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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현님의 [해방충전-쇼킹 패밀리]

마이링[문화/미디어/비평]에 관련된 글

 

이상하게 해마다 여성영화제 기간에는 일이 겹쳐서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즐길만한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두 번이나 옥랑상에 응모했다가 떨어져서 그런지

즐겁게 샤랄랄라 놀러가기는 약간 거시기한 그 곳...머쓱...

 

그래도 가지 않고서는 못배기는 여성영화제가 시작된다

이 나라, 이 도시에서 이런 영화제가 있다는 것은

내게, 당신에게 (아직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

 

홈페이지 http://wffis.or.kr/

4월 6일부터 14일까지

신촌 아트레온 극장 1, 2, 4관에서

 

옥랑상에 빛나는 두  작품은 반드시 보자

[쇼킹 패밀리](빨간눈사람-이경순 연출)

4월   8일(토) 오전 10시 30분   아트레온 1관

4월 11일(화) 저녁 8시            아트레온 4관

 

[우리들은 정의파다](여성영상집단 움-이혜란 연출)

4월   9일(일) 오전 10시 30분   아트레온 1관

4월 12일(수) 저녁 8시            아트레온 4관

 

향미가 보고 싶어하던 '안토니아스 라인'도 하던데

4월 13일 저녁 5시 아트레온 2관에서 꼭 찾아보기를

2006/03/29 10:33 2006/03/29 10:33

SHOUT-팀블로그 엽니다

from SHOUT! 2006/03/2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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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3. 13

 

다큐나루의 두번째 다큐멘터리

'SHOUT-노래하는 그녀들'에 관한 이야기를

http://blog.jinbo.net/shout 에서 계속 이어갑니다

 

만우, 재원이, 향미, 지은언니 그 외 관련된 친구들

즐겨찾기에 등록해주시고 회원가입도 하면 더 좋겠지요?

 

...라고 했더니 벌써 덧글이 여러 개 달렸네요

찾아와줘서 얼마나 반가운지 ^^

2006/03/26 09:48 2006/03/2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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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4사, 오리온전기지회 사태 해결 ‘난망
 
[레이버투데이 2006-03-16 12:51]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하면 직장폐쇄, 업체 폐업으로 인한 집단해고가 일상화되고 있다. 2004년부터 금속노조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가입이 잇따르고 있으나 단체협약을 체결하거나 노조활동을 하기는 여전히 요원한 게 현실이다.

 

특히 금속노조 내 하이닉스-매그나칩, 현대하이스코, 기륭전자, KM&I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장 2년에서 6개월 가까이 공장에서 내몰린 채 길거리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인정,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이들의 요구에 회사쪽은 ‘묵묵부답’,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 역시 사태를 관망할 뿐 해결책 제시에는 속수무책이다.

 

금속노조가 김창한 위원장의 단식농성을 비롯해 15개 지부 전지부장 집단단식농성, 확대간부 상경투쟁을 비롯해 15일에는 4만 전조합원 총파업 투쟁에 나섰지만, 이들 비정규직 사업장 해결은 여전히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또 오리온전기지회의 경우 외국투기자본에 매각, 3년간 고용보장을 합의했지만 매각 이후 6개월만에 청산돼 1,300여명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일터에서 쫓겨나 ‘투기자본의 사기매각’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 매일노동뉴스
 

금속노조는 비정규직 4사와 오리온전기 문제 해결을 위해 4월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에 적극 결합할 예정이며, 또 정부와 관계사용자에 대한 투쟁도 계속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김창한 금속노조 위원장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입으로만 약속하고 있는 정부와 사회적 문제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방기하고 있는 관계 사용자들이 이들을 장기투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금속노조 4만 조합원이 전면에서 이들 투쟁을 엄호하고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매일노동뉴스>가 금속노조 내 비정규직 4사와 오리온전기의 현황과 쟁점을 정리한다.

 

◇ 하이닉스-매그나칩 = 장기투쟁사업장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는 2004년 10월 노조를 설립, 같은 해 12월25일 3개 하청업체가 폐업, 13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집단해고 됐다. ‘고용보장과 노조인정’을 요구하며 노숙농성, 삼보일배, 단식농성 등 장기간 투쟁을 벌이고 있는 사내하청지회는 2005년 7월 대전지방노동청으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지만, 하이닉스반도체와 매그나칩반도체가 원청 사용자성을 부정하고 있어 투쟁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와 충북도청이 중재단을 구성해 원청인 하이닉스반도체와 매그나칩반도체, 사내하청지회와 간접대화를 주선해 현재까지 6차에 걸쳐 중재회의를 진행했지만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지회와 ‘인도적 차원’의 해결을 요구하는 원청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 현대하이스코 = 61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성실교섭, 해고자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11일간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크레인위에서 장기간 농성을 벌이는 등 극한 투쟁으로 사회여론의 주목을 받았던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당시 순천시장을 비롯해 금속노조,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및 하청업체,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등이 지난해 11월3일 ‘확약서’를 체결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듯 했지만 회사쪽의 확약서 불이행으로 인해 오히려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비정규직지회는 지난해 6월 금속노조에 가입해 단체협약 체결 등을 현대하이스코와 하청업체에 요구했지만 잇따른 하청업체 폐업과 노조활동을 이유로 100여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됐다.

현재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3일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앞에 ‘확약서 이행’을 요구하며 다시 천막농성에 돌입한 상황. 금속연맹과 금속노조, 지역 노동계는 현대하이스코에 확약서 이행을 촉구하고 있지만 현대하이스코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에서 14일 운영위원회를 통해 다시 지역총파업을 결의해 또다시 극한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 기륭전자 = 금속노조 내 다른 비정규직지회와 달리 여성노동자들이 주축이 돼 지난해 7월 금속노조에 가입, ‘불법파견 정규직화, 노조인정’ 등을 요구로 공장점거, 천막농성, 삭발 등 장기간 투쟁을 벌이고 있는 기륭전자분회.

같은해 8월 서울관악지방노동사무소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기륭전자는 노조가 설립되자 휴대폰을 이용해 ‘문자해고’를 통보, 100여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뿐 아니라 대화를 통해 사태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해 용역직원을 동원, 폭력을 일삼아 물의를 빚고 있다. 또한 64명의 조합원에 대해 22억원의 손배가압류 소송을 걸고, 업무방해 혐의로 분회장이 구속되는 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2월 기륭전자 주식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는 아세아시멘트그룹이 기륭전자와 분회간 대화를 주선하겠다는 약속을 통해 사태 해결의 가능성이 모색되기도 했지만, 이 역시도 지켜지고 있지 않는 등 현재까지 대화가 중단된 상태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 KM&I = 지난해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노조활동 보장을 하겠다는 중앙교섭을 체결한 KM&I는 같은해 10월 KM&I분회가 금속노조에 가입한 후 한달만에 조합원을 대상으로 4개 업체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한 뒤 잇달아 하청업체를 폐업, 100여명의 노동자를 집단해고 했다.

이에 금속노조 군산지역금속지회와 KM&I분회가 ‘단체협약 체결과 성실교섭, 고용보장, 불법파견 정규직화’ 등을 요구로 회사쪽에 교섭을 촉구하고 있으며, 회사쪽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군산노동사무소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 노동부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노동부의 중재로 지난해 12월부터 집중교섭이 진행됐지만 회사쪽은 오히려 5억의 손배가압류와 조합원 4명에 대해 가압류를 벌이는 등 다른 비정규직지회와 마찬가지로 사태 해결은 요원한 상태다.

 

◇ 오리온전기 = 오리온전기지회는 외국투기자본에 매각된 뒤 6개월만에 1,300여명 노동자들이 하루 아침에 일터에서 쫓겨났다. 대우그룹 부도 여파로 2003년 5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오리온전기는 지난해 3월 미국계 사모펀드인 매틀린패터슨에 매각됐다. 일괄매각과 종업원의 고용보장을 전제로 매틀린패터슨은 당초 제안가격보다 200억원이 적은 600억원에 오리온전기를 인수했고, 공적자금 1조3천억원도 탕감받았다. 또한 매각 당시 노동조합과 향후 3년 이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교환했다.

그러나 경영진은 인수 6개월만인 지난해 10월31일, 이 합의를 깨고 임시주총을 열어 일방적으로 회사 청산을 결의, 노동자 1,300명이 해고당했다. 오리온전기지회는 현재 정부에 투기자본의 일방적인 청산결정 철회와 공장 정상화, 고용보장, 매각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으며 합의서 상 고용보장 잔여기간인 2년6개월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 외국자본 유치 과정에서 매틀린패터슨과 서울보증보험 사이에 적극적인 중재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박상은 외교통상부 경제통상대사에게도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마영선 leftsun@labortoday.co.kr

2006/03/20 00:29 2006/03/2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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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판결이 새만금 사업에 대한 역사적 정당성을 부여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비록 새만금 방조제가 막힌다고 해도
새만금 갯벌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 판결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새만금 갯벌 살리기 운동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오늘도 강은 흐르고 파도는 치고 있다.
강과 바다는 만나야 하고, 새만금 갯벌의 생명은 살아야 한다.

