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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인권영화제 5월말 개최 
굿데이 2005.4.6
 
인권운동사랑방(www.sarangbang.or.kr)이 주최하는 제9회 인권영화제가 5월 20-26일 서울 낙원동의 서울아트시네마(구 허리우드 극장)에서 열린다.

'어린이ㆍ청소년의 인권'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는 모두 53편의 작품 중 선택된 11편의 작품이 국내 프로그램으로 상영되며 20여 편의 해외 작품들도 상영된다.

국내 프로그램으로는 87년 대선 당시 구로구청에서 발생했던 부정선거를 다룬 '돌 속에 갇힌 말'(나루), 김훈 중위 의문사 사건을 다룬 '진실의 문'(김희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을 그린 '유언'(박세연) 등이 선보이며 해외 작품으로는 소비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은 'Surplus'(에릭 간디니), 미국 미디어 그룹 폭스사의 우파적 성향을 분석한 'Outfoxed: Rupe Murdoch's war on journalism'(로버트 그린월드) 등이 선보인다.

또 청소년 레즈비언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영상집단 움, 끼리끼리)와 세계화가 제3세계 아동에게 끼치고 있는 영향력을 탐구하는 뮤직비디오(감독 이미영) 등이 사전제작지원작으로 상영되며 인권 문제들을 취재한 영상 활동가들의 영상물이 '비디오로 행동하라!' 섹션에서 상영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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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제 20일 개막 ‘인권의 사각에도 빛을’  
[경향신문   2005-05-04 20:22:44]
 
 
오는 5월 20일부터 26일까지 9회 인권영화제가 서울 종로 낙원동의 서울아트시네마(구 허리우드 극장)에서 ‘어린이, 청소년의 인권 ' 을 주제로 열린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어린이·청소년의 인권 ', ‘국내 프로그램 ', ‘해외 프로그램 ', ‘비디오로 행동하라 ' 등 네 가지 섹션 아래 총 32편에 이르는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개막작으로는 신자유주의 질서에 저항하는 두 만담가의 행보를 쫓은 영화 ‘예스맨’ 이 결정됐다. WTO를 패러디한 웹사이트를 만든 것을 계기로 WTO 관계자인 것으로 오인되어, 신자유주의를 움직이는 무역 질서를 조롱하는 그들의 퍼포먼스가 웃음을 유발한다.

 

‘어린이·청소년의 인권’섹션에는 ‘먼지, 사북을 묻다’로 인권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미영 감독이 네팔 현지에서 제작한 ‘사레가마 송’이 눈에 띈다. 짧은 뮤직비디오를 통해 카트만투 근교의 농촌 지역, 바네빠 아이들이 처한 고된 노동과, 카스트 차별을 노래로 풀어낸 작품. 여성영상집단 ‘움’이 제작한 ‘이반검열’ 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폭력과 피해를 당한 청소녀들의 증언을 통해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청소녀 동성애자 인권침해 실태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이다. 또한 사립학교의 파행적 운영과 부당한 인권 침해를 맞서 자발적 행동을 조직하는 청소녀들의 건강한 움직임을 담은 ‘학교이야기’, 파키스탄의 어린이 노동과 착취를 고발하며 이를 국제적으로 알려내는 운동에 앞장섰던 소녀 이크발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추적한 ‘한 노예 소년의 죽음’ 등도 상영된다.

 

국내 작품으로는 87년 대선 당시 구로구청에서 발생했던 부정선거, 폭력 시위 진압 등의 사건을 파헤친 ‘돌 속에 갇힌 말’(나루), 김훈 중위 의문사 사건을 다룬 ‘진실의 문 '(김희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을 그린 ‘유언 '(박세연) 등이 선보인다.

해외 작품으로는 소비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은 ‘잉여사회’(에릭 간디니), 동북아 패권주의적 재건축을 꿈꾸는 일본의 야심을 고발하는 ‘일본평화헌법’, 미국 미디어 그룹 폭스사의 우파적 성향을 분석한 ‘안티폭스:루퍼트 머독의 미디어 전쟁 '(로버트 그린월드) 등이 주목할 만하다.

올해 인권영화제는 청각 장애인들의 접근권 향상을 위해서 감독과의 대화 자리 등에 수화 통역이 이루어지고 대다수의 국내작품에는 한글 자막이 깔려있다. 또 일부 영화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한국어 화면해설과 대사가 더빙되어 제공된다.

〈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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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청소년 인권을 묻다 
제9회 인권영화제 들여다보기

 

시민의신문 / 최문주 기자  
 
   '사레가마 송' …카스트차별 뮤직비디오
  '이반검열' …청소년동성애자 인권침해 고발
  '예스맨' …WTO 무역질서 조롱하는 만담꾼
  
  5월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달이다. 그러나 이들의 인권을 우리 사회는 얼마나 염두하고 있을까. 입시교육으로 억눌린 학교교육 현실 뿐 아니다. 두발 등 외모의 문제부터, 청소년 노동현장, 성소수자로서의 청소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청소년들이 자발적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이들의 요구는 봇물 터지는 듯하다.
  
  청소년들의 자발적 집회를 ‘무산시켜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주류세계 어른들이 있어서인지, 이들의 인권에 더욱 주목하게 되는 5월이다. 인권운동사랑방이 주최하는 제9회 인권영화제의 주제는 바로 ‘어린이, 청소년의 인권’이다. 
   
     △제9회 인권영화제 포스터 ⓒ제9회 인권영화제
 

 인권영화제가 20일부터 26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구 허리우드 극장)에서 열린다. 영화제는 사회 다양한 영역에서 행해지는 어린이, 청소년 인권유린의 실태에 문제를 제기하고 청소년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행동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들이 선보인다.
  
  인권영화제 사전제작지원작으로 네팔 어린이들의 차별받는 일상을 담은 ‘사레가마 송’은 ‘먼지, 사북을 묻다’로 인권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미영 감독이 네팔 현지에서 제작한 영화다. 카트만두 근교의 농촌 지역 바네빠(Banepa) 아이들이 처한 고된 노동, 카스트 차별을 뮤직비디오 형식에 담아 보여주는 영화는, 10년간의 내전과 왕정쿠데타 등으로 혼란스런 네팔의 정치 경제 상황 속에서 아동들의 이주노동과 인권침해 현실은 어느 때 보다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여성영상집단 ‘움’이 제작한 ‘이반검열’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폭력과 피해를 당한 여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성 동성애자 인권침해 실태를 고발한다. 성정체성을 고민하거나 또는 학교에서 동성애자인 것이 노출된 이들은 정학이나 퇴학을 당하거나 머리가 짧거나 스킨십 강도에 따라 벌점을 매겨 행동을 규제당하는 등 학교 내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또 사립학교의 파행적 운영과 부당한 인권침해에 맞서 자발적 행동을 조직하는 여학생들의 움직임을 담은 ‘학교이야기’, 어린이들이 제작에 참여해 스스로 가족 안에서 어린이들이 인권침해를 당할 때 느끼게 되는 감정들을 엄마와 어린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생생하게 담은 ‘우리사이’, 파키스탄 어린이 노동과 착취를 고발하며 이를 국제적으로 알려내는 운동에 앞장섰던 소년 이크발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추적한 ‘한 노예 소년의 죽음’ 등도 상영된다. 어린이 청소년의 인권을 말하는 애니메이션 모음에선 콜롬비아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3D 애니메이션을 결합해 어린이들의 기억을 독특하게 표현한 ‘작은 목소리’ 등도 눈길을 끈다. 
      
  21일 오후 3시에는 ‘청소년 인권운동, 미래를 본다’라는 주제로 두발자유화운동, 학생회법제화운동, 학교 내 종교의 자유를 위한 청소년들의 운동을 중심으로 토론회도 개최된다.
  
  이 밖에도 영화제에는 다양한 국내외 작품들이 선보인다. 개막작 ‘예스맨’은 WTO를 패러디한 웹사이트를 만든 것을 계기로 WTO 관계자인 것으로 오인되어 세계 각지에서 열린 주요 경제회의에 초청받게 된 신자유주의 질서에 저항하는 두 만담가의 행보를 쫓으며 신자유주의를 움직이는 무역질서를 조롱하는 이들의 퍼포먼스를 담고 있다.
  
  원폭 피해자들이 당한 고통을 오늘의 시점에서 재현하는 ‘원자폭탄’, 동북아 패권주의적 재건축을 꿈꾸는 일본의 야욕을 고발하는 ‘일본 평화헌법’ 등은 일본을 배경으로 역사적 과오를 되돌아보고 현재에 반성을 촉구하는 영화들이다.
  
  ‘라이베리아’는 미국의 속국으로 출발한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벌어진 끔찍한 내전의 실상을 그린다. 거대 미디어 기업주 루퍼트 머독을 희화한 영화 ‘안티폭스: 루퍼트 미디어 전쟁’은 폭스사의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분석과 폭스사에서 일했던 인물들의 증언을 토대로 주류 미디어 질서의 메카니즘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87년 구로구청에서 발생했던 부정선거, 폭력 시위 진압을 파헤치는 ‘돌 속에 갇힌 말’, 98년 발생한 고 김훈 중위의 군의문사 사건과 진상규명 과정을 보여주는 ‘진실의 문’, 현대 중공업 사내 하청 노동자였던 고 박수일씨의 죽음 이후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을 그린 ‘유언’ 등 우리 역사 속에서도 아직 청산되지 못한 과거가 남긴 상흔의 고통을 드러내고 재평가한다.
  
  여성회원의 참정권 배제 등 여성에 대한 차별을 조직운영 논리로 내세우고 있는 서울YMCA와 이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여성 회원들의 투쟁을 다룬 ‘슬로브핫의 딸들’, 파병반대를 내걸고 병역거부를 선언했던 강철민 이병과 그와 연대했던 평화운동가들의 활동을 그린 ‘708호 이등병의 편지’ 등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이주노동자, 국가보안법, 비정규직 등 첨예한 인권문제를 앞두고 영상미디어 활동가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영상물을 제작했고, 이 영화들이 이번 영화제에 상영된다. ‘비디오로 행동하라’ 섹션 토론회가 열려 인권 현안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영상미디어활동가들의 각 팀들의 사례들을 소개하고 의견을 교류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인권영화제는 ‘인권의식 확산’을 모토로 1회부터 지금까지 ‘입장료 없는’ 무료영화 관람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후원자들의 자발적 푼돈이 더 없이 소중하다고 한다. 또 대부분의 한국 작품에 한글 자막을 깔고, 몇몇 영화에 화면해설과 대사 더빙이나 음향수신기 등을 통해 장애인들의 영화제 참여를 배려하고 있다.
 

2005년05월21일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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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5.27. 필름2.0  

지금 다시 영화를 묻는다 
열 살 인디포럼의 포부

 
2005.05.27 / 김영 기자 
 
힘든 10년이었다. 가난한 10년이었다. 그래도 10년이다. 독립영화의 축제 인디포럼이 어느새 10주년을 맞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세월과 경험은 그저 숫자만이 아니다.

“내가 만든 영화를 내가 만든 영화제에서!” 처음의 뜻은 소박했다. 1996년 봄, 몇몇 독립영화 감독들이 뜻을 모았다. 지금이야 그나마 단편영화를 보고 보일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났지만, 당시엔 삼성에서 주관하던 서울단편영화제가 처음이자 유일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선택받은 작품들은 대부분 주류 충무로로 이어질 만한 가능성을 보인 신인들의 것. 그때 영화를 고민한 이들이 있었고, 그들이 고민의 장을 직접 마련했다. 순수 독립영화 축제를 내세운 인디포럼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리고 10년, 처음보다 규모도 훌쩍 커졌다. 그만큼 말도 탈도 많았다. 독립영화의 역사가 그러했듯 굴곡과 다사다난을 거치며 인디포럼은 일면 성장했고 일면 좌절했다. 이제는 돌아볼 때가 됐다.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 동안 영화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오는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열리는 인디포럼은 처음만큼 고민이 많다.

 

재미는 없어도 그 이상이 있다

 

솔직히 말하자. 인디포럼의 영화들은 재미있지 않다. 적어도 익숙한 재미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익숙한 영화의 관습과 형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디포럼이 고른 작품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손 내밀기엔 어려운 것들이 여럿이다. 더구나 지난 2002년부터는 그해의 독립영화를 총망라하겠다는 초기의 뜻을 접고 독립영화의 지향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 상영작을 줄이고 실험성을 늘렸다. 전통적인 의미의 완성도에 충실한 영화보다는 새롭고 도전적인 영화들을 전면 배치했고, 영화의 존재 자체를 고민하는 장을 만들었다. 그 결과가 모두 성공적이었던 건 아니다. 뜻조차 판별하기 어려운 2003년의 슬로건 ‘산점: 미학선언1 - 의미의 비종속성’, 2004년 ‘보지만 보이지 않고, 보이나 믿을 수 없는’에서 암시되듯, 인디포럼의 야심은 때론 지나친 비타협성으로 오히려 관객과의 소통 불능을 가져오기도 했다.

