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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들리다, sway, ゆれる(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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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틴 잭 스패로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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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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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6/07/06
    어떻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나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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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다, sway, ゆれる

오다가리 죠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냥 영화가 보고 싶었고

약속을 어긴 친구 때문에 화가 좀 났고

남산 근처에 사는 절친한 술 친구가 있었고

그 아이는 함께 영화보기 좋은 아이었고

명동은 가까웠고

사진 속의 그는 아름다웠다.

 

 



1.

배바지를 입은 오다기리죠의, 흔들리는 세숫물로 영화는 시작한다.

빨간 배바지마저도 어울리다니. 젠장.

 

(여하튼 난 그가 운전을 하면서 시작된 오프닝이 참 좋았다.

특히나 그 때 흐르는 그 음악.

컬리플라워즈라는 밴드가 오에스티 작업을 했다는데

심히 구입을 고려중이다.)

 

2. 기억과 사실은 같지 않아.

영화는 끊임없이 기억에 관해 이야기한다.

당신이 알고 있는 그 기억이란, 과연 진실한가. 혹은 '사실'인가.

어머니의 삶을 기억하는 두 명의 아들과 남편의 기억은 다르고

그 다른 기억만큼 그들은 멀리 떨어져있다.

현실의 순간은 '사실'이지만 기억은 언제나 재구성되어 머리 속에 남는다.

 

착하고 순진하게 보이는, 시골 마을의 착한 아들로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아버지와 살고 있는 형.

그리고 그 형을 필요로 하는, 그런 착하고 일 잘하는 누군가가 필요한 아버지와, 일을 함께 하는 동료들.

그 곳을 벗어난 동생.

그리고 그 동생의 기억 속의 여자.

 

여자는 기억 속에서만 존재한다.

그는 그녀를 못 알아본척 하지만 그녀의 현재에 형이 함께 하고 있다는 걸 알곤 그녀를 다시 욕망한다.

그렇지만 그녀가 자신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자신이 싫어하는 음식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그는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재판 과정은 '기억'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검사는 끊임없이 그 때의 피고인의 상태, 감정에 대해 질문한다.

그 때의 감정과 그 때를 떠올리며 그 때의 감정을 기억해 내는 것이

언제나 같을 수는 없다.

게다가 검사는 굉장히 우락부락한 인상을 한 채로

피고인의 현재의 '사실'에 대해 까발리다가

그에게 사건 당시의 기억을 말하길 강요한다.

그가 말한 것은 어디까지가 진심이었을까.

 

 

3. 기억과 믿음

관객은 끝까지 여자의 죽음에 관한 '사실'을 알 수 없다.

어쩌면 영화 속 그들도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그 순간을 자신의 기억으로만 알고 있다.

다리 위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먼 곳에서

동생은 형과 여자를 보면서 그들의 대화를 상상한다.

그 상상은 그에게 사실이 되고, 그 순간은 다르게 기억된다.

 

나 역시 동생처럼 형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어떤 사람에 대해서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종종 착각하곤 하니까.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은 그냥 내 머리 속의 사람일 뿐.

 

같이 본 친구는 이 영화의 교훈을

역시 잘 생기고 봐야해

로 정리했다.

그래. 때로 이미지는 사람의 기억을 한정시키곤 하지.

오늘 내가 영화 속의 형의 범죄를 확신한 것은

그런 류의 사람들,

그러니까 착하고, 남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고, 늘 웃는 얼굴에, 궃은 일을 도맡아 하는 그런 사람은,

한 번 꼭지가 돌면 확 변한다는

나의 선입견이 단단히 작용했다.

결국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어.

 

4. 흔들림

영화 속 모두는 흔들린다.

치에코도 미노루도 타게루도 모두.

아버지와, 그리고 그녀의 엄마조차도. 모두 흔들거린다.

근데 그걸 잡아내는 카메라가 너무 좋았다.

약간씩 긴 듯하면서도 어딘가 단아하달까.-_- 표현력의 한계

이 장면도 좋았어.


엿튼 영화의 마지막은 참 맘에 안 들었지만

고 직전에 울고 있는 오다기리 죠까지 딱 좋았고

고기서 끝나고 음악이 나왔으면 완전 나는 반해버렸을 것이야

 

음악과 화면들이 너무 좋아서

영화 공부가 하고 싶다고 불끈불끈 솟구치게 만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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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앤.

