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낙동강의 상류 지천인 모래강 내성천에 영주다목적댐이 들어섰습니다. 1조원을 넘게 들여 지은 거대한 물그릇은 강을 가로막고 서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을 비롯하여 모래강 유역을 보금자리 삼아 살아가는 여러 생물들의 삶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4대강사업 이후 하류 낙동강의 변화는 더욱 심각했습니다. 모래강을 터전으로 삼는 많은 생물들이 내성천을 주요 기점 또는 보금자리로 삼아 이동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그리고 30여년 동안 개체수가 급감해온 환경지표종 제비의 집단 숙영지가 2018년에 내성천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댐은 들어섰지만 제비는 살아갑니다. 우리는 삶의 터전이 파괴되는 와중에도 삶을 이어나갑니다. 우리 자신의 목소리로, 서로를 지키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봅시다.
에코토피아 캠프는 참가자 모두가 자율적으로 워크숍을 운영하고 캠프를 꾸리는 주인이 됩니다.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고민하고 실천해봅니다. 먹고 자는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은 스스로 준비합니다. 가부장제의 위계질서를 비롯한 어떤 형태의 억압도 지양하며 인종주의적, 성차별주의적 행동을 거부합니다. 유용한 기술과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를 돕고 관계를 쌓아나가며 캠프를 꾸리고자 합니다.
장소 : 경상북도 영주시 평은면 체육공원
일시 : 2022년 9월 9일(금)~11일(일)
* 9월 10일(토) 저녁 6~8시, 제비맞이 행사 참가 예정
준비물 : 먹고 자고 생활에 필요한 물품 (텐트에서 자고 식사는 직접 준비합니다), 자신이 준비하는 워크숍에 필요한 물품
* 공동식사는 채식으로 준비합니다.
*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경우, 추석연휴기간이기에 빠른 예매를 권합니다.
문의 및 연락
eastasia_ecotopia@riseu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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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캠프 자료집 '우리의 집 우리의 서식지' pdf로 읽기
10월 25일에 평화박물관을 나선 우리는 부안의 해창갯벌과 군산의 수라갯벌로 갔습니다. 새만금 방조제 길은 여전히 황량했습니다.

우리는 해창갯벌에 세워져 있는 솟대와 장승 사이에 2017년 에코토피아 바이크투어 때 두물머리 친구들로부터 선물받은 현수막을 걸어두었습니다. 바느질과 뜨개질로 만든 현수막에는 'ECO is HOME(자연은 집이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도요새라는 노래를 같이 부르고 연주한 뒤 수라갯벌로 향했습니다.

이전과 모습이 많이 달라졌지만 수라갯벌에는 여전히 상당수의 철새와 멸종위기종이 머물고 있습니다. 정부는 기존의 군산공항에 인접한 수라갯벌에 새만금 신공항을 지을 거라고 합니다. 경제성이 현저히 부족하여 추진되지 않았던 신공항 사업은 2019년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선정된 후 적극 추진되기 시작했습니다. 신공항 사업이 실질적으로는 미 공군기지 활주로 확장사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루에 두 번 떼지어 갯벌의 양 끝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1만 5천여마리의 민물 가마우지 무리는 지금도 공군기지를 드나드는 군용기와의 충돌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타당성 없는 사업을 끈질기게 강행해 온 정부와 시행사 측은 늘 '경제'를 내세우지만, 경제성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새만금 사업으로 잃은 것은 적지 않습니다. 갯벌과 바다의 파괴로 지역 어민들이 입은 손실액은 한 해에만도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무책임한 정치인들이 때때로 들고오는 어느 사업에서도 이만큼의 수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새만금 사업의 경제 효과라는 것는, 지역민 모두가 고르게 오랫동안 누려온 또 앞으로도 누려갈 귀하고 풍요로운 공적자원과 삶의 터전을 산산조각내어 소수 사업자들의 주머니를 채워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철새가 찾던 드넓은 갯벌은 거의 소실되었습니다. 이는 한국 전체 갯벌의 10%, 전북 지역 갯벌의 65%에 달합니다. 방조제의 마지막 물막이 공사가 끝나고 2년 뒤인 2008년에 열린 제10차 람사르 총회에서 도요물떼새 연구단은 심각한 멸종위기종인 넓적부리 도요를 포함한 19종, 13만 7천 개체가 사라졌다고 발표하며 "새만금에서 실종된 도요새는 다른 갯벌로 (서식지를) 이동한 것이 아니라, 아예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이의 보금자리를 빼앗는 이들은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자리를 잡고 살라'고 일방적으로 이야기하지만, 오랫동안 주변 환경과 균형을 이루어 살아온 이들의 자리는 그렇게 쉽게 대체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