 

김노경 프로그래머는 “그동안 인디포럼이 뾰족한 태도를 보여온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인디포럼의 시도와 패착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을 배타성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경계한다. “산업으로서의 영화만이 점점 확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디포럼이 본래 영화가 갖고 있는 더 넓은 지평을 들여다보고 영화의 존재와 의미를 고민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영화의 의미는 점점 축소되고 있기에 그 외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시도는 점점 더 과격하게 비친다. 인디포럼이 그 시도를 해야 한다는 뜻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최근의 영화들은 너무 재미있어졌다. 단편영화도, 독립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미쟝센단편영화제, 아시아나단편영화제 등 새로운 단편 영화제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이야기의 재미와 기술적 완성도, 장르적 관습을 갖춘 단편들은 그곳으로 많은 부분 흡수됐다. 충무로 진출을 위한 포석이나 포트폴리오로서의 단편영화만이 양산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그 자체도 영화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필요한 것일지 모른다. 인디포럼은 그들의 몫을 부정하진 않는다. 오히려 그같은 작품들을 위한 장이 마련됐으므로 인디포럼의 역할이 더 또렷해졌음을 인정하고 고민하게 됐다. 재미있는 영화의 기준은 뚜렷하지만 그 외의 훨씬 넓은 영역에 걸쳐 있는 영화의 의미는 희미하다. 인디포럼이 끌어안고자 하는 것은 이 소외되어 있는 ‘영화’ 그 자체의 몫이다. 거기에 새로운 재미가 있다.

 

향수는 없어도 미래가 있다

 

10주년을 기념하며 마련한 특별 프로그램 ‘다시 보는 인디포럼’전은 그래서 과거에 대한 아련한 향수 따위에 집착하지 않는다. 관객들의 인터넷 투표로 선정된 ‘관객 선택’ 부문을 통해 그간 독립 영화계에서 이름을 날린 유명한 단편들의 전설을 되살리는 한편, ‘새로운 풍경’ 부문에선 10년 동안 인디포럼에서 상영됐던 수많은 작품들 중 인디포럼의, 그리고 독립영화의 10년 역사를 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된 작품들을 다시 골랐다. 인디포럼에서는 상영된 적 없으나 독립영화를 말할 때 지나칠 수 없는 영화를 위해 ‘아웃 오브 인디포럼’ 섹션을 새로이 마련했다. 시간을 통해 검증되면서 독립영화의 정체성을 이뤄온 이 작품들은 올해 인디포럼에서 일단 독립 영화계의 수작들이 모인 잔칫상이다.

 

또 다른 올해의 야심은 해외 특별전에서도 드러난다. 노장과 신예가 함께 배치됐다. 미국 언더그라운드 영화의 전설로 불리는 조나스 매커스, 아시아 실험 영화계의 젊은 감독 시호 카노 특별전은 그야말로 인디포럼이 아니고선 접하기 힘든 기회다. 거장의 역사에 대한 경의와 동시대 신예의 접점을 찾는 이번 해외 특별전은 영화 보기의 의미를 확장할 수 있는 드문 체험이다. 시호 카노는 직접 인디포럼을 찾아 관객과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그리고 새로운 올해가 있다. 471편의 출품작 중 고르고 골라 확정된 29편은 어느 걸작보다도 인디포럼의 고민이 더 많이, 더 뜨겁게 투영된 작품들이다. 가장 많이 당황하고 가장 많이 웃고 가장 즐길 수 있는 영화들이기도 하다. 개막작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와 폐막작 <해성 프로젝트><이렇게 계속할 수는 없어요>는 영화 자체를 묻는다는 점에서 올해 인디포럼의 기치를 또렷이 대변하는 작품이다. 내러티브의 형식을 걷어내고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장난스럽게 우리가 믿고 있는 영화란 무엇인지 새삼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안정된 이야기 구조 속에서 실험하는 극영화들, 이야기 구조 자체를 아예 내던진 보다 적극적인 실험 영화들, 매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헤집고 있는 애니메이션, 객관성의 신화를 벗어던진 자유로운 다큐멘터리 등이 ‘2005 독립영화’에 포함돼 있다.

 

떠들썩하게 축하해도 아쉬울 10주년, 인디포럼은 다시 존폐 자체를 고민하며 이 자리에 섰다. 지난해 인디포럼 유료 관객은 6천여 명, 단관에서 조촐하게 운영되는 독립 영화제로서는 적지 않은 성과였으니 비단 재정적 고민 때문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영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논의들이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는 지금, 독립영화를 묻는 것이 새삼스런 지금, 너무나 진지하게 그 고민을 계속하는 인디포럼은 10년을 맞아 더 깊고 힘겹다. 그들이 10년을 걸어오는 사이, 한국 독립영화의 역사가 쌓였다. 한국영화의 지형도가 바뀌었고 영화를 대하는 인식도 달라졌다. 칸과 베니스에서 무슨무슨 황금상을 수상하는 영화들이 생겨나는 동안, 그 저변에서도 많은 일이 일어났다. 그 역사가 여기에 있다.


개막작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박홍렬, 황다은 | 2005 | 37분 | 컬러/흑백 | 다큐멘터리

처음엔 선거 영상물처럼 보인다. 그 다음엔 선거를 기록한 다큐멘터리처럼 보인다. 감독의 오랜 친구는 2004년 4월 열렸던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마포 갑 사회당 후보로 출마한다. 어느 때보다도 많은 관심 속에서 진행됐던 선거, 그러나 영화는 그 때의 열기나 선정성을 담는 데는 관심이 없다. 영화는 선거에 출마한 친구의 뒤를 따르면서 시작하지만, 점점 영화를 통해 같은 꿈을 꾸는 카메라 뒤의 이에게 향한다. 처절할 정도로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밝은 표정을 잃지 않는 친구는 카메라 앞에서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거리 유세에 나서기도 하며, 때론 시위장에서 경찰들과 부딪히기도 한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감독은 열악한 촬영 상황 속에서도 카메라를 놓지 않으며 영화의 안과 밖에서 스스로를 드러낸다. 그들의 모습이 때로는 그대로, 때로는 각색되어 등장한다. 픽션과 논픽션이, 실제 색깔과 왜곡된 색깔이 뒤섞여 보여진다. 선거는 끝났지만 꿈은 끝나지 않았다. 영화는 끝났지만 질문은 끝나지 않았다. 중간중간 삽입되는 선언적 제목이 알려주듯,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는 이런 과정을 통해 영화가, 다큐멘터리가 무엇인지 묻는다. 몹시도 근원적인 물음이지만 그 형식은 고루하지 않다.

 

폐막작

<이렇게는 계속할 수 없어요>
윤성호 | 2004 | 21분 40초 | 컬러 | 극영화

정리된 줄거리는 이렇다. "부산에서 내려온 장훈은 감정이 남아 있지만 준아에겐 배터리가 없고, 회사원 곽기현 씨는 성조기를 흔들지만 미 대사관은 말이 없으며, 아트시네마는 잠시 문을 닫지만 소라와 한받의 신념은 시작된다." 이 산만한 줄거리 사이로 수많은 노래와 인용과 영화가 흐른다. 어쩌면 이것은 개인적인 연애의 기록이다. 어쩌면 예술과 사회에 대한 거창한 선언이다. 일군의 발랄한 영화들을 통해 독립 영화계에서 이름을 알려온 윤성호 감독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이렇게 계속한다. 같이 있는 남녀, 헤어진 남녀, 스쳐가는 남녀와 만나는 남녀 등 다양한 남자와 여자들이 등장해 목청껏 노래하고 다시 사라진다. 즐겁다, 웃기다, 유쾌하다. 매 장면마다 기대를 배신하는데도 낯설기보단 친근하다.

<해성 프로젝트>
김계중 | 2005 | 18분 | 실험/극영화

참으로 진중하다. 제한된 공간, 제한된 시간, 제한된 인물들을 모아 스스로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참으로 고전적이다. 이야기의 중심엔 해성이 있다. 그는 배우가 되기를 꿈꾸고, 자신의 삶을 모델 삼아 제 손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그것을 연기한다. 그가 쓰고, 읽고, 연기하는 과정이 1인극 무대 같은 낯선 공간을 배경으로 고스란히 담긴다.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해성이 물러나면 감독이 등장한다. 인터뷰 형식으로 구술하면서 감독은 친절히 영화를 해설하고 이 영화가 어떻게 준비되어 왔는지,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 창작자의 입장에서 해설한다. 이 독백을 통해 관객은 장식을 걸치지 않는 영화의 뼈대를 마주하게 된다. 자기 반영으로서의 예술, 이만큼 꼭 맞는 작품도 없다.


2005 독립영화

<가리베가스 Garivegas>
김선민 | 2005 | 19분 | 극영화

가리봉동과 라스베이거스. 이렇게 대조적인 조합도 없다. 그러나 과도하게 물질화됐다는 점, 헛된 꿈을 좇는다는 점에선 지구 반대편의 두 공간도 서로 마찬가지다. 여자, 선화는 가리봉동 쪽방에서 살았다. 한때는 이른바 한국 근대 산업화의 메카였고 여성 노동자들의 터전이었던 그곳은, 이제 외국인 노동자가 꿈을 꾸며 모여드는 새로운 '디지털 벨리'로 변화하고 있다. 몸담았던 회사가 이전하면서 선화도 가리봉동을 떠나야 한다. 이사를 준비하며 아끼던 낡은 장롱이 부서졌을 땐 속이 상했지만 새로 이사올 이를 위해 청소하고 메모를 남길 땐 한편으로 아련하다. 선화가 겪었던 많은 시간들, 가리봉동에서 보낸 애환과 추억들, 가진 것 없었지만 서로 나눴던 마음들,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이 떠나면서 그 풍경도 멀리 사라진다. 핸드헬드로 촬영된 화면이 흔들리는 마음, 흔들리는 시대를 대변한다.

<실종자(들)>
민제휘 | 2005 | 38분 | 극영화

어느 날 어머니가 사라졌다. 아무런 말도 없이, 아무런 흔적도 없이. 어머니를 찾기 위해 청년 제휘는 실종자들과 관련된 동영상을 만드는 방송국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방송을 위해 영상을 조작하고 연출해야 하는 상황에도 처하지만, 진실을 찾고자 하는 마음을 저버릴 순 없다. 어머니를 찾는 과정에서 그는 어머니가 이무기와 싸우는 조직의 일원이었음을 알게 된다. 난데없이 이무기라, 이만하면 영화가 선보일 풍자와 판타지가 짐작되지 않으시는지. 민제휘 감독에 따르면 <실종자(들)>은 "이무기와 싸우는 사람들이 생각하듯 희망은 존재한다고 말하는 영화"다. 대구 지하철 참사 사건을 겪으며, 누구에게 분노해야 할지 모르는 채로 실종자들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감독은 단편영화로선 막강한 제작비 1천8백만 원을 투입해 이 원대한 영화를 완성했다.

<풀장속의 원숭이들>
노재승 | 2005 | 40분 | 극영화

줄거리만 봐도 흥미진진하다. 신인 야구선수 원승의. 이름답게 그는 원숭이였다. 야구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잘나가고 있는 그에게 어느 날 동물원 조련사가 찾아온다. 그가 들고온 소식은 어머니 원숭이의 죽음. 그 과정에서 애인 인간숙은 원승의가 원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임신 중인 아이 또한 원숭이임을 깨닫고 고뇌에 빠져 결별을 선언한다. 그 때 원승의 앞에 나타난 새로운 여자, 얼굴에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새겨진 추금자다. 이야기는 여기서 더 나아간다. 도대체 끝을 알 수 없이 활개치며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서 불쌍한 원숭이, 우리들의 얘기도 함께한다. "내 눈에는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죄 많은 원숭이로 보인다"는 감독의 설명처럼, 당신도 우리도 원승의의 운명을 외면할 수 없다.

 

<돌 속에 갇힌 말-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농성사건>
나루 | 2004 | 70분 | 다큐멘터리

문민정부가 왔다며 떠든 지도 이미 옛날. 군사 독재의 기억을 들추는 것이 새삼스런 일로 여겨지는 지금, 용감히 칼을 빼든 영화가 있다. 1987년 12월 16일,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잊었지만 그날은 6월항쟁 이후 마침내 직선제가 실시된 대통령 선거날이었다. 그날 오전 서울 구로 을 투표소에선 의문의 트럭 한 대가 의문의 투표함을 옮겨놓는다. 선거관리위원의 동행 없이, 봉인도 되지 않은 채 옮겨지고 있던 이상한 투표함. 노태우 후보의 당선을 위한 부정선거 혐의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던 그 때, 구로구민들은 한자리에 모여 사흘 밤낮으로 농성을 벌였다. 영화는 그러나 결국 좌절되고 말았던 그때 그 날에 대한 기록이다.

(후략)

 

http://www.film2.co.kr/feature/feature_final.asp?mkey=2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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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언론 참세상

 

모두, 그러나 이 영화는 꼭 보자  

'가리베가스', '채무자', '된장'... 인디포럼 추천작 8편  
   
 조수빈 기자 bination@jinbo.net  
 
  가리베가스
 2005인디포럼
가리베가스는 김선민감독의 영화다. 이미 주목을 받은 화제작으로 제6회 서울여성영화제 아시아단편경선과 2005전주국제영화제,2005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본선, 2005스까가와국제단편영화제 등 화려한 출품 경력이 있다.극적인 완성도와 치밀한 짜임새가 돋보이고 구로공단 가리봉동의 공간을 가장 잘 포착한 영화라는 평을 받았다. 또한 이는 가리봉 노동자의 현재 모습과 흡사하다. 착취되고 주변화 되는 모습을 담담히 소개하는 네러티브(사건줄거리)상의 영화다.