 

- 대법원의 새만금 판결은 만경강, 동진강, 갯벌에 기대어 사는 수많은 생명과 어민들, 생명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슬픈 결정이다-

 

 

<대법원의 새만금 판결에 대한 환경운동연합 입장>

 

 

오늘 대법원은 새만금 사건에 대해 원고패소 판결을 선고했다. 우리는 이번 판결로 다시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강행되는 현실을 참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대법원이 과거 군사 독재 시절 정략적으로 추진된 예산낭비, 국토파괴 사업을 합리적으로 제어하지 못한 것은 사법부조차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사업에 관한 행정처분의 무효 확인이나 취소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소극적 판단일 뿐 새만금 사업에 대한 역사적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한 우리는 비록 오늘 재판부가 피고의 손을 들어주기는 했지만 대법관들의 소수 의견에 주목하고자 한다. 재판부의 13명 대법관 중에 2명이 원고의 상고를 받아들이는 소수의견을, 4명이 보충의견을 내놓았다. 이들은 이번 판결이 새만금 사업에 대한 모든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국가가 진정한 이익을 고려해서 결정해야할 때 환경우려를 반영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제시했다. 새만금 사업이 사업목적을 상실하고 환경적ㆍ경제적으로 타당성을 결여한 정치적 사업이라는 것을 인정한 소수 의견이야말로 형식적인 법리 검토에 그치지 않고 수많은 증거와 진실을 정의롭게 직시한 결과이다. 새만금 사업의 진실을 바로 보려고 한 재판부 일각의 노력은 비록 지금은 소수이지만 훗날 정의를 구현하는 법원의 명예로운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새만금 사업은 그대로 진행될 경우 두고두고 국가에 손해를 끼치고 생태계와 지역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강과 바다를 막으면 환경재앙은 필연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비록 새만금 방조제가 막힌다고 해도 새만금 갯벌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정성과 노력이 부족하여 시화호의 참극이 새만금에서 재현되는 아픔을 겪게 되었지만 새만금 갯벌을 살리는 운동을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 새만금 갯벌의 생명이 죽어가는 현장을 낱낱이 기록하고 새만금호가 썩어가는 비극을 감시하며 새만금 방조제를 막아 정치적, 경제적 잇속을 챙기려는 개인과 집단에게 반드시 역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마침내 국민을 속이고 국민경제와 지역사회에 해악을 미치며 새만금 생명을 파괴하려는 불의의 세력들에 맞서 진실의 불을 밝혀 새만금 생명을 기어이 살려낼 것이다.

 

간척이 구시대적이라는 것은 이미 오래된 진실이다. 강과 바다를 메워 농지를 만드는 어리석은 정책이 이번 정권에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선진국의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머지않아 다시 해수를 유통하고 갯벌을 살리는 일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방조제는 결국 뚫릴 수밖에 없다. 그것이 간척에서 역 간척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세계 간척역사가 보여주는 결론이기도 하다.

 

이제 사법부의 결정으로 새만금 사업은 다시 우리사회의 과제로 돌아왔다. 환경연합은 앞으로 계속 해서 새만금 갯벌 살리기 운동과 함께 전북지역의 진정한 발전을 위한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그동안 새만금 소송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수많은 국민들과 해외 단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자 한다. 오늘 판결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새만금 갯벌 살리기 운동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앞으로도 계속적인 지지와 후원을 호소한다. 판결은 났지만 오늘도 강은 흐르고 파도는 치고 있다. 강과 바다는 만나야 하고 새만금 갯벌의 생명은 살아야 한다.

 

 

2006년 3월 16일
환경운동연합

2006/03/20 00:14 2006/03/2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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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채취 육체적 정신적 피해 국가책임 물어
35개 여성단체 ‘난자채취 피해자 신고센터’ 설립

윤정은 기자
2006-02-06 19:57:49


‘난자채취 피해자 신고센터’가 설립되어, 이번 달 말까지 가동된다.

2월 6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35개 여성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후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공동변호인단과 함께 “3월 중으로 피해 사례를 토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여성민우회 유경희 대표는 황우석연구팀의 연구용 난자채취에 관련해 “미즈메디 병원에서 난자채취를 받은 79명의 여성 중 14명이 과배란 후유증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한 여성의 경우 1차 채취 시 부작용이 발생, 입원까지 했음에도 2차 채취를 해 다시 입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여성단체들은 이날 이 소송을 진행하는 배경에 대해 “생명윤리 및 안전에 적합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 연구자와 감독기관, 그리고 국가가 피해 후유증이 발생하더라도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며, “그 고통과 책임을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이 혼자 떠안고 있다”고 성토했다. 따라서 이 소송을 통해 “여성의 인권과 건강권을 침해해 온 사회적 관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생명윤리법) 상 관련조항 위반 사항 등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변 김진 변호사는 생명윤리심의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난 사례들을 언급하며 “생명윤리법 상 자기결정권 관련 조항 등 관련법 위반 사실과 그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인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 변호사는 “국가 이익 추구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충분히 정보를 얻고 스스로 자기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경시되어 온 점”에 대해 무엇보다 법적 책임을 묻는 동시에 “체계적이고 인권을 중시하는 관리시스템 마련을 촉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난자채취 피해자 신고센터’는 황우석 연구팀에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의 피해사례뿐 아니라 불임시술용 난자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후유증을 경험한 여성들의 사례도 접수할 예정이다. 피해접수기간은 2월 6일부터 28일까지 한달 동안 진행되며, 전화접수 또는 온라인 접수도 가능하다.

(02-736-8020, www.womenlink.or.kr/nanja.php)

ⓒ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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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9 12:32 2006/03/1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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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매매보다 더 위험한 것은
     생명공학발달, 여성권리 ‘희생’대가인가


 

 윤정은 기자
 2005-11-08 04:50:55 

 

인터넷 상에서 난자 매매를 알선하던 전문 브로커들이 경찰에 의해 적발되면서 “세계에서 난자를 구하기 가장 쉬운 나라가 한국이다”라는 소문이 사실이었음이 드러났다. 생명윤리법이 발효

된 지 1년이 다 지나가는 때에 경찰의 조사가 시작된 것이다.

 

경찰의 이번 수사와 관련해 난자 매매와 배아줄기세포 연구과정에서 난자 사용 문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왔던 각계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이제 겨우 시작이다”라는 정도. 즉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난자 매매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뭐했나

 

난자 매매보다도 더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무엇보다 국가적으로 난자 채취 전반에 관해 여성의 몸과 인권에 대한 접근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또 배아줄기세포 연구과정에서 여성의 몸에서 추출되는 난자의 출처와 사용이 불투명하다는 점과, 생명을 다루는 의학계와 연구진들에게서 이에 대한 법적 혹은 윤리적인 책임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몸과 인권에 대한 심각할 정도로 낮은 수위의 인식은 그간 정부 부처와 병원 및 연구시스템에 의해 방조되거나 조장됐다는 것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그간 국내에서 시민사회단체들과 생명윤리학회 등은 줄기차게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배아 연구에서 사용된 배아와 난자의 실태에 대해서 조사하여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생명윤리법이 제정되어 2년이 되도록 배아의 생성 보관 현황에 대해 파악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보건복지부가 무관심으로 일관한 사이, 인터넷 상에서 공공연히 난자 매매와 수출이 이뤄지고, 이제 와서 한국 유명한 산부인과들에서 불법매매 난자들을 사용하여 인공수정 시술을 했다는 의혹이 일자 겨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상황이다.

 

이에 민주노동당 한재각 정책연구원은 안일한 보건복지부의 태도에 대해 지적할 뿐 아니라 나아가 “생명윤리법에는 난자와 정자의 매매를 금지하는 조항만 있다”며 “인공수정 전반에 대한 관리 규제를 규정하고 있는 법률이 없는 점”을 들어 생명윤리법의 개정을 촉구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환경센터 정은지 부장 또한 “산부인과 병원들이 관여한 사실이 밝혀지긴 했지만 현 생명윤리법 상 처벌 부분에서는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다”며, 현재 불임 클리닉들이 보유하고 있는 잔여배아 등에 대해 조사 관리하고, 인공수정의 허용 범위나 시술의사와 병원의 자격 등을 규정할 수 있는 인공수정관련법이 제정되어야 하는 점을 설명했다.



불임클리닉과 배아줄기세포 연구와의 커넥션

 

특히 울산의대 구영모(의료윤리학과) 교수는 “난자 매매에 대해 사회적으로 떠들썩한데 황우석 교수팀이 연구에 사용했다고 밝히는 난자의 숫자는 총 427개다. 황우석 교수는 여성들이 물질적인 대가 없이 순수하게 기증에 의해 난자공여가 이뤄졌다고 하는데, 참으로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여성의 몸과 인권”에 대해 언급하며 이에 대한 인권적, 윤리적 접근 없이 이뤄지는 한국 배아줄기세포연구와 의료계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 동안 관련 전문가들에 의해 배아줄기세포 연구기관과 대형 산부인과 간 모종의 커넥션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서 배아줄기세포연구와 관련한 실태조사에 착수하고, 이들 연구가 적절한 절차를 거쳐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책임이 있는 보건복지부는 올해 7월까지만 해도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 없다”고 답변했다.

 

지난 달 27일 민노당 발표에 따르면 올해 7월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승인신청 판정을 받은 배아연구계획들 27개를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사용되었거나 계획 중인 배아는 2천485개며, 난자는 727개다. 이들 연구에서 주요한 곳은 4곳. 민노당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배아연구기관들과 한국에서 전문불임 클리닉으로 알려져 있는 산부인과 병원들과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의 박세필 박사 연구팀이 2001년 12월부터 시작한 연구에는 총 485개의 배아가 사용될 계획이다. 이 중 71개 배아의 출처는 다름아닌 전문불임 클리닉으로 알려져 있는 마리아병원이다. 또 차병원의 정형민 교수(포천중문대) 연구팀은 2015년까지 10년간 2천개 배아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배아를 제공할 기관이 확인되지 않았다. 민노당 발표에 따르면 배아 제공은 “차병원으로 추정”된다.

 

세번째는 검토보류 판정을 받은 미즈메디 노성일 원장의 연구팀이다. 국내 유수의 산부인과 병원으로 알려진 미즈메디 병원의 노 원장 연구팀은 올해부터 3년간 총 300개의 난자를 사용해서 연구를 진행하려고 했다가, 보건복지부로부터 ‘검토 보류’ 판정을 받았다. 미즈메디 병원은 불법난자 매매와 관련 여부가 있는지 이번에 경찰이 수사에 나선 4개 병원 중 한 곳이다.

