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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5/13
    남북교류 실무회담 소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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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5/05/12
    제사, 그리고 냉전(1)
    풀소리
  3. 2005/05/05
    금강산엘 간다.(2)
    풀소리

남북교류 실무회담 소감

운수노동자 남북자주교류사업 실무회담에 참가했다 돌아왔다.

지난 5월 6일 7일 양일 간 금강산, 금강산호텔에서 있었다.

 

돌아와 바로 소감문과 기행문을 쓰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은 일이 있었다.

첫째, 이번 주는 너무나 바쁜 주였다.

둘째, 가지고 간 카메라가 휴전선을 넘기전에 배터리가 나가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지하철노조 최동준이 사진을 주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안 준다.

        사진과 함께 글을 올리려니 참 어렵다.

 

오늘 저녁 방북 실무교섭팀 평가회의가 있다.

어쩔 수 없이 평가문을 제출해야 했다.

맛뵈기로 평가문과 함의서만 블로그에 올린다.

지역에서 후배들이 꼭 후기를 써올리라고 했는데, 자꾸만 늦어진다. 약속은 지켜야 하는데...



운수노동자 남북자주교류사업 실무회담 소감문

 

1. 남북자주교류사업(통일운동)의 당위성과 원칙

 

20세기 초 일본의 한반도 강점 이후 외세에 의한 지배와 간섭은 민족의 자주적 발전과 민중 주체의 민주주의 실현에 최대의 장애가 되어왔다.

 

분단을 극복하고 민족의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실현, 민중 주체의 통일과 민주주의 실현은 우리 민족과 민중들의 시급한 과제이다.

 

자주평화통일을 실현하고 민중의 민주주의가 관철되는 통일조국을 앞당기기 위해 남측 진보운동의 선봉인 민주노총과 민주노총 조합원이 앞장서야 함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통일사업, 남북교류사업은 민족 자주, 평화통일, 민중 주체 민주주의가 관철되어야 한다는 대원칙 속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2. 북측 교섭대표단과 교섭과정에 대한 인상

 

북측과의 교섭은 민주노총 박민 통일국장 등으로부터 사전에 대강의 양상에 대하여 숙지를 하였지만 개인적 인상은 색다른 것이었다.

 

첫째, 사회주의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였다.

 

사회주의는 단순한 체제, 즉, 사회·경제·정치적 체제일 뿐만 아니라 의식체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꼈다.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에 기반한 양육강식 식의 천박한 자본주의 사회인 남측과 달리 인간의 능력을 자유로이 발전시키는 것을 사회적으로 뒷받침하는 사회에서 성장하고 형성된 고상한 인격은 비록 물질적인 결핍이라는 장애와 분단과 강력한 외세와의 대립이 갖는 경직성에도 불구하고 대화 곳곳에서 드러났다.

 

통일은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민중의 민주주의가 관철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함을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다. 통일(남북교류)과정에서 그들의 이상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그들의 높은 통일의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 부분은 부연설명하지 않겠다. 통일을 향한 그들의 의지와 진심은 항상 느껴졌다.

 

셋째, 핵무장은 쌀과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북의 핵무장은 비핵화를 선언한 남북합의 위반이며, 반핵 평화 상호공존을 중시하는 진보주의자의 사명을 벗어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북의 핵무장은 초국적 제국주의 미제국주의라는 강력한 물리력에 의한 군사적·경제적 봉쇄와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특히 에너지 난으로 파생되는 결핍과 식량난, 군사적 침략 위협으로부터 생존 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 강구에서 나온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북측이 남측보다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을 때 남북 군축 문제 등을 주도적으로 펼치지 못했기 때문에 남측에 군사·경제적으로 절대 열세에 있는 현실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평화공세 방안이 제한적이라는 것은 일정부분 북측의 책임이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3. 향후 교류사업에 대한 방향

 

1) 구호 중심의 통일운동이 지양되었으면 한다.
통일운동이 높은 당위성에서 출발하기 때문이어서인지 몰라도 대중 속에 뿌리박는 통일운동, 민중의 독자적인 통일운동이 부족했던 것 같다.

 

2) 통일운동에 대한 남측 고유의 방식을 개발해야 할 것 같다.
북은 북이 처한 사정에 맞게 통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든다면 핵무장의 경우 남측 민중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북은 쌀과 생존의 문제이다. 일정한 진보의 가치를 희생하더라도 쌀과 생존을 포기할 수 없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남측은 남측 사회를 중심에 놓고 남측 시민들을 설득하는 통일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현재 남측은 그 어느 때보다도 미 제국주의에 대한 배격과 통일의 의지가 높다. 이들의 통일의지를 모아낼 수 있는 방안을 내와야 할 것이다.

 

3) 한국노총 참여에 대하여
북측이 한국노총의 참여를 요구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본다. 북측은 책임지겠으니 남측은 당신들이 책임져라. 이 논리이다. 한국노총의 반노동자성을 별개로 그들을 통일운동으로 견인해내는 것은 여전히 민주노총과 앞서 활동하는 남측 활동가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국노총이 참여하지 않음을 이유로 교류사업이 난항을 겪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함께 하려 최대한 노력하였다는 진정성을 보이면 될 것으로 보인다. -끝-

 

공동정리문

 

해방 60주년! 6.15공동선언 5돌을 맞이하는 2005년을 통일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남북(북남)운수부문 단체들은 민족의 명산 금강산에서 역사적인 1차 상봉모임을 갖고, 외세의 간섭 없이 우리민족끼리 통일하자는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운수노동자의 열망을 모아 다음과 같은 협의를 진행하였다.