영화의 실제주인공을 카메라가 이방인, 관광객의 시각에서가 아닌 가리봉 공간의 실제 인물의 시각으로 담아냈다. 70, 80년대 산업화의 메카 구로. 가리봉 시장은 노동자의 공간이었다. 지금 가리봉 시장은 차이나타운으로 변해있고, 고공 크레인은 괴물과도 같이 그곳을 내려다보고 있다. 가리봉 쪽방에서 살던 선화는 회사 이전으로 가리봉을 떠나야 한다. 이사짐을 옮기면서 선화의 소중한 장롱이 부서진다. 우리 주변의 많은 선화들이 사라져간다.
상영일시는 30일(월) 12:30, 6월 6일(월) 2:00이며 풀장 속의 원숭이들, 채무자와 ‘독립영화3’파트로 총 82분 상영된다.


 풀장 속의 원숭이들
 2005인디포럼
풀장속의 원숭이들은 노재승감독의 영화다. 한마디로 모호한 영화다. 3가지 에피소드의 각기 다른 주인공이 다 연결되면서 복잡하게 얽혀 영화시간 40분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 기존의 옴니버스 영화의 드라마적, 극적 재미가 아닌 모순된 얘기, 비현실, 초현실적인 모습을 풍기는 영화다. 원숭이의 애기를 밴 여자, 원숭이 엄마를 둔 남자, 이는 안타깝고 좌절 어린 인간의 모습을 또한 어쩔 수 없는 둘레에 갇힌 원죄적 인간의 모습을 세련되게 묘사하고 있다.


촉망받는 신인 야구선수 원승의. 그는 원숭이다. 어느 날 그에게 동물원의 조련사가 찾아와 어머니의 부고를 알린다. 원숭이의 아이를 가진 인간 숙은 자신의 배속에 짐승의 아이가 자라고 있음을 깨닫고는 괴로워한다. 그녀에게 버림받은 원승의 앞에 흉측한 상처를 얼굴에 지닌 밤무대 여가수 추금자가 나타나고 그 둘은 감나무 아래에서 이상한 교감을 느낀다.
상영일시와 상영시간은 가리베가스의 내용을 참조


  채무자
 2005인디포럼
채무자는 우원석감독의 영화다.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부문, 제2회 아시아나국제영화제 국제단편경쟁, 2004레스페스트디지털영화제, 2005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부문, 제2회 아시아나국제영화제 국제단편경쟁부문에 출품작이다. 완성도가 상당한 흑백영화로 촬영도 연출력도 배우의 연기도 돋보이는 작품이다. 반전과 같은 극적인 그리고 드라마틱한 내용을 담담하고 세련되게 잘 그려내고 있다.


갚을 수 없는 빚 때문에 신체포기각서를 쓰고 파국의 국면에 처한 어느 채무자가 있다. 구석에 몰린 그는 자기 자신의 존재를 지움으로써 위기를 벗어나고자 한다.
상영일시와 상영시간은 가리베가스의 내용을 참조


 돌속에 갇힌 말
 2005인디포럼
돌 속에 갇힌 말은 나루감독의 영화이다. 2004인디다큐페스티발, 제9회 수원인권영화제,2005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경쟁부문, 제9회 인권영화제 출품작으로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농성사건을 중심으로 영화는 전개된다.
이전의 독립다큐가 역사적 의미로 다루는 것은 많았다면 ‘돌 속에 갇힌 말’의 경우 개인의 경험과 기억을 기반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개인의 기억에 각인된 트라우마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를 접근하는 다큐 본연의 역할을 깨닫게 한다. 또한 개인적 소회나 감상이 아닌 미제의 사건을 쫒아가는 자세로 전개돼 생동감이 있고 사건에 대한 이해가 충실히 바탕이 되어짜임새 있는 영화다.


1987년 12월 16일, 6월 항쟁 이후 직선제를 실시했던 대통령 선거 당일 서울 구로구청에서 부정투표함 밀반출 사건이 벌어진다. 감독이 자신이 대학1학년 때 겪었던 사건을 17년이 지난 지금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로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공적인 상처를 묻고 있는 작품이다.
상영일시는 28일(토)6:00, 6월 2일(목) 4:30이며 상영시간은 70분이다.


 십우도2
 2005인디포럼
십우도2-견적은 이지상 감독의 영화이다. 이지상은 농부이자 영화감독이다. 2003년 불현듯 귀농한 후, 영화로 자신의 삶을 담기로 한다. 이 작품은 <십우도1-심우 : 소를 찾아서> 의 다음, 소를 찾는 열 번째 그림 중 두 번째 작품인 셈이다. 이지상감독이 갖고 있는 독립영화 내 오래된 역사가 담긴 작품으로 감독 자신이 스스로 귀농해 그 이후에 찍은 작업이다. 자기와 맞는 스타일, 맞는 영화를 만들면서 진가를 발휘하는 이지상 감독은 십우도2에서 관객으로 하여금 귀농 후 자신의 잔상들, 주변과의 관계 속에서 드는 작은 노트, 일기장에 적을 법한 사소한 글들을 보는 느낌을 들게 한다. 귀농한 감독의 소박한 밥상과 시적인 환경을 담아 굉장히 아름다우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서글픔을 느끼게 한다. 이는 안타까움이며 그리움이다.


뇌정산 산자락에 사는 나는 그녀 혹은 그가 오길 기다린다. 그이는 편지로 내게 소식을 보내온다. 이사 갔다는 소식, 삶에 대한 단상, 그리고 아프다는 그이를 기다리며 난 벼를 베고 감을 따며 대추를 줍고 농사일을 한다.
상영일시는 29일(일) 4:30, 6월2일(목) 8:30이며, 된장, 누군가의 마음, Union, yellow3와 ‘독립영화6’ 파트로 총 71분 상영된다.


  된장
 2005인디포럼
된장은 윤태식 감독의 작품이다. 10분의 짧은 영상은 밥을 달라고 조르는 아들과 발을 씻고 먹으라는 엄마! 그들의 반복되는 매일의 일상은 담아내고 있다. 우리의 일상 중에서도 아주 티끌만한 조각들을 웃음 가득하게 담아내고 있다.
짧고 단순한 구조의 이 흑백영화는 엄마와 아들만 나온다. 추측하건데 감독의 실제가 아닐까하는 짐작이 들만큼 사실적이다. 매일매일 티격태격 하면서도 엄마와 아들은 둘도 모르는 새 깊은 정을 느낀다. 두 인물의 싸움은 “밥먹네 안 먹네”부터 “발 씻고 자네 안 자네”까지 그야말로 일상 그 자체다. 이러한 실제 경험과 삶의 모습인 듯 공감되는 단순한 미장센(무대에서의 등장인물 배치나 동작 ·도구 ·조명 등에 관한 종합적인 설계, 즉 연출)이 이 영화의 포인트.
상영일시와 상영시간은 십우도2의 내용을 참조.


 yellow3
 2005인디포럼
yellow3 는 이지선 감독의 애니메이션이다. yellows는 비옷의 색을 의미한다. 처음 피부에 닿으면 낯선 느낌의 미끈한 비옷이 시간이 지나면 내 몸에서 나온 땀으로 인해 단단하게 결속 된다. 몸뚱이 위에 걸쳐진 비옷은 본래의 자아를 녹여버리고 집단이 요구하는 새로운 자아를 부여한 이 사회를 의미한다.
이는 한국에는 찾아보기 힘든 추상적 이미지의 애니메이션이다.
정말 독특한 것은 노란색 선과 흰색바탕으로만 구성된 작품이라는 점. 우비를 입은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다. 엘로의 상징적 의미는 집단의 획일성 사회의 요구에 복속된 개인을 의미한다. 이러한 단순하고 추상적인 이미지느 신선한 느낌과 모호하면서 신비한 느낌을 주는 한마디로 예쁜 그림.
상영일시와 상영시간은 된장과 마찬가지로 십우도2의 내용을 참조


  실종자들
 2005인디포럼
실종자(들)은 민제휘 감독의 영화다. 보통 영화들이 네러티브에 몰입, 짓눌려서 전달하기 급급한데 반해 민제휘 감독은 실종자들에서 일정 네러티브를 정해서 요리하고 변형한다. 물론 단순한 내용은 아니다.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또한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지만 아이러니하게 일상적으로 묘사된다. 꼭 내가 아는 누군가의 이야기 같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설정하여 현실에서 블랙홀처럼 빠지는 느낌을 영화를 보는 내내 연신 느낄 수 있다. 사회에서 실종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폭력이 자행되는 사회에 대한 폭력으로 이끌어낸다.
제휘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어머니를 찾기 위해 실종자들 관련 동영상을 찍는 방송국 아르바이트를 한다. 캠코더를 들고 어머니의 흔적을 쫓던 중 어머니가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와 싸우는 이상한 조직에 가담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상영일시는 28일(토) 4:00, 6월 2일(목)12:30이며 해성프로젝트, Mosition, 곰마2004-1, Page_214와 ‘독립영화5’ 파트로 총 71분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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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수작 다큐멘터리 한 자리에

KBS'독립영화관' 다큐멘터리 영화제 개최


KBS1TV '독립영화관'(매주 목요일 밤 12시 55분)이 방송 200회를 맞아 9일부터 한달간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개최한다.

소개되는 작품은 국내 다큐 1편, 해외 다큐 3편 등 총 4편이다.

처음 소개되는 국내 다큐 '돌 속에 갇힌 말-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농성사건'(감독 강미란. 2004년 제작.)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 당시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사건을 다뤘다. 투표 당일인 1987년 12월 16일, 구로구청에서는 일련의 투표함이 트럭에 실려 유출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감독의 기억을 바탕으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추적해 인터뷰를 하고 관련 자료들을 편집해 다큐멘터리로 엮었다.

해외 다큐 프로그램으로는 'The Face of Death'(핀란드) 'Surplus'(스웨덴) ''Seeing is Believing'(캐나다) 등이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지난해 12월 대만에서 개최된 제4회 '타이완 국제 다큐멘터리 페스티벌'(Taiwan International Documentary Film Festival.TIDF) 상영작들이다.

'The Face of Death'(감독 키티 루오스타리넨. 2003년 제작. 16일 방송)는 호스피스의 시선으로 관찰한 인간의 죽음에 관한 작품이다. 감독은 화자인 현직 호스피스의 내레이션을 통해 병동에서 임종을 기다리는 5명의 환자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1년여 간 카메라에 담았다.

'Surplus'(감독 에릭 간디니. 2003년 제작. 23일 방송)는 소비문화의 파괴력을 비판한 다큐멘터리. '세계화'의 중심에 서 있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과 반세계화의 기수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철학자 존 제잔 등의 주장을 병치시키면서 소비문화의 본질을 파헤친다. 특히 이 다큐는 힙합 음악에 맞춰 화면이 음악을 타는 듯 편집한 '힙합식 편집'이 특징이다.

'Seeing is Believing'(감독 피터 원토니크. 2002년. 30일 방송)은 개인용 비디오 카메라의 위력을 인권과 연결시켰다. 1991년 발생한 '로드니 킹 사건'은 개인용 비디오 카메라로 찍혀 일반에게 알려졌고 LA폭동의 시발점이 됐다.

다큐는 인권운동가, 전쟁범죄 조사자, 우파를 경계하는 일련의 그룹, 시민들이 개인용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해 어떻게 정치적, 사회적 모순을 고발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200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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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톱>`KBS 독립영화관`한달간 다큐특집 방영 
 [문화일보   2005-06-13 13:20:47]
 
 
(::16일엔 호스피스병동 배경 '죽음의 얼굴'::)
날카로운 주제의식과 다양한 소재로 국내외 독립영화를 꾸준히상영해온 ‘KBS 독립영화관’(매주 목요일 밤 12시55분)이 4주년, 200회 특집으로 장편다큐멘터리를 한달간 방영한다. 지난 9일에는 대통령후보 단일화 실패와 일부 지역의 부정선거가 있었던우리나라 1987년 상황을 그린 나루 감독의 ‘돌속에 갇힌 말’이전파를 탔다. 오는 16일에는 호스피스 병동을 배경으로 제작된핀란드 다큐멘터리 ‘죽음의 얼굴(The Face of Death·사진)’,23일과 30일에는 각각 소비자 중심주의를 바탕으로 서구 소비주의 문화를 비판한 스웨덴 다큐멘터리 ‘과잉시대(Surplus)’와각 사회에서 다양한 사건을 기록한 캐나다 다큐멘터리 ‘보이는것이 진실이다(Seeing is Believing)’가 시청자를 찾아간다.


‘죽음의 얼굴’의 경우 호스피스 병동의 죽음을 앞에 둔 암환자들의 눈을 통해 죽음을 들여다본 작품이다. 스스로의 장례식을준비하는 사람부터 가족과의 헤어짐을 두려워하는 환자까지 영화는 인간에게 죽음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혼란스럽고 두려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 반대로 모든 인간이 직면할 죽음 이전 삶에대한 소중함을 역설적으로 말한다. ‘과잉시대’의 경우 조지부시, 빌 게이츠, 스티브 발머 등을 서구 소비주의 문화중심으로, 반세계화를 주장하는 쿠바 피델 카스트로 등을 이에 반대하는측면으로 양분해 소비문화의 본질을 살펴보고 있다. ‘보이는 것이 진실이다’의 경우 개인 비디오카메라의 확산을 주제로 한 것. 인권운동가나 전쟁범죄 조사자 등 정치적 사회적 모순을 추적하는 현장을 비디오카메라에 담고, 개인미디어의 확산이 인권신장이나 인류발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분석한 다큐멘터리다.


