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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risis of Bourgeois Democracy and Violation of Human Rights in the Capitalist World”, Soviet Studies in Philosophy, 16 (3), 1977: 69-77.
Iu. V. Ikoniskii | 구 소련 법학자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위기와 자본주의 세계의 인권침해”를 주제로 한 학술토론회의가 1976년 2월 모스크바에서 개최되었다. 이 학술회의는 국가 및 법률 연구소와 해외 이념 흐름 문제에 대한 소련 과학원 학습 협의회에 의해 개최되었다.
이 학술회의에서 서로 다른 12개국의 22명 학자가 참여했고 33개의 논문과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외국 참가자 중에는 칠레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위원 O. Mil’ias, 우루과이 공산당 중앙위원회 집행위원 E. Viera, 인도네시아 공산당 해외위원회 비서 T. Sinuraja, 소련 내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대표 M. I. Ash-Shaer, 미국 기자 J. Morris, 서독 기자 H. Kuschinick이 참여하였다. 사회주의 국가들의 대표들 또한 이 학술회의에 참가하였다. 철학 연구소 부국장 P. Ginder를 위시한 불가리아의 학자들, V. Peska 학자를 위시한 헝가리 학자들, 국가와 법률 이론 연구소의 부문장 K. Reder를 위시한 독일민주공화국 학자들, 현 자본주의 문제 연구소의 국장 A. Lawronski를 위시한 폴란드 학자들, Z. Masopust를 위시한 체코슬로바키아 학자들, 루마니아 대표인 정치 연구소 부국장 L. Lorents가 이 학술회의에 참여하였다.
소련 과학원 부위원장 P. N. Fedoseev가 서두에서 이 학술회의의 주제가 전 민주주의 군중에게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으며, 이는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당연한 일이라고 언급하였다. 인권 보호 문제는 근본적으로 중요하다. 소위 “자유세계”는 자본 세계적 군림, 부르주아 독재의 세계일 따름이다. 부르주아 독재는 파시즘부터 부르주아 민주주의까지 수많은 형태를 취할 수 있다. 그러나 부르주아 독재의 본질은 반민중적이고 반민주적이라는 데에 있다.
자본가 계급을 대변하는 이념가들에게 찬양받는 부르주아 민주주의는 파시즘이 독일, 이탈리아, 그 외의 국가들에서 권력을 잡는 것을 막지 못하였다. 더 나아가 소위 민주 국가의 정부들은 파시스트들이 권력을 잡는 것에 항의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을 뿐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들의 경제 정책 전체가 반동들을 강화하고, 파시즘의 침투와 확립을 촉진하였다. 파시즘은 오늘날 몇몇 국가─칠레, 우루과이, 그 이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으며, 대중과 민주주의 운동의 대표자들에게 피비린내 나는 보복 행위를 일삼고 있다.
Fedoseev가 언급하였던 바와 같이, 우리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수호한다고 자랑하는 많은 국가에서 극악무도한 경찰 테러에 가담하는 반동적 파시스트 집단과 협력하고 있음을 안다.
부르주아 민주주의 기관의 형식으로서의 부르주아 독재는 개인에게 항상, 끊임없는 압력을 가한다. 노동자에게 가장 심각하고 지속적인 재앙은 실업이라는 영구적인 위협이다. 소위 오늘날 “민주 국가”에서 수백만 명에 이르는 실업 상태는 명백히 개인이 가진 필수적인 인권에 대한 침해이다.
자본주의 세계는 민주주의 운동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거나 이 운동을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을 체계적으로 탄압한다.
국적과 인종에 관한 문제에서 부르주아 민주주의는 온갖 수치로 뒤덮여 있다. 예컨대, 자유, 민주주의, 평등 그리고 박애를 표방한다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수천만 명의 흑인과 소수민족과 인종이 억압받고 있다는 사실만큼 불명예스러운 일이 또 있겠는가?
