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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5/14
    한겨레 5월 14일 사회면 기사
    지리산

한겨레 5월 14일 사회면 기사

오산 화염병’ 철거민들 한달째 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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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고사직전’ 에 아사 직전


물 빼곤 생필품 반입 막아…인권단체 “사실상 고문”

“주먹밥, 간장 한종지, 맹물 한컵….”

언뜻 들으면 한국전쟁 때 빨치산들의 먹거리 같지만 결코 아니다. 경기 오산시 창우동 세교 택지개발지구 우성빌라 옥상에 망루를 설치하고 한달
가까이 ‘주거권 쟁취’를 외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철거민들의 식단이다.

철거 용역회사 직원들에게 화염병을 던져 한명을 불에 타 숨지게한 일(4월19일치 10면)로 ‘살인자들’이란 낙인이 찍혀 지난달 16일부터
경찰에 포위돼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철거민들은 이제 ‘생존’이란 문제를 절박하게 고민하고 있다.

경찰의 ‘고사 작전’으로 28일째 빌라 옥상에 10여m 높이의 망루를 설치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들의 생활은 비참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두차례 농성 중인 빌라에 들어가 철거민들을 진료했던 오산 강남성형외과 권용대(41) 원장은 “24명 가운데 18명이 감기와 피부질환,
눈병 등을 앓고 있는데, 제대로 씻거나 이를 닦지 못해 소설 <태백산맥>에서나 읽었던 ‘굶주린 빨치산들’의 모습을 마주 대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는 “한 여성은 생리 중이었는데도 위생적인 처리를 못해 진료를 꺼리는 등 극도로 비참한 모습이었다”면서 “대부분이 영양
불균형 등으로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30대 중반의 한 남자는 녹내장이 의심돼 방치하면 실명까지 불러 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철거민들을 ‘살인 집단’으로 지목한 경찰은 지난달 16일 사건 당일부터 현재까지 약 한달 가까이 4~6개 중대 500여명의 전경을 동원해
농성현장을 ‘완전 포위’하고 진빼기 작전을 벌이고 있다. ‘지칠 대로 지치면 스스로 걸어나오겠지….’라는 논리다.

이는 경찰이 ‘괜히 어설프게 진압에 나섰다가 불상사가 일어나면 책임을 몸땅 뒤집어 쓰게 될 것’이라는 속셈도 깔려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일 물과 식량, 의약품 등 생필품 공급을 허용하도록 권고했으나, 경찰은 이는 작전과 ‘정반대 권고’라는 이유로 하루 평균 18ℓ짜리 생수
2통 정도만 반입을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고사 작전이 계속되면서 인권·시민단체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오산 민주단체연석회의 지상훈(50) 집행위원장은 “경찰의
전술은 사실상 고문에 가깝다”면서 “이러한 사태가 지속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철거민도 나올 수 있는 만큼 기본적인 인권보호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산/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mailto:rpqkfk@hani.co.kr">rpqkf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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