이인표기자 li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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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연합회보   2005-06-21 지홍구기자

K <독립영화관> ‘세계 다큐 축제’ 
 
 
KBS <독립영화관>이 방송 4주년이자 200회를 맞아 다큐 축제를 벌인다.
지난 2001년 5월 ‘가화만사성’(감독 허인무)과 ‘장마’(감독 조범구) 상영을 시작으로 오는 16일 200회를 맞는 <독립영화관>은 ‘김기덕 감독 스페셜’ ‘아시아영화 특선’ 등 지난 4년간 국내를 포함한 제3세계의 다양한 다큐들을 선보이며 1000여 동호회원을 확보하는 등 개성 강한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아왔다.

이번 다큐 축제는 이같은 <독립영화관>의 편성 취지 등을 감안, 대만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중에서 다양한 실험성을 담긴 작품을 특별히 선정했다.

당초 다큐 축제에서 선보이려던 작품은 모두 4편이었으나 지난 87년 구로구청 부정투표의 의혹을 다룬 작품 ‘돌 속에 갇힌 말’(한국)이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이의제기로 상영이 유보돼 결국 3편이 상영된다.

오는 16일 방송되는 핀란드의 ‘죽음의 얼굴’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앞둔 암 환자들의 시선을 통해 죽음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사랑과 삶에 대한 충만한 감사의 마음을 느끼게 해 준다.

힙합식 편집의 새로운 확장 기법으로 제작된 스웨덴의 ‘과잉시대’(23일 방송)는 다큐멘터리와 뮤직비디오가 혼합된 듯한 느낌 속에 서구 소비주의에 맞서 반세계화를 주장하는 쿠바의 혁명가 등을 조명하며 소비문화의 본질에 천착한다.

축제 마지막 순서인 캐나다의 ‘씨잉 이즈 빌리빙(Seeing is Believing)’(30일 예정)은 인권운동가, 전쟁범죄 조사자, 우파를 경계하는 일련의 그룹, 일반 시민들이 새로운 핸디캠 등을 이용해 정치적이고 사회적 모순을 추적하는 현상을 보여준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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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독립영화관, 4색의 다큐특집(매주 목) 
[마이데일리   2005-06-09 13:23:05]
 
 올해로 4주년을 맞이한 KBS 1TV ‘독립영화관’이 200회 특집으로 4색의 다큐멘터리 잔치를 벌인다.

9일부터 오는 30일까지 4주간에 걸쳐 목요일 밤 0시 55분 장편다큐특집을 상영한다.

첫 번째로 선보이는 다큐는 나루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돌 속에 갇힌 말’로 1987년 12월, 김영삼과 김대중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고 노태우가 당선된 겨울, 얼마나 치졸하고 부정한 선거가 치러졌는지 기억을 더듬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한편 나루 감독은 “청산하지 못한 과거는 미래를 장악한다. 악순환의 고리를 조심스럽게 잘라내는 하나의 시도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16일에는 호스피스 병동에 있는 암환자들의 눈을 통해 죽음을 들여다보는 시선을 옮긴 핀란드 다큐 ‘죽음의 얼굴’이 방송된다. ‘죽음의 얼굴’은 죽음에 관해 보여주지만 결국 그에 반영된 삶을 얘기하고 있다.

독특한 시선으로 소비자 중심주의를 바라보고 있는 스웨덴 작품의 ‘과잉시대’는 23일 방송한다. 서구 소비주의 문화의 중심이 되는 조지 부시, 빌 게이츠, 스티브 발머 등과 맞서 반 세계화를 주장하는 쿠바의 혁명가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와 철학자 존 저잔(John Zerzan)에 주목해 소비문화의 본질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세계의 각종 사건 사고를 기록한 비디오 카메라라는 것이 개인의 인권 신장이나 인류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는 점을 실감나는 기록화면과 함께 분석한 캐나다 작품 ‘Seeing is Believing’(보이는 것이 진실이다)이 방송된다.

[오는 16일 KBS 1TV '독립영화관'에서 방송되는 핀란드 다큐 '죽음의 얼굴'(위)과 23일 방송되는 스웨덴 작품의 '과잉시대'(아래). 사진제공 = KBS]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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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21  2005.06.09 13:00   

 http://www.cine21.com/Culture/culture_view.php?mm=003001001&mag_id=31212

독립영화관
6월9일(목) 밤 12시55분


 1987년 12월 대선은 6월 항쟁의 성과였지만, 그 성과를 제도정치세력에 넘겨줌으로써, 더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이뤄내지 못한 한계를 갖는 선거였다. 이 선거에서는 당시 여당 후보였던 노태우가 당선됐는데, 그 과정에는 상상을 넘어서는 부정투표가 행해졌다. 그 명백한 증거가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사건이었다. 투표함을 몰래 빼돌리던 것을 발견한 민주세력들이 구로구청에 모여 선거무효를 주장하는 투쟁을 벌였다. 그런데 정부는 이들을 무참히 짓밟고 자신들의 승리를 공식화했다. 당시 20살의 나이로 구로구청에 있었던 감독은 지금까지도 몸서리치는 상처를 안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구로구청 사건을 더이상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민주와 정의가 아니라, 폭력과 야만이 지배하던 당시를 감독은 ‘돌’의 시대라고 명명한 듯하다. 아직도 돌 속에 갇혀 풀려지지 못한 말들과 기억들 그리고 아이러니한 역사의 상흔들을 짚어낸다. 하지만 영화 속에는 너무 많은 말들이 얽혀서 사건의 진실과 감독 자신의 상처 사이에서 배회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글: 조영각 계간 <독립영화>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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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2005.06.23 13:44     

http://www.cine21.com/Culture/culture_view.php?mm=003001001&mag_id=31576
 
독립영화관
6월23일(목) 밤 12시55분


 <독립영화관>이 위태롭다. 6월9일 방송예정이던 나루 감독의 <돌 속에 갇힌 말>이 축구중계로 긴급 편성됐다. 방송 당일까지 계약 미완료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이의제기가 이유이다. 해당 게시판에는 방영을 촉구하는 게시물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한국독립영화협회 다큐마당에도 대책을 논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축구 재방송에도 자주 밀리는 편성이고 보면 독립영화가 마치 미운 오리 새끼가 된 듯하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이의제기 역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아무튼 이번주에 방영되는 <과잉시대>는 소비지상주의에 빠져들고 있는 현대사회를 냉철하게 비판하는 작품이다. G8 회담에 참여한 세계 정상들의 모습과 세계화를 반대하는 시애틀 대투쟁을 시작으로 자본주의 사회가 어떻게 소비를 부추기고 있으며, 인류사회를 파괴해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경쾌한 음악과 그에 걸맞은 정교한 편집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비관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투쟁해야 하고 그 투쟁은 정당하다는 메시지를 강력히 전달하고 있다. 상당히 급진적인 내용의 이 다큐멘터리에는 아직 아무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것 같다. 혹시 부시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이 영화를 본다면 소송을 걸지도 모르겠다

글: 조영각 계간 <독립영화>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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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5. 8. 24

 

경향신문 2005. 8. 25

 

민중언론 참세상 2005. 8. 29

 

필름 2.0 [부보상 프로젝트 관련] 2005. 12. 6

 

 

 

 

 

 


2005/11/06 00:35 2005/11/06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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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다큐가 세상을 바꾼다
[문화일보 2004-10-23 12:26]

(::'인디다큐 페스티벌' 강추 6편::) 미국 대선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마이클 무어 감독의 ‘볼링 포 콜롬바인’, 올 부산영화제 최고 화제작 ‘슈퍼 사이즈 미’. 이 두편의 다큐는 딱딱하고 계도적인 정치사회고발만이 다큐의 전 부가 아니라는 것과 동시에 한편의 다큐가 가지는 폭발적 파장을 잘 보여줬다. 28일부터 11월3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제4회 ‘인디다큐 페스티벌’은 국내 독립다큐의 성과를 개괄하 고 해외 다큐의 최신흐름을 살필 수 있는 기회. 프로그래머 남인 영 동서대 교수가 다큐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는 필견작 6편 을 추천했다. www.sidof.org

 

◈‘진실의 문’(개막작·감독 김희철)〓98년 김훈 중위 의문사 를 다룬 다큐. 감정과 폭로의 과잉없이 의문의 조각들을 담담하 게 짜맞춰간다. 젊은 장교의 죽음이 권력의 이해에 의해 은폐되 고 왜곡되는 과장을 정교하게 보여줘 만만찮은 사회적 파장이 예 상되는 작품.

◈‘왕과 엑스트라’(폐막작·아자 엘 하산)〓팔레스타인 여성감 독이 이스라엘군의 침공으로 사라진 팔레스타인 아카이브를 찾아 가는 여정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감독이 첫장 면에 등장하는 등 사적인 접근이 눈에 띈다. 아자 엘 하산은 세 계 다큐계가 주목하는 무서운 신예.

◈‘매음굴에서 태어나’(로스 카우프만, 자나 브리스키)〓인도 의 매음굴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사진촬영법을 가르쳐주고 아이 들 스스로 촬영한 장면 등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감독은 이들의 사진전을 열고, 결국 아이들을 매음굴 밖으로 끌어낸다. 올 선댄 스영화제 관객상 수상작.

◈‘농가일기’(권우정)〓귀농한 운동가의 일상을 스케치한다.

드디어 운동가가 아니라 한 인간이 보인다.

◈‘돌속에 갇힌 말’(나루)〓87년 ‘구로항쟁’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

◈‘요한 반 데르 코이켄 회고전’〓관찰자인 동시에 개입자이고 미학적이고 사적이면서도 정치적인, 얼핏 상호모순되는 다큐멘 터리스트의 태도들을 한 작품 속에 고집스럽게 통합시키려는 네 덜란드 거장 감독의 작품들.

양성희기자 cooly@

 



 

“다큐물 관심 고조‥규모 키워 나갈것” 
 [한겨레   2004-10-28 17:40:05]
 
 http://www.cine21.com/News_Report/news_view.php?mm=001001001&mag_id=26866
 
[한겨레] 인디다큐페스티벌 김동원 조직위원장

“한국 다큐멘타리가 올해 들어 텔아비브영화제 등 이런저런 국제영화제에서 상받는 일이 늘고 있다. 이전까지 개막작을 외국 다큐멘타리로 했다가 올해 한국 다큐멘타리로 바꾼 건 이런 자신감의 반영이다.”

한국 독립영화의 대부로 불리는 김동원 감독이 국내 유일의 다큐멘타리 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벌’의 조직위원장을 맡아 올해 4회 행사(28일~11월4일, 서울 사간동 서울아트시네마)를 치르고 있다. 다큐멘타리 집단 푸른영상을 이끌어 온 김 감독은 지난해 비전향장기수를 다룬 다큐멘타리 <송환>으로 한국 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선댄스영화제의 상(표현의 자유상)을 받기도 했다. 인디다큐페스티벌 1,2회의 집행위원장을 맡았다가 지난해 잠시 자리를 비운 뒤 올해부터 새로 조직위원회를 꾸리고 위원장을 맡았다.

“영화제를 시작할 때 조직위원회를 만들자, 이런 적은 규모의 영화제에서 불필요하다 하는 식의 말이 오갔지만 만들지 않았다. 그런데 다큐멘타리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에서 커지고, 한국 다큐멘타리 제작 수도 늘고 있다. 또 외국 영화제를 다녀보니까 국내에 소개하고 싶은 다큐멘타리들이 많았다. 하지만 영화제 예산 3천만~4천만원 규모로는 이런 변화를 도저히 수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학계, 언론계, 출판계 등등 인사들로 조직위원회를 꾸렸다. 당장 올해는 규모를 키우지 못했지만 내년부터 키워나가려고 한다.”

인디다큐페스티발은 그동안 <영매> <송환>처럼 다큐멘타리로 드물게 대중적 화제를 모은 작품들이 처음 관객과 만나는 자리가 돼왔다. 국내외 장단편 다큐멘타리 32편을 트는 올해 4회 행사의 예산은 4700만원. 김 위원장은 앞으로 스폰서를 늘려 최소한 2억원 규모의 행사로 키울 생각이다. 올해 규모는 지난와 비슷하지만 출품작들은 저마다 양심적 병역거부, 이라크 전쟁과 반전, 이주 노동자 문제 등 한국사회의 현주소를 폭넓은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다.

