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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오다가리 죠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냥 영화가 보고 싶었고
약속을 어긴 친구 때문에 화가 좀 났고
남산 근처에 사는 절친한 술 친구가 있었고
그 아이는 함께 영화보기 좋은 아이었고
명동은 가까웠고
사진 속의 그는 아름다웠다.
1.
배바지를 입은 오다기리죠의, 흔들리는 세숫물로 영화는 시작한다.
빨간 배바지마저도 어울리다니. 젠장.
(여하튼 난 그가 운전을 하면서 시작된 오프닝이 참 좋았다.
특히나 그 때 흐르는 그 음악.
컬리플라워즈라는 밴드가 오에스티 작업을 했다는데
심히 구입을 고려중이다.)
2. 기억과 사실은 같지 않아.
영화는 끊임없이 기억에 관해 이야기한다.
당신이 알고 있는 그 기억이란, 과연 진실한가. 혹은 '사실'인가.
어머니의 삶을 기억하는 두 명의 아들과 남편의 기억은 다르고
그 다른 기억만큼 그들은 멀리 떨어져있다.
현실의 순간은 '사실'이지만 기억은 언제나 재구성되어 머리 속에 남는다.
착하고 순진하게 보이는, 시골 마을의 착한 아들로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아버지와 살고 있는 형.
그리고 그 형을 필요로 하는, 그런 착하고 일 잘하는 누군가가 필요한 아버지와, 일을 함께 하는 동료들.
그 곳을 벗어난 동생.
그리고 그 동생의 기억 속의 여자.
여자는 기억 속에서만 존재한다.
그는 그녀를 못 알아본척 하지만 그녀의 현재에 형이 함께 하고 있다는 걸 알곤 그녀를 다시 욕망한다.
그렇지만 그녀가 자신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자신이 싫어하는 음식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그는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재판 과정은 '기억'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검사는 끊임없이 그 때의 피고인의 상태, 감정에 대해 질문한다.
그 때의 감정과 그 때를 떠올리며 그 때의 감정을 기억해 내는 것이
언제나 같을 수는 없다.
게다가 검사는 굉장히 우락부락한 인상을 한 채로
피고인의 현재의 '사실'에 대해 까발리다가
그에게 사건 당시의 기억을 말하길 강요한다.
그가 말한 것은 어디까지가 진심이었을까.
3. 기억과 믿음
관객은 끝까지 여자의 죽음에 관한 '사실'을 알 수 없다.
어쩌면 영화 속 그들도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그 순간을 자신의 기억으로만 알고 있다.
다리 위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먼 곳에서
동생은 형과 여자를 보면서 그들의 대화를 상상한다.
그 상상은 그에게 사실이 되고, 그 순간은 다르게 기억된다.
나 역시 동생처럼 형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어떤 사람에 대해서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종종 착각하곤 하니까.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은 그냥 내 머리 속의 사람일 뿐.
같이 본 친구는 이 영화의 교훈을
역시 잘 생기고 봐야해
로 정리했다.
그래. 때로 이미지는 사람의 기억을 한정시키곤 하지.
오늘 내가 영화 속의 형의 범죄를 확신한 것은
그런 류의 사람들,
그러니까 착하고, 남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고, 늘 웃는 얼굴에, 궃은 일을 도맡아 하는 그런 사람은,
한 번 꼭지가 돌면 확 변한다는
나의 선입견이 단단히 작용했다.
결국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어.
4. 흔들림
영화 속 모두는 흔들린다.
치에코도 미노루도 타게루도 모두.
아버지와, 그리고 그녀의 엄마조차도. 모두 흔들거린다.
근데 그걸 잡아내는 카메라가 너무 좋았다.
약간씩 긴 듯하면서도 어딘가 단아하달까.-_- 표현력의 한계
이 장면도 좋았어.
엿튼 영화의 마지막은 참 맘에 안 들었지만
고 직전에 울고 있는 오다기리 죠까지 딱 좋았고
고기서 끝나고 음악이 나왔으면 완전 나는 반해버렸을 것이야
음악과 화면들이 너무 좋아서
영화 공부가 하고 싶다고 불끈불끈 솟구치게 만들었음
넌 무엇이든지 애정을 너무 많이 쏟는구나. 앤.
앞으로 살면서 실망할 일이 많을까 봐 걱정이다.”
