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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7/03/09

한미FTA와 한국의 반신자유주의 운동

 한-미 FTA 협상이 '막바지 국면' 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권은 많은 국민들의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각 부처 장관들과의 회의에서 한미FTA 협상을 상반기 내에 타결하는 것을 올해 7대 정책과제 중 하나로 결정하고 협상체결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노동유연화를 통한 비정규직 양산, 의료 교육 전기 등 공적 서비스의 시장화 등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사회양극화를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결정판인 FTA 체결이 노무현 정권에게는 반드시 타결되어야 하는 '정책과제' 로 상정되어 있는 것입니다.

 

한국협상단은 이를 위해 벌써 많은 부분을 양보해 왔습니다. '뼈조각 쇠고기' 의 문제에서도 위생검역과 통관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물러섰으며 기업이 한국의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모두에 대해 소송을 걸 수 있도록 허용하는 투자자-국가 소송제도 미국 협상단의 의견대로 수용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이윤 추구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수익성 없는 철도 노선을 폐지하고, 환경 파괴 기업에 대한 규제도 폐지될 것입니다. 이미 노무현 정권은 FTA 가 체결되기 전부터 의료법 개정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시장화를 계획하고 있으며 철도공사는 이용객이 적은 (돈벌이가 되지 않는) 철도역을 폐지하거나 무인화 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 들이 알려지면서 FTA 에 반대하는 국민여론이 과반수에 이르자 정권은 한미FTA에 대한 대중적 반감이 더 커질까 봐 FTA 반대 집회를 불허하는 등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적 기본권조차 가로막으려 하고 있습니다. 또,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있는 표현” , “일방적 주장이나 설명을 다루는 표현” 이라며 FTA 반대 광고를 사실상 금지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짓말로 점철된 정부측 찬성 광고에는 단 한 번의 시정 명령도 없이 더 널리 퍼트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정부는 한미FTA 찬성 광고비로 70억 원을 사용했고, 올해도 65억 원의 예산을 배정해 두고 있습니다.

 

이런 불법적, 비합리적인 탄압에도 불구하고 한미FTA 저지를 위한 범국민총궐기 대회가 내일, 3월 10일 예정되어 있습니다. 정치인과 관료들이 자신들만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삶을 파괴하는 협정을 순조롭게 체결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전쟁과 기업 위주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 정권에게 진정으로 의미있는 '참여' 가 무엇인지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의 삶을 지키기 위해 이제 막바지에 접어든 FTA 협상에 반대하는 행동에 함께 합시다. 

 

한미FTA 저지를 위한 범국민총궐기 대회

 

일시 : 2007 년 3 월 10 일 토요일 오후 3 시
장소 : 서울역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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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불34호  (기사 입력일 : 2007년 03월 07일)

 

 
△한국의 반신자유주의 운동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미FTA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한국 정부는 그 타결 가능성을 낙관한다고 선전한다. 한국 사회운동의 반대는 당연하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협상타결 가능성이 높음에도 한국정부나 한미FTA 협상을 추진하는 쪽도 그 결과에 그리 만족하는 듯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3월 8일의 8차 협상을 앞두고 이경태 대외경제협력연구원(KIEP) 원장은 한미FTA 협상에 대해 “높은 수준의 빅딜이 아니라 중간 수준의 딜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측 협상단도 “꼭 100점이라야 되나요. 안 되는 부분은 들어내고 80~90점만 되도 되면 되는 거죠” 하고 말하고 다닌단다.

 

노무현 대통령도 “미국과 동조화를 통해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고 일자리를 만들어 줄 욕심이었으나 … 우리측이 협상을 너무 잘 해 잘 안 열어주고 미국도 애를 별로 안 써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나서서 한미FTA 협상에 대해 보수진영에 변명을 해야 할 상황이다. 이런 FTA를 왜 하느냐고 볼멘 소리를 하는 보수 언론조차 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미FTA 반대 운동이다. 한미FTA 반대 운동은 부침이 있었다. 그러나 한미FTA 반대 여론은 여전히 높다. 협상이 너무 졸속이라는 여론은 70퍼센트가 넘는다. 이 상황에서 지지율 10퍼센트 대의 노무현 정부가 애초에 노렸던 것처럼 ‘한 방으로 싹쓸이’하는 ‘높은 수준의 FTA’ 추진은 위험하다. “국내에서 반발이 너무 심해 제대로 개방되는 분야가 없다”는 협상단의 푸념은 단지 엄살만은 아니다.

 

두번째는 미국 측의 상황 변화다. 부시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반대에 힘입어 상하 양원을 장악한 미국 민주당이 부시 행정부에 무역협상추진권(TPA)을 연장해 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보니 시간이 없다. 더욱이 보호무역주의 성향의 민주당 의원들이 미국의 “다 받아들이던지 아니면 말든지”식의 FTA 협상 방식을 더욱 강화했다.

