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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1년,
노동자 희생을 거부하고 계급전쟁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이 되었다. 전쟁은 대규모 파괴와 학살의 확대라는 야만으로 고착되며 장기화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양국의 사상자 수는 수십만 명에 이르고, 민간인 사상자도 2만 명에 육박했다. 이번 전쟁은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대의 난민을 발생시켰다. 우크라이나 인구의 1/3인 1,300만 명이 피난길에 올랐고, 그중 800만 명이 해외로 떠났다. 전쟁은 막대한 인명피해만이 아니라 영토의 황폐화와 생태계 파괴 등 환경 피해도 일으켰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유럽 분쟁이며, 전쟁의 본질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 전략적 입지를 위한 제국주의 전쟁이다. 그것은 전 세계에서 수십 년 동안 계속된 대리전쟁 끝에 나왔다. 이 전쟁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핵무기 사용을 위협한 핵 강대국 러시아가 직접 참전하고 유럽의 중심부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두 나라 국민의 재앙을 넘어 제국주의 긴장이 크게 고조되는 것을 의미하며, 그 결과 전 세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푸틴은 미국의 경쟁자인 중국과 긴밀한 동맹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고, 한편으로 미국과 외교 군사적으로 오랜 적(敵)인 이란과도 가까워졌다. 미국과 다른 나토 국가들은 젤렌스키 정부에 무기와 훈련을 공급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나토 가입을 결정했고,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발트 3국에는 서방의 군대가 전진 배치됐다. 미국은 독일과 같은 일부 동맹국을 자국의 외교 정책에 더 부합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독일은 “시대 전환”을 공표하며 전후 70여 년 동안 자제했던 “군사력 강화”의 길로 접어들며 미국, 중국에 이어 가장 많은 국방비를 쏟아 붓는 나라로 바뀌고 있다. 일본도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군비 지출을 늘리고 있고, 특히 중국의 군사 공격을 배제할 수 없는 대만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세기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대규모 파괴, 기존 자본의 평가절하, 수천만 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전쟁과 분쟁은 거의 끊임없이 일어났고,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가난한 프롤레타리아트가 자본주의 이윤을 위한 제국주의 전쟁으로 황폐해지고, 전쟁 중인 군사 기구에 의해 위협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있다. 이 전쟁들은 몇몇 광적인 지도자들이 만든 결과도 아니라 자본주의의 정상적인 작동 결과였다. 이 체제는 이윤율 저하와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지는 내부 모순으로 전쟁의 길로 내몰리고 있다.
오늘날에는 경제 위기, 기후 위기, 팬데믹에 이어 전쟁이라는 거대한 재앙이 유럽을 강타하면서 이미 전 세계를 휩쓴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군사비 지출 증가로 인한 경제 위기는 새로운 무역 전쟁으로 이어졌고, 세계 생산과 무역의 분열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며 새로운 공급 부족을 일으켰다. 전 세계의 프롤레타리아트는 생활 수준이 급격하게 하락하거나 심각한 생계비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 위기는 수십 년 동안 전체 자본주의 체제를 괴롭혀 왔고, 전쟁 파괴를 통한 자본 가치의 대규모 평가 절하 외에는 해결책이 없는 낮은 이윤율의 더 깊고 해결할 수 없는 위기이다. 물론, 지배계급은 그들의 자본을 평가절하하기 위해 전쟁에 나서지 않는다. 그들은 적의 자본을 파괴하고, 원자재에 접근하고, 이윤율을 높일 수 있는 전략적 위치와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에 나선다. 그러나 그 결과는 승전국에서도 자본의 일반적인 평가절하를 초래한다. 그래서 오늘날 노동계급의 진정한 선택은 "자본주의 생산체제의 전복이냐, 죽음과 폐허의 전쟁이냐"이다.
세계 지배계급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희생을 노동계급에 강요하고 있다. 그들이 부과하는 희생을 받아들이지 말아야 할 뿐만 아니라, 이 전쟁에서 어느 쪽도 지지해서는 안 된다. 양쪽 모두는 노동자 착취를 통제하기 위해 경쟁하고 싸우는 지배계급이기 때문이다. 푸틴의 “반(反)파시스트 십자군”이나 젤렌스키의 “민주주의 수호”는 노동자가 피 흘리며 싸울 가치가 전혀 없는 지배계급을 위한 전쟁이다. 노동계급이 싸울 가치가 있는 유일한 전쟁은 착취자들에 대한 전쟁, 우리의 생존과 생활 수준에 대한 일상적인 공격에 맞선 전쟁인 “계급전쟁”뿐이다. 노동계급이 생활과 노동 조건을 방어하려는 시도는 사유재산, 임금노동, 화폐와 국가의 존재로 특징지어지는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가 문제의 근원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더 넓은 운동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 우리는 소수를 위한 이윤이 아닌 모두의 필요에 따라 생산이 이루어지는 사회를 만들 가능성을 제기해야 한다. 국가와 국경은 사라지고, 생산이 협력적이며, 노동계급이 만든 독립적인 기관이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집단으로 다룰 수 있는 세계 공동체를 건설해야 한다.