 

마지막 네번째 연구기관은 바로 황우석 교수 연구팀으로, 2004년에 242개의 난자를 사용했고 2005년에 185개의 난자를 추출하여 사용했으나 “자발적인 난자 기증”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난자 출처와 난자 기증자에 대한 정보가 정확하지 않고, 난자 기증자에게 제공한 동의서 양식 사본조차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여서 계속적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정옥(서울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씨는 한국에서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연구기관과 불임클리닉들과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한국 사회에서는 산부인과들이 ‘여성의 건강보다는 임신과 출산 관련해 여성의 몸을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비판했다. 또 이것은 “이전의 국가와 병원시스템에 의해 여성의 몸이 통제되어온 가족계획의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황우석 교수팀을 비롯하여 배아줄기세포 연구기관들이 사용하는 난자의 출처와 절차가 불투명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현재 연구되는 “배아줄기세포주들은 생명윤리법 시행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어서, 난자나 배아의 출처를 확인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민노당 한재각 연구원은 지적하고 있다.

 

과배란, 몸에 심각한 부작용과 후유증 남길 수 있어

 

이처럼 우리 사회는 난자를 제공하는 여성의 몸과 인권에 대해 전혀 고려를 하지 않고 있다. 난자의 사용과 관련해 이 문제가 여성의 인권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해서조차 무관심한 실정이다. 여성의 몸과 질병을 다루는 산부인과 병원들에서조차 의료윤리가 의심되고 있는 상황은 충격적이다.

 

여성의 몸에서 난자를 추출하는 것에 대해 영동세브란스 병원의 서경 산부인과 과장은 “여성들이 과배란 유도 호르몬 주사를 맞을 시 부작용으로 난소과자극증후군이 초래될 수 있고, 심할 경우에는 사망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난자 채취를 위해 난소에 주사바늘을 삽입하는 것으로 인해 “시술이니까 출혈과 감염 우려도 있다”며, “한국에서는 한 번에 10개 이상의 난자를 추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여성의 몸에서 과다하게 난자를 추출했을 시 여러 후유증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외국에서는 난자를 기증하겠다고 동의한 사람들이 과배란을 위해 호르몬 주사를 맞을 때는 의사들과 전문가가 난자 기증자들에게 충분히 사전에 이런 사항들을 설명하고 숙지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황우석 교수팀의 경우, 2004, 2005년 2년 간 34명의 여성들로부터 427개의 난자를 제공 받았지만 난자 기증자에게 받아야 하는 동의서조차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번 경찰 수사에서 난자 매매를 위해 과배란 촉진 호르몬 주사를 맞은 한 주부가 난소과자극증후군을 호소한 경우가 언론에 의해 드러났다. 그러나 황우석 교수팀에 자발적으로 난자를 기증했다는 여성들의 현재 건강상태와, 연구팀이 사전에 여성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는지 여부, 그리고 자발적인 동의 절차를 거쳤다면 보관되어 있어야 할 난자기증자들의 동의서까지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현황은 우리 사회에서는 여성의 몸에서 난자를 빼내는 것이 쉽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동안 국가와 관련의료계, 그리고 관련연구진들이 여성의 몸을 어떻게 국가 경쟁력의 도구로, 연구목적으로, 돈벌이용으로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 없었다. 이제 여성들은 자신들의 몸에서 추출한 난자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 것인지, 임신 목적 외에 동의 절차가 제시되지 않은 채 연구 등의 다른 목적에 사용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임신이 목적인 경우에도 여성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 무엇이 선행되어야 할지 따져 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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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9 12:29 2006/03/19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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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판적 열광이 “한탕주의” 과학 낳아
     
‘인간배아연구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서 제기

정이은 기자
2005-08-30 00:15:26


지난 두어 달 간, 세간에서 황우석 교수는 ‘최고 과학자’ 이상으로 주목 받았다. 배아복제 줄기세포의 연구 성과에 대한 찬사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해 보도하는 언론으로 인해 그는 하나의 신드롬이 되었다. 심지어 황우석 교수 팀의 연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거나 반기를 드는 일까지도 신드롬의 하나에 불과한 것으로 읽혀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정작 황우석 교수의 배아복제 줄기세포의 연구 성과가 지닌 함의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과연 줄기세포의 연구 결과가 ‘혁명’이고 ‘획기적 성과’일까. 지난 25일 생명공학감시연대 주최로 열린 토론회 ‘인간배아연구, 이대로 좋은가?’는 지금까지 황우석 교수에게 쏟아진 찬사들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자리였다.





“과연 무엇이 발전인가” 물어야

조주현 계명대 교수(여성학과)는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사회적 반응을 크게 여성, 국가, 초국가적 성격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한국에선 유독 국민국가적 논의가 주도한다고 지적했다. 국가의 경제발전, 치료 받고자 하는 환자의 권리, 국가경쟁력 제고, 국가 간 ‘경쟁’ 등이다.

조주현 교수는 이런 논의 속에 생명 윤리에 입각한 목소리가 무시 당하고, “여성의 몸은 국가 경쟁력을 위한 자원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과연 무엇이 발전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GDP만을 국가경쟁력의 최우선적 지표로 삼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명진 성공회대 강사는 언론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과학 언론은 과학 지식을 전달하고 그것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 짚어준다는 점에서 그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번 황우석 교수 팀의 연구를 둘러싼 언론 보도는 논의 구도 자체를 협소하게 만들고 왜곡시켰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김명진 강사는 국내 언론이 “외국에서 찬사를 보냈다”에 부합하는 내용들만 발췌해서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황 교수의 연구가 내포한 윤리적 쟁점들을 제대로 짚지 않은 채 ‘과학 대 윤리’라는 대립구도를 내세워, 이른바 ‘발목 잡는 윤리’ 이미지를 고착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언론의 이런 태도가 과학자들로 하여금 한탕주의 연구에 집중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서구 과학자들이 열광한 ‘진짜’ 이유

김씨는 또 사실 서구 과학계가 이번 연구에 열광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고 말하며, “줄기세포의 유도만으로는 난치병을 고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내 언론은 “황 교수가 난치병 치료의 획기적인 가능성을 제시해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고, 서구 과학자들이 이에 열광했다”는 식으로 보도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배아복제 줄기세포 연구는 ‘배아 파괴’라는 윤리적 우려 때문에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다고 한다. 김명진씨는 “이런 상황에서 돌연 서구 과학계에 모습을 드러낸 ‘이방인’인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정치적 지렛대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황 교수의 연구에 대한 서구 과학자들의 ‘칭송’은 자국 정부에 규제 완화의 압박을 가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의 일환으로 한 번 ‘꺾어’ 듣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김씨의 의견이다.

김명진씨는 이어 한국에서 주목 받지 못한 외국 언론의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실제 치료법으로 도입되려면 수 년 이상이 걸릴 것이고, 아예 그런 가능성이 도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는가 하면(네이처 5월 26일자), “배아줄기 세포의 임상 시험 ‘시도’->‘치료 성공’이 아니다”(사이언스 6월 10일자)라는 연구자들의 예측을 소개하며 환자들의 기대가 과도하게 높아진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씨는 또 난자 공여 문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황 교수가 ‘줄기세포의 역분화’를 이용한 인공난자 연구를 차기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인공난자 연구는 아주 먼 미래의 실낱 같은 가능성”이라고 비판했다.

난자 출처 의혹 풀리지 않아

한편, 구영모 울산대 교수(의과대학)는 지금까지 제기되어 왔던 난자 출처에 대한 의혹을 분석했다. 황우석 교수는 한국의 난자 기증자들이 돈을 받지 않았고 병자들을 돕기 위한 바람과 국가적 자부심에서 난자를 제공했다고 밝혔지만,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의혹을 더 가중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구영모 교수는 “난자 기증자 명단에 실험에 참여했던 박사 과정의 여성이 포함되었다는 <네이처>의 의혹과 관련해서도 황우석 연구팀의 윤리성을 문제 삼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는 ‘난자 기증자나 그녀의 가족, 친척, 지인 어느 누구도 이 실험으로부터 이득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윤리 규정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여성은 실험을 통해 이미 직업상 혜택을 받은 셈이라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휴직했고, 연구팀의 2005 <사이언스> 논문 공저자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 밝혀진 바 대로 난자 채취는 매우 큰 고통을 수반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합병증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구영모 교수는 “채취 과정에서의 잠재적 위험들이 난자 기증자들에게 충분히 설명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과연 충분한 정보에 근거하여 자발적으로 동의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2004년에 <네이처> 기자가 황우석 교수에게 난자 기증자에게 제공한 동의서 양식을 보여주기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황 교수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고 알려져 있다. 구 교수는 이에 대해 “동의서 양식의 공개는 난자 기증자의 프라이버시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 날 토론회는 여성의 권리와 생명 윤리를 아예 논외로 한 ‘배아복제’ 관련 담론에 대해 비판하고 정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명진씨는 “지금 필요한 것은 줄기세포 연구의 혜택에 대한 기대치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맞추고, 이에 근거해 해당 연구의 가능성과 한계, 문제점을 냉정하게 짚어볼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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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기사를 보시려면]  난자의 출처 묻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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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9 12:19 2006/03/1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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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의 출처 묻는 이유는
     -생명공학기술, 여성인권 침해우려


 윤정은 기자
 2005-06-14 05:37:10 

“한국에선 생명과학 기술에서 여성의 몸과 인권에 대한 논의가 부재하다.”

(하정옥/서울대 사회학과 박사과정)

 

최근 한국 사회에서 소위 “부시 대통령을 보기 좋게 한방 먹인” 황우석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 성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과학기술에 의해 난치병을 극복하리라는 기대를 가지게 해준 ‘영웅’ 황우석 교수에 대해 국민들은 고무됐고, 황우석 교수팀이 이룬 성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어떤 행동도 용납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종교계가 반기를 들었다. 천주교 정진석 대주교가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두고 ‘살인’에 비유하며 반대했고, 곧바로 생명윤리와 과학기술에 대한 논쟁으로 치닫고 있다. 종교계의 생명윤리 대 난치병 치료를 위한 생명기술. 인터넷 상에는 네티즌들은 찬반 양론이 벌어졌다. 그러나 여기에서 당장 시급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종교계가 주장하는 인간복제 가능성에 대한 논쟁만이 아니다.

