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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5/08/09

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8/09
    이 사람 좋아. 존경해.(7)
    새삼
  2. 2005/08/09
    해야할일과하고싶은일과나.
    새삼
  3. 2005/08/09
    중독.
    새삼

이 사람 좋아. 존경해.

 
뭐 사람들은 비웃을 수도 있지만,
내가 존경하는 사람 중에 하나는 바로 김병욱 피디였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던 고3시절에도,
9시 반까지 꼬박꼬박 집으로 들어왔던 건
바로 <순풍 산부인과> 때문이었다.
 
나는 그 사람이 찾아내는 일상의 재미에 탄복했다.
특히 사람. 사람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 그 캐릭터의 발견.
그리고 동시에 그가 찾아내는 일상의 쓸쓸함에도 늘, 감탄했다.
똑바로 살아라의 마지막 장면처럼
뭐랄까, 슬프지만 현실.
누구보다 삶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 그런 생각 했었다.
 
 
귀엽거나 혹은 미치거나 가 조기종영한단 얘길 듣고,
와 SBS 정말 가차없구나,
나름대로 유명한 피디에 내용도 괜찮은데,
시청률 안 나온다고 두어달 방송하고 접어버리다니. 심하다고 생각했다.
오늘 우연히 드라마몹 블로그에서 김병욱 피디 인터뷰를 발견했는데,
읽고나니 이 사람 더 좋아지는 것 같다. ㅎㅎ
나랑 좋아하는 장면도 비슷하다. 후후.
 
 
관련 기사 - 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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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할일과하고싶은일과나.

예전에 좋아했던 만화 중에 119구조대라는 게 있었다.


 

바로 요것. (최근에는 슬램덩크마냥 큰 새 책으로 나왔다. 아 사고싶어)

 

주인공인 다이고는, 본능에 충실한, 문제많은, 천재, 소방관이다.

슬램덩크의 강백호처럼,

원래는 잘 하는 것 없는 문제학생이었는데,

어쩌다(?)-사실 좋아하는 여자때문에 ㅋ - 하게된 소방관 일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던 거다.

이론이나 규칙 같은 건 잘 모르지만 순간순간의 느낌으로 누구보다 화재현장을 잘 진압해내는, 꼬맹이 녀석.

 

아, 어쨌든 만화의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하려던 건 아니고,

(언제나 주저리주저리 하고 싶어지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다이고 녀석의 한 가지 철학이 오늘 문득 떠올라서인데,

바로 이거다.

"나와 가까운 사람은 가장 나중에."

화재현장에서 사람들을 구할 때, 다이고는 늘 가장 가까운 사람을 마지막에 구했다.

 

약간 다른 맥락이기는 하지만 나는 좀 그런 편이었다.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불친절하게, 대해왔다.

약속을 정할 때도, 일을 할 때도 가까운 사람은 늘 우선순위에서 밀어냈다.

그래도 다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했기도 하고,

그래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이기도 했다.

가까운 사람을 가장 나중으로 두는 건, 나의 철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깨달은 건,

화재현장에서 본능으로 모두를 살려낼 수 있는 사람도 아닌 나에겐,

가장 가까운 사람만을 구해내지 못할지도 모르는 나에겐,

이건 상당히 필요없는 책임감이며 나의 가까운 사람에게는 상처 일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그래서 나는 그 쓸데없는 철학을 버렸었는데,

 

요즘엔, 그게 조금 다른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야 할 일과 해야 하는데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은 아니지만 무지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나는 고스란히 이 위에 쓴 순서대로 그 일들을 진행한다는 거다.

그래서 오늘 약간 우울해졌다.

해야 하는 일은 아닌데 무지 하고 싶은 일이, 상처 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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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티비.

 

하루종일 티비만 봤음 좋겠어.

 

거기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살았으면 좋겠어.

 

알콩달콩 행복하게.

 

스티브를 만난 미란다처럼, 챈들러를 만난 모니카처럼. 그렇게.

 

더 이상 멍하게 살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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