 

따라서 한국정부도 불만이다. 우선 방송·항공·항만·가스·우체국 등 정부 조달분야의 공기업 사유화가 제한될 듯하다. 한미FTA의 최대 노림수였던 공공분야 사유화가 제한되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를 지닌다.

 

쇠고기 협상도 아직까지는 난항이다. 이른바 ‘뼛조각 논쟁’에서 한국 정부가 그나마 버티는 척이라도 하고 있는 것은 한미FTA 반대 운동의 작지만 의미 있는 승리다.

 

다른 분야도 되는데까지만 하자는 협상타결 분위기가 크다. 요컨대 한미FTA 반대운동은 협상을 결렬시키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 진행을 늦추고 수준을 제한시켰다.

 

 

제한

 

 

물론 이런 ‘중간 수준’의 FTA만으로도 한국 민중이 당할 피해는 ‘중간 수준’이 결코 아니다. 미국이 요구 수준을 낮추었다는 의약품 분야 하나만 보자.

 

최근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말레이시아 법무장관에게 미-말레이시아 FTA가 일반의약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보장하라고 공식 권고했다. 매우 보수적인 세계보건기구조차 FTA가 최소 15년 동안 누적적으로 큰 악영향을 끼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한미FTA가 ‘중간 수준’으로 맺어져도 향후 5년 동안 추가비용이 10조 원이 넘는다. 현재 건강보험 약제비가 연 7조 원인데 추가비용이 1년에 2조 원이라는 것이 ‘중간 수준’의 FTA다.

 

또 광우병 ‘뼛조각 논쟁’을 보자. 국제적으로 공인된 실험을 통해 갈비뼈의 골수가 광우병 전염성이 있음이 확인됐다. 그런데 미국은 그 전염성이 확인된 소 한 마리의 나이가 38개월이었다는 점을 들어 30개월 미만의 소뼈는 안전하다는 것이다.

 

제한적인 공기업 민영화? 그러나 “공기업의 상업적 운영원칙”은 한미FTA 합의 사항이다. 공공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이 금지된다. 이것은 명확히 공기업 사유화의 1단계에 다름 아니다. 이것이 ‘중간 수준’의 FTA다.

 

더욱이 한미FTA가 체결되면 지금 수준 이상의 공적 규제나 공공서비스 영역 확대가 불가능해진다. FTA의 원칙인 이른바 래쳇(미늘톱니)방식인데 쉽게 말해 ‘낙장불입’ 원칙이다. FTA 조항에서 유보되도 ‘현재유보’가 되면 현재 이상으로 규제나 영역 확대가 불가능하다. 설사 ‘미래유보’가 돼도 국내 법률이 바뀌면 유보 조항은 의미가 없다.

 

한미FTA 협정이 이른바 ‘중간 수준’의 FTA가 된다 해도 국내의 ‘자발적 자유화 조치’, 즉 알아서 하는 신자유주의 조치가 결합되는 순간 그것은 ‘중간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한미 양국 정부의 현재 전략은, 일단 되는만큼 한미FTA를 체결해 두고 나머지는 후속 조치들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즉 “중간 수준의 한미FTA + 자발적 자유화 조치”가 현재 한국 정부의 FTA 전략이다. 그리고 여기에 다른 FTA, 예를 들어 EU 또는 중국과의 FTA가 더해질 것이다.

 

 

 

낙장불입

 

 

 

결국 협정 체결을 앞둔 한미FTA 반대 운동은 온전히 한국의 사회운동에 그 성패가 걸려 있다.

여기서 이제까지의 한미FTA 반대 운동을 돌이켜 보자.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대로 한미FTA 반대 운동은 아직 협정 체결을 저지할 정도까지 성장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못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한국의 사회운동은 저들의 한미FTA 협상 전략을 바꾸어 놓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한국의 신자유주의 반대 운동은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우리 앞에는 한미FTA만 놓여 있는 것이 아니다. 동시에 추진되는 자발적 신자유주의 조치들, 즉 연금 개악, 노사관계 로드맵, 공공서비스 시장화가 놓여 있으며 또 다른 중요 FTA들이 놓여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한미FTA 반대 투쟁과 또 다른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을 대중적으로 확산시켜 이를 발판으로 한국의 신자유주의 반대 운동을 발전시켜 나갈 전망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비관도 낙관도 할 때가 아니다. 한국의 신자유주의 반대 운동은 이제 시작이고 우리는 지금 전진 중이다.

 

 

우석균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이며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운동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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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대학생이 꼭 알아야 할 9 가지 주제

 
홈페이지 바로 가기 : http://stu.alltogether.or.kr/index.php 
 
 
교과서와 다른 현실은 대학생들을 한숨짓게 하고 때론 절망 한가운데로 내몰지만 또다른 곳에서는 희망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입시준비와 취업준비로 잠시 잊고 지냈던 세상일들을 신입생 여러분들과 먼저 대학생이 된 여러분들과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진보적 관점으로 세계를 들여다보고 싶은 대학생 이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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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하는 여성들의 목소리 -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맞불 34 호 (기사 입력일 : 2007년 03월 07일)

 

투쟁하는 여성들의 목소리 1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1908년 3월 8일 미국 뉴욕시에서 1만 5천 명의 여성 피복 노동자들은 아동노동 폐지, 작업조건 개선, 노조 결성 자유, 여성 투표권을 요구하며 싸웠다. 이 투쟁을 기리기 위해 탄생한 국제 여성의 날이 올해로 99주년을 맞는다. 여전히 불의와 탄압에 맞서 싸우고 있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여기에 싣는다.