 

 





“난자를 구하기 가장 쉬운 나라”

 

황우석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연구는 전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또 한편 전세계 생명과학 기술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은 황교수가 “어떻게 그 수백 개의 난자를 구할 수 있었는가”였다. 이미 국제적으로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가 난자의 출처 문제를 두고 연구자의 윤리성을 의심하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국내적으로는 ‘한국생명윤리학회 치료용 인간배아복제 연구윤리 특별위원회’가 지난해 5월 22일 서울대 황우석 교수를 상대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생명과학기술은 국제적으로 확립된 생명윤리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며 황교수 연구의 불분명한 과정 상의 문제점을 들어 “성실한 답변을 기대한다”며 질문서를 보낸 바 있다. 질문서의 내용은 연구에 사용된 난자의 출처, 실험 연구비, 연구 심의를 제대로 받았는가 등이었는데, 이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황교수 연구에 사용된 난자는 정확히 그 수가 알려져 있지 않다. 지난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242개의 난자를 누가 제공했는지는 아직도 모른다. <네이처>지가 인터뷰할 당시 자신이 난자를 제공했다고 밝힌 박사과정의 여성연구자는 국내외적인 윤리성 시비가 붙자 영어를 제대로 못해서 잘못 말했다며 말을 바꾸었다. 황교수 측은 이후 이 연구에 동의하는 간호사들이 난자 제공자라고 말했지만, 그 말을 입증할만한 기증자와의 서면동의서나 기타 증거물을 제시한 적은 없다. 과연 황교수 측이 밝힌 것처럼 '자발적인' 16명의 난자 공여자들로부터 242개의 난자가 나왔을까?

 

이 말이 사실이라면 평균 1명당 15개의 난자를 채취한 것이 된다. 한 사람이 15개 난자를 제공하기 위해선, 자연적으로는 여성의 몸에서 한 달에 하나씩 배란되는 난자를 과배란촉진 주사를 맞아 한꺼번에 다량의 난자를 배란되게 만들어야 한다. 약 열흘 동안, 하루에 두 번씩, 거르지 않고 꼬박 맞아야 하는 이 호르몬 주사를 통해, 10일 동안 한 명의 여성이 생산하는 난자 수는 3~10개 정도다.

 

자발적으로 난자를 기증했다는 여성들은 시험관 아기를 얻으려는 불임여성들도 맞기 힘들어한다는, 거기다가 몸에 위험하기까지 한 과배란제를 맞으며 “난치병을 고칠 과학기술”을 위해 자기 몸을 희생했다는 얘기다. 과배란제의 위험성은 세계적으로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영국의 한 병원 연구진은 난자기증자들이 암 발생 위험이 높고, 연구결과 60건 이상의 암 발생 사례를 분석했다고 밝힌 적도 있다.

 

불임전문병원이 채취한 난자들의 행방은?

 

난자의 출처는 여성인권과 생명과학 기술 절차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다. 그간 생명공학의 윤리적 문제에 대해 지적을 해 온 김병수(홍익대 강사)씨는 “여성의 난자를 구하기 가장 쉬운 나라가 한국이다. 외국에선 난자를 구하지 못해 실험이 포기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국에선 몇 년 전엔 난자 매매를 해 일본으로 수출하는 벤처기업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불법임에도 난자를 구하기 쉬운 한국사회 구조를 개탄했다.

 

한편 하정옥(서울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씨는 “한국에서 생명과학 기술은 불임클리닉의 확장이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하씨는 한국처럼 시험관아기 시술이 많은 나라에서 “전문불임 클리닉으로 유명해진 서울의 불임전문 병원들도 보고가 불규칙하고, 시술보고 시스템이 허술하게 이루어져 중앙 기록관리가 없다”는데 문제 제기했다.

현재는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 15조에 따라, 배아생성의료기관으로 지정 받은 의료기관은 정자나 난자를 채취할 때, 정자제공자나 난자제공자에게 “배아생성의 목적과 배아 보관 및 폐기에 관한 사항, 임신 외의 목적으로 잔여배아를 이용할 때 동의” 여부를 서면으로 남겨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까지는 서면동의가 없었다. 유명한 불임전문 병원인 마리아 병원 관계자는 이 사실을 인정하며 “지난해까지는 받지 않았지만 현재는 법에 의거해 체외수정 시술을 원하는 불임여성들에 한해서 서면 동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차병원에서 지난해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은 한 불임여성은 “당시 서명한 수술동의서에서는 그런 것을 묻는 항목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한국여성민우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불임전문병원들이 보전하고 있는 잔여배아는 10~50만까지 추정된다”고 한다. ‘생명윤리안전에관한법률’이 올해 1월 발효되기 전까지 불임전문병원들에 의해 채취 보관 중이던 난자들이 어떻게 보관되고 다른 용도로 이용되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그 동안 이 부분에 대해 처벌할 법도 없었을 뿐더러, 데이터에서도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과학발전, 여성인권보장의 틀 위에

 

황교수 연구에서 난자 출처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들은 아직 명쾌하게 밝혀진 바 없이 말 그대로 의혹일 뿐이지만, 우리가 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사회적 감시망이 허술한 상황에서, 여성의 몸에서 채취된 난자들이 과학기술의 미명 하에 본인도 알지 못하는 사이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생명공학 발전을 경이로워하는 분위기 속에서 난자 채취가 여성의 몸에 미치는 영향은 쉽게 간과되어 버린다는 사실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김선욱(이대 법학과) 교수는 그간 생명공학의 발전이 “여성의 몸과 여성의 재생산 기능과 밀접

한 관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남성으로 구성된 과학, 의료기술분야, 윤리분야, 법 분야 등의 논의에서 여성의 경험과 관점은 별로 고려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생명공학과 관련한 정책은 특히 “여성인권의 침해가 없도록 이에 대한 윤리적, 법적 논의가 발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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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9 11:48 2006/03/1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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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의 쾌거와 여성의 몸
     - 난자 이용한 줄기세포 배양


 윤하 기자
 2004-02-15 23:56:37 

 

며칠 전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보도 중 하나는 우리나라 연구진이 ‘인간의 난자’로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는 것이었다. 이 성공으로 지금까지 불치병인 당뇨나 치매, 그리고 심장병, 이식이 요구되는 여러 난치병들이 완치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사람들은 들떠 있었다.

그러나 보도에 의하면 지금까지의 실험 결과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현재 수준은 그저 인간배아를 가지고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지, 이것을 각종 질병치료에 구체적으로 적용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어떤 줄기세포가 어떤 기관으로 분화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성공을 확신할 수도 없으며, 그것의 실험을 위해서는 적어도 10년 이상의 기간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 보도에 대해 즐거움을 표현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려의 목소리들 또한 높았다. 참여연대와 시민과학센터는 이들 연구자들이 얼마나 윤리적인 고민들을 했는지를 문제 삼으면서 앞으로 실험에 필요한 난자와 수정란을 둘러싸고 발생될 수 있는 매매와 불법적인 거래의 위험성을 예고했다.

 

나 역시 이들의 의견에 철저하게 동의한다. 이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난자는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이 될 것이다. 난자 산업, 그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아무리 기증에만 의존한다는 원칙을 정한다 하더라도, 이 실험을 위해 필요한 무수히 많은 난자를 구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난자를 사길 원할 것이며, 난자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은 가난한 여성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한국여성들이 아니라면 국내의 외국인 여성 노동자들이나 다른 가난한 국가의 여성들이 이 실험의 난자 판매자가 될 것이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이미 제 3세계 여성들을 실험재료로 이용한 바 있다. 서구에서 사용허가가 나지 않은 주사용 피임약(ICs)이나 발암가능성이 있어 판매 금지된 피임약들이 제 3세계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험된 것은 유명한 일이다. 더군다나 난자를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면 다양한 수술과정 중 난자를 도둑맞는 일조차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런데 비판적인 기사들, 그 어디에도 이 연구가 얼마나 여성의 몸을 함부로 다루고 있는지를 거론하는 사람은 없었다. 우리도 잘 알고 있듯이 연구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여성들의 난자’다. 난자의 핵을 떼어내고 환자의 체세포를 난자에 주입하여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이 연구 속에서 난자는 더 이상 여성들의 몸의 중요한 신체기관이 아니다. 난자는 하나의 실험도구일 뿐이며, 체세포를 배양하는 “생식물질 덩어리”에 불과하다.

 

나는 이번 생명공학의 쾌거에 대한 보도를 보면서 “새로운 생식기술 하에서 여성들의 몸은 하나의 온전한 대상도 되지 못한 채, 떼어내고 검사하고 재조합하고 팔아먹고 빌려주거나 혹은 실험에 쓰이는” 존재로 전락했다고 말했던 독일 에코페미니트인 마리아 미스를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나는 그녀의 말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그녀의 의견이 좀 극단적이지 않나 생각했었는데, 지금 그것이 너무나 분명한 현실이라는 것에 놀라고 있다.

 

생명공학이 눈부시게 발전한 오늘날,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는 극단적이어야만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의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성의 몸을 함부로 다루는 과학적 기획을 철저하게 거부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아무리 우리를 ‘꼴통페미’라고 부르더라도 우리의 몸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꼴통’일 수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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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9 11:41 2006/03/1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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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아이
    


 
 윤하 기자
 2003-06-26 18:07:29 

 

 

지난 주, 영국에서 난치병을 앓고 있는 한 소년의 부모들이 아들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인공수정을 통해 동생을 출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태어난 아이의 몸을 이용하면 소년
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어린 아이가 투병의 고통에서 벗어나 건강한 생활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참 잘된 일이다. 그리고 조직세포가 거의 동일한 사람으로부터 이식
하는 방법 외에 달리 치료법이 없는 난치병의 경우, 이 방법은 현명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그렇지만, 이러한 순진한 생각 속에는 너무 많은 문제점들이 숨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
다. 나는 이 보도를 보며 ‘완벽한 아이’를 향한 인간의 경주가 시작되었다는 인상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동안 베일에 감추어져 있던 유전의 모든 비밀이 밝혀진 것은 ‘게놈지도’가 완성되면서
부터다. 인간에 의해 유전정보가 모두 파악됨으로써 문제가 있는, 즉 난치병나 결함이 있
다고 판단되는 유전정보를 태어나기 전에 재조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재조작
된 인공 수정란을 어머니의 몸 속에 넣으면 10달 후에는 유전적으로 완전한 아이를 출산하
게 된다. 요즘 생명공학이 관심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그동안 백혈병이
나 혈우병 등 불치의 병으로 알려진 병들을 출생 전에 치료해 건강한 아기를 얻을 수 있다
고 한다.