Fedoseev는 결론에서 사회주의 세계의 사람들은 진정한 민중의 민주주의, 즉 사회주의가 실제로 보장하는 권리─일할 권리, 교육받을 권리, 여가를 즐길 권리, 무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 안전한 노후를 누릴 권리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러므로 한편으로는 부르주아 독재와 거짓 부르주아 민주주의,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주의 민주주의 사이의 비교를 내세우는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으며, 이는 인류의 참으로 위대한 역사적 업적 중 하나이다.
M. B. Mitin은 「인권 문제와 사회 체제」라는 논문을 제출한 바 있다.1
소련 과학원 준회원 V. N. Kudriavtsev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와 인권」에서 민주주의 문제는 오늘날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며, 그 문제의 본질과 해결책은 사회정치적 체제마다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자본주의 세계에서 민주주의 문제는 무엇보다도 노동자의 긴급한 권리와 이익을 위한 투쟁의 문제이고, 여전히 인종주의 정권 아래에서 억압받고 있는 사람들의 해방을 위한 문제이며, 파시스트와 연성 파시스트 독재의 폐지를 위한 문제이다.
오늘날의 세계에서 민주주의의 문제는 또한 낡은 세계와 새로운 세계 간 이데올로기 충돌의 문제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는 정치적 관계의 조직적 특성, 다양한 계급 및 계층이 국가와 사회에서 개인의 지위와 관련된 문제 해결에서 행사하는 실제 권한의 정도를 나타내는 철학적·정치적·사회적·법적 범주이다. 그것은 여러 가지 요소와 기준을 포함하는 복잡한 계급 및 역사적 개념으로, 무엇보다도 특정 사회에서 누가 경제적·정치적·최종적으로 국가 권력을 수중에 쥐고 있으며, 누가 생산수단의 소유자인지의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부르주아 이데올로그들은 민주주의의 계급적 성격을 부정하려고 한다. 부르주아는 지배력을 행사하는 동안 계급 없는 민주주의에 대한 수많은 신화를 만들어 내었는데, 그것은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정석(the real article)”인 것으로, 유일하고 모범적인 정치 및 법률 체계로 격상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마르크스-레닌주의는 역사적 관점에 기초하여 모든 국가와 법률 시스템에서 반박할 수 없는 계급적 본성을 입증하였다. 인간의 권리는 신이 내린 축복 따위가 아니라, 기존 계급 사회의 사회경제적 체제를 태내로 하는 사회적 잠재력이며, 그것은 기존 법적 규범과 기관 속에서 강화되거나 그 반대이다.
폴란드인민공화국의 A. Lawrowski는 유럽 안보 및 운영에 관한 헬싱키 회의의 최종 문서에 비추어 특정 자본주의 국가들의 인권 준수 이론과 실천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는 부르주아 시민 자유 문제가 최근 몇 년 사이에 특별한 중요성을 얻고 있음을 파악했다. 이는 특히 사회주의권 국가들이 일관되게 주도해 온 국제 분야의 데탕트가 떠오르는 시기에서 자본주의 세계의 내부 및 외교 정책적 고려 사항과 관련을 맺고 있다. 부르주아 민주주의 조건 아래에서 시민자유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내적 요인은 부르주아 사회 전반을 뒤흔들며 대부분의 자본주의 국가 시민들의 사회경제적 전망을 급격히 축소하게 하는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에 있으며, 이는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다.
자본주의 세계의 복잡한 사회경제적 위치, 데탕트의 영향 아래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세부적인 사항, 그리고 사회주의가 실제 확립된 지역에서 사회주의의 성공은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이론과 실천에 반영되었다. 당연히 이 민주주의의 본질은 여전히 변하지 않은 채로 있는데, 즉 자본은 단순히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사회 전체를 지배한다: 어떠한 민주주의공화국도, 어떠한 투표권도 이것의 본질을 바꿀 수 없다.
