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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뮤니스트 12호] 자본주의, 전쟁, 그리고 전염병

자본주의, 전쟁, 그리고 전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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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고문의 두 번째 부분(자본주의, 전쟁, 그리고 전염병Ⅱ)은 16세기 전환기 이래 자본주의 초기 팽창 시기부터 전쟁과 전염병들에 대한 역사적 스케치로 시작한다. 유럽의 초기 식민주의에 의한 ‘서인도제도’의 발견과 뒤이은 아메리카 대륙의 정복, 그리고 아프리카와 ‘동인도’로 유럽의 팽창을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 제국주의 시대까지) 스케치한다. 이 글은 그때까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던 인구들이, 노예와 강제 노동의 무자비한 착취라는 조건 아래에서, 대륙을 가로질러 접촉한 결과 치명적인 질병과 전염병의 ‘자연적인’ 확산에 초점을 맞춘다.

 

  이 글은 계속해서, 경쟁하는 모든 주요 열강들에 의한 현대 제국주의 환경에서, 화학전과 나란히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핵전쟁에 덧붙여서, 체계적으로 개발되었을 따름인 생물학전으로 나아간다. 다양한 생물학 물질(보기를 들어 탄저균, 보툴리누스균, 페스트 또는 에볼라 같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무기화’를 위한 군사-과학 프로그램들과, 일본의 옴진리교파(공식적인 비국가 세력) 사례를 포함하여, 그것들을 전시 분쟁에 ‘시험’하고 ‘적용’하려는 아직은 제한된 시도를 간략하게 고찰할 것이다.

 

  이 글은 토론을 위한 몇 가지 논제를 제시하고 현재의 코로나19 대유행이 중국의 군사 실험에서 비롯했다는 추측을 거부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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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제국주의 그리고 미생물 전쟁

 

1913년, 전쟁 직전에, 로자 룩셈부르크는 자본주의의 발흥은 전 세계적 규모로 진행된 자본주의의 범죄와 폭력의 역사에 지나지 않으며, 그로써 자본주의는 돌이킬 수 없는 격동에 빠져든다고 지적했다.

 

“[자본]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모든 구멍으로 피와 쓰레기를 분비하며’ 태어났을 뿐 아니라, 이렇게 하여 단계적으로 세계에 자신을 각인시키고, 그렇게 함으로써, 훨씬 더 폭력적인 격동 속에서, 자신의 몰락을 준비한다.”1)

 

 

화폐라는 인간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 신(몰록)

 

자본주의 발전은, 먼저 그 상업적인 형태에서, 첫 번째 세계화를 동반했다. 이것은 대체로 대륙들 전체를 규모로 한 팽창, 군사 정복, 식민화 그리고 착취 정책이었다. 콜럼버스에 의한 아메리카의 ‘발견’은 미생물의 세계화의 막을 올렸다. 유럽-아시아 대륙에서 번성하던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들이 정복이 이루어지는 내내 모든 곳으로 확산하였다. 홍역, 천연두, 콜레라, 결핵 같은 전염병들이 전체 인구를 파괴했다. 멕시코에서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인구가 1519년 2천5백만에서 1580년에 1백5십만 명으로 급감했고, 페루에서도 감소는 급격했는데. 1530년 즈음에 1천만 명이 감소했다.2)  동일한 종말론적 관측이 북아메리카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었다. 중앙·남아메리카의 전염병은 16세기 초 오늘날의 아메리카 합중국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프랑스 정착민들은 캐나다에 정착했고, 인디언 공동체들과 (상업적인 형태와 군사적인 형태로) 접촉한 결과로 즉각 인구 감소가 시작되었으며, 외국 선박들이 그들이 사는 해안에 도착했다는 것을 인식하기도 전에 많은 공동체가 사라져버렸다.3) 대유행병의 이러한 치명적인 행진은 19세기까지 지속하였다. 1880년대 초에, 자본이 서스캐처원(Saskatchewan) 내부 지역을 관통하는 캐나다 태평양 철도 노선을 건설했을 때, 그때까지는 백인들의 병균들로부터 보호되었던 그 지역 토착민들은 매년 9%의 비율로 죽어 나갔다.4)

 

가축들과 가까이서 실제로 면역력을 지닌 채 살고 있던 유럽인 정착민들의, 대량으로 수입된 육종 시스템도 아메리카에서는 알려지지 않았던 전염병이 출현하는 데 알맞은 환경을 제공했다는 점을 덧붙이자.