 

그러나 이로부터 파생될 문제들은 너무나 심각하다. 우선 생명공학은 생명을 창조하고 키우는 역할을 해왔던 여성의 자궁을 이미 만들어진 아이를 그저 키우기만 하면 되는 용기로 전락시킨다. 아이를 만드는 것은 의사들이며, 여성들의 자궁은 만들어진 태아를 잘 키우면 그 소임을 다하는 것이다. 결국, 과학이라는 미명 아래 임신과 출산 등 여성 고유의 일은 여성들의 손을 떠나 의사들에 의해 관리될 것이다.

 

아울러, 더 많은 병의 치료와 생명공학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실험들 속에서 난자나 여성들의 몸은 마치 실험도구처럼 함부로 취급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오늘날의 고도의 과학기술에도 불구하고, 인공 수정된 수정란은 어머니의 자궁 속이 아니고서는 어디에서도 키울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어찌 ‘난자 판매’나 ‘자궁 임대’ 같은 일이 자행되지 않겠는가? 결국, 이러한 생명공학은 여성들의 몸을 실험도구로 전락시키고 상품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두 번째, 생명공학의 기획은 인간의 존재를 하찮게 취급하는 반생명주의를 담고 있다. 이번에 영국에서 태어난 아이의 경우는 몸의 무언가를 나눠줘도 그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듯 하다. 그렇지만, 인간의 욕심이 이렇듯 소박한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예를 들어, 간이나 심장 등 하나밖에 없는 기관을 이식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놓인 어린 자식, 부모 또는 애인이 있다면 이런 장기를 이식시켜 줄 아이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렇게 만들어진 아이는 장기를 이식시켜 주고 어떻게 될까? 결국 철저히 장기 이식만을 목적으로 하는, 소모품이 될 아이들의 탄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완벽한 아이에 대한 소망 속에서 우리는 변형된 ‘우생학’적 의식을 본다. 병도 없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조금도 흠이 없고, 게다가 외모도 수려하고 지적으로도 뛰어난, 소위 ‘완벽한 아이’의 추구는, 결국 정신적 또는 신체적으로 불편을 가진 사람들, 유전병을 앓고 있거나 유전적 요인에 의해 불편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 또 특정 병에 걸릴 가능성을 더 많이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 게다가 키도 작고 못생긴 사람들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을 열등하다고 판단하는 우생학적 사고를 본다. 따라서 이런 출산기획이 보편화된다면 ‘완벽한 아이들’ 외에 순전히 어머니를 통해 태어난, 유전적으로 조작을 거치지 않은 아이들은 마치 불량품처럼 취급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면서 과학은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나는 애시당초 과학은 도덕성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본다. 그리고 요즘은 어쩌면 이 둘은 끝까지 함께 갈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의 도덕성은 과학과 비타협적으로 싸우지 않고서는 지켜질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시대, 과학과 비타협적으로 싸운다는 것이 가능할까? 우리 인류는 어쩜 파멸의 길로 접어들었는지 모른다.


 
www.ildaro.com


 
* '일다'에 게재된 모든 저작물은 출처를 밝히지 않고 옮기거나 표절해선 안 됩니다.


2006/03/19 11:36 2006/03/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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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시안은 마음만 급해서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고

두번째 시안이 나왔다

독립영화(현재로서는 '다큐멘터리'로 제한되어있지만) 감독들이

직접 자기영화를 알리고 상영회를 조직하고 배급을 고민하는

알찬 공간이 되길 바라는데

이제 겨우 첫 삽을 뜬 것이다

디자인 작업을 해주신 분께 감사를...

 

2006/03/11 11:46 2006/03/1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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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들은 ‘영화노동자’와 ‘비주류 영화’에게

스크린쿼터의 혜택이 적용되는 정책을 생산하라!


지난 2월 8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일동은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위원들은 영화 진흥 정책으로 스크린쿼터의 힘을 대체할 유력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을 발견할 수 없다며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강력히 항의하고 재점검을 요구했다. 잘못된 정부 정책에 침묵하지 않고 항의하며 올바른 정책으로 이끄는 것은 위원들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임이며 이는 분명 높이 평가되어야 할 점이다. 그러나 이들이 발표한 입장 중에는 ‘스태프 처우개선’이라는 영화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주류 영화 산업 발전을 통해서만 ‘영화노동자’도 ‘영화의 다양성’도 존재할 수 있다는 언급을 포함하고 있어 우리의 실망과 우려를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노동자의 생존권과 영화 다양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 운동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의미 있는 목소리들이며 영화 정책에 책임이 있는 위원들은 이러한 비판을 경청해야 할 것이지 억압하고 묵살해서는 안 된다.

정글의 법칙에 내맡겨진 영화노동자들의 생존권 문제,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

스크린쿼터는 영화 산업의 안전판이라고 한다. 영화진흥위원회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듯이 한국 영화 산업은 지난 몇 년간 두 배 이상 급성장했다. 스크린쿼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성장이라고 영화계는 입을 모아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영화인 모두가 골고루 누리고 있는가? 영화노동자들의 연봉은 평균 640만원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 평균 임금의 절반 밖에 안 되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루 13시간 이상 노동, 절반 이상은 4대 보험에 대해 알지도 못하며, 영화가 완성되지 않으면 계약은 허공에 날아가기 일쑤이다. 천 만 관객 동원, 백 억대 제작비를 투여하는 영화도 만들어지는 한국 영화의 화려한 르네상스 시대에 영화노동자의 현실은 노예 노동과 다름없다. 우리가 스크린쿼터 유지에 찬성하는 이유는 ‘영화’라는 문화적 표현이 초국적 자본에 종속되지 않아야 하며, 이를 유지하고 향유하기 위해서는 스크린쿼터제와 같은 사회적 안전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화 생산의 주체가 되는 영화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인간답게 살 권리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스크린쿼터로 인해 벌어들이는 이윤은 영화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주체인 영화노동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영화노동자들의 노동이 없다면 영화는 존재할 수 없다.
위원들은 정글의 법칙에 내맡겨진 영화노동자들의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 터져 나오고 있는 영화노동자들의 요구와 그에 대한 지지를 “합리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묵살할 것이 아니다. 노예 노동이나 다름없는 열악한 상황이 수 십년 째 계속되고 있는데도 아무런 정책 대안을 내놓지 못한 영화진흥위원회의 정책역량을 반성해야 할 때이다. 국민적 관심이 영화계에 모아지고 있을 때 사회적 약자인 영화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가시화시키는 것은 너무나도 정당한 것이지 입 다물고 있으라고 핀잔을 줄 일이 아닌 것이다. 특히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는 영화인들로 구성된 위원들이 이와 같은 이율배반을 일삼아서는 안 된다.

비주류 영화는 주류 영화의 머슴이 아니다

주류 영화가 존재하고 그 규모가 유지되어야 비주류 영화도 존재할 수 있다는 발상은 마치 주인의 밥상이 화려해야 종들에게 떨어지는 부스러기도 많다는 것처럼 불쾌하다. 영화 자본가의 무뢰한 발언도 아니고 영화 정책을 생산해내야 하는 영화진흥위원회 위원들의 인식이기 때문에 더욱 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가 경제적 속성뿐 아니라 문화적 속성을 지니고 있고 단순히 상업적 가치로 취급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스크린쿼터와 같은 보호 장치를 유지하려고 한다. 이는 산업 영역에서 만들어지는 상업 영화에 대한 보호만이 그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며 다양한 영화적 표현을 보호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스크린쿼터가 필요함을 뒷받침해 주고 있는 국제기준인 문화다양성협약 역시 영화를 산업으로만이 아니라 문화적 표현으로서 인식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빈국과 부국간의 국가간 간 불균형을 비롯해, 상업영화와 비주류 영화 간의 문화적 표현의 불균형도 극복하려는 것이다. 협약은 정부가 이러한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스크린쿼터가 일부 영화 자본을 살찌운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영화진흥위원들은 경청해야 한다. 스크린쿼터라는 안전판이라도 없으면 비주류 영화들이 영화 자본의 이해 관계에 따라 철저히 압살 당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나 스크린쿼터만 있다고 해서 비주류 영화의 문화적 다양성이 자동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은 영화진흥위원회가 흥행분석을 통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비주류 독립영화 스크린쿼터와 같은 스크린쿼터의 수혜를 비주류 영화에게도 골고루 분배할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스크린쿼터라는 울타리 속에서 비주류 영화와 주류 영화의 생존 게임만이 되풀이 될 것이다.
지난 몇 년간을 반성적으로 되돌아보아야 한다. 국민들은 지난 몇 년간 스크린쿼터에 대해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왔다. 그러나 스크린쿼터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는 데 변함이 없지만, 그 혜택을 결코 영화 산업의 이윤을 거머쥐고 있는 기득권층이 독식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변화에 대해 영화진흥위원들을 포함한 영화인들이 반성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지지는 등을 돌리고 말 것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영화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정책을 시급히 마련하라!
- 스크린쿼터의 혜택이 비주류 영화에도 골고루 적용되는 정책을 생산하라!
- 영화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억압하는 말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


2006. 2. 15
인권운동사랑방

2006/02/18 16:53 2006/02/18 16:53

그녀들

from SHOUT! 2006/02/10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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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글짓기 공부에 몰두하던 시절

한 선생님께서 '그녀'라는 말은 우리말이 아니라고 했다

여자든 남자든 '그'라고 부를 수 있고

'그녀'에 해당하는 우리말이 있었는데

'그녀'에 밀려 사라졌다고 했다

(정확한 소식통의 보완이 필요함!)

