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12/13 14:59

보육료 자율화는...

현재 어린이집에 아이들 보호자가 납부하는 보육료는 상한선이 정해져 그 이상은 보육료 납부를 할 수 없게 되어있다.
따라서 이미 지금도 아이들의 보호자(주로 부모)들은 일정정도 보육료 감면 혜택을 보고 있는 셈이다.
실제 보육과 부모가 지급하는 보육료 사이의 차이를 보육노동자의 저임금으로 메꾸고 있어서 문제이지만...-_-;;;

 

그러나 정부에서는 이에 대해 보육료 상한선을 폐지하는 예외시설을 두자고 이야기해왔다.
경쟁을 해야 보육의 질이 좋아지고, 이를 위해선 보육료를 많이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보육의 질을 위해, 보육노동자의 노동조건 향상을 위해

인건비, 운영비를 정부와 사회에서 받아야 되겠는데, 역시나 정부는 생각이 다른가보다.

 

게다가 정부가 모를 것도 아닐터인데 보육 내부는 이미 경쟁체제이다. 국공립 시설은 4.8%밖에 안되고 국가가 일정 정도 지원하는 법인 시설도 10%안팎이다.
나머지가 모두 민간인데, 이 단계에서 보육료 상한선을 폐지시켜버리면
아동유치경쟁 속에서 보육노동자에 대한 착취는 심화되고,
시설의 고급화와 대형화 속에서 서민의 아이들은 보육받을 공간조차 잃어버리게 된다.

 

이게 바로 보육노조와 여러 단체들이 함께 이야기하는 보육료 자율화의 상황이다.
공적 인프라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보육료 자율화,

이것을 끔찍하게 여기는 여러 사람들, 어제 오늘 이것 때문에 양치기되어버렸다.


그 사연인 즉슨...



12월 8일
한겨레에 정부 지원없는 보육시설의 보육료는 자율화하겠다는 박병원 재경부 차관의 발언이 실렸다.
어찌된 일인감?
여성가족부에 어떤 단체가 문의해봤더니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단다.

 

12월 12일 오후
내일 장관급들 회의에서 보육료 자율화 발표 예정이라고... 대략 조율은 끝났다고 한다.
여성가족부 보육관련된 과장이 확정적이라고 말했단다.
계속 발뺌하더니 결국 하는구만.
정부가 결국 할 줄 알았지만 약간 좌절 상태.
내일 행동 조직하면서 '퍼포먼스하자', '청사에 쳐들어가자'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기자회견으로 결정났단다.
그동안 대중 조직화 사업이 없었기에 결국 언론에 의지해야 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12월 13일 오전 10시
일사천리로 기자회견을 해치웠다.
단체 하나가 조직을 잘 해서 참여단체도 빵빵, 기자들도 꽤 온 모양이다.
기자들이 여성가족부에 문의했더니 이건 '보육료 자율화'가 아니라고 말했다면서 굉장히 헷갈려하고 있단다.
어떻든 통과는 될 것 같지만 다시한번 문제가 있음을 대중에게 환기시키고 향후 활동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듯 싶다.
노조쪽 담당자가 그러는데 부가적인 효과로 보육료자율화반대연대의 결속력이 강화된 것 같다고... 앞으로 활발한 활동 기대하겠음 (O_O)/

 

12월 13일 오후 2시
교육과 의료는 개방 허용 방침, 보육은 대기(?).
뭐냐? 확정되었다면서?
장관이 규탄 성명 나온 거 보고 생각보다 반발이 많으니 잠시 미뤄야겠다는 비공식 후문이 들려온다...헉..

 

보육료 자율화 반대연대가 지난 6월 30일에 출범한 이래 이런 경우가 수차례 반복되고 있다.
동네 예상으로는 한 2개월쯤 지나면 여성가족부가 또다시 들고 나와 뒤집어 놓을거다.

여성가족부 덕분에 여러 사람, 양치기 소녀 다 되었다.


이게 벌써 몇번째인감? 2달 후엔 민중들은 커녕 과연 언론이라도 붙을까나?-_-;;
옆에서 쭌모님이 한마디 거든다.
"우리가 양치기 소녀가 아니라 여성가족부가 양치기 부처인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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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3 14:59 2005/12/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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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재유 2005/12/13 17: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다가 여성가족부 늑대(?)에게 잡아 먹힐 거예요*^^*... 물무현 정권 뭐 제대로 하는 일이 없네요!!! 물대포나 쏠 줄 알지, 원... 하여간 지배계급에게 이리저리 놀아나지 말고,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보육 영역을 만들어가야 할 텐데요... 음... 함 조만간 노조로 찾아 뵙겠습니다*^^*... 참, <령리한 너구리>도 신청하러요...*^^*...

  2. jineeya 2005/12/14 1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재유/오~ 저희 사무실까지? 언제든 환영함다.ㅋㅋ

  3. 이재유 2005/12/22 1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12월22일) 찾아뵐까 했는데, 너무 바쁘신 것 같아서 다음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덧글도 올렸는데 바쁘셔서 못 보신 것 같고 그래서 지웠습니다. 그냥 불쑥 찾아가는 것도 그렇고^^... 좀 덜 바쁜 시간 알려 주시면 그 시간에 맞춰 찾아뵙겠습니다.*^^*...

  4. jineeya 2005/12/23 13: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재유/엇, 죄송... 요즘 좀 정신이 없어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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