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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0/31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젤소미나
  2. 200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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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ok at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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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5/10/31
    씨네큐브에서 하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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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5/10/31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젤소미나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대학시절 B자 불법복제 테잎으로 이영화를 보고 뻑 정신이 나갔었는데..올해 시사회에 당첨되어서 다시 보면서..다시 한번 뻑...
성장에 매달리는 이와이슈운지..늘 근원을 알 수 없지만, 옆에 있을 것 같은 가상의 공간을 만드는 이와이 슈운지...영화음악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이와이 슈운지.
이영화를 통해 옌타운밴드가 만들어졌는데..역시 앨범은 구할 수 없다. 다만 mp3 몇곡만으로 만족해야 할듯..
서울 와서 이리저리 떠돌때에도 컴퓨터에 옌타운의 my way를 어찌어찌 찾아서 듣곤 했었다. 고리타분한 마이웨이의 100% 대변신...그 뮤직비디오(라고 해도 영화장면 그대로여서..더욱 좋은)가 있어서 퍼다 놓는다. 몇번 돌려보아도..좋다...
창녀 그리코가 처음으로 무대에서 밴드와 함께 수줍어 하며 마아크를 잡으며 노래를 시작하지만 뒷부분에서 특유의 목소리톤으로.....
더불어..이영화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인 아게하 문신 장면 몇장면과 대사 몇개도..
완전 이와이슈운지 판이로군..빨리 다른 영화를 봐야지 벗어날 수 있을까..음음....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OST 옌타운밴드의 My way]
---->플레이를 클릭해서..보시길..



"문신은 말이지,
생명체 같은 거란다
자신의 몸 속에 또 하나의 다른 생명을 키우는 것과 같아
그건 때때로 그 사람의 인격을 바꾸기도 해.
운명을 바꾸기도 하지."

"이 나비, 일본말로 아게하라고 해요"
"그래, 그럼 영어로는 뭐니."
"몰라요"
"스왈로우테일이라고 하지
제비꼬리같은 날개를 하고있잖아.
어떤경우라도 가슴에 있는 나비가 너를 지켜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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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슈슈의 모든 것



지나온 시간 중에서 유일하게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시기인 사춘기 14살을 떠올리게 했다. 그때 흔들거리던 시골의 아이들의 눈빛이 선명해져서, 심지어 이름까지도..
물론 이영화가 성장기를 그리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다. 인간이란 관계란 소통이란 산다는 것이란 뭐 이런 개념들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문장들 속에 흘러다니더라..
다만 저항은 커녕 눈한번 치켜뜨지 못하고 못하고 자꾸만 우는 모습이 자꾸 생각나서..
영화중에 릴리슈슈가 부른 노래 가사에도 나오는데...
"어두컴컴한 방에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 있었다, 영화도 보지 않고 음악도 틀지 않고....무플을 끌어안고..."
지금도 집에 하루종일 있게 되는 날은 소리나는 것들을 죄 꺼놓고 웅크리고 앉아 있을 때가 있다. 방바닥으로 침잠하듯..
어른들은 잘난척 하지만 14살에서 얼마나 성장했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그리고 이와이슈운지 영화의 여자 아이들이 함께 나와서... 스왈로테일 버터플라이의 아게하, 하나와 앨리스의 앨리스..특히 아게하..)
이와이슈운지의 영화를 보면 잘만든 일본 만화가 생각나는 것은 나만 그런가? 여하튼 난 이사람 영화 좋아한다. 신작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는 감독 중 하나이다.
음..이제 피크닉과 언두만 보면 다 봤는데...막 내리기 전에 가봐야 텐덴데..언제 가나..





릴리슈슈의 모든것 OST 중 [回復する傷]-->제목 일본어라..모르겠다..누가 아는 사람 리플 달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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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하지 않은 영화, Eros


[카에타노 벨로소. '미켈란제로 안토니오니']
-- 세편의 영화를 소개할때마다 각 감독의 영화이미지를 염두에 둔 일러스트와 음악이 흘렀다. 요게 제일 괜찮았다.

3명의 감독, 왕가위/스티븐 소더버그/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의 옴니버스 영화 에로스.
영화는 보고 나오면서 "뭐야..이거 이렇게 에로틱하지 않은 영화가 어딨어! 그냥 사랑에 관한 것이었어?" 황당했다.
왕가위의 영화가 그래도 기억에 남고...
그만 자버린 두번째 스티븐 소더버그의 마지막을 못봐서 마지막 장면이 괜찮다고 친구는 칭찬을..
감독이 자기 꼴리는 대로 만든 영화는 평범한 관객들이 보기에 힘들다는 사실을 다시 재확인한 기회가 되어서 고맙다.