 

두번째 다큐를 기획하면서 여성음악인을 취재하고 싶었고

제목을 짓다가 '그녀들'이라는 말을 쓰긴 했는데

더 좋은 제목이 떠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제목이 아니라 자료다

 

아직 꼼꼼하게 찾아보질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자료 자체가 드문건지

한국여성음악인에 대한 책이나 기사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

아, 그 연재기사가 있었지!

 

요즘은 아주 게으른 독자가 되었지만

한때 날마다 들렀던 그 곳 '일다'에는 아래와 같은 기사가 있었다

 

관련기사: 한국여성음악인 재조명 1~10 (여성주의저널 일다 / 2004.3.1~5.9)

(링크가 안되네요...프리챌 자료실에 퍼다날랐던 기억이 나는데...)



내 두번째 영화는 그 기사에 빚을 지고 있다

'한국여성음악인'이라는 단어가 좀 부담스럽다면

'언니들'이라고 불러볼까

 

어린 시절부터 내가 흥얼거리던 많은 노래들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대부분 '언니들'의 노래였다

(한대수와 산울림과 아주 가끔 서태지와 초창기의 패닉과 불독맨션과...

 아직도 가끔 흥얼거리는 몇 몇 남자가수들의 노래도 좋지만)

김추자에서 박향미에 이르기까지

나는 언니들 노래가 좋다

그 언니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를 만든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중매체에서 그 언니들을 다루는 방식은 불쾌하다

스캔들, 아니면 외모

패션, 아니면 춤실력

섹시한가 아닌가, 아니면 노골적인 사생활 들추기

어쩌다 가끔 '개성적'이라는 말로 대충 넘겨버리는

언니들에 대한 시선과 평가는 인색하다

 

아직은 그저 '더듬더듬 흥얼거리는' 얼치기 팬의 수준이지만

언젠가는 제대로 그들의 실력과 삶과 꿈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향미에게서도 많이 배워야 하지만

싸토에게서도 배울 것이 많다

 

그 두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오래 좋은 친구로 남아있기를 바라고

특히 싸토가 노래하듯이 즐겁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건강해야해요!

 

 

 

 

 

2006/02/10 01:46 2006/02/10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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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연말, 당대비평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었다

영화제 관련 기사 몇 군데에서 제목을 언급한 것 외에는

<돌 속에 갇힌 말>에 관해 따로 기사화한 매체가 없었기에

반갑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나중에 문부식 선생이 직접 전화를 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하셨는데

영화에 대한 내 생각이 선명하지 않고 여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식은땀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테잎은...그냥 드렸으면 좋았을텐데...

왜 나는 그것을 굳이 돌려받았을꼬...

나중에 우편으로 다시 보내드려야겠다

 

 

당대비평 2005 신년특별호 <불안의 시대 고통의 한복판에서>

문부식, '다시 첫 차를 기다리며' 중에서

<돌 속에 갇힌 말>에 관한 부분만 발췌 (226~230p)

 



 

 

다시 첫 차를 기다리며

환멸(幻滅)역에서

 

 

 

(전략)

   최근 <돌 속에 갇힌 말>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실체보다 말에 끌리는 것은 나쁜 버릇이지만, 나는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농성 사건’이라는 사건의 이름보다 제목에 관심이 더 갔었다. 멀고 가까운 과거의 사건들이 온통 다시 개화하고, 이야기되지 못한 과거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작금의 시대 분위기에서, 여전히 돌 속에 갇히고 실어증에 걸린 것 처럼 발설하지 못하거나 이야기되지 못한 말이란 대체 무엇인가. 내 기억이 맞다면, 이미 ‘민주화 운동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에서 민주화 운동으로 판정한 한 사건에 대해 아직 절실하게 이야기되어야 할 무엇이 남았다는 것일까. 혹시 이것은 또 하나의 역사적 승자들에 대한 보고서인가. 아니면 패배와 상처의 눈물겨움을 호소하는 탄원서인가.

 

   <이제는 말할 수 있다>와 같은 TV 다큐멘터리 프로를 볼 때면, 나는 짖굳게도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이 선언은 아직도 말할 수 없고 말해지기 어려운 사건들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거나, 자칫하면 마치 이 시대 이 체제가 모든 역사적 사건의 사회적 실체와 정치적 의미가 드러나는 것을 다 허용하고 있는 것 같은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기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혐의를 갖곤 했다. 구로구청 사건도 지금까지 말해질 수 있는 수준에서 대략 알만큼은 알려진 사건 중 하나다.

 

   1987년 6월, 독재정권의 권력연장 음모에 항의하여 전국적인 항쟁이 전개되었고, 시민들의 대통령 직선제 요구를 수용한 노태우의 이른바 6.29선언이 나왔다. 그리고 12월 16일 대통령 선거, 노태우와 갈라진 양김의 대결. 군정종식에 대한 사회적 여망을 거역하기 위해 저질러진 조직적이고 노골적인 선거부정. 구로구청 사건은 선거 당일인 16일 서울의 변두리 한 구청에서 바로 이 선거 부정행위가 적발되면서 시작되었고, 18일 새벽 부정에 항의하기 위해 농성하던 사람들은 무자비한 공권력이 해산하고 1000명 이상을 연행하고 208명을 구속시킴으로 강제종결된 사건이다. 그렇다면 다큐멘터리는 우리에게 이 사건에 대해 무엇을 더 알아야 한다고 말하려는 것인가.

 

   “제2의 광주였다!”는 어느 참가자의 증언에서 느낄 수 있는 벌거벗은 폭력에 대해?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사망자들에 대해? 20년이 지나도록 개봉된 적이 없는 그 날 그 부정투표함에 대해? 부정선거를 고발하기 위해 투표함을 피흘리며 지키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제대로 평가받거나 보상받지 못한 역사가 빚진 사람들에 대해? 동시대의 예의없음에 대해? 아니면 진압의 기운을 먼저 알아차리고는 대학 초년생들과 노동자들과 시민들을 남겨두고 쥐들처럼 빠져나가서는 나중 자신들의 정치 이력서에 그 날의 사건들을 적어넣은 재야의 명망인사들에 대해?

 

   <돌 속에 갇힌 말>은 그런 사실들 너머로 더 나아간다. 고백하자면 나는 어떤 사건에서 당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나열하는 보고서들-그것이 문서이든 다큐멘터리이든-에는 별반 관심을 가지지 못한다. 나의 빈약한 암기능력때문이다. 덧붙이자면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무리없이 통합되어있는 가식된 현재와 현재의 질서를 위협하지 않는, 즉 ‘위험하지 않은 과거’에는 솔직히 관심이 없다. 인간의 고통과 기억은-그것이 설사 모순과 수치심으로 채워진 것이라고 할 지라도-역사의 시장에 나앉아 좌판에 나열된 채 자신들의 시선을 구걸토록 방치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며, 인간의 불행한 운명과 고통의 기억을 전유하여 자기정당화의 밑천으로 삼으려는 현세적 권력의 기도에 저항하기 위해 ‘기억하기의 고통’을 수행하지 않은 기록을 기억의 정본으로 삼을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역사철학테제』에서 벤야민이 말했던 ‘어떤 위험의 순간에 섬광처럼 스쳐지나가는 것과 같은 어떤 기억’들이 <돌 속에 갇힌 말>에는 틈새 속에 박혀있다. 기억의 혁신은 거의 언제나 틈새 속에서 일어난다.

 

   기록하는 자의 주관이 불필요한 해석의 흔적을 남겨놓기도 하는, 매끄럽지 못한 화면속에서 증언자들을 감싸고 있는 감정의 분위기는 패배의식이다. 물론 그것은 한 현직 정치인이-앞서 이 글에서 언급한 재주많은 신주류 정치인과 동일인물이다-그 사건을 ‘유쾌하지 않은 사건’이라 표현한 것과는 다른 결을 갖고 있는 패배감이다. 증언자들이 오늘까지도 알지 못하는 것은 그 날 그들이 사수하려했던 투표함의 행방만은 아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만든 감독은 당시 대학1학년 여학생으로 구로구청에 있었다. “대통령 직선제 쟁취, 전국적인 선거감시운동-나는 그것이 6월 항쟁의 성과인줄로만 알았다”는 화면속의 캡션은 본인의 진술이다. 대통령 직선제는 지배권력의 선거기획의 변경이 던져준 ‘떡고물’ 이자, 권력에의 참여와 ‘집권의 자유’를 요구하는 자유주의적 민주화를 주도해온 야당 지도자들과의 타협의 소산이다. 증언자들이 말하듯이 ‘인터넷도 《한겨레신문》도 없는 상황’에서 더구나 양김으로 분열된 현실에서 1987년 대선은 노태우가 이기게 되어있는 선거였다. 아니 다르게 표현하면 이 선거는 양김으로 대표되는 자유주의자들이 지기를 각오하고 분열된 선거였다. 그들이 권력참여의 기회를 자진포기하기에는 모처럼 복원된 직접 선거의 유혹은 너무 컸고, 보다 근원적으로 말하자면 참여 자체가 자유주의라는 그들이 지닌 신념의 결과였을 것이다.