 

그것은 승자가 고의로 미생물 무기를 사용한 계획적인 대량학살은 아니었지만, 대규모로 수행된 여타의 군사 정복처럼 콩키스타(Conquista)는 돌이킬 수 없는 인간 재앙이었음이 분명하다.5) 도미니크회 수사 바르톨로메 데 라스카사스(Bartolomé de Las Casas)는 이 치명적인 전염병에 대해서 절대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그는 철과 불에 의한 카리브해와 아메리카 대륙의 정복에 대해서 빼어나게 묘사를 했다.

 

“40년 만에, 기독교인들의 폭정과 극악무도하고 부정의 한 행위 결과로, 1천2백만의 남녀노소가 죽었다. 진실을 말하자면, 그리고 내가 오류를 범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1천5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다고 믿는다. …… 이 12년(1518~1530년) 동안에 뉴스페인의 4백50 리그(거리 단위)에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4백만 명 이상의 사람을 칼과 창으로 죽이거나 산 채로 태워죽였다.”6)

 

그러나 미생물에 의해 이미 엄청난 충격을 받은 인구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의심의 여지 없이 식민 당국에 의한 강요 노동이었다. 금과 은을 갈망한 에스파냐 제국은 (자유롭든 그렇지 않든) 원주민들을 광산의 사실상의 노예제도뿐 아니라, 거대한 농업용 토지의 농노 상태로 몰아넣었다. 아즈텍의 권력을 더 쉽게 쓰러뜨리고 그들의 신분적 특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에스파냐 의회를 지원한 토착 귀족(추장)에 의존하면서, 에스파냐 하급 귀족들의 귀족정은 임금 노예제, 즉 식민 국가에 의해 정해진 비참한 임금을 강제함으로써 번성했다.

 

1542년 이후, 토착민 노예화 금지는 그들이 노동 상태에 처하는 것을 공식화했을 따름이다. 그것은 또한 번성하는 흑인 노예무역을 수반했는데, 흑인 노예는 이미 카나리아 제도(Canary Islands)의 플랜테이션에서 이용되고 있었다. 라스카사스는 처음에는 가내 이용을 위해 흑인 노예 수입을 수용했지만, 이내 후회했다. ‘부주의에 대해 자책하면서,’ 도미니크회 수사는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흑인 노예제는 인디언 노예제만큼이나 부당하다.”7)

 

아메리카 대륙에서 노예제도라는 재앙의 발전은 또한 그 대륙에 존재하지 않았던 또 다른 미생물 재앙을 수입하는 사악한 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아프리카 원숭이들이 옮겨온 ‘황열병 바이러스’의 도입은 아메리카 대륙의 원숭이들과 토착민들을 대규모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노예제도와 같은 칭호로서,8) 강제 노동은 아시아9)와 아프리카 양쪽에서 자본주의 체제가 한창일 때 확산하였을 따름이다. 레오폴드 2세 치하에서, 벨기에의 콩고는 왕의 개인적인 재산이었는데, 국왕과 막대한 수익을 공유한 대규모 광산 회사들과 거대 대농장 주인들에 부과한 흉포한 농노제를 경험했다. 또한, 식민지 정부는 앙골라와 북로디지아에서 44,000명 이상의 노동자를 들여왔다. 이 노동자들은 진드기 열병, 독감, 폐렴, 과로 또는 되풀이되는 광산 ‘재난’으로 사망했다.

 

우리는, 알버트 런던(Albert London)과 앙드레 지드(André Gide)의 증언을 통해서, 프랑스 자본에 의한 콩고-해양 철도(Congo-Ocean railway) 건설이 낳은 인간 재앙에 대해서 알고 있다. 그 공사는 23,0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낳았다.

 

역사가 엘리키아 음보콜로(Elikia M’Bokolo)는 자본주의 체제의 야만적인 도입으로 야기된 생태, 인구 그리고 보건 재앙을 아주 잘 요약했는데, 자본주의는 인간을 이윤을 위한 살코기나 총알받이로 변형시켰다.