98년 판문점에서 발생한 김훈 중위 의문사 사건을 다룬 개막작 <진실의 문>(김희철 감독), 예비군이 직접 찍은 예비군 이야기 <짬>(김형남 감독), <시작하는.>(최은정), <돌 속에 갇힌 말>(나루) 등이 영화제쪽의 추천작이다. 해외 다큐멘타리 가운데 인도 어린이들에게 사진기를 쥐어주고 그들이 찍은 화면으로 작품을 구성한 <매음굴에서 태어나>(미국 로스 카우프만, 자나 브리스키)는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수상작이면서 김 위원장의 추천작이기도 하다. (02)362-9513,

www.sidof.org

 

임범 기자

 

 


수원인권영화제 11월 11일 막 올린다 
[오마이뉴스   2004-11-04 16:11:00]
 


제9회 수원인권영화제가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수원시 중동 메가라인수원과 YWCA 수원체육문화센터(영통), 대한성공회 수원교동교회 등 3곳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아직 버리지 못한 것들에 관한 기록'. 반인권과 전쟁, 여성과 차별의 내용 등을 담은 국내외 영화 40여편을 ▲양심을 지켜라 ▲아주 작은 차이 ▲그림으로 보는 세상 ▲카메라는 나의 힘 등 4개 섹션으로 나눠 상영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최근 존폐 논란이 일고 있는 국가보안법 문제를 다양한 각도로 조명한 <독립영화인 국가보안법 프로젝트>를 개막작으로 선보인다. 폐막작으로는 현역 이등병의 신분으로 '이라크 파병반대'를 외친 강철민씨의 이야기를 다룬 <708호, 이등병의 편지>가 상영된다.


특히 올해 가장 뜨거운 이슈 가운데 하나였던 '송두율 교수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레드 콤플렉스의 실체를 분석한 <경계도시>와 전북 부안의 핵폐기장 유치 문제를 담은 <부안 군민 주인 되는 날>도 상영된다.


이와 함께 지난 1987년 12월 대선 당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돌 속에 갇힌 말>과 지난 7월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 삼성 전·현직 노동자들의 위치 추적 문제를 다룬 <유령의 친구 찾기>도 상영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또 네덜란드 출신 일본군 위안부의 삶을 조명한 <50년간의 침묵>, 이스라엘 군대에 의해 고통을 당한 어린이들의 아픔과 저항의 메시지를 담은 <아나의 아이들>, 원폭 피해자의 호소와 가해자의 허위를 기록한 <히바쿠샤> 등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이밖에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장애 아이를 둔 부모들의 눈물과 감동을 다룬 <도토리의 집> 등 8편이 소개되며, 수원여성영상집단 '보라'가 평화로운 일상에서 군사주의 문화를 고발한 <위대한 유산> 등 6편이 상영된다.


이번 인권영화제 개막식이 열리는 11일 오후 7시부터는 극단 '상사화'의 '인형 살풀이'와 '흥과 멋의 시나위' 등 2편의 인형극이 공연될 예정이다.


이틀째인 12일에는 밤 10시 30분부터 <경계도시>를 시작으로 5편의 영화를 심야 상영하는 한편 <국가보안법 프로젝트>, <돌 속에 갇힌 말>, <이등병의 편지> 등 주요 작품을 만든 감독과 대화의 시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인권은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권리임을 강조하기 위해 작품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면서 "이번 영화제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인권에 관한 수많은 문제들을 되짚어 보고,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1996년부터 시작된 수원인권영화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수원지역 시민사회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면서 지난해부터 다산인권센터, 수원경실련 등 16개 단체가 수원인권영화제조직위원회를 결성해 공동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수원인권영화제는 또 다른 의미의 인권 교육의 장이라는 점에서 상영 첫 해부터 전액 무료로 영화를 상영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과 활동가들의 자원봉사로 영화제를 꾸려가고 있다(문의 전화 031-213-2105).


2005/11/06 00:07 2005/11/06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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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다큐페스티발 기간에 여러 영화를 보다가

   두 작품에서 같은 음악을 들었다

   가편집시사회를 할 때 잠시 사용했던 음악이라 기억하는데

   <굿바이 레닌>이란 영화에 삽입되었던 곡이다

   한 작품에서는 원곡의 제목이 언급되었으나

   다른 작품에서는 사용한 음악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가끔 독립영화를 보다가 출처를 밝히지 않은 음악이나 자료화면을 발견하곤 한다

   그래도 되는걸까

   혹시 내가 조느라고 자막을 보지 못한 것일까

 

   그러고 보니 나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일이 있다

   <돌 속에 갇힌 말>에 자료화면을 삽입하면서

    화면 상단에 '자료화면'이란 자막을 넣었고 

    엔딩에서 자료제공자의 이름을 밝히기는 했으나

    어떤 장면을 얼마나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자료제공자들과 협의하지는 못했다

    이 부분에 관해 혹시 오해가 생길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기억나는 대로 자료에 대한 이야기를 한 판.

 

   

   



   <돌 속에 갇힌 말>을 취재하는 동안

    자료화면을 구하는 일이 참 막막했다

 

   2000년에 오마이뉴스를 통해

    '87년 구로구청 사건을 기억하는 분들이나 도움주실 분을 찾는다'고 알리기도 하고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인터뷰에 응해줄 수 있는 사람과

    관련된 자료들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한독협 게시판에도 여러 번 들락거렸고

    각 대학 총학생회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구로에서 활동하는 여러 단체를 찾아가기도 했고

    독립영화작업을 하는 선배들에게 수소문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01년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개최될 즈음

    상영작 목록에서 '어둠을 뚫고 태양이 솟을 때까지'라는 제목을 발견했다

    88년에 구로구청부정선거 항의투쟁동지회에서 만들었던 영상물이었다

    그렇게 구하고 싶어도 보이지 않던 그 비디오가

    어디에 있다가 이 영화제에서 상영되는걸까

    어떤 프로그래머가 이 작품을 상영할 생각을 했을까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신기하고 고맙고 허탈하고 서운한

    복잡한 마음을 안고 일단 전주로 달려갔다

 

    당시 현장을 촬영했던 이**씨는

    영화제가 열리기 전에 이미 통화를 여러 번 했었고 만난 적도 있었는데

    당시 촬영테잎이나 완성된 비디오를 보관하지 못했다고 말했었다

    '그 비디오를 어디서 구했다고 하던가요?'

    나는 그를 만나자 마자 물었다

    '서울영상집단에 있었대, 나도 몰랐어'그가 말했다

 

    그리고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그는

    '내가 촬영한 분량이 많긴 하지만

     당시 그 모임에서 인맥을 통해서 방송사 자료도 많이 구해왔고

     편집을 내가 직접 하지 못해서 내 작품이라고 하긴 좀 곤란한 작품이다

     게다가 나레이션 내용이 내 입장과 차이가 있어서

     나는 자료 제공만 하고 후반작업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라는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감독으로 초청받은 당사자도

     그 테잎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하기는 곤란한 상황이었다     

 

    구로구청 항의농성 사건 이후 구속되었던 사람들이 88년 8월 이후 출소하면서

    '동지회'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만들었고 사건에 관한 비디오를 제작했었다

    92년까지 해마다 12월이면 구로에서 기념식도 열었다고 하는데

    나는 88년 겨울에 명동성당에서 그 비디오를 본 이후에는

    모임에 참석하지도 못했고 어디서도 비디오를 본 적이 없었다

 

    하여간 씩씩하게 전주에 가긴 했는데

    영화제 주최측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무조건 찾아가서 비디오를 좀 빌려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

    어떡하나, 혼자 고민하다가 푸른영상 선배들을 만났다

    그 때 김태일 감독이  '어머니의 보랏빛 수건'을 상영했다

    뒤풀이에 따라가서 난감한 상황에 대해 털어놓긴 했지만

    그 누구도 별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었고

    그저 술잔이나 기울여야 했다

 

    그런데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가 87년 당시 농성현장을 촬영할 때

    김동원 감독님의 카메라를 빌려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그 카메라는 감독님 개인의 것이 아니었고

    '상계동 올림픽'이 해외에서 상영된 이후 외국의 기금을 받아서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그랬는데 그 사건 이후 그만 카메라가 망가져버렸다

    빌려준 사람은 죽다가 살아온 사람에게 책임을 추궁할 수도 없고

    빌려갔던 사람도 자신이 잘못해서 망가진 건 아니어서

    서로 어색해해다가 시간만 흘러간 것이다

    혹시나 해서  그런 대화들을 촬영하긴 했는데

    아무 소득도 없이 돌아오려니 답답하고 맥빠지던 기억이 난다

 

    전주영화제 이후 인터뷰를 진행하다가

    87년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박**씨와 연락이 닿았다

    첫 통화에서 흔쾌히 인터뷰를 승락한 몇 안되는 사람 중에 하나였다

    질문 내용에 관해 메일을 보내고 인터뷰 준비를 하다가

    혹시 동지회에서 만들었던 비디오에 대해 알고 있는지,

    테잎을 가지고 있는지, 를 확인했더니

    완성된 테잎은 분실했는데 편집할 때 사용한 자료테잎은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를 만나러 가던 날,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새벽부터 일어나 카메라를 들고 방안을 서성거렸다

    드디어 자료화면을 구했다, 자료화면을 구했다...

    그 날 받은 것은 80년대에 방송사에서 사용하던 U-matic 테잎이었다

   

    그 테잎을 받던 당시 나는 작업할 공간이 없어서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VJ과정을 같이 수료했던 한 친구의 사무실에서
    월세도 보태지 못하고 자리만 차지하는 기생생활(?)을 하고 있었다

    테잎에 무엇이 담겨있는지 어서 보고 싶긴 한데

    포맷이 달라서 도무지 틀어볼 수가 없으니 애가 탔다

    그러자 이 친구가 주변 사람들에게 수소문을 했고

    또 다른 동기였던 이**씨의 회사에서 재생이 가능하다는 걸 알아냈다

    그 두 사람이 몇 시간을 고생한 끝에

    U-matic테잎을 디지털 6미리로 전환해서 복사해주었다

    그 두 친구에게 늘 감사한다  

   

    시간이 흘러서 2002년이었던가 2003년이었던가

    광화문 미디액트에서 어느날 이 모 감독을 만났을 때

    '전주에서 상영했던 테잎을 이**씨가 가져갔다는데 혹시 몰라요?'라고 물었다

    2001년에 상영을 마친 다음

    이**씨가 그 테잎을 복사하고 싶다고 영화제측에 문의해서 빌려갔는데

    1년이 지나도 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 테잎을 내가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뒤로 이상빈씨와 통화를 하게 되어서 테잎에 대해 이야기했었는데

    곧 돌려줄거라고 해서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2004년이 되었고

    한참 편집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도 이**씨가 테잎을 돌려주지 않았다'는 소식이 들렸다

    아이쿠, 내가 확실하게 받아왔어야 했던 건가

    부랴부랴 연락을 해서 퀵서비스로 받은 것이 3월이었던가 4월이었던가

    막상 테잎을 받아놓고서는 시사회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두 어달이 더 지나서야 서울영상집단에 보냈던 걸로 기억난다

   

    복잡하고 피곤한 작업과정, 하지만 서로 지켜야할 예의가 있다

    나도 아직은 미처 세심하게 둘러보지 못하는 일이 많지만

    이미 여러번 작업했던 분들이라면 앞으로 출처와 저작권에 관한 일로

    엉뚱한 오해가 불거지는 일은 없기를

   

      


2005/11/05 03:33 2005/11/05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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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이어붙이고

그 사이에 인터뷰 몇 장면만 간신히 넣었다

 

*처음 올렸던 건 너무 용량이 커서

  적은 것으로 다시 올립니다(11.5)



 돌속에갇힌말 - 예고편2005

2005/11/04 13:01 2005/11/04 13:01

새 홍보글

from 돌속에갇힌말 2005/11/0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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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말하는 자의 것인가

그 해 겨울에 관해 누가 어떻게 말하고 있나

여기, 오랫동안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더듬거리는 증언

속에

갇힌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농성사건 

2004년/70분/컬러/DV/다큐멘터리

 

주춤거리는 객관성, 혹은 경계에 선 다큐멘터리, 돌 속에 갇힌 말

다큐멘터리는 흔히 객관적인 기록이라고 부른다. 나는 그것이 너무나 모호하다. 강자와 약자, 가해자와 피해자, 강요한 자와 순종한 자, 능동적인 사람들과 수동적인 사람들, 그 사이 어디쯤에 객관성이 존재하는가. 나는, 당신은, 우리는 언제나 그 경계 어디쯤에 서성대거나 양쪽을 모두 밟고 선 채 당황하는 존재는 아닌가. 이 작품은 개인적인 감상과 기억을 ‘활자’로 중얼거리는 화자, 즉 목소리를 감춘 감독의 나레이션과 1987년 12월 16일에서 18일까지 농성에 참여했던 여러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인터뷰, 그리고 감독의 인터뷰가 서로 조금씩 엇갈린 채로 조립된 기록이며 모호한 것에 대해 모호하게 말하는, ‘객관성’에 대한 고민이 고스란히 담긴 기록이다.


1987년 12월 16일, 우리는 괴물과 동거하기 시작했다

87년 민주화 항쟁을 통해 얻어낸 대통령 직선제, 그리고 우리 손으로 선출한 위대한 보통사람 노태우, 그러나 그 과정이 민주적이었는가에 대해 나는 회의한다. 87년 당시 국민운동본부 산하 공정선거감시단의 활동으로 전국적인 불법적인 선거운동 사례가 집계되었고 투 개표 과정의 부정 비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 어이없는 상황의 단면이 서울 구로구에서 ‘부정투표함 누출사건’으로 표출되었으며 꾹꾹 눌러참아왔던 국민들의 분노가 ‘구로구청 점거’를 통한 항의농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농성 과정에서 당시 재야 운동권 세력의 내부 갈등이 심화되었고, 입장의 차이는 진압에 대한 대안없는 철수로 이어진다. 부정의 현장을 끝까지 지킨 사람들은 힘없는 민중이었고 증거물은 사라졌다.