노동계급이 이 전쟁을 끝낼 방법은 전선과 국경을 넘어 계급적이고 우호적으로 연대하여 전쟁 기계를 전복시키는 것이다.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임금과 생활 수준 하락에 저항하고, 전선 양쪽에서 야만적 학살에 연루된 모든 자본가 정부에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행동을 지지하고 방어하면서 국제적으로 계급투쟁을 확산해야 한다. 오늘날 노동계급은 전쟁의 원인인 자본주의를 전복하고 전쟁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국가와 지배 이데올로기에 묶여 분열되고 세력이 약해져 있다. 제국주의 전쟁에서 한쪽을 지지하거나, 전쟁을 계급전쟁으로 전환할 것을 거부하는 세력 또한, 노동계급을 자본주의 체제에 더욱 단단히 묶어두는 역할을 해왔다.
반면, 코뮤니스트좌파 진영은 서로 간에 의견 차이가 있어도 모두가 일관되게 이 전쟁이 제국주의적이며, 자본의 이익에만 봉사하는 전쟁이라며 반대했다. 코뮤니스트좌파와 지지자들은 모두 “노동자에게 조국은 없다.”라는 것을 전제로 성명을 발표하고 국제 행동을 벌여왔다. 이렇게 제국주의 분쟁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는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는 코뮤니스트좌파가 20세기 초부터 방어해 온 입장의 초석이자 오늘날 그 혁명적 전통을 계승한 모든 단체의 기본이기도 하다.
지금은 비록 세계 노동계급의 투쟁이 방어적이고 국제적 계급투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투쟁의 물결이 세계적 규모로 확장되고 있고, 생계비 투쟁 등 계급영역의 기본투쟁으로 진전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영국에서 계속되는 파업 물결, 프랑스의 대규모 시위, 미국과 유럽의 여러 부문에서 일어난 파업, 이란의 노동자 투쟁 등 모든 움직임은 노동계급이 자신감을 되찾고 장기적으로 잃어버린 계급 정체성을 회복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그동안 코뮤니스트좌파 진영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단기적인 대응이 아니라 장기적인 전망으로 노동계급 투쟁의 독립성을 촉진하고 옹호하며, 세계 노동계급의 근본적인 문제를 위해 대응해 왔다. 지배계급의 자본주의 위기 전가와 노동계급에 대한 공격에 직면하여 계급의 당면한 요구를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와 연결하고, 일회적인 반격이 아니라 체제에 맞서 싸우기 위한 계급전쟁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원칙으로 투쟁한다.
●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제국주의 전쟁에서 어느 편도 지지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제국주의 국가의 어떠한 "덜 나쁜 악"도 지지하지 않는다.
● 지배계급 간의 평화협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 전복을 향한 국제적인 계급투쟁만이 제국주의 전쟁을 끝장낼 수 있다.
● 현재의 전쟁과 앞으로의 전쟁이 노동계급에 가할 경제적, 정치적 공격에 맞서기 위해 계급전쟁을 전면화해야 한다.
● 계급전쟁은 노동계급의 자기 조직화한 투쟁, 즉 독립적인 파업위원회, 대중 집회, 노동자 평의회 건설을 통해 확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
● 우리는 모든 착취와 억압, 차별이 근본적으로 철폐된 사회! 생산수단이 더는 자본가나 국가의 손에 있지 않고 사회화된 사회! 생산과 분배가 인류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자유로운 생산자들의 연합 세상을 위해 투쟁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을 맞이하여 우리는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전쟁에 반대하는 모든 노동자에게 「전쟁이 아닌 계급전쟁으로」 위원회를 결성하여 제국주의 전쟁을 멈추게 할 국제적인 계급투쟁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호소한다. 「전쟁이 아닌 계급전쟁으로」는 오늘날 제국주의 전쟁과 모든 전쟁에 대한 노동계급의 대답이며, 우리의 목표는 쇠퇴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혁명적으로 전복하고 유혈 낭자한 제국주의 전쟁을 영원히 끝장내기 위한 세계 노동계급의 정치적 저항을 구축하는 것이다.
전쟁이 아닌 계급전쟁으로!
노동자 희생을 거부하고 계급전쟁으로!
2023년 2월 24일
국제주의코뮤니스트전망(I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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