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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07/25 17:19

두 달도 전인 지난 5월, 울산의 M어린이집에서 보육노동자가 부당 해고를 당했다.
이 문제로 교섭날짜 잡고 5월 18일에 M어린이집으로 보육노조 위원장이하 3인 정도가 교섭을 하러 갔더니만, 사측에 원장과 원장 남편, 그리고 민노당 울산 *구 *동 분회장이라 밝힌 자가 와있더란다.
(확인 결과 그 사람은 진짜 민노당 울산 *구 *동 분회장이 맞았다! 헉 O_Op)
 
서로 인사를 끝내자마자 그 분회장은 "이 사안은 교섭할 사안이 아니"라느니, "노조가 개인의 불만을 갖고 교섭을 하면 안된다"는 둥 정당하다 못해 멀쩡했던 교섭의 자리를 방해하였다.


원장이 말 안 통하는 자라 괴로워하던 와중인지라,
보육노조 측에선 "교섭 자리 맞다"고 설명하고는 그 다음부터 생 무시했다고 한다.
(분회장, 교섭자리라고 명백히 밝혔는데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날 교섭 보고글이 노조 홈페이지에 올라간 후 전국에 있는 보육노조 조합원들의 황당함은 이루 말로 다 못했다.
솔직히 보육노조 울산지부(준) 조합원 중 1/2 내지 1/3 정도는 민노당 당원이기도 한데다가, 보육노조 중앙 역시 민노당 정책실과 정책적 연대를 도모하고 있다.
 
따라서 일단 황당한 건 황당한 거지만,
명색이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민노당인데
나름대로 문제 제기를 하면 매우 합당한 방식의 처리가 나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기대는 너무 컸던 걸까?
정황상 교섭방해 행위는 일개인의 판단력 부족이었다 치더라도 이를 대처해나가는 울산시당의 방식과 태도는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일단 보육노조는 민노당 울산시당과 중앙당에 해당 사건의 경위서를 첨부한 공문을 발송하고 전화도 했다. 그게 벌써 5월 24일. 이 공문에선 문제제기와 적합한 처리, 그리고 보다 연대를 공고히 해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처리하는데 좀 기간이 걸리겠다 싶어서 기다렸지만 계속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결국 7월이 되어서도 아무런 연락이 없는 상태에서 7월 7일경 울산시당에 전화를 해봤다. 그동안 이사 때문에 일처리를 못했다면서, 해당 분회장에 대해 당기위원회 제소를 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보육노조는 기간도 상당히 되었는데 적어도 처리과정에 대해 알려주는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게 아닌지 문제 제기를 했고, 제소를 비롯한 향후 진행 사항에 대해 7월 11일까지 정리하여 메일로 보내주기로 했다.
그러나 15일이 되어도 울산시당이 보내준다던 그 메일은 도착하지 않았다. 전화를 해봤더니 아직 제소를 못해서 못 보냈단다. 주말 지나고 다음 주에 보내준단다.

 

이 와중에 울산에서는 보육노조 울산지부(준) 지부장을 비롯한 몇몇 조합원이 아는 민노당 당원들로부터 이번 문제에 대해 ‘조용히 해결하자’는 연락을 받은 모양이다. 헉(O_O)pp

 

18일에 전화가 왔다.
교섭 자리에 나타났던 본인이 사과문을 쓰겠다고 했단다. 그러니 ‘그걸로 되겠냐?’고, ‘당기위원회 제소 안 해도 되겠냐?’고 물어본다. 헉(O_O)ppp


우리는 민노당이 자체적으로 적합한 문제 인식과 처리 방식으로 대처하길 바라는 것이니, 묻지 말고 민노당 내부에서 판단하시라고 전했다. 그리고 22일까지 결정이든 뭐든 울산시당의 답을 알려달라고 말했다. 25일에 상집회의가 있어서 그때까지 뭔가 결정할 수가 없단다. 일단은 22일까지 연락 달라고 했는데, 예상했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다.

 

한편 같은 날 울산에선 울산건설플랜트 노조 일일주점이 있어, 울산과 부산지부 조합원들 중심으로 참석하였다. 그 자리에서 울산지부 조합원중 하나는 또다시 민노당 사람에게 ‘사과문으로 끝내는 걸로 설득’해보라는 투의 말을 전달받았다. 헉(O_O)pppp

 

그리고 오늘은 25일, 상집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된단다. 어쨌거나 오늘 안에 뭐든 결과가 나오겠지.

 

 

민노당에 사람 많아진 거 안다. 그 안에 니 맘이 내 맘 같지 않고 골 때리는 사람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
보육노조가 바랬던 건 한 간부의 단죄가 아니다. 다만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민노당이 적합한 방식의 해결을 통해 지속적인 자기 정화의 매커니즘을 가지고 운동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걸 보고 싶을 뿐이다.(적어도 내 생각엔 말이쥐...)

 

개인적으로는 발생한 문제보다 특히 그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지연당하고, 회유당하고, 협상당하는 경험이 참으로 용납하기 힘들다.

 

한편, 보육노조 역시 보다 공개적이고 객관적인 절차를 밟았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기간이 늘어지도록 계속 자기정화의 힘을 발휘하길 기다리며 조직적 관계에 연연하는 모양새가

오히려 절차를 비공식화, 무분별화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 기분이 든다.

이런 건 이쪽이든 저쪽이든 조직의 발전에 하등 도움되지 않는데 말이지.

 

여하튼 이래저래 불편. 안좋아, 안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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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5 17:19 2005/07/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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