넌 무엇이든지 애정을 너무 많이 쏟는구나. 앤.
앞으로 살면서 실망할 일이 많을까 봐 걱정이다.”
“아, 마릴라 아주머니, 앞일을 생각하는 건 즐거운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루어질 수 없을지는 몰라도, 미리 생각해 보는 건 자유거든요.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 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아저씨는 성스럽게 아름다운 것과,
정신이 아찔하게 똑똑한 것과,
천사처럼 착한 것 중에서 고르라면 어떤 걸 고르시겠어요?"
"글쎄, 잘....잘 모르겠어."
"저도 그래요. 절대로 결정하지 못할 거예요.
그 중에 제가 될만한 것이 없으니,
정하지 못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겠죠.
하지만 분명한 건,
저는 결코 천사처럼 착해지진 않을 거라는 점이에요......"

 

 

 

요즘 앤 전권을 읽고 있다는 친구의 글을 보고

나도 오래 전 적어두었던 기록을 꺼내봤다.

빨간 머리 앤의 목소리를 들으니 어쩐지 나도 기운이 나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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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걸즈, (앤 어 보이)


 

영화를 보는 건, 결국 관객.

어제의 나에게 이보다 좋은 영화는 없었다.

 

 


 

어제 나랑 비슷한 상태의 그녀. ㅎㅎ

 

일본영화는 자고로 이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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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이야기

기대하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영화를 보여주기로 한 친구와 멀티플렉스를 한참 쳐다봐도
뭐랄까, 딱 땡기는 영화가 없었다.
천만이 다 봤다는 괴물도 보지 못한 친구는, 고심 끝에 신데렐라를 골랐고
우린 뭐 그냥 보자, 정도의 마음..
물론 봉감독에 대한 이상야릇한 기대는 있었다. ㅎㅎ
결론적으로는
적어도 나는 이 영화가 좋았다는 거지.

(못생긴 귀신이 나타나 예쁜 것들을 다 죽여버릴 것이라는 친구의 기대와는 조금 다른 영화였다.;; )


1. 친절하다 싶을 정도로 천천히 진행되던 초반부에 비해
뒷부분의 호흡은 빠르고 급하다. 이야기는 점프컷처럼 튀고,
공포영화라면 으례 깜짝 놀래주어야 하는데 얘기를 끼워맞추느라 편히 놀랠 수도 없다.
현재와 과거를 마구잡이로 오가는 통에 같이 본 친구는 어느 순간 부턴가 다 엉켜버렸다고 했고
내 주변에 앉은 많은 사람들이 약간의 짜증을 내며 영화관을 나섰다.
여하튼 그래도 난 나름 재미있었다.
약간 장화,홍련의 느낌과 비슷하긴 했지만.
(염정아와 도지원은 정말 닮았다! 얼굴이! 몸이! 어딘가 모를 표독스러움도.)


2. 이런 느낌이 좋았다. 어딘가 뿌연, 실체가 없지만 너무나 명확한.
'동상이몽' 이후 그에게 기대했던 그야말로 '비주얼'은 글쎄,
근데 듬성듬성 어떤 샷들은 참 좋았다.
그리고 듬성듬성한 이야기들을 나중에 이리저리 맞춰보는 것도 좋았고.
공포영화의 소리로 깜짝놀램에 별로 반응하지 않는 편이라
재밌게 본 공포영화가 별로 없었는데, 이건 나쁘지 않았다. 진짜 무서웠거든.
역시 귀신보단 사람이 무섭다. ㅎㅎ
그리고 오프닝은 진짜 맘에 들었다. 후훗.

3. '엄마'는 '아가'에게 이름을 주지 않는다.
현수는 언제나 내 딸 현수, 그리고 '아가'는 죽는 날까지 '아가'.
그 아이의 공포와 '엄마'의 공포와 그리고 그 '엄마'의 죄책감은
귀신 이야기보다 훨씬 무서운 것이었다.
그녀는 아이에게 산소호흡기를 떼내지 못했지만
아이에게 평생 이름도, 잃어버린 얼굴도 찾아주지 못한다.
그리고 아이에게는 그런 엄마만이 있을 뿐이다.

4. 정말 우리 성형 기술이 이렇게까지 발전했단 말인가!!!

5. 봉 감독이 출연했다는데 결국 발견하지 못했다. 남자라곤 몇 번 나오지도 않는데 왜 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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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어떻게 오는가

나는 불행히도 그녀를 안다.
그래서 사실은 그녀의 글을 읽어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나는 그녀의 글에서 그녀의 인생을 읽는다.
그녀가 겪어 온 세월을 엿본다.
나는 그녀의 글이 가져다 주는 무게 때문인지, 아니면 그 글에 실린 그녀의 인생의 무게 때문인지 모르고
자꾸만 운다.

그래도 참 축하해 주고 싶다.
너무나 오랜 세월 하고 싶었던 일,
그녀의 힘든 세월에 힘이 되어주었던 일,
그 일부를 세상에 내 놓을 수 있게 돼서. 정말 많이 축하해 주고 싶다.