“아, 마릴라 아주머니, 앞일을 생각하는 건 즐거운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루어질 수 없을지는 몰라도, 미리 생각해 보는 건 자유거든요.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 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아저씨는 성스럽게 아름다운 것과,
정신이 아찔하게 똑똑한 것과,
천사처럼 착한 것 중에서 고르라면 어떤 걸 고르시겠어요?"
"글쎄, 잘....잘 모르겠어."
"저도 그래요. 절대로 결정하지 못할 거예요.
그 중에 제가 될만한 것이 없으니,
정하지 못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겠죠.
하지만 분명한 건,
저는 결코 천사처럼 착해지진 않을 거라는 점이에요......"
요즘 앤 전권을 읽고 있다는 친구의 글을 보고
나도 오래 전 적어두었던 기록을 꺼내봤다.
빨간 머리 앤의 목소리를 들으니 어쩐지 나도 기운이 나는 듯! ^^
영화를 보는 건, 결국 관객.
어제의 나에게 이보다 좋은 영화는 없었다.
어제 나랑 비슷한 상태의 그녀. ㅎㅎ
일본영화는 자고로 이래야 한다.
조니뎁을 처음 봤던 건 아마도 가위손이었을테고,
멋있는 남자라고 생각했던 건 길버트 그레이프 였던 것 같다.
마른 듯한 얼굴에 먼가 있어보이는 퀭한 눈...ㅋㅋ
근데 캡틴 잭 스패로우만큼 그를 섹시하고 귀엽게 만들었던 역할은 없었다.
영상을 서버에 올리는 동안..
그 동안 봤던 영화들에 대해 주절주절...
검은색 흰색 그리고 때로는 뜬금없고, 어이없는 유머들.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
꽁트 같았던 영화.
그리고, 누구다누구다, 사람 찾는 재미도 쏠쏠.
한한남대교를 매일 건너 다녀야 했던 작년 내내,
그 밑에서 촬영하고 있을 그들을 상상하며 기다렸었다.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다리를 건너는 배두나의 모습을 상상하거나
섹시포스를 내뿜는 박해일의 모습을 그려보거나, 머리를 막 쥐어짜내고 있을 봉준호의 모습도 떠올리면서..
뭐 그러면서.
한강을 쳐다보면서 가는 게 그들 덕분에 쪼끔더 즐거웠었다.
근데 영화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기대치가 높아서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깔끔한 기분으로 나오긴 어려웠다.
(그래도 극장을 나와서 자꾸만 생각하니까 또 그래도 참 잘 만들었지 배우들도 얼마나 멋있냐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_-;;)
뭐 많은 사람들이 반미영화니 얘기하는 것 같지만
특별히 미국에 대한 분노의 포스인지는 모르겠다.
국가폭력, 혹은 그 이상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혹은 무엇.
그런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의 폭력을 비꼬는 건 좋았어.
그리고 그 안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개인의 무기력함이 드러나는 것도.
게다가 그 안에서 아둥바둥 뭔가 해보려고 하는 개인들조차도 희봉아저씨의 말처럼 '위에서 바이러스 있다면 있는거지'라고 생각한다는 거, 국가폭력이라는 건 이래서 무서운거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지.
나는 영화를 보면서 대추리를 떠올렸는데,
그건 정말 실체는 보이지 않는,
하지만 매우 허술하고 이유없는,
그런 국가폭력에 대한 분노 때문인가봐.
오늘만 해도...
이건 나중에 다시 분노의 포스팅을 하겠지만 - 정말 어이없었으니까.
근데 얘기가 뒤로 갈수록 스포일러고 뭐고 할 것도 없이 너무 뻔하다는 느낌이다.
사실 변희봉 죽는 건 의외였는데
봉준호 감동의 인터뷰보니까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가 죽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하더라.
정말 희봉 아저씨의 마지막 느린 손짓은 참말로 예술이었다.
오프닝은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 든다. 처음에 볼 때는 그게 실제 있었던 사건이라는 것을 몰라서 더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실제 있던 사건이라도 뭐랄까 너무 전형적인 느낌으로 들어가 있어서 별로.
나도 모르게 영화를 보면서 괴물에게 뭔가 슬픈 사연이 있기를 기대했는데
생각해보니 그 슬픈 사연을 기대한 것 역시 나도 어떤 영화적 습관에 길들여진 것 같다.
