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역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애절한 가사다. 이 노래를 알게 된 건 작년 여름쯤이었다. 짝꿍이 이 노래를 듣고 와설랑은 뭔 노래가 이렇게 적나라한지 모르겠다고 해서 들어봤다. 허허... 안동에 눈이 그렇게 많이 오던가?

암튼 그랬는데, 갑자기 안동역엘 가봐야겠다는 짝꿍 덕분에 안동엘 가게 되었다. 청량리에서 무궁화를 타고 가는 것으로 하고, 1박은 고택에서 자는 걸로 결정. 그리하여 출발하게 된 안동행이었다.

무궁화가 이렇게 빠른지 몰랐다. 3시간 반만에 안동 도착. 노랫말이 자아냈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안동엘 왔는데 오는 동안 눈은 못 봤다. 안동역에서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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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역이다. 안동역 앞은 깨끗하다. 그 깨끗한 마당 끄트머리에 노래비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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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만들어진 건 2008년이었다는데 그 노래가 이제 10년만에 빛을 보는 갑다. 노래비가 두 종류였는데, 위에 것은 몇 년 전에 만들어진 듯하고, 아래 것은 좀 더 오래된 듯하다. 그나저나 오래된 노래비는 어째 조형미가 영 거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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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을 돌아다닐 때는 시내만 돌아다니기로 해서 걷는 게 일이었다. 그러다가 좀 먼 곳을 가거나 다리가 아플 때는 택시를 이용했다. 3번에 걸쳐 만난 택시 기사님들이 한결같이 물어보는 건 "왜 왔냐?"라는 거다. "안동역에 눈이 그렇게 많이 쌓인다길래 구경왔다"고 하니 죄다 웃는다.

"안동에 눈 안옵니더." ㅋㅋㅋㅋㅋㅋㅋㅋ

한 기사님과의 대화.

나: 그래도 그 노래 덕에 관광객도 좀 오고 그렇지 않습니까?
기사님: 노래요? 그 노래 좋지 않습니더. 희망이 없어요.
나: 아...
기사님: 노래가 희망을 주고 기쁨을 주고 그래야 하는데 그 노래는 아무 희망이 없어요. 아무것도 안 된다는 노래 아닙니까?
나: 그럼 어떤 노래가 좋다고 보시는지요?
기사님: 그 왜 있죠? "쨍 하고 해뜰 날"
나: 송대관씨...
기사님: 그런 노래를 불러야죠. 그런 노래 부르면 나중에 잘 되는 거 아닙니껴?

그도 그럴싸하다. 하지만 뭐 저 노래도 만든지 10년 만에 히트쳐서 여기저기서 불리고 있으면 나름 성공한 거고. 그 노래 덕분에 안동 구경오는 사람도 생기니 괜찮지 뭐.

아무튼 여러 사람들로보터 확인한 바지만, 안동역에 눈 쌓일 일이 없단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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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4 13:53 2019/12/2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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