부르주아 이데올로그들은 이제 다양한 방법으로 부르주아 사회의 현실을 “미화”하기 위한 민주주의의 이론적 개념들을 개발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Lawrowski는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유럽 안보 협력 회의의 최종 문서 서명 이후 대부분의 자본주의 국가들이 시민권 발동을 제한하는 새로운 법률 조항을 개정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의 법률은 개개 시민의 업무에 간섭하고 시민권을 침해하는 것을 허용하는 이전 몇 년간의 법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입증하였다.
이번 학술회의의 많은 참가자가 현 자본주의 정치 체제에서 자행되는 과정들을 조사했다. 이들은 제국주의의 경제적·이념적·정치적 위기를 배경에 의한 군중의 민주적-사회적 권리가 더욱 제한되고 있으며, 인권과 자유를 포함한 많은 민주적 제도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음을 주장했다.
O. Mil’ias는 그의 연설에서 칠레에서의 사건이 부르주아 민주주의 위기의 전반적인 상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그 뒤에는 금융 과두 정치의 가장 공격적인 반공주의 세력과 전 노선에 걸쳐 반동적인, 그리고 군국주의적인 정책을 실현해 나가는 독점 집단이 서 있다. Mil‘ias는 칠레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이 칠레의 파시스트들이 법률적 수준으로 격상시킨 테러로 스며들어 있다고 말한다. 체포·고문·유죄 판결·수용소로의 구속·납치·추방이 칠레 인구의 10%나 된다.
실제로 Mil’ias는 칠레 시민들이 모든 권리, 모든 사회적 이익, 개개인의 법적 보장을 박탈당했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피노체트와 그의 동료들은 이것을 민주주의의 최신 형식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Mil‘ias는 칠레 민중이 계속해서 파시스트 독재에 저항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E. Viera는 공화주의와 민주주의 전통이 완전히 침식되었으며 모든 부르주아 민주주의적 자유가 유린된 채 있는 우루과이에서의 노골적인 인권침해와 파시즘에 대해 언급하였다. 의회는 해산되었고, 정치 결사의 자유는 금지되었다. 모든 민주주의 세력과, 특히 공산당이 탄압받고 있다. Viera가 지적하길, 이러한 민주주의 침해의 과정은 외래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할수록 심화한다. Viera는 UN과 UN 인권위원회가 우루과이에서 자행되는 테러를 외면하지 말 것을 촉구하였다.
T. Sinuraja는 인도네시아의 인권침해와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정부가 순수한 “판차실라(Pancha sila)”2를 추구한다는 선동적 구호의 미명 아래에 반민주주의적인 정권이 창출되었다.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정의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모든 사람이 탄압받고 있다.
Sinuraja는 이러한 사실을 인용하면서 인도네시아에서 기본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으며, 세계인권선언과 헌법 및 기타 법률이 침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M. I. Ash-Shaer는 아랍에서의 인권침해에 대해 언급하였다.
J. Morris는 미국에서는 헌법에 명시된 미국 시민의 권리와 자유가 조직적으로 침해되고 있으며, 미국의 유색인종에 대한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고, 미국 여성은 실제로 권리에 있어 여전히 불평등하다고 언급했다. 모리스는 미국에서 전후에 노동자들이 쟁취한 여러 권리를 약화하거나 없애려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렸다.
H. Kuschnick은 서독에서 민주적 사상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직업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직업 금지령(berufsverbot)”의 위헌적 관행에 관해 언급하였다. Kuschnick은 서독의 반민주적 법률을 분석하고 헬싱키 협정의 정신과 규정에 상충하고 있음에 주목했다.