20년 글의 묶음이 한 권에 나왔다고,
창피하다고, 그랬다.
그건 그녀가 지고 있었던 삶의 무게라는 것을 안다.
우스운 말이지만 그 무게가 그녀의 글을 더욱 반짝거리게 해 줄거라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낙원장이라는 단편이 참 좋다.
따뜻한 사람이다. 그녀는.
책도 많이 팔렸음 좋겠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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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잭 스패로우

조니뎁을 처음 봤던 건 아마도 가위손이었을테고,
멋있는 남자라고 생각했던 건 길버트 그레이프 였던 것 같다.
마른 듯한 얼굴에 먼가 있어보이는 퀭한 눈...ㅋㅋ
근데 캡틴 잭 스패로우만큼 그를 섹시하고 귀엽게 만들었던 역할은 없었다.





어쩔거야.
이 얼굴 너무 귀엽다.
저 눈 분장 보고는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예전에 자토이치에서 기타노 아저씨도 저 비슷한 걸 했었는데, 완전 웃겼어.

큰 영화관서 조조로 봤던 덕분에
20명도 안 되는 사람이 봤는데
내가 너무 미친듯이 웃어서 약간 창피.-_-















그리고 이런 비겁한 거 젤 좋았다.
완전 나만 살기 모드.
은근히 이런 거 어울린다.

이상하게 이 영화를 보면서, 조니뎁과 최민수가 자꾸 오버랩됐다.
조니뎁에겐 미안하지만 어쩐지 비슷해...
예전에 대발이를 보는 기분이랄까...ㅎㅎ

+) 캐리비안 해적 2 보러가기 전에 네이버에 예매차 검색했더니 유사 검색어로 캐리비안의 해적3이 너무 많이 나와서
참 이상하다, 그리 재밌나 벌써 기달리게, 그랬더니 완전 영화 자체가 투비컨티뉴였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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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담배

영상을 서버에 올리는 동안..

그 동안 봤던 영화들에 대해 주절주절...

 

검은색 흰색 그리고 때로는 뜬금없고, 어이없는 유머들.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
꽁트 같았던 영화.
그리고, 누구다누구다, 사람 찾는 재미도 쏠쏠.



그러고보니,
베니니 아저씨는 담배보다는 커피가 잘 어울렸어. 세 번째로 좋았던 처음 에피소드.

두 번째로 좋았던, 요요요 친구들.

한 동안 이 말투가 나를 떠나지 않았지. 왓썹요.
주전자 채 커피를 들이마시는 빌 아저씨 귀여워.

그리고 제일 좋았던, 제일 마지막 에피소드.
할아버지 두 명의 말투가, 그 공간이, 그 대화들이 참 좋았어.
후루룩 마시는 커피 소리. 오묘한 손놀림.
가끔 나는 늙음에 대한 동경 같은 게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오래된 것들에 대한 동경. 그런 거.


담배를 끊은지 나름 8개월이 지났고,
이기팝처럼 '담배를 끊었기 때문에 가끔 한 대씩 필 수 있는 특권' 이 있는 사람으로서
아주 가끔씩 담배가 땡길 때가 있는데.
그래도 그 중독성에선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권이 이제 나에게 넘어온 거지. 후후.

커피엔 중독됐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연한 보리차 같은 원두커피는 참 좋아.
시럽도 설탕도 없이, 약간 씁슬하면서도 고소한 향이나는.

아으 그래도 술이 좋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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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아마도, 어쩌면 내가 정말 듣고 싶었던 말.

 

you still shine.

 

 

왜 김삼순 재방송은 해 가지구 내 맘을 뒤집어 놓는거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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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한한남대교를 매일 건너 다녀야 했던 작년 내내,
그 밑에서 촬영하고 있을 그들을 상상하며 기다렸었다.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다리를 건너는 배두나의 모습을 상상하거나
섹시포스를 내뿜는 박해일의 모습을 그려보거나, 머리를 막 쥐어짜내고 있을 봉준호의 모습도 떠올리면서..
뭐 그러면서.
한강을 쳐다보면서 가는 게 그들 덕분에 쪼끔더 즐거웠었다.

근데 영화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기대치가 높아서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깔끔한 기분으로 나오긴 어려웠다.
(그래도 극장을 나와서 자꾸만 생각하니까 또 그래도 참 잘 만들었지 배우들도 얼마나 멋있냐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_-;;)

뭐 많은 사람들이 반미영화니 얘기하는 것 같지만
특별히 미국에 대한 분노의 포스인지는 모르겠다.
국가폭력, 혹은 그 이상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혹은 무엇.
그런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의 폭력을 비꼬는 건 좋았어.
그리고 그 안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개인의 무기력함이 드러나는 것도.
게다가 그 안에서 아둥바둥 뭔가 해보려고 하는 개인들조차도 희봉아저씨의 말처럼 '위에서 바이러스 있다면 있는거지'라고 생각한다는 거, 국가폭력이라는 건 이래서 무서운거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지.
나는 영화를 보면서 대추리를 떠올렸는데,
그건 정말 실체는 보이지 않는,
하지만 매우 허술하고 이유없는,
그런 국가폭력에 대한 분노 때문인가봐.