뭔가 괴물에게도 숨겨진 슬픔이.. 이런 헐리웃식 엔딩.
근데 언뜻언뜻 괴물도 참 불쌍하게 느껴졌다. 친구도 없어보이고. 맨날 뛰어다니고.
뭐
같이 본 친구는 봉준호가 운동에 대한 낭만적 향수가 있을 거라 했다.
마지막 신 때문에
여자랑 남자랑 연기 사이에서 이렇게 쓰러져 있는거. 옛날 사진 같던 느낌.
그리고 난 뉴스데스크 내가 좋아하던 최일구 아저씨 나와서 완전 방가방가.
배두나와 고아성은 정말 좋았다. ㅎㅎ
박해일도 건물에서 빠져나올 때 모습은 조낸 색시.
난 똑똑한 남자가 좋은가봐라는 생각을 다시금!
무엇보다 내가 놀랐던 건
되게 일상적인 공간에서의 공포를 가져온다는 것.
괴물은 늘 미국에서만 나오는 거 같았는데
한강은 나에게 정말 일상적인 공간이고
어쩐지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이어서
영화를 보고 들어오는 길에 집 앞에서 갑자기 나타난 커다란 개에도 화들짝 놀라고 말았음.-_-
이후에 이야기들은 리플과 함께.;
고민해 본다.
내가 얘기하고 싶지 않았던 어떤 것들을 이야기함으로서
지지하고 연대한다고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역시, 나는 잊기를 원하는 것 같다.
끄집어 내고 싶지 않은 추억.
그래서 어쩌면 평생을 지고 가야 할지도 모르는 짐, 같은 것.
상대에 대한 분노보다 나에 대한 연민을 먼저 느꼈던 순간들.
어떤 식으로 이야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왜 수 많은 여성들이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을까.
왜 모두 성폭력의 생존자로 숨어서 살아야 하는 걸까.
며칠 고민해도 글을 다듬어 쓸 수가 없다.
쓰고 싶지 않은 것이다.
아직은 준비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미 말하고 있는 사람, 그녀의 용기를 지지해 주고 싶다.
나는 애써 덮어두려 하는 것을
나만 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끄집어 내고 헤쳐내서 다른 사람들까지 힘 나게 하는 사람을.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이런 허접한 일기 나부랭이라도
지지를 표할 수 있다면. 나도.
예전에 한 번,
나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고, 나는 그게 너무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나서 더 이야기를 꺼내기 힘들어진 것 같다.
나에게 이렇게 힘든 이야기인데 다른 사람도 힘들게 받아들여줬으면 했나보다.
그게 옳은 건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나는 고민하겠지만
나중에라도 내가 편하게, 혹은 불편하지만 이야기하고 싶어진다면
그것은 정말 지랄공주님과 리우스님 등등 여러 분들의 글 덕분일 것 같다.
언젠가, 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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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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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보고 싶당..부가 정보
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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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보고 싶다 ㅎㅎㅎ부가 정보
R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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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고 싶다는 거지, 다들? ㅋㅋ계속 계속 유레루의 어떤 장면들이 떠올라 수첩에 메모메모 중. 다들 보구 같이 얘기나 했음 좋겠당. 우리 빨리 영상인클럽 만들어야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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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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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 나도 보고싶구료....부가 정보
R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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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여자인 줄 몰랐어. 왜 그런 선입견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꼭 남자일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여하튼 자꾸만 영화가 생각나서 또 보고 싶지 모야 ㅎㅎ부가 정보
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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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감독이 만들었고, 내 생각엔 남자들 보다 여자들이 좋아할 것 같은 영화인데, 난 재밌게 봤고 제 여친은 별로였다고 그러네요. 오다기리죠도 메종드히미코에서 보다 안멋있다고 투덜대고(그런 캐릭터에 그런 옷 입고 그정도 멋있으면 됐지 뭘 더 바래?^^)부가 정보
R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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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 무위님의 괄호안 이야기에 완전 공감! ㅋㅋ부가 정보
water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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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마지막 장면이 많이 아쉬웠는데..오다기리 조는 정말 멋있더군요..^^
아.. 네오스크럼님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어찌어찌 건너왔습니다
안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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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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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가방가 ㅋㅋ 정말 오다기리죠는 멋지죠~ 아으자주 놀러오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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