G. B. Starushenko, E. D. Modrzhinskaia, M. Srnska(체코슬로바키아), V. Ia. Aboltin, M. N. Filatov, V. A. Kartashkin, V. G. Somlianskii, E. S. Troitskii, 그리고 I. R. Grigulevich도 발표를 통해 자본주의 세계의 인권침해에 관해 언급하였다. 학술대회에서 언급된 그대로, 오늘날의 부르주아는 최초의 부르주아 혁명 시기에 발전된 인간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inalienable rights)”라는 구호에 대한 “법정 상속인”의 역할을 내세우고 있다. 부르주아 사회의 사회경제적 성격 자체가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범위 내에서 노동자들에게 인간의 기본적인 사회경제적 권리, 무엇보다도 일할 권리, 직업 선택의 자유, 국적 및 인종에 따른 차별 철폐 및 여타의 권리를 보장할 수 없게 함을 해명하는 것이 마르크스주의자들의 과제이다.
오늘날 부르주아 이데올로그들은 인권의 강조점을 사회경제적 문제에서 개인의 자유와 개인의 불가침성 문제로 옮기면서 이를 가장 중요한 “자연스러운” 인권이라고 선언한다. 실제 부르주아 이데올로그들은 개인의 자유에서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속성을 사적 재산권에 두고 있다. 그러나 개인의 진정한 민주적 권리를 실제로 보장하고 구현하는 문제는 그림자 속에 가려져 있다.
학술회의의 논문과 연설에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인권침해, 그리고 헬싱키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회의에서 최종적으로 제정된 협약을 명백히 위반한 것에 대한 풍부한 사실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M. Przegurzek, Z. Masopust(체코슬로바키아); R. Rosenfeldt, K. Zechmeister, K, Rede(모두 독일민주공화국); P. Gindev (불가리아); L. Lorents(루마니아); E. Lieberahm (독일민주공화국); L. Lucasciuc 그리고 W. Sokalewicz(폴란드); V. E. Guliev, B. A. Shabad, P. S. Gurevich, 그리고 A. V. Fedotov는 모두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처한 위기에 관해 언급했다. 보고서들은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민주주의 일반의 동의어이며, 사회 통치에서 유일하게 수용할 수 있는 체제라는, 부르주아지의 수세기 간 지배로 인해 만들어진 신화를 지속하여 폭로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술회의의 논문과 연설은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졌고, 그 주요 특징은 민주주의의 축소 과정이며, 이 과정은 공개적이고 위장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과학기술혁명에 따른 문제들이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새로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 원자재, 특히 생태 문제인데, 이러한 문제들은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축소하고 정치적 “권위주의”와 “전체주의”를 유일한 효과적인 해결 수단으로 선포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학술회의에서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그 제한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전체주의, 파시스트 및 연성 파시스트 정권보다 군중이 정치 및 기타 사회 활동을 수행하고 노동자 및 공산주의 운동을 조직하고 강화할 수 있는 훨씬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마르크스-레닌주의 정당은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목표가 아니라 사회주의 투쟁을 위해 군중을 동원할 가능성을 창출하는 수단 중 하나로 간주하고 특정 조건 아래에서 평화적으로 정치권력을 획득하고 군중의 이익을 위해 기능할 정부를 수립하는 수단으로 간주한다.
결론적으로 학술회의 참가자들은 학술회의 주제의 정치적 시의성을 인식하고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위기와 자본주의 정치 체제 전체의 전 양상과 징후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 앞으로도 사회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 분야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끝>
번역: 김민규 | 집행위원
2024년 9월 1일
- Mitin이 작성한 논문의 주요 내용은 이 호의 다른 곳에 게재된 논문에 제시되어 있다. [미틴의 논문은 Soviet Studies in Philosophy의 당 호에 번역되어 있다; 편집자]
- 〔역자주〕 인도네시아의 정치가인 수카르노(Sukarno)가 제창한 인도네시아 국정 철학이다. “유일신에 대한 믿음”, “정의롭고 문명화된 인류”, “인도네시아 통일”, “대표자들 사이의 숙고를 통한 만장일치로써 이루어진 내면의 지혜가 인도하는 민주주의”, “인도네시아 전민을 위한 사회정의”라는 다섯 개 원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다섯 개 원칙은 수카르노가 실각한 뒤에 등장한 군부 지도자들에 의해 자의적으로 해석되었으며, 현재에도 국정 이념으로 잔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