만 뒀습니다. 조만간 시간이 날 때 지나가는 말로 물어나봐야겠습니다.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신 분은 교회로 전화를 받으셨다고 하는데 저는 핸드폰으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교단 수첩을 보고 전화를 했을 것입니다. 오마이뉴스에 글 쓰신 분도 반대를 했고 저도 반대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9천 6십 2명의 명단이 나오기까지 호소문에 동의하는 목회자 수보다 더 많은 목회자에게 전화를 했을 것인데 그 많은 사람들에게 일일이 호소문 내용을 정확하게 읽어 주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호소문 내용은 듣지 못하고 단지 폭력시위에 대한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이번 호소문 발표를 주최한 기독교사회책임에 드립니다. 이번 호소문 명단에 들어간 9천 6십 2명의 목회자 스스로가 자신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대내외적으로 이번 호소문에 몇 개 교회가 동참을 했는지 보여지도록 이름 뒤에 교회 이름을 넣었으면 합니다. 만약 주최측에서 호소문에 서명 또는 동의한 교회 명단이 알려지면 문제가 생길 것이 걱정이라면 최소한 이름은 가나다 순 또는 교단별로 정리를 해 호소문에 동참한 목회자 스스로가 명단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은 가나다 순도 그렇다고 교단 별로 정리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9천 6십 2명의 명단을 다 보려면 정신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두서없는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한가지 부탁을 드립니다. 사실 목회자들 특히 보수적인 성향의 목회자들은 폭력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더군다나 이런 분들은 보수적인 신문들을 보기 때문에 이제 그만 경제를 생각해서 여기서 그만 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만약 이번 호소문에 화가 나신 분이 계시다면 목회자가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비판 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어리석다고 조롱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촛불 시위를 반대한다고 여러분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이번 호소문 발표에 서명 또는 동의한 목회자들 모두를 적으로 돌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호소문에 서명 또는 동참한 9천 6십 2명의 목회자들 중 최소한 제가 아는 목회자들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꼴통들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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