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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8/02/02 13:09

사람들은 보통 '함께' 하고자 할 때 서로간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때론 자신의 모든 부분을 한번에 쏟아내기도 하고,

때론 잘 보이기 위해 허점과 빈 구석을 완벽히 메운 채 다가가려 한다.

 

그러나 '함께 한다'는 건 그렇게 녹녹한 일이 아니다.

무게감에 질려, 가식에 질려 오히려 다가가고픈 거리만큼 멀어질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가 제시하는 바라보기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듯 보이지만,

한편으로 다가가고픈, 함께 하고픈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자체로는 실체가 없지만 실체만이 가지는 '그림자'를 통해 주변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사람들을 묘사한다.

그 형식 속에서 살포시 감추어진 듯, 노골적이지 않고, 적당히 거리를 두지만, 

상당히 공감 가고 진정성 있는 모습이 표현되어지고 있다.

언뜻 보기엔 매우 건조해보이는 느낌은 오히려 관람자인 나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호기심과 이야기의 상상 기회를 부여한다.

거리 두기를 통한 편안함, 이것이 '함께'의 척도를 고민해볼 여유를 부여하는 듯 하다.

 

물론 그 다음은 무엇인가에 대해 해답을 준다고 볼 수는 없을 듯.

 

[축구]

겹쳐있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축구공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바보들의 대행진처럼 보였을 지도 모르겠다. 캔버스 자체를 접어 만든 실루엣이 뭔가 역동감을 더해주는데, 안내지에 의하면 '중요하지 않은 일에 목숨을 거는 인간들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ㅋㅋ



[바보]

이 그림은 '바'라는 글자로 그려져있는 왼쪽 사람과 '보'라는 글자만으로 그려져있는 오른쪽 사람의 대화나 숨결이 얽혀있다.

둘의 대화는 잠시 스치거나 또는 잘 아는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행하곤 하는 허무와 가식과 무시의 전제가 마치 자신의 정체성 자체가 된 듯한 모습이다.

 


[연꽃을 부는 사람]

순수한 도의 상징인 연꽃을 부는 사람.

뭔가 불어서 도를 완성한다거나 파괴하는 것 같다는 개념보다

그저 도 자체에 관심없고 무지한 사람의 야사시한 행위같은 느낌이 강하다.


 

* 그림 출처 : 성곡미술관 (http://sungkokmus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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