왕가위..지겹게도 이미지를 반복하는데 난 지겨우면서도 좋다.
고급콜걸인 공리의 재단사 장첸. 공리는 끊임없이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신을 확인한다. 느린 화면으로 흘러내린 머리를 걷어올리면서 거울을 보는 장면은 너무 의도했다 싶을 정도로 이미지 그자체이다.

우리는 왕가위의 '그녀의 손길'을 보고 나서 두가지를 이야기 했다.
왕가위도 확실히 여성을 대상화 한다. 그렇지만 불편하거나 역겁지 않고, 정말 아름답게 그려낼 줄 안다는 것이다.(화양연화의 장만옥을 봐라. 오..그숨막히는 아름다움) 영화는 모든게 장첸의 시선을 따라가는데 그시선이 일반 남성의 시선이 아니라는 점. 왕가위의 영화 전반을 봐도 흐르는 그느낌이 분명 왕가위는 게이일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누구 맘대로..우리 맘대로..

다른 하나는 왕가위의 모든 영화는 60년대 홍콩의 정서에 대한 향수로 가득차 있다. 다른 두영화와 다른 감정을 갖게 만든 것은 그 왕가위가 그려낸 동양은 또한 우리 둘다 동양인이라는 것을 확연히 각인시켜주는 것 같았다. 동경하는 대상에 대해 그리워 하지만 경외하면서 끊임없이 기다리는...그것...이게 단지 동양의 것이냐고 하겠지만 뭐랄까..하여튼 설명을 다할 수 없는 서양과 동양의 정서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이지..장첸의 기다리는 모습을 보다가 갑자기 황순원의 소나기가 떠올랐다. 다른 세상에서 사는 것 같은 소녀를 바라보는 소년...그 소년이 장첸 같았다.

우리는 이런 얘기를 주거니 받거니 소나기2, 3버전(각자의 경험)을 얘기하면서 술을 한잔했다. 영화는 그저그랬고 대화는 즐겁고 사는 것도 할만하다.

아참 보너스!! 영화보다 일러스트가 더 멋졌는데 로렌조 마토티라는 이탈리아 만화가의 작품이란다. 이 그림들이 흐르면서 카에타노 벨로소가 이영화를 위해 만든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라는 노래가 흐른다.(왕가위가 해피투게더 만들 때 카에타노 벨로소를 만날려고 브라질로 뛰어갔다더니...인맥은 중요하다!!!)
아래의 일러스트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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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La srtada

길 La strada(1954.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



'젤소미나의 테마' (제목을 클릭!)


펠리니 감독의 아내인 줄리에따 마시나가 연기한 젤소미나가 트럼펫으로 부르는 젤소미나의 테마..

(OST는 도저히 찾을 수 없었고,  두곡으로 만족할 수 밖에..)


georges jouvin - 트럼펫 연주


Caetano Veloso - 펠리니 감독 헌정앨범



아마 가장 사랑하는 영화


초등학교 다닐 때 당시 엄마와 함께 본 영화. 엄마는 늘 '길'을 '젤소미나'한다라고 했고..

오랫동안 영화 길의 제목이 젤소미나인 줄 알았다.

내 이름을 새로 짓게 만든 영화.

가끔 우울하고 마음이 허하면 빌려서 본다.

길가의 젤소미나..



가장 인상 깊은 대사

---서커스에 들어가 만난 피에로 마또가 젤소미나에게 트럼펫을 가르쳐주며 나누는 대사

젤소미나: 난 쓸모가 없어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못 주는불필요한 존재에요.

마또: 세상의 모든 것들이 거기에 있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래요.

젤소미나:그걸 어떻게 알죠?

마또: 사실 나도 잘 몰라요. 사실은 그건 하나님밖에 모르죠.

이 돌멩이도 분명 이곳에 있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있는 거죠.젤소미나도요.


스틸사진 몇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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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 영화 '아무도 모른다'....


아리아리한 슬픔..목이 메이고..
지금도 아키라의 눈빛만 떠올려도 심장이 쿵 내려 앉는다.
이 침묵의 거대한 도시에서 존재를 확인받는 길이란...
슬프다...슬프다...슬프다..


