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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 메밀꽃

엇! 저게 뭐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장소에 있었다.
앉아서 보니 누가 일부러 키운 것도 아니다.
빗물에 실려온 조그만 흙덩이에 용케 싹을 틔웠나보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가는길,
팍팍한 시멘트 포장도로 옆에 기적처럼 피어난
메밀, 메밀꽃이다.

 

 

잎새가 조금 시들어 있다.
6월의 햇살을,
숨막히는 광합성을
조그만 흙덩이가 품은 물기로는 감당하기 어려운가보다.

 

그래도 싱싱한 꽃을 피웠다.
머지 않아 열매도 맺겠지.
여린 순이 부러질까봐
빗물통에 살짝 동여놓은 손길이, 시선이 아름답다.

 

온통 시멘트 더미 속에서 기적처럼 자란 메밀, 메밀꽃

 



서울본부 앞길은 내 통학로였다.
옛날 다니던 중학교를 보고 한 컷 찍었다.
지금은 강남으로 이사간 동북중학교다.




멀리 보이는 흰 건물들이 내가 다니던 옛날 동북중학교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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