 

    선거무효와 정권타도를 주장하며 구로구청에 당원들을 투입했던 그들은 개표 결과와 동시에 신속히 퇴각해버린다. 시청에서부터 행진해올테니 구로구청을 사수하라던 재야지도그룹과 시위행렬은 시청 앞에서 자진해산해버렸다. 그것은 1980년대의 변혁적 상상력이 6월 항쟁을 거치면서 직접선거의 쟁취라는 목표로 제한되고 스스로 함몰되어간 과정이 가져온 어쩔 수 없는 결과였는지 모른다. 구로구청의 남은 수천 명의 사람들은 그렇게 민주주의의 지도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고 간 투표함을 끌어안고 피흘렸던 것이다. 무자비한 폭력은, 언제나 그런 것 처럼, 정치적 묵계의 선을 눈치채지 못한 사람들의 머리를 내리친다. 야당지도자 중 한 사람에게 건네진 부정선거의 증거들은 설명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1987년 이후 오랫동안 대림역(구로구청역)에서 내리지 못했다. 내릴 수 없었다.” 다큐멘터리   <돌 속에 갇힌 말>은 그같은 진술로 시작된다. 나는 그 사람들 중 한 사람의 이름을 알고 있다. 양원태.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그의 이름을 어디에선가 무단으로 거론한 적이 있다. 구로구청의 옥상에서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되어 지금까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사는 그는, 자신의 고통의 시간들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짧게 대답한다. 기꺼이 받아들일 만큼 우리의 민주주의가 그런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표현이 용납될 수 있다면, 불구가 된 그의 신체는 오늘 우리가 경험하는 민주주의의 참담한 실체를 상징한다. 그는 현재의 시간과는 다른 시간이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결심함으로써 아직은 물신화의 영역안에 뭉뚱그려지지 않은 다른 정신세계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웅변한다. 이 시대 민주주의의 새로운 정치주체들로 부상한 자들이 ‘386’이라는 의미없는 숫자들의 조합으로 사물화해버린 1980년대의 시대경험과 기억들이 간절히 복원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도.  (후략)


2006/02/07 02:33 2006/02/07 02:33

예고편-2

from SHOUT! 2006/01/2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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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입곡: 우리는 사막을 건너가야 한다

 

           (박향미 작사, 이지은 작곡, 이승완 편곡)

 

2005. 12. 21  풍물패 더늠 연습실

        12. 29  인천 학산소극장(공연 첫 날)


SHOUT-노래하는그녀들 예고편2



마음이 조금씩 따뜻해지는 것을

화면의 색감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연습하는 동안 날마다 초조하고 피로했으나

무대 위에선 반짝이는 날개를 달았던 그들을

별다른 기술적 장치없이 나타낼 수 있을까

아직은 모르겠다

어설프지만 색과 속도를 테스트해보면서

예고편2를 올린다

모두가 예술하는 세상을 꿈꾸는 W

그들을 응원하는 내 마음이 조금은 묻어나기를 바라면서...

 

*21일날 아침에 잠시 올렸다가 수정해서 다시 올려요

 

2006/01/23 10:17 2006/01/23 10:17

12월 21일 리허설

from SHOUT! 2006/01/16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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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2. 21

 

인천 동암역 인근 '풍물패 더늠' 연습실에서

W가 리허설하는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연습실 입구를 올라가서

 

문을 빼꼼 열어보니

 

연수씨가 소품을 설치하고 있군요

 

향미는 자기가 맡은 멘트를 정리하느라 정신없고

 

푸른살이는 대본 외느라 바쁩니다

 


 금례씨는 인형극을 올릴 무대를 직접 만들고

 


연수씨도 대본연습을 합니다

 

불을 켰다가 껐다가

음악을 틀었다가 껐다가

다들 자기가 맡은 일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고

 

처음 전체를 맞춰보는 리허설의 막이 오르자

진지한 관객들 표정, 먼저 무대미술을 맡은 하연씨

 


 작품전시를 맡은 윤희씨

 


영화로 참여한 이란희 감독

 

인형극을 맡은 금례씨

 

연극을 맡은 연수씨


너무 긴장해서 대사를 까먹은 푸른살이는 웃고

 

고양이를 만난 소녀도 웃고

 

혜수는 얼른 케잌을 먹고 싶은데 빨리 안끝나서 삐지고

 

오랜만에 다같이 불현듯 송을 불러보고

 

신나게 춤도 췄습니다


이 날은 박향미의 생일이기도 했는데

란희씨의 딸 혜수가 그렇게나 바라던 케잌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장면은 나중에 예고편2를 통해서 보여드릴께요

 

2006/01/16 02:31 2006/01/16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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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언론 참세상의 칼럼에서 소개한 <돌 속에 갇힌 말>

 

'돌 속에 갇힌 말'을 풀어내는 사회변혁의 연금술사들

 공모적 비판과 좌파적 신세한탄에 맞서는 권력, 책임성, 희망의 정치를 
 
 
 너부리 neoburi@jinbo.net 
 
 여성 독립 다큐멘타리 감독 나루의 <돌 속에 갇힌 말> 디비디를 구해 다시 보았다.


나루 감독이 다시 기록하고 있는 87년 대선 구로구 투표함 부정사건에 점철된 국가권력의 폭력은, 거의 20년 전의 일이고 그 사이 정권이 네 번이나 바뀌었음에도, 전혀 낯설지가 않다. 그것은 87년이후 수년이 지나고 그때와는 다르지만 비슷하게 경험한, 폭력의 과거에 대한 내 흐릿한 기억때문이 아니다. 이 낯설지 않음은 오히려 최근의 살인적 국가권력의 폭력에, 이 폭력의 연속성에 직접적으로 기인한다.


우리는 이 소중한 한 편의 다큐멘타리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소위 '공화국'의 이름으로 '개혁'을 자칭함으로써 들어선 노무현정권 하에서 자행되고 있는 경찰, 사법 폭력을 통해서, 왜 이런 폭력의 역사를 잊지 않아야 하는지를 다시금 깨달아야 하는 상황에 있다.


지금 여기 우리는, 자기 자신의 입장과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정치행위가 되는 소위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폭력이 권력으로 인지되고, 생존을 위한 목소리는 '폭력'으로 매도되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두 농민의 죽음으로 한해를 마감하고 있다. 한 시위에서 두 농민의 죽음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도, 이에 비판의 형식을 띤 공모만 하고 있는 '우리'가 다시금 배우는 것이라고는, 저항, 생존권 투쟁있는 곳들에 권력은 바지런히 따라다님시롱 폭력을 휘두른다는 것일 뿐이다.


'우리' 모두가 공모자다. '우리'의 비판 역시 이런 공모의 일부다. '우리'의 '날선' 비판이 "나는 이에 대해 할 말을 했다"는 무력하고 무책임한 자위의식에 머무르고 '우리'의 온당한 '분노'가 (좌파적) 신세한탄에 머무른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의 비겁한 공모를 가리는 알리바이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날선 비판과 온당한 분노로 '무장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알리바이나 (자가발급) 면죄부가 아니라, 그 비판과 분노를 집단적인 책임역능으로 끊임없이, 무엇보다 끈질기게 발전시키는 것일 터이다.

 

<돌 속에 갇힌 말>은 87년 구로구 투표함 부정사건 농성장에 있었던 감독이 약 15년이 지난 후에서야 작업을 시작하여 몇 년간의 힘겨운 자료조사와 관련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이 사건을 다시 기록하고 있는 다큐멘타리이다. 감독에게 10년이 훌쩍 넘는 이 세월은 아마도, '사회정의 구현'을 위한 시민들의 몸부림과 국가폭력이 동시에 존재하는 역사적 사건이 감독 개인에게 남긴 상처와 트라우마를 용기있게 다시 대면하고 다른 시각들에서 성찰해 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었을 터이다. 관객인 우리에게 이 긴 시간은, '우리'의 비판과 분노가 (외관상 새로이 들어선) 지배집단의 입맛과 이해관계에 맞게 포용·억제되는 사이비 변혁의 역사적 시간이자, '우리'가 지향하는 변혁과 이를 위한 '우리'의 비판이 다름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의 정치적 무능력으로 노정된 시간이기도 하다. (부분적으로는,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혁명은 언제나 '장구한 혁명'이다.)


다시 말해, 나루 감독과 이 다큐멘타리 둘 다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대로, 비판과 분노가 책임성과 연결되지 않을 때 그것은 공모가 된다. 이것은 이 다큐멘터리 내내 시사되는 것이자, 하나만 예를 들어보자면, "눈은 올 때는 보기 좋지만 다음 날은 추적추적한 것이 됩니다"라는 식으로 역사를 보는 개혁 신데렐라들의 대변왕 유시민에 대한 나루 감독의 섬세한 비판 방식에서도 잘 드러난다.


폭력성과 일사불란한 조직성을 핵심으로 하는 '권력'과, 이에 대항하는, 흩어져 있는(scattered) 개인들의 (집단적) 투쟁, 그라고 그 과정이 남긴 죽음과 상처, 최악의 집단 불행으로서 망각. "폭력적" 시위문화 이데올로기의 여전한 강력함. 87년과 2005년 말은 불행하게도 너무나 다르지가 않다. <돌 속에 갇힌 말>이 공모와 침묵의 묘석을 외롭고 힘겹게 들어올림으로써 나온 목소리들을 여성의 시각에서 들려줌시롱 우리에게 촉구하는 바대로, 너무 빨리, 너무 확실히 잊혀져 가는 사건들, 그것을 점철한 국가/사법폭력, 그라고 (훗날) 아무도 모르게 된 이 폭력이 개인들의 삶에 남긴 깊은 상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죽음들은 끊임없이 다시 기억되어야 한다.


'우리'의 이러한 기억은 실제로 사회에 위협적이라서, '우리' 자신에게도 가해져 올 만한 위험부담을 스스로 감수하는, 그렇기 때문에 힘있고 정말 위협적인 비판이어야 한다.


'우리'의 비판은 권력, 책임성, 희망에 관한 것이자, 희망을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책임하에 사회적으로 건설하는 것과만 관련된다. 하여 <돌 속에 갇힌 말>이 실천하고 있는 대안적인 기억과 끊임없는 재기억의 제식으로 무장한 '우리'의 변혁 정치는, 핵심지배집단의 간택(pickup)을 은근슬쩍 욕망하면서 '개혁'을 영악하게 레토릭으로만 써먹음시롱 개혁과 변혁에 관한한 태업/파업만을 일삼는 열린당 및 소위 중도/개혁 우파 신데렐라들의 몸사리기와는 가장 거리가 멀고, 또한 '진보'를 표방하는 마초들의 위험감수 없는, 여성 및 소수자 억압적인 안전한 비판, 그리하여 무능력한 정치를 족친다.