형식적인 민주주의로 정권을 장악한 세력도, 비극적인 현장에서 급히 등을 돌려버린 재야도 나에겐 괴물로 다가온다. 17년동안 농성참가자들의 꿈자리까지 지배해온 괴물과의 동거, 우리는 지금 누구를 어떻게 지지하거나 비판해야하는가. 해소할 수 없었던 분노와 좌절이 가위눌린 신음으로 남은 그 해 겨울...

 

 

2005/11/04 11:33 2005/11/0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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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로 생긴 블로그들을 둘러보다가

    슈아와 알엠 말고도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들이 이곳에 많다는 걸 알았다

    김희철 감독('진실의 문') 김환태 감독('708호 이등병의 편지'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 등)

    박종필 감독('버스를 타자' 등) 그리고 또 누가 있더라...

    근데 다들 아직 글을 올리지 않고 있다

    그들이 새로 시작한 작업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사는 이야기도 들려주었으면 좋겠다

   

2. 내가 처음 카메라를 들었을 때는

    빨간눈사람(http://www.redsnowman.com/)이 유일한 친구였다

    2000년에 총선시민연대에서 취재를 하던 무렵

    오정훈, 이안숙 감독('낙선')을 만났고

    빨간눈사람 사무실에서 오색곰팡이(http://www.coloroutsider.org/ )를 만났다

    그 다음해에 푸른영상(http://docupurn.org/)에서 10주년기획단을 구성할 때

    촬영조수라도 하고 싶다고 영상물기획단에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2002년에는 김미례 감독('노가다' 등)(http://mi-re.com/)과 '동행'이라는 작품의

    구성작업을 같이 했었고

    '동행'에서 촬영을 담당했던 이혜란 감독('평행선')도 알게 되었다

    2003년에 여성영상집단 '움'('거북이 시스터즈' '이반검열')과 인사를 나눴고

    2004년에 성혜란 감독('바그다드로 가는 길')을 만났다

   

3. 어쩌면 실례가 될 지도 모르는데

   내가 굳이 홈페이지까지 링크해가며 여러 감독들을 언급한 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자라온 환경도, 관심있는 주제도, 작업을 시작한 동기도

  저마다 다 다른 사람들이지만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독립영화를 선택한 그들에게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작품을 완성하는 것도 어렵지만 배급하기는 더 어렵다는 것

  독립영화를 방영하는 방송프로그램이나 정기상영회가 있지만

  해마다 발표되는 작품들은 대개 몇 몇 영화제에서 상영된 후에는

  겨우 1년만에 관객들 앞에서 조용히 사라진다

  비디오나 DVD를 제작하고 싶어도 수요가 얼마나 될 지 알 수 없어서

  영화제 상영 외에는 관객을 만날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에도 아직 독립영화 전용관이 없는 지금

  한독협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오랜 역사를 가진 제작단체에 소속되지 않았다면

  제작과 배급에 대한 정보를 교류할 방법이 없는 것일까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들과 보고 싶은 사람들의 연대라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4. 10월 29일과 30일,

   인디다큐페스티발 기간에 독립영화 배급에 대한 세미나와 마켓이 열렸다

   충주의 작은영화제를 비롯한 지역 상영회의 사례를 소개하고

   상영주체들과 감독(혹은 제작자)들이 만나는 자리가 마련되었는데

   준비한 사람들의 기획의도와 열의에 비해 참석율이 높지 않아서 안타까웠다

   지역에서 상영회를 추진하는 사람이나 외롭게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이나

   네트워킹이 절실하다고 털어놓지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아직은 없다

   한독협에서는 회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배급위원회'를 추진하고 있지만 발족시일이 계속 연기되고 있고

   인적 물적 구성이 완결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독립영화협회 http://www.kifv.org/ 에 새 게시판을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단지 게시판 하나를 더 만든다고 해서

   지금까지 오랫동안 누적된 고민들이 갑자기 해결될 것 같진 않다

   내가 아는 감독들 중에는 한독협 회원도 있고 비회원도 있으며

   배급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관심이 있어도 참여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상영료를 정해서 철저하게 원칙을 고수하는 사람도 있고

   그 때 그 때 타협하느라 무료상영을 거듭하는 사람도 있다

   독립영화 한 편을 발표하고 나서 겪게 되는 이 다양한 경험들을

   스스럼없이 털어놓으면서 합의점을 모색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방법은 없을까

   누군가 나서서 고양이에게 방울을 달아야만 하는 걸까

 

5. 가능한 사람들부터

    진보넷에서 블로그를 만든 사람들부터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부터

    아주 사소한 경험이라도 공유하기 시작한다면

    막막한 현실에 작은 숨구멍 하나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은 일단 나눠야 할 시간

    준비됐나요?

 

 

    

  


2005/11/03 01:26 2005/11/03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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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a님의 [독립다큐멘터리에 흠뻑 빠져 보아요-인디다큐페스티발에 영화 보러 갑시다] 에 관련된 글.

2001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로 5회를 맞는 인디다큐페스티발은

국내 유일의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제입니다.

매년 한국 독립다큐멘터리의 성과를 결산하는 동시에

해외의 유수한 문제작들을 국내에 소통하는 거점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인디다큐페스티발은 국내외 다큐멘터리의 상영 외에도

독립 다큐멘터리를 둘러싼 영화적, 사회적 환경에 대한 고민을 놓지않으며,

독립다큐멘터리의 안정적인 생산과 배급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해왔습니다.

                           출처:http://www.sidof.org

 

이 영화제에 대한 기억, 혹은 수다

 

 



1. 작년에 <돌 속에 갇힌 말>을 처음 상영한 영화제다

   첫 상영일자가 10월 30일이었는데 29일 저녁이 되어서야 상영테잎을 갖다드렸다

   한 감독은 헐레벌떡 뛰어간 내게 '아유, 이러면 안되지!'하고 일침을 가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늦어도 개막식 전에는 관련자들 손에 들어와야 할 테잎이

   상영 바로 전날 도착했으니 안쓰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을 것이다

  

   상영을 앞두고 나는 하드디스크에 저장했던 프로젝트 파일을 몽땅 날렸고

   미디액트에서 알려준 업체를 통해 데이터복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덕분에 가편집 파일을 복사해두었던 테잎으로 다시 편집을 해야 했으며

   사전준비가 철저하지 못해서 세 번이나 다시 사운드믹싱을 했던터라

   차마 한번만 더 하자는 말을 못하고 오디오파일을 복사해야 했다

   5년간 축적했던 모든 시행착오의 최고결정판을 터뜨렸던 그 날

 

   그래도 무사히 상영은 되었고

   서른 명이 넘는 영화 관련자들(친구들과 친 인척이 포함된)을

   군소리없이 친절하게 입장시켜준 홍수영 사무국장 덕분에 객석도 가득찼다

   긴장과 흥분, 자만심과 좌절감이 교차하던 그날

   관객과의 대화를 마치고 나서 '말 좀 조리있게 잘하고 싶다'며 한숨을 쉬는데

   '송환'의 김동원 감독님이 바로 앞에 앉아있다가 일어서는 걸 보고

   어찌나 민망하던지 속으로 '으악' 비명을 질렀던 기억도 난다

 

   그 뒤로 영화도 많이 보지 못했고

   몸살인지 허탈감인지 알 수 없는 무력감에 사로잡혀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올해는 매일 가서 열심히 신작들을 봐야지

   벌써 일 년이 지났구나, 시간 정말 빠르다

 

2.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는 많다

   그런데 독립다큐멘터리만 모아서 상영하는 영화제는 인디다큐페스티발이 유일하다

   이 영화제를 통해서 해마다 오래도록 좋은 영화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5회를 맞이하는 올해 기금마련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제작하던 영화를 상영하게 되어서 기쁜 마음에

   아는 사람들 우루루 다 불러서 무료로 입장시켰던 나로서는

   어쩐지 죄송한 마음이 든다

   작년에 사석에서 사무국장님께 '돈이 생기면 꼭 후원금을 내겠다'고 약속했으면서

   지난 달에 열린 '후원의 밤' 에는 가보지도 못했다, 아이쿠...

   올해는 더 많은 관객들을 이 영화제 기간에 만나게 되길 바라면서

   개막작으로 상영될 '안녕 사요나라'를 기다린다

    


2005/10/28 00:24 2005/10/2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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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scenario.or.kr/ (사)한국시나리오 작가협회


<입질>과 <여름향기>

 

유동훈

 


두 작품의 작가 서민희씨와 김명희씨에게  축하의 말부터 드려야겠다.
두 사람은 <시네마서비스>라는 큰 영화사와 KBS라는 거대방송국을 상대로 싸워 이겼기

때문이다.
물론 두 사람을 시나리오작가협회가 힘껏 도왔고, 그에 힘 입은 바 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도 두 사람이 겁이 나서 싸우려 하지 않았다면 작가협회가 개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그들과 맞설수 없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후환이 두려워, 불이익을 당하고도  입을 닫는다. 후환이라는 건 깐깐하고 까다로운 작가로 소문 나서  왕따를 당하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움일 것이다. 그걸 각오하고 선전포고를 한 두 작가의 용기는 참으로 눈물겨운 것이었다.


김명희작가는  kbs에<사랑의 주소>를 응모했었는데 <여름향기>가 도용했다는 게 법원으로부터 인정을 받아 손해배상을 받아냈다. 일부 승소 판결이라고 봐야겠지만 어쨌든 이긴 것이다. 재판부는 우리협회 권익옹호위원회의 꼼꼼한 의견서를 보고 도용의 심증을 굳혔다고 한다.

 

서민희 작가는 최근 완성된 영화 <오로라공주>의 작가인데 감독인 방은진의 각본으로 둔갑하고 서민희는 원안자로 표시된 경우다. 각종 선전물에 모두 그렇게 되었고 필름에도 버젓이 방은진이  각본 감독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사실 요즘 그런 예가 수없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피해당사자가 연락을 해주지않으면  협회로서도 일일히 체크하기가 어려운데 서민희작가는 다행이 구두진정을 해왔고 목숨을 걸고(?) 권리를 찾겠다고 해, 협회도 영화사에 강력하게 대처하였다. 영화사는 이미 발표된 선전물은 수거하기 어렵고 필름 자막은 고치기로 약속하여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협회는 회원 작가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 하고 있지만, 1차적으로는 위의 두 작가처럼 당사자들이  나서야 한다.
다른 작가들도 피해를 당하면 체념하지 말고 즉각 협회에 진정 해 자기의 권리를 찾아야할 것이다.


2005/10/27 15:21 2005/10/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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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돌 속에 갇힌 말>을 상영한다

한동안 전화연락이 되지 않는 곳에 묻혀있다가 돌아오니

한독협에서 모든 준비를 마쳐놓고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감독이라는 사람이 준비과정에 참여하지 못했던 탓인지

미리 초정했던 민주노동당 측 의원들이나 내부 인사들이

개인사정으로 아무도 참석하지 못하게 되어서

여러모로 죄송하기도 하고 마음이 편하지 않다

초대할 만한 분들은 이미 대부분 영화를 보셨고

아직 못보신 분들은 또 연락이 닿지 않는다

어떻게든 연락을 취해서 나중에 DVD라도 전해드리고 싶은데

어렵게 인터뷰에 응해주셨던

조원봉씨나 양원태씨 같은 분들이 과연 어떤 말씀을 하실 지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여름 석 달을 멍하니 보냈다

올 초에 세웠던 많은 계획들이 KBS 방영취소건을 기점으로

하나 둘 무산되면서 마음을 다잡기 힘들었다

가뜩이나 속마음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말문을 닫은데다 일기조차 못쓰고 지내다 보니

지금 키보드를 만지는 것이 너무 어색하다

머리와 가슴에서 붕붕거리던 단어들이

순식간에 잠잠해지면서

손가락끝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덜어내면서 살지 못하고

늘 꾹꾹 눌러담기만 하는 버릇을 고쳐야 하는데......

 

여성영상집단 '움'에서 소개해준 일과

미례가 주선해준 일이 있어서

9월부터는 정신없이 바쁠 것이다

걱정해주고 보살펴주는 친구들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국회라는 공간에서 독립영화가 매달 상영된다는 것과

그 상영회에서 내가 연출한 영화가 첫번째로 소개된다는 것도 고마운 일이다

안타깝고 아쉽고 먹먹했던 순간들을

모기향 주머니랑 같이 서랍속에 넣어버리고

고마운 일들을 생각하면서

뜨거웠던 몸뚱이를 가을바람에 식히자

 

오늘, 또 새로운 관객을 만난다

한 사람이 되건 열 사람이 되건

영화를 매개로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신난다

담담해지기 좋은 계절

가을이 온다

 

 

2005/09/01 09:16 2005/09/0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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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05년 9월 1일 (목) 7시 30분

○ 장소 :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 상영작 : 돌 속에 갇힌 말 (다큐멘터리)

○ 주최/주관 : 한국독립영화협회,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실

○ 후원 : 문화연대 달리는 놀이터

○ 문의 : 한국독립영화협회 (02-334-3166)

             천영세의원실 (02-788-2874 정혜경보좌관)



CINE AGORA  (영화 광장)

독립영화, 세상을 향해 발언하다!