 

“두 콩고 지역의 특권 양여 회사 시스템에 의해 야기된 생태적 재앙과 인구 파국은 거의 모든 식민화된 지역을 덮쳤던 훨씬 더 일반적인 현상의 극단적인 형태일 뿐이었다: 세네갈(황열병, 페스트)이나 아이보리 코스트(황열병)에서처럼 마다가스카르(페스트)의 극적이거나 치명적인 전염병, 사하라 사막 지역과 앙골라처럼 상이한 지역의 가뭄과 기근, 그리고 전염병, 가축 돌림병, 전쟁, 초과 사망률이 중·동부 아프리카에 지옥 같은 주기로 뒤섞여 나타났다.”10)

 

따라서 전체 인구가 16세기 이래로 성장하는 자본주의의 멍에에 매여 있었다. 죽도록 착취당하고, 강제 노동이나 노예제도에 의해 쇠약해지고, 바다와 육지로 이어지는 무역 루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유행병을 견뎌낼 수 없어서, 그들은 전 세계로 영향력을 확장한 위대한 몰록(Moloch: 인간을 제물로 바쳐 섬기는 신), 맘몬(Mammon: 부나 금전의 신), 돈의 신에 희생되어야 했다.

 

“돈은 모든 것의 사형 집행자이고, 모든 것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

몰록이다.……

사실상 돈은 진정한 재산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 몰록이다.“11)

 

“자본은 전 세계를 제물로 바칠 것을 요구하는 몰록처럼 보인다.”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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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괴사의 시기에 생물학 무기

 

생물학 무기(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사용은 전쟁만큼이나 오래되었다. 고대의 병사들은 화살에 썩은 고기나 부패한 피를 살짝 묻힘으로써, 다시 말해 화살에 독성을 입혀 그만큼 잘 감염되도록 만들어, 화살의 파괴력을 강화했다. 스키티콘(Skythikon: 비잔틴의 기마 궁수들), 스키타이 궁수들의 전문 독은 똥거름에서 부글부글 끓는 유기물 세균뿐 아니라 여러 독성 물질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혼합물은 중독뿐 아니라 가스괴저, 파상풍, 또는 여타의 수포 감염증을 일으켰다.13)

 

자본주의 팽창의 초기에, 우리는 상업적·식민지 전쟁을 벌이는 동안 생물학 무기의 첫 번째 사용에 주목한다. 천연두가 북아메리카 영국 군대의 총사령관 제프리 애머스트(Jeffery Amherst) 장군에 의해 사용된 것은 7년 전쟁(1756~1763년) 시기였다. 그는 1763년 7월에, 토착민들의 반란이 맹렬했던 폰티액 전쟁(Pontiac War) 동안에, 아래와 같이 썼다. 생물학 무기의 사용은 ‘인종 청소’, 즉 그 용어가 만들어지기 전의 진정한 종족 집단 학살 계획의 일부였다.

 

“이 불만 가득한 인디언 부족들 사이에 천연두를 확산시킬 방법을 찾을 수 없는가? 이 기회에 우리는 우리가 지닌 모든 술책을 사용하여 그들을 패배시켜야만 한다.”14)

 

그리고 이 ‘의문’ 뒤에, 천연두로 오염된 담요들을 사용함으로써 신속한 적용이 이루어졌다. 이 멋진 작업으로 그는 결국 명예로운 영국의 귀족원(일반적으로 상원이라고 번역) 의석을 얻었다.

 

토착민들을 전멸시키는 이 기술은 지난 두 세기 동안에 잊히지 않았다. 그것은 이런 종류의 ‘고전’으로 남아 있다. 다른 사례로 브라질의 경우를 보자. 대지주들과 그들의 측근들은, 천연두나 마을들을 파괴하기에 적절한 다른 질병으로 토착민들을 오염시키기 위하여, 병원에서 나온 의복을 토착 인디언들에게 ‘제공’했다.15)

 

자본주의의 완전한 발전과 전 세계적 규모로 제국주의의 치명적인 대립이 ‘군사화’될 수 있는, 다시 말해서 화학 무기(그리고 1945년 이래로는 핵무기)와 같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생물학 물질들에 관한 과학적 연구를 이끌었다. 그것의 치사율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생물학 무기는 몇 가지 기준 — 테어도어 로즈베리(Theodor Rosebury, 1904~1976)의 기준으로 알려진 것 — 을 만족해야 한다. 직접적인 전염성, 최소 감염량, 감염이나 중독 경로, 잠복 기간이나 첫 번째 징후 지속 기간, 자연환경에서 생존, 생산과 보관의 용이함, 저장된 생산물의 안정성, (가능한) 치료법 같은 것이 그것이다.16)

 

