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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을 굽혀 만든 기둥에 철제 스레트를 얻고
플랫폼은 낡은 세멘트 블록 격자로 깔려 있었지..
기차가 오는 플랫폼 끝으로 가면
블록 사이로 풀들이 고개를 내밀곤 했지...
경원선 똥차가 출발하는 용산역
풀랫폼과, 녹슬은 철로, 녹이 묻어나는 침목과 자갈은
80년대 초반의 스무살 청춘 만큼이나
9월의 햇살 아래 메말라 있었다.
영혼은 민들레 홀씨만큼이나 가벼웠고,
촛점 잃은 눈길은 바람에 날리었다.
길잃은 발걸음은 문득 멎었고,
지친 눈길은 철로 사이에 멈췄다.
플라타너스.
녹 슬은 철로 사이 메마른 자갈 틈에
한뼘을 갓 넘은 키지만, 가지를 뻣친 게 해를 넘긴 듯
여전히 여름 햇살인 9월 하늘 아래
벌써 가을의 지친 색깔을 드러내고 있었지...
메마른 자갈 틈에 어떻게 뿌리를 내렸는지
조금 더 크면 기차에 쓸릴 터인데..
어떻게 목숨을 이어갔는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하고 안타까워하는 눈길마저
돌이켜 보면
비겁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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