 

  [관련기사]
 [투쟁하는 여성들의 목소리 2]“여성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앞장섰으면”
 [투쟁하는 여성들의 목소리 3]“우리는 ‘천사’가 아니라 노동자입니다”

 

KTX 승무원들은 ‘처음엔 1년 계약직이지만 2005년에 공사화 되면 정규직이 될 거다’ ‘공무원 대우해서 정년 보장 해주겠다’는 철도청 경영진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입사했어요. 그게 거짓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홍익회 소속으로 채용됐지만 철도청 간부들이 교육하고 철도청장이 와서 인사하고 이랬거든요.

 

그런데 약속과 달리 복지 혜택이 전혀 없었어요. 단 하루를 아파도 진단서를 당일 회사에 직접 제출해야 했는데, 아프지 말란 얘기죠. 겨우 병가 신청을 해도 그걸 월급에서 깠어요. 초과근무수당도 나오지 않았고요.

 

게다가 2005년에는 월급이 20만 원 씩 내려갔어요. 정규직화 약속을 믿고 참고 기다렸는데 이대로 당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노조를 만들어서 싸우기 시작했죠.

 

처음에는 관리자들의 성희롱적 행동, 임금 체불, 보장되지 않는 휴가나 병가, 보건휴가, 이런 것들을 놓고 싸웠어요. 그러다 철도공사가 우리를 법적으로만 자회사 소속으로 만들어 놓고 다 쥐락펴락 운영하는 걸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직접고용을 요구하면서 싸운 거죠.

 

이철 사장은 “불 나면 승객들이 불 끌텐데 승무원이 꼭 안전을 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해요. 국민세금으로 운영하면서도 국민의 안전은 하늘에 맡기는 거죠.

 

철도공사는 오히려 적자를 메꾸겠답시고 승객들 주머니를 털고 있죠. 처음 개통할 때는 안 좋은 설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전혀 안하고 있어요. 이렇듯 KTX 승무원 문제는 승무원 고용문제만이 아니라 세금을 내고 있는 전 국민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요.

 

 

인센티브

 

 

정부 자체가 공기업 정규직 규모를 줄이려고 해요. 3만 명 넘는 철도 정규직 중에 5천 명만 남기고 다 비정규직화 하는 게 목표에요. 연말마다 공기업 평가를 하는데 인건비 지출 비율이 적을수록 점수가 높아져서 인센티브를 줘요. 철도공사가 경영평가 꼴찌를 해서 1천억 원을 받았어요. 1위를 하면 엄청난 돈을 받겠죠. 이런 일들을 고쳐야 합니다.

 

요새는 가처분 때문에 역사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서 서울역 밖에서 선전전하고 있어요. 이철 사장 퇴진 서명 받고.

 

1년 동안 싸우며, 제일 크게 깨달은 건, 대학 졸업할 때까지 정부나 법이 국민을 위해 있다고 믿고 살아왔는데 그게 아니라는 거예요. 법은 법조문에만 있고 실제 집행하는 현장에는 없어요. 공권력도 정권을 쥐고 있는 사람들의 이익을 위한 수단이지, 국민을 위한 정책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죠.

 

요새 대한항공 같은 데서는 최종면접에서 노동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런 거 물어봐요. 좀 아는 척하고 진보적인 발언하면 떨어지죠.

 

우리 파업이 정당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사람들을 위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해야 해요. 정의는 반드시 이기고, 진실은 인정받는다는 원칙을 실감하지 못하면 평생 불행할 것 같아요. 우리가 한 행동이 분명 옳았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불의를 보고 꾹 참는 빗나간 삶을 살게 될까봐, 반드시 KTX 승무원으로 일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KTX 승무원들과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위해서도, 국민 전체를 위해서도 이건 중요한 일이에요.

 

기업들은 여성 노동력의 가치를 남성과 똑같이 생각해주지 않아요. 신입승무원을 다 여성으로만 뽑고 비정규직으로 외주 위탁하고 차별하는 게 현실이에요. 노동력을 싸게 쓰는 게 궁극의 목표이기 때문에 남녀를 안 가리고 비정규직으로 만들고 외주화 하겠지만, 여성을 더 차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여성이 깨어나지 않으면 모든 남녀가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게 당연시 될 거예요. 이대로 주저앉아서 당하고 있으면 남성도 똑같은 상황이 되겠죠.

 

그걸 바꾸는 노력을 모든 여성 노동자들이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민세원(철도노조 KTX승무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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