극비리에 수행된 연구 과정에서, 군사 전략가들 — 미국, 영국, 일본, 소련, 프랑스, 이탈리아 등 — 은, 자연환경, 분말, 또는 스프레이 형태에서 안정적이고, 제1차 세계대전 동안에 이미 사용되었던 탄저균의 ‘엄청난 효과’에 주목했다.17) 하지만 페스트균, 야토병(감염된 동물과 접촉하거나 진드기 같은 매개체를 통해서 인간에게 전파되는 질병) 효과에도 주목했다. 또한 죽음의 과학자들은 바이러스들의 “경이로움”에 주목했는데, 그것들의 미세한 크기는 매우 흥미로운 것이었다. 그것들은 필터 소자들의 봉쇄와 개인 마스크를 통과할 수 있다. 그리고 백신에 의한 예방 범위 밖에 있으며 효과적인 치료법도 없다.

 

군사적 ‘총아’는 이제 실험실에서 부활하여, 그것을 멈출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 확산할 수 있는 천연두 바이러스 — 1980년 5월 8일에 WHO가 박멸되었다고 선언했다 — 일 것이다.18) 이것에 절지동물에 의해 전염되는 뇌염(진드기를 매개체로 하는 뇌염, 치쿤구니야, 뎅기열,19) 황열병, 베네수엘라 말 뇌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들을 추가할 수 있다. 그런데 박쥐에 의해 전염되는 바이러스들은 깊이 연구되었는데, 특히 중국 실험실에 많이 연구되었다. 마르부르그바이러스, 오스트레일리아의 리사 바이러스, 니파 바이러스(말레이시아, 인도, 방글라데시) 등이 박쥐가 옮기는 바이러스이다. 곤충의 경우에는, 군사 프로그램(곤충학전)20)에 사용되는 것들은 페스트, 콜레라 같은 것의 생물학적 전달자로 쓰일 수 있다.

 

극비 군사 실험실에서 수행된 이 모든 프로그램은 장래의 생물학 전쟁을 대비하는 것인데, 전면적인 집단 학살과 유사하다. 과거에 ‘실험적으로’ 사용되었을 때, 그것들은 소량에도 치명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일본 제국 군대가 점령했던 만주(1932~1945년)는 세균전의 시험장으로 사용되었다. 핑팡(하얼빈)에 위치한 주 연구센터(731부대)는 150개 이상의 건물, 5개 위성 캠프를 포함하고, 적어도 3천 명의 과학자와 기술자를 고용하고 있었다. 이 범죄 과학자들은 콜레라, 페스트, 탄저병 약품을 중국인 전쟁 포로에게 대규모로 실험했다. 거의 3천 명의 포로들이 끔찍한 고통 속에 목숨을 잃었다. 중국 도시들에 대해 12번의 생물학 공격이 이루어졌는데, 식수와 식료품을 콜레라, 페스트, 탄저균으로 오염시켰다. 사망자 수는 수천 명이었다.

 

에티오피아 전쟁(1935~1936년) 동안에, 무솔리니는 세균 무기 — 에티오피아 주민과 군대에 광범위하게 사용한 [화학] 가스와 함께 — 를 실험할 뻔했다. 바돌리오 장군(Marshal Badoglio)이 그를 말렸는데, 물론 ‘인도주의’에서 벗어나서가 아니라 전략적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일본이 패배하고 731부대가 해체된 후에, 이 모든 ‘실험’은 소련과 미국의 ‘세균 공학’의 ‘모델’로 사용되었다.

 

미국은 1942년부터 1960년대 말까지 연구를 수행했다. 치명적인 물질들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험되었는데, 특히 수감자와 양심적 병력 거부자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한국 전쟁(1950~1953년) 동안에, 탄저병, 페스트, 콜레라의 균들이 북한군과 중국군들 사이에서 확산하였다. 분무제뿐 아니라 파리와 벼룩 같은 것들이 이용되었다. 분무제의 경우에, 미군이 항공기를 이용해 적에게 살포했다.21) 결과들이 뒤섞이고, 여러 사고(세균과 바이러스의 ‘유출’)가 이어지면서, 미국의 생물학 무기 비축물은 1971년 5월에서 1973년 2월 사이에 (공식적으로는) 파괴되었다.