 

오늘만 해도...
이건 나중에 다시 분노의 포스팅을 하겠지만 - 정말 어이없었으니까.



특히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은채 병원에 실려가도 하소연할 수 없고, NO VIRUS! 라고 하는데도 수술대 위해 누워야 하는 송강호의 모습을 보니 더더욱 말이지. 우스운 우리의 현실이 보였던 거지.
(이 부분이 영화에서 제일 웃겼다. 완전 영어 울렁증 한 방에 보내는 장면)

근데 얘기가 뒤로 갈수록 스포일러고 뭐고 할 것도 없이 너무 뻔하다는 느낌이다.
사실 변희봉 죽는 건 의외였는데
봉준호 감동의 인터뷰보니까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가 죽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하더라.
정말 희봉 아저씨의 마지막 느린 손짓은 참말로 예술이었다.

오프닝은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 든다. 처음에 볼 때는 그게 실제 있었던 사건이라는 것을 몰라서 더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실제 있던 사건이라도 뭐랄까 너무 전형적인 느낌으로 들어가 있어서 별로.

나도 모르게 영화를 보면서 괴물에게 뭔가 슬픈 사연이 있기를 기대했는데
생각해보니 그 슬픈 사연을 기대한 것 역시 나도 어떤 영화적 습관에 길들여진 것 같다.
뭔가 괴물에게도 숨겨진 슬픔이.. 이런 헐리웃식 엔딩.
근데 언뜻언뜻 괴물도 참 불쌍하게 느껴졌다. 친구도 없어보이고. 맨날 뛰어다니고.

같이 본 친구는 봉준호가 운동에 대한 낭만적 향수가 있을 거라 했다.
마지막 신 때문에
여자랑 남자랑 연기 사이에서 이렇게 쓰러져 있는거. 옛날 사진 같던 느낌.

그리고 난 뉴스데스크 내가 좋아하던 최일구 아저씨 나와서 완전 방가방가.

배두나와 고아성은 정말 좋았다. ㅎㅎ
박해일도 건물에서 빠져나올 때 모습은 조낸 색시.
난 똑똑한 남자가 좋은가봐라는 생각을 다시금!

무엇보다 내가 놀랐던 건
되게 일상적인 공간에서의 공포를 가져온다는 것.
괴물은 늘 미국에서만 나오는 거 같았는데
한강은 나에게  정말 일상적인 공간이고
어쩐지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이어서
영화를 보고 들어오는 길에 집 앞에서 갑자기 나타난 커다란 개에도 화들짝 놀라고 말았음.-_-


이후에 이야기들은 리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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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나는.

트랙팩님의 [성폭력 생존자에 관한 지지와 연대] 에 관련된 글.

고민해 본다.

내가 얘기하고 싶지 않았던 어떤 것들을 이야기함으로서

지지하고 연대한다고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역시, 나는 잊기를 원하는 것 같다.

끄집어 내고 싶지 않은 추억.

그래서 어쩌면 평생을 지고 가야 할지도 모르는 짐, 같은 것.

 

상대에 대한 분노보다 나에 대한 연민을 먼저 느꼈던 순간들.

 

어떤 식으로 이야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왜 수 많은 여성들이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을까.

왜 모두 성폭력의 생존자로 숨어서 살아야 하는 걸까.

 

며칠 고민해도 글을 다듬어 쓸 수가 없다.

쓰고 싶지 않은 것이다.

아직은 준비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미 말하고 있는 사람, 그녀의 용기를 지지해 주고 싶다.

나는 애써 덮어두려 하는 것을

나만 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끄집어 내고 헤쳐내서 다른 사람들까지 힘 나게 하는 사람을.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이런 허접한 일기 나부랭이라도

지지를 표할 수 있다면. 나도.

 

예전에 한 번,

나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고, 나는 그게 너무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나서 더 이야기를 꺼내기 힘들어진 것 같다.

나에게 이렇게 힘든 이야기인데 다른 사람도 힘들게 받아들여줬으면 했나보다.

그게 옳은 건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나는 고민하겠지만

나중에라도 내가 편하게, 혹은 불편하지만 이야기하고 싶어진다면

그것은 정말 지랄공주님과 리우스님 등등 여러 분들의 글 덕분일 것 같다.

언젠가, 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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