한국독립영화협회와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실은 cine agora(독립영화 매월 정기상영회)를 통해

침묵을 강요당한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하고자 합니다. 또한 비정기적 국회 상영회

를 정례화하여 사회적 의제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입법 활동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상업영화만이 존재하는 기존 영화문화에 문제를 제기하고, 독립영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 제고

및 실질적 지원구조를 획득하고자 합니다. 국회 내 정기적인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첫 상영작 <돌 속에 갇힌 말 -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농성 사건>은 최근 과거사 진상 규명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 독립영화 진영 내부에서 역사를 다시 조명하려는 의지의 성과입니다. 


정부나 민간차원에서 과거사에 대한 조명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 차원에서 과거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프로그램들은 많이 방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차원의 진상규명 노력은 쉽지 않습니다.


<돌 속에 갇힌 말>은 이런 과거사에 대한 감독의 개인적 경험을 넘어 진실을 향해 더디지만 조금씩 전진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과거사는 과거에 일어난 사건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역사는 언제나 현재입니다.




○ 상영 작품 소개


<돌 속에 갇힌 말 -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농성 사건>

    연출 나루|DV|70분30초|컬러|2004년


시놉시스   


1987년 대통령 직선제는 6월 항쟁의 성과인가? 이 작품은 대통령 선거 당일 구로구청에서 벌어진 투표함 밀반출 사건을 재조명하며 형식적 민주주의라는 최소한도의 절차조차 지켜지지 않았던 ‘돌’의 시대, 그 현장에 있던 이들의 ‘말’을 구출해낸다. 17년이 지난 지금 이곳의 우리들에게 도착한 투쟁과 좌절의 기억.


2005/08/30 13:29 2005/08/3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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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챌 커뮤니티 '다큐나루' <관련기사>게시판

에 접속하시면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웹에서 검색가능했던 기사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2005/07/19 12:52 2005/07/19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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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링크:조영각님의 글

 

 

6월23일(목) 밤 12시55분

 

<독립영화관>이 위태롭다. 6월9일 방송예정이던 나루 감독의 <돌 속에 갇힌 말>이 축구중계로 긴급 편성됐다. 방송 당일까지 계약 미완료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이의제기가 이유이다. 해당 게시판에는 방영을 촉구하는 게시물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한국독립영화협회 다큐마당에도 대책을 논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축구 재방송에도 자주 밀리는 편성이고 보면 독립영화가 마치 미운 오리 새끼가 된 듯하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이의제기 역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아무튼 이번주에 방영되는 <과잉시대>는 소비지상주의에 빠져들고 있는 현대사회를 냉철하게 비판하는 작품이다. G8 회담에 참여한 세계 정상들의 모습과 세계화를 반대하는 시애틀 대투쟁을 시작으로 자본주의 사회가 어떻게 소비를 부추기고 있으며, 인류사회를 파괴해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경쾌한 음악과 그에 걸맞은 정교한 편집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비관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투쟁해야 하고 그 투쟁은 정당하다는 메시지를 강력히 전달하고 있다. 상당히 급진적인 내용의 이 다큐멘터리에는 아직 아무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것 같다. 혹시 부시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이 영화를 본다면 소송을 걸지도 모르겠다.

글 : 조영각 (계간 <독립영화> 편집위원)

2005/06/23 16:21 2005/06/2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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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링크:KBS독립영화관은 종속영화관인가

 

 

 

제목: KBS 독립영화관은 '종속'영화관인가?
조회: 181  大口 / 2005.06.21 오후 5:18:00

 

휘황찬란한 극장에서 많은 자본과 우수한 인력의 마케팅으로 상영하는 상업영화가 아닌, 소규모의 인원이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드는 영과가 독립영화입니다. 아니, 이건 저예산 영화군요.
득립영화는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대부분 예산이 별로 없는 채로 만들어지는 것이겠죠. 영화 제작자나 감독이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자기 소신을 가지고 만드는 영화라면 자기 돈 100억을 쓸어다 부어도 독립영화는 독립영화일테지요.
그래서 독립영화는 이런 명제때문에 더욱 값어치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전에 KBS 독립영화관은 6월 9일 200회를 맞아 한달간 다큐멘터리 특집을 상영한다고 했습니다.
마이데일리에 실린 200회 특집 관련기사(연합뉴스, 일간스포츠, 문화일보 등도 모두 기사화했다)

힘들여 만들기는 했으나 기걱 영화제나 주민대상 상영밖에 하지 못하는 독립영화에 대한 푸대접 속에서 KBS 독립영화관이 200회를 맞았다는 것은 축하할 일이고, 분명 경사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왜 200회 상영에 잡음이 들리는 것은 왜일까요?
KBS 독립영화관 시청자게시판

6월 9일은 안타깝게도 국가대표 축구팀이 쿠웨이트를 상대로 4-0의 낙승을 거두며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지은 날이었습니다. 축구경기는 9일 새벽3시경에 중계되었지만, 이런 명장면을 보지 못한 국민들이 많은 관계로 KBS는 9일 밤 12시가 넘어서 재방송을 편성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10일 0시죠) 긴급한 편성이기 때문에 무언가 기존에 편성된 프로그램을 하나 제외해야 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제외된 프로그램이 KBS 독립영화관입니다. 온국민의 관심사인 월드컵축구와 독립영화를 비교해봤을 때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축구경기 중계로 인해 상영이 연기되었다는 정도로는 그저 영화 관계자들이나 한숨 한번 쉬면 끝날 일입니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문제가 불거져버렸습니다.

영화는 87년 구로구청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인터뷰와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18년전의 그 일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영화제를 찾아가거나 감독 개인홈피에서의 상영고지를 보고 찾아갈 형편이 못되었기 때문에 KBS에서 방영한다는 사실에 무척 기대를 했습니다. 축구때문이려니... 하고 일주일만 더 기다리면 되겠지 하고 있었겠죠. 그러나 KBS는 일주일 연기가 아니라 '방영유보'라고 공지했습니다.
유보의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방영당일까지 계약서 미작성'이었고 다른 하나는 '선관위의 상영금지 공문'이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한 진행상황은 배급사인 다큐나루 홈페이지 나루일지에 적혀있습니다.
다큐나루 홈페이지

나루감독은 여기에 대한 경과를 게시물로 남겨놓았고, 이에 인권운동사랑방과 구로타임즈 등에서는 선관위측의 안이한 발상과 대응에 문제가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려 하고 있습니다.
인권운동 사랑방의 기사가 이 문제의 핵심을 잘 짚어준 것 같군요.
인권운동사랑방의 관련기사

이미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은 사건에 대해, 군사독재시절의 판례를 근거로 자신들의 무죄를 주장하며 독립영화에 권력으로 간섭하려는 선관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영화감독 개인과 이해당사자간의 문제가 아니라 '독립영화'와 '권력'의 문제라고 봅니다. KBS는 '문제가 커지는 것은 싫고, 영화의 독립을 지켜줄 의무는 없으니 방영하지 않으면 간단한 방법'을 선택하며 '계약서 미작성'이라는 덤터기를 감독에게 씌우고 자신들은 달아나버리는 형국이군요.
이런 식의 과정이 앞으로 또 일어난다면 KBS 독립영화관에서는 영영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인 영화들은 '하나도 못보게' 되겠네요. 과연 그런 프로그램에 '독립영화관'이라는 이름이 어울릴까요?

해법은 오히려 간단하다고 봅니다.
KBS는 자신들의 잘못없음을 주장하고 싶다면, 일단 계약서를 작성한 후, 선관위에서 법원에 방영금지 가처분신청을 하면 그 때 연기하면 될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방영유보에 대한 KBS의 책임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독립영화관에 어울리는 행보였다는 칭찬을 받을 것입니다.


2005/06/21 16:10 2005/06/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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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링크: 뭐가 찔리십니까?

 

 

 

KBS 독립 영화관에서 방영결정되었고 이미 홍보까지 끝난 87년 구로부정선거에 관한 독립다큐멘다리 영화인[돌속에 갇힌말]을 방영하지 말란 공문을 제작진에게 보냈다구요..
참 딱하십니다.
이미 재판에서 그건에 대해 책임없다는 판결이 났다면 이후에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의해 다시 법적책임을 물을 일은 없어보이는데, 대체 뭐가 찔려서 제작진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수 있다는둥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하겠다는 둥 협박을 해서 영화 방영을 막는 건지 모르겠네요.
정말 87년 선거당시 구로문제에 있어서 깨끗하다면, 당당하게 생각한다면 그런 독립영화 한편 국민들이 본들 무슨 큰 일이 나겠습니까?
제발 자신들의 체면만 의식하지 마시고, 공영방송사인 KBS의 체면도 생각해 가면서 시청자들의 알권리도 인정해 가면서 일을 처리하십시오.
누구보다도 공정성과 진정성이 중시되는 중앙 선거 관리위원회라는 곳에서 아직도 구태의연하게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흠집이 될 만한 사실은 무조건 회피하고 보자는 태도는 이제 버리시길 바랍니다.
만약 KBS에서 [돌속에 갇힌 말]이 영영 방영되지 않는다면(방송유보의 또다른 이유인 계약서 미체결 문제는 계약서를 체결하면 그만이므로) 그것은 전적으로 중앙 선관위의 부당한 공권력의 개입때문으로 알겠습니다.

 

 

 

 

2005/06/18 16:33 2005/06/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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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약속한 그 날 방영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방영하기로 했다면 해야합니다

6월 9일 밤늦도록 <돌 속에 갇힌 말>을 기다리던
한 분이 제게 직접 전화를 주셨습니다
어렵게 인터뷰에 응하신 분입니다

'제가 그 사건 때 만났던 사람들이랑
시골에 있는 친인척들한테 다 전화연락을 했거든요
그 사건(87년 구로구청 부정투표함항의농성사건)이
영화로 만들어졌고 방송에도 나온다
꼭 봐야 한다고...그런데 새벽2시가 되도록 안하네요
제가 그 사건에 대해서 말할 수가 없었는데,
그 사건에 대해서 말해도 믿지 못할 거 같아서 안했는데,
지금까지 말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이번에 다 말하고 방송을 기다렸는데...
세상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네요
지들 맘대로 취소하고...나는 어떡해요
나는 결국 거짓말쟁이가 됐어요...'
그러더니 우십니다
마흔이 넘은 그 분, 전화하다 말고 웁니다

저는 이 영화를
방송을 목적으로 제작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보상을 기대한 적도 없습니다

 

그러나 단 한 사람이라도
그 사건을 기억하고 있거나
그 사건으로 인해 상처받았거나
그 사건으로 후유증을 갖고 있다면
누군가는 증언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영화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면서
5년동안 더듬더듬
카메라를 익히고
컴퓨터와 씨름하며
주변사람들의 반대와 염려 속에서 간신히 만들었습니다

틀어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는데
간단하게 전화 한통화로 방영을 약속했다가
간단하게 전화 한통화로 취소해도 되는
그런 영화가 아닙니다
그리고
그래도 되는 영화는
이 세상에 단 한 편도 없습니다

이 사회에 상식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은 약속을 지키십시오

KBS 독립영화관 시청자게시판
http://www.kbs.co.kr/1tv/enter/shortfilm/bbs/index.html
여러분의 항의가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로그인....번거로우시겠지만
참여해주십시오
이대로 물러선다면

세상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1. 방영이 추진되다가 유보되기까지의 과정(5월 25일~6월 10일)

http://home.freechal.com/87goolo/02/2/131475611

 

2. 방영하기로 한 날(6월 9일), KBS 독립영화관 측의 공지

작성일: 2005/06/09 13:10

6월9일 밤 12시 55분 방송 예정이었던
독립영화관 방송은 축구 방송 관계로 한주 쉬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TV 시청하시는 것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3. 6월 13일, KBS 독립영화관 측의 공지

http://bbs2.kbs.co.kr/ezboard.cgi?db=2Tshortfilm_notice&dbf=23&action=read&scenario=1

 

 

2005/06/15 05:29 2005/06/15 05:29

씁쓸한 구멍

from 돌속에갇힌말 2005/06/1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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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home.freechal.com/87goolo/02/2/131466428

윗글을 먼저 읽으시고...