 

소비에트 국가 자본주의 — 그 지배 계급에 의해 ‘현실 사회주의’라고 불렸다 — 는, 스탈린에서 코르바쵸프까지, 이 생물학 무기 경쟁에서 뒤지지 않았다. 한 다스의 병원균 군사화가 실험실 프로그램으로 들어갔다. 탄저병, 야토병, 브루셀라병, 페스트, 베네수엘라 말 뇌염, 발진티푸스, Q열,22) 박테리아에 의해 생산된 보툴리눔 독 등이 그것이다. 생물학 무기에 관한 모든 연구를 금지하는 국제 조약23)이 체결되고 몇 개월이 지난 1973년에, 국가 법령으로 세균 무기를 위한 40개 연구 센터와 생산기지를 복합시설(BIOPREPARAT(바이오프레파라트) = 생물학제 제조)을 설립했다. 특별한 목적의 미사일, 로켓, 폭탄의 제조는 병원균을 퍼뜨리는 것을 목적으로 했을 것이다. 그 프로그램은 1992년에 공식적으로 중단되었다.

 

그러한 프로그램은 소수인 지배 자본가 계급이 대량 인종 학살을 계획하고 있는 국가에서 주민을 대상으로 수행될 수도 있다. 아파르트헤이트의 ‘백인’ 남아프리카에서, 일급 비밀 프로젝트 — 1985년에 ‘닥터 데스’ 바테르 바손(Wouter Basson)에 의해 수행되었다 — 가 시행되었다. 그것은 흑인을 목표로 삼아서 극단적인 수단 — 탄저균, 에볼라, 에이즈, 콜레라, 대규모 불임화, 인종적으로 선별한 화학 독물 — 을 사용했다.24)

 

이라크의 경우는 ‘내부의 적들’에 대한 화학, 생물학, 방사선, 핵(CBRN) 전쟁의 교과서적인 사례이다.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는 인상적인 생물학 병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쿠르드인들에 대해서 화학 무기만 사용하는 것으로 스스로 제한했다. 1988년 3월 16일에서 19일까지 쿠르드 마을 할랍자에 이라크군 미그(러시아제)와 미라주(프랑스제) 전투·폭격기들이 살상용 가스들 — 머스터드 가스, 사린, 그리고 타분 — 을 살포했다. 희생자 수는 5,000명이었다. 특히 이 무기들은 주로 프랑스, 벨기에, 독일 회사들로부터 공급받은 것으로, 이 회사들의 기술자와 화학자들은 사담이 결정하려는 일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 여러 해 동안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머스터드 가스와 신경가스의 사용에 대해서 사담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라는 국제적인 캠페인들을 차단했다.25)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하여) 주요 자본주의 열강은 자신들의 생물학 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할 의도가 없었다. 사고로 인한 생물학 그리고/또는 화학 물질들의 누출들에 대한 증거가 많이 있다. 더그웨이(유타)에서 1968년에 일어난 사고는 양 6,000마리의 목숨을 앗아갔다. 1969년 4월에 스베르들로프스크(소비에트 러시아)에서 일어난 사고는 훨씬 더 심각했다. 전염병이 50㎞나 떨어진 곳의 가축에게까지 퍼졌다. 에카테린부르크(스베르들로프스크의 옛 명칭)의 변두리에 있는 군사 연구 센터가 누출 사고의 중심이었다.

 

그러한 ‘누출’은 종교적 분파 또는 극단주의 세력 — 가끔 은밀하게 테러 집단을 무장시키는 국가들로부터 나온다 — 이 연루된, 생물학 무기를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테러로 일어난 고의적일 수도 있다. 몇 가지 사실을 상기해보자. 1984년 9월에 오리건 주의 와스코 카운티에 기반을 둔 라즈네쉬(Rajneeshees) 교파가 오리건 주의 댈러스에 위치한 레스토랑들에서 제공되는 샐러드와 생채소에 살모넬라균을 살포하여, 45명이 입원하는 사태를 일으켰다.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1995년 3월 19일 도쿄 지하철에서 옴진리교에 의해 자행된 사린가스 공격인데, 이 사태로 (치명상을 입은 12명을 포함하여) 5,500명이 상해를 입었다. 5만 명의 신도를 지니고 1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던 이 교파는 진보된 생물학 무기 연구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었다. 이 종교 집단은 탄저균과 Q열 균 그리고 보툴리눔 독을 입수하여 저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발생 시 90%의 사망률을 지니는 에볼라 바이러스를 구하려는 시도도 있었다.26)

 

기고문 두 번째 부분 말미에, 다음과 같이 주장할 수 있다.

 

1. 미생물(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확산은 세계 인구의 극단적인 집중 현상(50%가 도시, 종종 최악의 공중위생 상태이며, 그곳의 미세한 입자들이 호흡기를 공격하는 전염병의 급속한 확산을 진척시키는 오염된 도시에서 살고 있다)으로 더 쉽게 촉진된다.