(감정 변화가 없는 카메라..감독은..냉정함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 쳤을까..무서한 사람이다.)

덧붙여..늙은이와 아이는 비슷하다.
늙은이와 어린 아이...뭐..가난한 어른도 마찬가지인가?
우에노 치즈코의 돌봄의 철학..그것이 필요하다..
개인이 개인의 삶을 위해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돌봐주는 돌봄의 철학..
근데..가능키나 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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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니핑크,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



파니 핑크 Keiner liebt mich<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는다>

(1994) - 독일. 도리스 되리 감독.



일요일 낮..연거푸 두번을 봤다..만약 DVD 플레이어를 가지게 된다면 제일 먼저..파니핑크 타이틀을 구입할 것이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어쩌면..5~6년 동안 내가 꼽는 최고의 영화가 아닐까 싶다.

독일의 여성감독이 만든 29에서 30으로 넘어가는 스스로를 사랑하기조차 힘들어 하는 한 노처녀의 얘기이다. 한국 나이로는 내나이쯤 되겠지..

2003년 여성영화제에서 도리스 되리 감독의 누드게임(맞나 이런 제목)을 보면서 너무 즐거웠는데..그녀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나온지 10년이 넘은 영화이니 다들 한번씩은 보셨겠지?)


혼자 사는 여자의 얘기..사랑을 찾는 여자의 얘기는 바로 이런 것이다.. 그게 독일이어서, 유럽이어서가 아니라..혼자 사는 여자의 얘기는 어디나 비슷하다는 얘기이다..
여자, 정혜에게서 나는 그것을 원했다..외부로부터의 상처에 의해서 이도저도 못하는 것이 아니라...자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과 긍정으로부터 그 답을 찾아가는 것..
남성의 도움으로 인해 웃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웃을 수 있는 그런 것..
나를 툭툭 건드리며 슬프게 하던 일상, 찌뿌리게 하던 일상, 혹은 무관심하던 일상이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자신을 긍정했을 때..비로소 사랑하고 사랑받을 대상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죽음에 대한 유혹은 저멀리 자취를 감춘다.

볼때마다..나를 감동하게 하는 이영화...언제까지 약발이 사라지지 않을까...


맨처음 울듯말듯한 얼굴로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아요.나를 사랑하는 일은 나도 힘들어요" 자기 소개하는 파니핑크....

거꾸로 매달린 남자...

알마니양복과 금뎅이를 가지고 외계로 가버린 오르페오..

런닝에 크게 새겨진 23..크크크....

오르페오가 파니핑크를 위해 생일파티를 해주는 장면..

에디뜨 삐아프의 노래.Non je ne regrette rien..

친구...

이웃과의 소통..

새로운 만남...

덜자란 남자아이인 관리인의 차위로 떨어지는 파니 핑크의 관..


--->오르페오의 깜짝 파티..파니의 마음에 완전 감정이입 된 나는 눈물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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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센스

바토의 이 대사가 계속 맴맴 도는군..
"중요한 것은 삶과 희망에 질리지 않는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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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 at me

룩앳미를 봤다...타인의 취향은 때를 잘못 택해(너무너무 피곤할 때) 보다가..잠들어 버렸는데..이 영화도 잠시 극장에서 나도 모르게 10분 잤지만..재밌게 봤다..

이세상 아부지들은 어찌도 그리..같은 모습인지..아부지가 나름대로 애를 쓰지만..자신만의 방식일뿐..타인이 이해하지 못하면..그 타인이 이상하고..심지어..가차없는 공격을...

돈과 권력이 있는 아부지의 초상이라고나 할까..참으로 애쓰는 딸 롤리타에게도..음악과 같은 사람이..

여고 다닐 때..가창 시험을 봤던..슈베르트의 음악에 붙임이..아주 멋드러지게 나왔다.



An die Musik D. 547 음악에 붙여

Franz Schubert (1797-1828)



바리톤



소프라노


천상의 음악이여

우울한 나날들 속에

인생의 광폭한 품에서 숨막혀 할 때마다

그대는 내 마음에 안식을 주고

나를 더 나은 곳으로 인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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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큐브에서 하울을 만나다


광화문 씨네큐브 건물에 있는 조너선 보로프스키의 조형물 `망치질하는 사람(Hammering Man).

노동과 인간에 대한 작품이라는 얘기를 언젠가 읽었는데, 어느날 광화문에 갔더니..얘를 설치하고 있었다..괜히 반가웠던 기억이..