하여, '우리'는 필요하다면 죽을힘을 다해서, 예컨대, '죽은' 조승수들을 더욱 해방적이고 새롭고 증강된 조승수들로 살려내며, 농민들과 강기갑들의 목소리를 널리 들리게 하여 넘의 생존권이라고 '태평한' 정치권과 시민 사회에 생산적 압력을 가하고, 여성과 소수자들의 입장에서 담론적 사회적 정치적 의제를 설정하고 주도하는 역능을 끊임없이 계발, 확장하며, 협상 속에서 양보 혹은 타협된 사안에 책임을 진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수십명의 심상정들과 노회찬들을 시장으로 지사로 의원으로, 대통령으로 맹글어내며, '우리'의 정치적 창조물들마저 '비리'의 덫에 빠지지 못하도록 행.페부린다.


그리하여 '돌 속에 갇힌 말'들을 풀어내는 사회변혁의 연금술사들인 '우리'는 보다 해방적이고 보다 희망가득한 미래의 딴세상을 지금 여기로 가져온다. 망각에 맞서는 반복 제의의 문화를 끊임없이 생성하자. 기억하되 책임지자. 여성들과 함께, 남성들과 함께, 행.페부리자.

2006/01/11 02:18 2006/01/11 02:18

<SHOUT>강화도

from SHOUT! 2006/01/0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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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미, 개미갬, 준하, 연수, 그리고 'W'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강화도에 다녀왔다

 


서울에서 김포를 지나 강화도 창후리 선착장에서 배를 탔다

준하는 처음에 뱃소리를 무서워하다가 갈매기를 보더니 웃었다


 

 

 

비석치기도 하고

(사실 어릴 때 이 놀이를 구경하기만 해서 규칙을 몰랐는데

  이날 배웠다, 이번에도 촬영하느라 구경만 했지만...)

 

 

 

얼음땡도 하고

(두 남정네가 어찌나 적극적으로 노는지

 거의 날아다녀서 상당히 흐릿하게 나왔음...)

 

 

 

 

강화도 교동의 초등학교에서 영양사로 일하는 분의 거처에서

저렇게 훌륭한 밥도 얻어먹었다

입을 앙 벌린 준하와 향미, 그들을 바라보는 개미갬

 

 


어슬렁 어슬렁 바닷가를 거닐다가

 

 

준하는 붕, 날아오르고


 

석화도 캐서 먹고

 

 

노을 앞에서 '2006년 맞이 달리기 퍼포먼스'도 해보고

 

사진이 잘 나왔나, 같이 들여다보는 개미갬과 연수,

그리고 가이아 홈페이지 만드신 분

 

 

 

드디어 해가 졌다

 

 

준하는 찌찌 먹고


어른들은...

 

설겆이 할 사람을 정하는 쪽지 게임도 하고

(마피아 게임, 이라고 아나? 난 첨 해봤다

 그 사진은 다음에...

 그리고 전 모씨가 새로 개발한 '인물 맞히기'게임도 재미있었는데

 왜 이런말을 하냐면...술만 마신 줄 알까봐서...)

술도 마시면서 밤늦도록 이야기 하다가

 

 

잠이 들었다

 

잠 못든 일행들은 새벽에 운동장에 나가 별을 보고 왔고

일찍 잠들었던 나머지 몇은 아침일찍 운동을 하고 왔다는데

나는 아침 9시가 넘도록 쿨쿨 잤다

 

 

개미갬과 준하가 포옹하는 동안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한 주인장이 뒤에서 웃고 있다

 

* * *

 

강화도에는 서너 번 가봤지만

이번처럼 편하게 놀고 잘 먹으면서 쉬다 오기는

처음이다

갈 때는 몇 시간 촬영만 하고 저녁에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일행들과 밥을 한 끼 먹고나서 그만 마음이 달라졌다

나는 사실 향미보다 준하에게 더 관심이 있는데

이 녀석이 처음에는 잘 웃지도 않고 몹시 새침을 떨더니

하루 하루 낯이 익어가자 하나 둘 재롱을 피우기 시작한다

지나가다가 살짝 미소를 짓기도 하고

까르르, 웃어대기도 하는데 너무 이쁘다


이 날 모인 분들은 인천에서 문화운동을 하고 있거나

상당히 오랫동안 궂은 일을 해온 정체불명(?)의 예술가이자 활동가들이다

개인적인 소망이나 욕망을 착착 접어놓고 숨가쁜 일에 뛰어들어서

한 해 한 해가 너무 분주했던 거 같고

그래서 올해부터는 한 달에 한번이라도 서울을 떠나

편하게 쉬다오자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내가 끼어들 자리가 아닌데 친구처럼 환대해주셔서 참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늘 첫만남에서 '배려'를 보여준다

궁금한 것이 있어도 급하게 묻지 않으며

성급한 질문을 던져도 신중한 표정으로 대답해주셔서

나를 부끄럽게 한다

이 분들도 마찬가지다

작품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삶을 위해서

이 분들과 가깝게 지내고 싶다

 

2006/01/09 16:11 2006/01/09 16:11

<SHOUT>공연 사진-1

from SHOUT! 2006/01/0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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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불현듯 공연사진

2005. 12. 29. 인천 학산소극장

 

'열아홉, 스물'이란 단편영화로 공연에 참여한 이란희 감독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혹시 아이들이 울거나 다른 관객에게 방해가 될만한 상황이 벌어지면

앞에 있는 출입문으로 잠시 나갔다 오셔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중

 



'열아홉, 스물'이란 영화는

가수 이상은을 좋아하고 가수를 꿈꾸는 한 여학생이 주인공이며

집안에서 벌어진 답답한 일들과 친구들과의 일상을 통해

그 시기 특유의 감수성을 드러낸 작품이다

 

 

*푸른살이의 동화구연 장면

어른을 위한 동화를 쓰고 직접 구연한 푸른살이는

'푸른살이의 꽁알꼴알'이라는 인터넷방송을 직접 제작, 진행했고

이번 공연에서는 나무와 목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배우 최금례의 인형극

철거지역에 사는 한 소녀와 까만고양이의 만남과 이별을 다룬 이야기

극중에서 하얀 괴물(?)과 고양이가 나타날 때 마다

객석에서 아이들이 금례씨의 대사와 소리를 흉내내며 즐거워했다

 

 

*배우 송연수의 연극 '변태'

고기집에서 음식 나르는 일을 하다가 퇴근한 엄마가

집에서 기다리던 아이(혹은 분신?)와 대화를 나누거나

남편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극이 이어진다

대사가 진행되면서 한숨과 짜증, 분노의 감정곡선을 따라

관객들의 마음도 같이 움직였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다들 제대로 숨을 쉬지 못했다

 

*각기 다른 출연자들의 공연을 이어주고 마지막에 등장해 노래를 부르는

 '바람의 소리'라는 캐릭터를 맡았던 가수 박향미

 공연 직전 일주일동안 감기를 앓아서 노래를 하기에는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곰털(?)같은 의상과 피리소리가 흥미로왔고 노래도 물론 좋았다

 

 

*공연을 마무리하면서 모든 출연자들이 무대에 올라와 인사를 하고

  같이 '불현듯 송'을 불렀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곡인 이 노래는 가사가 몹시 의미심장하고 재미있다

  관객들은 두 시간의 힘든 여정을 따라오다가 이 대목에서 우루루 일어나

  박수를 치면서 즐거워했다

 


 
2006/01/07 10:16 2006/01/0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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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 다른팀 연구제동…황교수 업보?
 

[세계일보 2006-01-05 03:06] 
 

  
 
지금부터 7년여 전인 1998년 12월, 인간 체세포 복제로 4세포기까지 배양했다는 경희대 의대 연구팀의 발표로 국내외 과학계는 발칵 뒤집혔다. 그러나 대한의학회는 황우석 교수와 문신용 서울대 의대 교수를 포함한 4명의 실사팀을 파견했고, 이들은 ‘기술 홍보용’이란 지적과 함께 실험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더구나 대한의사협회가 윤리문제마저 제기하면서 이 연구팀은 추가 실험을 포기해야 했다.

 

4일 과학계에 따르면 줄기세포 논란과 관련, 서울대 특별조사위원회의 최종 결과발표를 수일 앞두고 일종의 해프닝으로 막을 내린 7년 전 논란이 또다시 회자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실사팀에 참여했던 황 교수가 지금은 자신의 연구 성과를 검증받는 상황을 ‘부메랑’에 빗대기도 한다.

경희대 의대 이보연 교수(산부인과)는 “실험은 2명에게서 난자 6개를 얻어 체세포 복제를 수행, 이 중 1개 배아가 4세포기까지 진행됐다”며 “(난자) 제공자로부터 잉여난자를 연구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승낙서도 받았고, 8세포기까지도 가능했겠지만 윤리논란을 감안해 중단했다”고 기억했다.

 

같은 대학 김승보 교수(산부인과)는 “당시 실사팀이 무슨 목적으로, 또 무슨 근거로 실사를 했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때는 물론이고, 현재 황 교수와 문 교수, 노성일 이사장이 갈라선 것도 줄기세포 연구 주도권 다툼 탓이 아니냐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의대 연구팀의 시도는 비록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배아복제 연구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의사협회가 ‘질병 예방과 치료, 건강증진 등 인류의 복지향상을 위한 생명복제 연구는 허용하되, 인간복제나 수정 또는 체세포 이식 이후 14일이 지난 인간배아 연구는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생명복제연구지침을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황 교수를 포함한 생명과학자들에게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공개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황 교수는 경희대 실사 직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복제는 좋은 기술이지만 인간에 적용되면 인간의 존엄성, 개체의 독특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어 사회적인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그의 행보는 이 발언과 자못 대조적이다.

 

고작 20개월 후인 2000년 8월 황 교수는 “인간 배아 줄기세포 직전까지 이르는 체세포 복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고, 2004년과 2005년 잇따른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리고 2006년 현재 그는 논문 조작과 난자 윤리, 나아가 줄기세포 진위까지 의심받으며 학자로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segye.com

 

 

2006/01/06 01:50 2006/01/06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