 

2. 자본의 과도한 상업화(hyper-commercialization)와 과도한 생산의 길을 따르고 있는 미생물은 매우 갑작스러운 인구 폭발(1960년에 30억 명, 2020년에 77억 명)에 따른 병원균처럼 급증하고 있다. 이 미생물들은 항공 운송에서 자유로운 장소를 발견했다. 전 세계 모든 노선으로 2013년에 30억 명의 승객, 2017년에는 40억 명의 승객이 이동했다. 더 느리긴 했지만, 바다를 통해서도 가차 없이 이동하고 있었다. 세계 무역의 90%를 차지하는 상선과 그 종사자들은 세계화의 매혹적인 모습을 보아왔다. 선박 — 오늘날 고급 “대탈출”(super-”Exodus”) 선박으로 변형된 크루즈 선 같은, 여객선을 포함하여 — 의 수는 2013년에 거의 52,000대에서 2018년에 58,000대로 증가했다.

 

3. 거대 자본주의 국가에, 전쟁 준비와 참전은, 전면화된 충돌에서 CBRN(화학, 생물학, 방사선, 핵)를 사용하는 것을 포함하여, 모든 군사적 수단을 정당화한다. 소규모로 그리고 실험적으로 수행되어 온(만주와 한국 전쟁) 생물학 무기의 사용은 국제적인 충돌이 일어난다면 가공할 만한 현실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생물학 무기를 이용한 테러가 주요 제국주의 열강들에 의해, 용병들에게 하청을 주는 방식을 통해서 수행되게 될 것이다.

 

몇몇 전문적인 음모론자들이 코로나19가 중국의 군사 실험실에서 나왔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어쩌면 그들 국가의 부르주아지로부터 평상시의 태평함을 제거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그것 — 진지한 과학적 조사를 결여하고 있다 — 에 대해서, 우리는 이렇게 답해주어야 한다. 바이러스는 ‘주권론자들(sovereignists)’의 이기적인 창작물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해서 돌연변이를 일으킨다고.

 

이러한 불가피한 돌연변이는 다윈의 법칙에 따르는 자연 선택의 결과이다.27) 그 결과가 불확실한(새로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다), 유전 공학을 통한 의도적이거나 우연한 사고에 의한 조작물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의 최고의 동인은 추상적인 ‘인간’이 아니라 자본 그 자체이다.

 

자본은 전 지구적 범위로 ‘바이러스처럼’ 확산함으로써, 세계적인 유행병을 악화시키고 그것을 점점 더 통제 불가능하게 하는데, 종종 보건 시스템 붕괴로 그리고 목전의 이윤에 목마른 흡혈귀 자본에 의한 전체 생태계의 체계적인 파괴를 가져온다.

 

 

 

첨언: 마르크스로부터 인용

 

1. 부아기유베르(Boisguillebert, 경제학자)와 관련하여 화폐에 대한 마르크스 글, 「그룬트리세」 II. The chapter on money (note 11)

 

“[상품의] 가격으로 표현된 교환가치는, 이처럼 특별하게 화폐로 변형될 필요가 생기자마자, 희생되어야만 한다. 그리하여 부아기유베르에 의한 다음과 같은 불평이 나온다. 예를 들어 화폐는 모든 사물의 사형 집행인이며, 모든 것이 그에 희생되어야 하는 ‘몰록’이며, 모든 상품들의 전제군주이다. 모든 세금이 화폐로 납부하는 세금으로 변형되면서 절대군주제가 출현하는 시대에, 화폐는 사실상 실제의 부를 그에게 바쳐야 하는 ‘몰록’처럼 보였다.”

 

2. Marx on compound interest bearing capital in ‘Theorien über den Mehrwert’, : 복리가 붙는 자본에 대한 마르크스의 글, 「잉여가치 학설사」, Vol. III (note 12)

 

“자본의 완전한 객관화, 전도, 그리고 혼란은 복리를 산출하는 지본이다. …… 그것은 당연한 권리로서 전체 세계를 희생물로 요구하지만, 그의 본성에서 나오는 그의 정당한 요구는 결코 만족되지 않고 항상 신비로운 운명에 의해 좌절되고 마는, ‘몰록’처럼 보인다.”

 

July 4, 2020

A Free Retriever

옮긴이 | 김종원

 

 

 

<주> 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진보넷 블로그에 올리지 못하는 언어가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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