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생각_펌 - 2007/09/08 21:53

'오늘은 라디오마다 가을을 알리는 노래가 나왔었죠?' -> 그렇다.

'오랜만에 메일이나 핸드폰 문자가 아닌 편지를...'

 

오늘 MBC 뉴스 끝무렵 김주하 아나운서가 날린 멘트다.

 

아직도 메일과 문자, 또는 게시판, 블로그의 글은 가슴을 울리는 그 무엇이 될 수 없다는 뜻일까?

아니면 감성계에 있어서 종이 편지의 아성은 영원히 깰 수 없는 그 무엇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시시때때로 등장하는 식상한 멘트 중 하나일까?

 

우린 이미 온라인과 다감각매체를 보며 웃고 울고 기쁘고 슬퍼하지 않는가?

이 감정은 편지의 진한 농도를 확보할 수 없다는 뜻인가?

 

가장 마지막 써본 편지는 고등학교때 남자친구에게 써본 게 끝인지라

편지가 그다지도 다른 매체를 누르는 막강한 농도의 감정선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이었는지 도무지 기억해낼 수 없다.

 

예전엔 막연히 '그러게'하고 맞장구 쳤던 것 같지만

편지 이외의 것들에 대해 이젠 너무 많이 쓴다고 괜히 가치 하락시킨 것 같다는 기분도 살짝 든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메일을 보낼 때, 문자를 날릴 때, 온라인에 글을 쓸 때도

때론

'이걸 보고 공감해주세요', '내 마음을 이렇게 담아요'라는 간절한 감정을 실었어야 했을 터인데,

때론

조금 가벼운, 조금 건조해도 무관할 것 같은 기분으로 무성의해져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팸문자와 스팸메일에 시달리다보니 그걸 전달하는 매체가 싫어졌을 지 몰라도,

어쩌다 그 사이 비집고 들어온 반가운 이의 소식은 언제나 기분 좋기 마련이다.

 

난 그냥 평소에 이미 생활화된 매체에 애정을 담뿍 쏟는 방향으로 진행해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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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8 21:53 2007/09/08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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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머프 2007/09/09 1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두 그 멘트 들었어요..그래서, 한번 써봐? 이런 생각 했드랬는데...지니야의 마지막 말대로 이미 생활화된 매체에 애정을 충분히 담아서 전달한다면 농도는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 오랜만이예요..(덧글로 만나는거..ㅋ)

  2. chesterya 2007/09/09 2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편지 하니까 생각난 건데요,
    편지 쓸때, 보통 파는 편지지 쓰더라죠?,, ㅋㅋ 저는 그냥 줄쳐진 노트 찢어서 직접 사진 오려붙이고 꾸며서 썼는데 주변에서 무척 반응이 좋아요 ㅋㅋ 노는 잡지 찢어다 한번 해보세요 ㅋㅋ..

  3. jineeya 2007/09/10 1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머프/새삼 방가(^^)/
    chesterya/연습장에 그림 그려 보내볼까염? 왠지 것도 스캔받아 온메일로 쏴버릴 것 같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