발까지 다 찍는데 실패했다..바람이 불어서..너무 추워서..빨리 극장에 들어가야 했기 땜시로..

 

영화시작을 기다리며..교보문고도 휴일이라 인간들이 북새통을 이뤘는데...조용하고...여유있고..내가 이래서 씨네큐브를 좋아한다..

건물 구경하러 다니면서 시간을 쪼개기도 하고..미디어센터에 가면 여러가지 자료들도 열람할 수 있다. 건물 안의 스파게티아에서는 900원짜리 커피도 팔고 있더라..참 좋은 극장이다..

(다만 직원들이 좀 융통성이 없어서..짜증스럽지만..)


 


하울의 움직이는 성..온갖 잡동사니를 모은 꿈의 궁전..

 


오홍..등장하자마자 내 맘을 사로잡은 잘생긴 청년..하울..

"아름답지 않으면 죽는 게 더 나아!" 울화통에 초록색 끈적이를 내뿜으면서..기절...크크....

30대를 넘긴 노처녀는 스토리와 무관하게..하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는 점..소피가 여느 캐릭터보다(극중 나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좀 많아서 그런지..)덜 씩씩하고..고민이 많더라는 것..전쟁에 관한 하야오의 생각도 직접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는 점..사랑얘기도 썩 나쁘지 않더라..뭐..그정도만 얘기하겠음..

나도 하울의 성에서 살고 싶다!!!

 

(2004.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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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싸이클 다이어리

체 게바라는 지금에 와서는 실체가 없는 이미지이다.
그래서 체 게바라에 대한 책이 나와도, 무슨 상품이 나와도 애써 쳐다보지 않으려고 애썼다. 번번히 그를 이용하는 사람들에 실망했던 기억이 가득하기 때문에..
그래서 체라고 불리기 이전으 에르네스토 게바라였을 때, 떠난 남미 여행의 기록을 영화로 담는다는 소식과 수상했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도 내가 그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가게 될까 의심했다.
훗..그러나 결국 극장으로 향한 나의 발걸음의 시작부터 머리속이 자글거렸다. '너는 무엇때문에 또 그를 이용했을 지도 모르는 영화를 보러가냐?'
그냥 보고 싶었다고 답할 수밖에..
그 여행에서 만난 무엇이 그를 흔들었을까.
나는 왜 서른 즈음에 돌아가지도 못할 길위에서 앞으로 한발 딛지 못하고 배회하고 있을까.
체게바라를 흔들었던 무엇인가는 아마도 내가 꿈꾸는 무엇인가와 닿아있지 않을까.(감히..)
영화는 너무 좋아서 가슴이 사무치는 것도 아니고, 나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런데 23살의 체 게바라가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가다가 아무도 울지 않는 조용한 영화관에서 나는 혼자 앉아 혼자 꺽꺽 속울음을 삼키며 울고 있었다. 슬픈 장면도 아니고, 클라이막스도 없는데..주루룩 흐르는 눈물도 아니고, 극장이 아니면 통곡을 했을지도 모를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풍광과 음악이 좋다고 사람들이 그랬다. 그런데 그것보다 인간을 바라보는 20대 초반의 체게바라가 너무 솔직해서 풍광과 음악은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체게바라의 초심을 제대로 만들어 보고 싶었던 감독의 노력, 감독이 바라보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체게바라와 함께 전달되었다.
함께 여행을 떠났던 늙은, 그리고 실제 인물 알베르토가 두사람이 헤어진 비행장에서 응시하는 그 시선 속에 녹아있는 50년의 세월..
영화관을 나오면서 걷잡을 수 없이 우울해졌다.
체게바라가 나에게 유명한 것은 미모도 판화로 찍은 이미지가 아니라 권력에 집착하지 않고 가야할 길, 그가 처음 떠났던 그길 위에서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 특히 대단한 인물을 통해 자신을 반추해보는 것은 상당히 비참한 일이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스스로에게 자꾸 묻게 되었다. 니가 선택한 길이 맞냐? 그 질문에 대해서는 '맞다'. 그럼 마음의 흐름이 멈추고 있는 것은 아니냐?
결론은 그것이지..멈추지 말고 움직여라, 걸어가라, 적어도 나의 선택이 내맘에 비추어 그르거나 버거운 것이 아니라면 최선을 다해서 살아라..사람에게 진심으로 대하라..

그래서..우울한 하루를 보냈다. 노동자대회를 가야 하는 오늘도 여전히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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