 

 

1. 제대로 항의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제대로 협상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사실 지금 이런 저런 뒷이야기를 늘어놓는 건 비겁한 일이다

    안다, 아는데 자꾸만 화가 난다

   

2. 어떤 일을 도모할 때

   처음부터 자신이 빠져나갈 구멍부터 만들어놓고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책임을 거론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 자신이 책임을 질만한 여지를 없애는 것이다

 

3. 갑과 을의 관계라는 것은

    그것이 고용과 피고용의 관계가 아니라고 해도

    어쨋거나 '을'을 수동적인 대상으로 설정하게 되어 있다

    일을 시작하고 끝맺는 주체는 오로지 '갑'인 것이다

   

4. 5년동안 작업을 하면서 단 한번도

    이것이 방송을 통해서 소개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떨결에 테잎을 보낸 것이 잘못이다

    맨처음 제안이 들어왔을 때

    얼마를 받게 되는지, 어떤 조건으로 진행되는 것인지

    보다 치밀하게 확인했어야 했다

    다음에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

    그러기 위해서 이렇게 몇 마디라도 끄적거리지 않을 수 없다

   

5. 돈 때문에 사람이 얼마나 비굴해질 수 있는지 확실히 알았다

    내게는 생계가 걸린 문제였지만

    그들에게는 단지 선택의 문제였다

    

6. 그들 말대로 단지 운때가 나빴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부사정과 외부 사정을 동시에 고려해야하는 상황에서

    그들은 내부 사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고

    앞으로 다른 감독들에게 미칠 여파를 걱정하면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고 싶지 않다는 내 입장은 그저

    개인의 자존심 문제로 치부되거나

    불편한 '잔소리'에 불과했을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프로그램, 언제 없어질 지 모르는데

    독립다큐멘터리를 하나라도 더 틀어주려고 애쓰고 있는데

    이 감독은 왜 이렇게 말이 많은가 하고 오히려 섭섭해했을 지도 모른다

 

7.  입장의 차이, 라는 것은 종종

    각자가 처한 환경이나 업종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의 시각 차이 정도에서 그친다

    그러므로 문제해결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8. 당당하지 못했다, 치밀하지 못했다고 아무리 반성하고 후회한다고 해도

   이 씁쓸한 구멍을 메울 방법이 없다

   어느날 갑자기 공중에 들어올려졌다가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듯한 느낌이

   가시질 않는다

   거대한 조직 앞에서 할 말이 없다

 

   

2005/06/10 11:43 2005/06/1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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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258709

 

"스무살 일기에 쓴 약속 지켰어요"

구로구청투표함 밀반출 사건 다룬 다큐멘터리

<돌속에 갇힌 말>의 나루 감독

 

"당시 기억들이 악몽이었어요. 언젠간 영상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5년 만에 작업이 끝났네요."

지난 87년 12월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농성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돌 속에 갇힌 말- 87년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농성사건>(이하 돌 속에 갇힌 말)을 제작한 나루(38) 감독의 첫 마디다.

지난 87년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 2박3일간 일어났던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농성 사건. 시민과 학생들의 항의 농성 중 공권력이 투입된 사건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다큐멘터리 영화 <돌 속에 갇힌 말>(70분).

이 영화는 2005년 제1회 안양변방영화축제(5월 22일)에서 서울, 부산, 대전, 원주, 광주 등 대도시 시민사회단체들의 '특별전'에 초청돼 각광을 받기도 했다. 또 6월 6일까지 열리는 인디포럼영화제에서도 많은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6월 2일 상영).

또 지난 2004년 수원인권영화제와 10월 30일 서울선재아트센터에서 열린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또 지난 2005년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와 인권영화제에 출품 공모를 통해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선정돼 상영되기도 했다.

지난 87년 6월 민중항쟁의 결과로 대통령 직선제 등의 내용을 담은 6·29 선언이 있었고 이후 12월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당시 투표를 앞두고 구로구청에서는 부정투표함 밀반출 시도가 있었고 이에 대한 항의농성이 벌어진다. 나루씨는 대학생(87학번, 대학 1학년) 신분으로 공정선거감시단 활동을 하다 그곳에 합류해 현장을 생생히 목격했다.

"16일 오전 11시경 '부정투표함'이 구로구청 현관 앞에서 반출되고 있다'고 어느 아주머니의 제보가 왔어요. 당시 여의도 평민당사로 여러 차례 전화 제보가 왔다고 합니다. 당시 평민당원이던 박영환씨와 수명이 구로구청으로 달려갔지요. 이미 다른 두 대가 도주한 상태에서 봉고 트럭(서울 7다 7870)을 발견해 시민과 공정선거감시단원 등 40~50여명이 합세, 부정투표함 반출을 저지하면서 사건이 시작됐습니다. 구청 앞에서 줄을 지어 투표 차례를 기다리던 주민들도 자발적으로 시위에 합세했지요."

당시 구로구청 3층 사무실에서 투표 위조 여부를 조사했던 시민, 학생들에 의해 투표함 1개, 투표 용지 1506개, 붓두껍 60개, 인주 70개, 손장갑 6켤레가 발견된다. 이 사실을 알려지자 항의 시위대는 계속 늘어 갔고 여론 확산을 막기 위해 군사정권은 공권력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군사독재 정권이 부정투표함 항의농성에 대해 최루탄, 지랄탄, 백골단 등을 앞세워 폭력적이고 무자비하게 진압했어요. 인권을 무차별적으로 유린했지요. 그런데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신문, 방송 등 미디어에서는 사실 그 자체를 조명하지 않고 있고 '돌 속에 묻힌 말'들이 되어 버렸어요. 그래서 영상을 통해 인권 탄압에 대한 실상을 제대로 알려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루 감독이 17년 전에 쓴 일기장에는 이 사건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는 일기장에 "후에 이 사건을 영상으로 반드시 남기겠다"고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 농성 사건이 있은 직후부터 94년까지 구로 지역에 대한 심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2호선 구로구청역(현재 대림역)에 내리지도 못할 정도였다고.

"그 사건이 뇌리에 스쳐 오랫동안 후유증으로 남았어요.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경찰만 보면 무척 놀랐고 창문이 없는 공간을 못 들어갔어요. 낯선 공간에 오면 비상구부터 찾게 됐어요. 구로라는 지역 자체에 대한 후유증인 셈이지요."

이것이 영화를 만들게 된 개인적인 동기가 되었다. 하지만 사건 당시 공권력의 인권 유린에 대해 알리고 싶다는 의지도 이 영화를 만드는 데 한몫했다.

"경찰과 백골단이 시위대를 에워싸고 집단적 폭력을 행사했어요. 울분이 치밀었어요. 그 사건을 방송이나 신문이 보도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알리지 않았지요. 지금도 잘 알려지지 않았구요. 다큐멘터리를 통해 정확한 사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나루 감독은 17년 전 일기장에 적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그는 99년 12월부터 2004년 9월까지 5년간에 걸쳐 촬영을 했다. 이 기간 동안 백방의 노력으로 자료를 수집했고 6mm 캠코더를 들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관련자를 인터뷰했다.

"당시 뿔뿔이 흩어져 있는 관련자를 만나기 위해 전국을 돌아 다녔습니다. 기차와 고속버스, 마을버스를 번갈아 타며 오지까지도 찾아가 사람들을 만났지요."

우여곡절도 많았다.

"당시 보도됐던 뉴스를 방송국에서 개별적으로 돈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방송국에서 촬영해 놓고 방송하지 않았던 부분을 구하느라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요. 당시 서울대생인 이상빈씨가 그 현장을 촬영했는데 막상 그를 만나 보니 촬영한 테이프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노력 끝에 80년부터 독립영화를 제작해 온 '서울영상집단'에서 그 테이프를 구할 수 있었지요."

87년 12월 한달 동안 방송국에서 보도한 분량만 테이프 40개를 샀다. 나루 감독이 촬영한 테이프만 170개가 넘는다.

"작업 과정에서 20살 때 일기를 발견했습니다. 당시 무서운 현장의 생생한 기억들이 일기장에 잘 표현되어 있더군요. 글보다 영상으로 표현해야 사람들이 구체적이고 더 직접적으로 와 닿기 때문에 영화를 촬영하게 됐지요. 일기장도 많은 참고가 됐어요."

그는 영화 촬영을 하면서 제작비가 없어 프리랜서 방송작가(2002년까지)로 일하면서 신문, 잡지, 인터넷에 글을 기고해 원고료로 제작비를 마련해야 했다. 심지어 반전단체나 결혼식까지 찾아다니며 비디오 촬영을 해주기도 했다.

나루 감독은

나루 감독은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 사당동에서 자취하면서 대학 생활을 했다. 구로지역과는 아무런 연고가 없지만 대학 시절 공정선거감시단에 자원해 활동하다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밀반출사건을 겪게 됐다. 이후 한겨레문화센터 VJ과정을 마쳤고, 아카데미에서 영상 편집도 공부했다. <오마이뉴스>가 창간되기 이전인 2000년 2월 17일 <오마이뉴스> 창간 시험판에 '캠코더 아줌마의 커밍아웃'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리기도 했다.
"돈이 생기면 카메라를 사고 또 생기면 렌즈와 편집기를 사고, 다음 프라이포드와 오디오를 사고 이런 식으로 5년 동안 장비를 구입해가면서 촬영을 하다 보니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는 <돌 속에 갇힌 말>의 제작 일지를 인터넷 커뮤니티(www.freechal.com/87goolo)에 구체적으로 기술해 놓았다.

 

그의 데뷔작이기도 한 <돌 속에 갇힌 말>에서 구성과 편집은 혼자서 소화했지만 촬영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분들의 이름은 영화 엔딩 타이틀에 밝혀 놓았다. 영어자막 작업을 해서 외국 영화제에도 출품할 거라고 밝힌 그는 앞으로는 여성 인권을 주제로 한 영화를 구상 중이라고 했다.

2005/05/30 13:38 2005/05/3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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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경성대학교 소강당 5월 6일(목) 저녁8시, 5월8일(토) 오후 4시

   

2. 구로노동자문학회

    5월 11일(수) 저녁 7시30분

 

3. 제1회 안양변방영화축제

     5월 22일(일) 오전 10시 30분

 

4. 인권영화제

    홈페이지 http://sarangbang.or.kr/hrfilm/2005hrfilm/

    상영일정표 http://sarangbang.or.kr/hrfilm/2005hrfilm/program_time_table.php

    5월 23일(월) 오후 4시

 

5. 인디포럼

   홈페이지  http://www.indieforum.org/2005/main.php
   상영시간 : 5월 28일(토) 저녁 6시 
               6월 2일 (목) 오후 4시30분

 

영문자막 작업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추가 번역을 해주신 허혜경님과

미디액트에서 이틀동안 밤새 수고해주신 손이레님께 감사드립니다

2005/05/15 22:44 2005/05/1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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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말은 참 낯설다

아무리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뭔가 더 적당한 이름이 없을까

 

어떤 사람들과 같이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영화를 보는 느낌과 영화에 대한 궁금증은 달라진다

<돌 속에 갇힌 말>을 여러 번 다시 봤는데

볼 때 마다 전혀 다른 입장(이었다면 좀 과장이고)에 처한 사람처럼

매번 관객이 되어서 화면을 바라본다

그리고 앞에 나가서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는 동안에도

머리속에서 자아가 나뉘어진다

관객이 된 내가 감독인 나에게 묻고 싶은 말이 생기는 것이다

 

인디다큐페스티벌에서 처음 상영되었을 때

내가 나에게 가장 묻고 싶었던 건

'그래, 드디어 상영을 하게 되니까 어때?'였다

약간 우쭐한 상태가 아니었을까

대답은...할 수 없었다

흥분과 당혹감과 긴장을 견디지 못해서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저 시간을 견디기만 했다

 

대전에서 상영할 때는

'왜, 하필, 영화로 이 이야기를 하려고 했나?'였다

기나긴 글을, 그것도 아주 오래 전 이야기를, 그것도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누군가는 다치고 누군가는 감옥에 갇히고 누군가는 장애인이 되고

누군가는...죽었을 지도 모를 그 사건에 대해서

글을 쓴다는 건 자신없는 일이었다

여러 번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카메라를 들게 되면서 첫 작업은 그 이야기다, 라고 결심했고

결국 이렇게라도 완성하게 되어서 다행이다, 라고 대답했던 것 같다

 

구로 구민회관, 원주, 그리고 이번주에 실업극복국민재단에서 상영할 때

나는 묻고 싶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은 그게 가장 궁금하다

관객이 물어본 적도 있었는데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금禁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짧고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기도 하고

좀 더 전문적인 공부를 하면서 오랫동안 재충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앞으로 계속 영화를 만들더라도

내가 관객이라는 것을

그리고 관객도 자기 삶의 감독이라는 것을

그들도 곧 영화감독이 될 수 있고 누구보다 훌륭한 자질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지

겸손해야한다는 말이다

 

나는 종종 그걸 잊는다

 

2005/02/26 13:58 2005/02/2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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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그런데 상영회를 한 번 할 때 마다

누군가 이런저런 지적을 할 때 마다

그 말도 맞네요, 제가 좀 더 고민해 보겠습니다

다음에 조금 더 고쳐보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만다

그리고 이내 후회한다

 

사실 더 인터뷰하고 싶은 사람이 있고

조금 더 촬영하고 싶은 장소가 있고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도 있고

아직도 인터뷰에 응하지 않아서 강제로라도 만나고 싶은 사람은 있지만

언젠가 어떤 선배가 말한 대로

이것은 이 자체로 이미 완결된 것이다

그런데 왜?

 

어쩌면 사람들이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

뭐라고 적절하게 반박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우와 저런 날카로운 생각을 왜 못했을까'라며 선뜻 받아들이지도 못하기에

우물쭈물 식은 땀을 흘리다가

대답이랍시고 한다는 것이 그만

'조금 더 고민을 한 다음에...조금 더 보충을...'이라고 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문제다

 

나는 아마 새로 편집하지 못할 것이다

그저 '해야되는데, 해야만 하는데...'라고 중얼거리다가

다른 일을 벌이고 말 것이다

알면서, 너무나 잘 알면서도 이러고 있으니

이런 나 자신이 어찌 한심하지 않으리

2005/02/02 23:57 2005/02/02 2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