 

1. 남북(북남)운수부문 단체들은 6.15공동행사준비위원회 관장 밑에 조속한 시일내에 남북(북남)운수노동자 대표자회의개최를 비롯한 운수노동자들의 단합과 연대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들을 협의하였다.

 

2. 북측 조선 운수 및 수산동맹은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북남)운수노동자 통일선언 대회"와 관련한 남측 민주노총 운수연대 조직의 발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남측 운수조직의 연대와 단합이 이루어지는 정세를 감안하여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북남)운수노동자 통일선언대회"를 성사시키기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하였다.

 

3. 남북(북남)운수부문 단체들 사이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단체들 사이의 실무접촉을 계속 진행하기로 하였다.

 

2005년 5월 6일

 

금강산에서

 

조선운수 및 수산동맹 중앙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운수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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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 그리고 냉전

제사, 그리고 냉전

 

지난 화요일이 증조할아버지 제사였다.
제사를 지내기 전후로 아내와 조금 다퉜고, 지금은 냉전 중이다.

 



난 제사를 참 많이 지낸다.
3대 독자라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설, 추석 1년에 무려 7번이다. 더욱이 2월쯤에는 10일 동안 세 번이 몰려있기도 하다.

 

제사. 꼭 지내야 하나.
꼭 지내야 한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어머니가 계시는데, 당신 삶이 '상실'의 연속이었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제사도 지내지 않겠다고 하여 부대끼거나 상실감을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결론적으로 어머니 살아생전에는 제사를 지내고 싶다는 것이다.

 

난 매년 초에 달력에 제삿날 표시를 해두는데, 화요일인 증조할아버지 제사를 수요일로 잘못 표시를 해두었다.
화요일은 아침부터 아내나 엄마에게 야단맞으며 시작했다. '뭐 하루 잘못 표시한 게 대수라고' 하며 지나치려 하니 아내는 그게 아닌 것 같다. 아내는 수요일 약속을 화요일로 당기기도 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제사를 지내지 말자', '지내려면 한꺼번에 몰아 지내자'며 제사 얘기만 나오면 짜증부터 내는데, 약속 조정까지 물거품이 됐으니 화도 날만 하겠지...

 

하지만 나도 화가 난다.
뭘 어쩌란 말인가?
그동안 난, 미흡하지만 조정을 하려고 노력했다.
1. 제사를 지내되 될 수 있으면 간소하게 차린다. 2. 식구들이 좋아하지 않는 음식은 제수감에서 뺀다. 그것이 아무리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일지라도... 3. 일찍 지낸다. 4. 함께 준비하고 치운다. 등등
물론 이렇게 하기까지는 엄마와 많이 부딪쳤다. 그래도 속으로는 '안 지내는 것보다야 이렇게라도 맘편이 지내는 게 낳을 겁니다' 하며 위로를 했다.

 

아내는 처음에 내 노력에 호응하는 것 같더니 요즘은 아예 제사를 지내지 않을 궁리를 노골적으로 표시한다. 그것은 나의 (심리적인 것 포함한) 재량과 조정범위를 넘는 것이기도 하다. 대부분 참고 넘어가는 나도 이번에는 힘들고 짜증이 남을 감추지 않았다. 결과는 냉전이다.

 

사람의 의식이라는 게 싶게 고쳐지지 않는다.
사회주의를 자신의 사상으로 받아들이려 결심하면서 스스로 많은 관념을 깨뜨리려 했지만 잘 안 되는 부분도 있다.
유교적 관념은 의외로 완고하여 죽어서 자신을 화장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도 불과 5-6년에 불과하다. 예의의 본질이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것을 근거로 나름대로 관계를 재해석하려 하지만 쉬운 것은 아니다. 그야말로 낡은 것(의식)으로 새것(의식)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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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엘 간다.

2박 3일 일정으로 금강산에 간다.
명목은 남북운수노동자 자주교류사업 실무회담 이다.

 

금강산. 이미 오고감이 뚫리고 많은 사람들이 다녀와 심리적 거리도 멀지 않다.
하지만 나에겐 언제나 먼 땅이었다. 굳이 금강산엘 가야겠다고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일 게다. 어릴 적 할아버지가 금강산 다녀오신 얘기를 자주 했고, 그래서 많은 상상이 남아 있음에도 이상하리 만치 금강산은 나와 별개로 생각했다. 물론 심층적으로 따지면 지극히 왜곡된 자본의 방식으로 열린 관광구역이라는 반감이 있겠지만...

 

그런데, 막상 금강산에 가는데, 실감이 안 난다. 불과 20여일 만에 전격적으로 결정된 일인데도 말이다.
평소에 집중하지 않았던 통일관련 사업으로 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저 덤덤할 뿐이고, 달리 다른 사람이 간다면 오히려 좋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어찌됐던 휴전선을 넘어 북으로 간다.
2박 3일 후에는 보다 풍성한 얘기가 있겠지. 그것만이라도 기대해 보자.

 

난 이번 회담에서 내 진짜 목적을 하나 만들었다. 물론 교류사업도 해야겠지만 나머지 11명의 대표도 있으니, 난 북쪽 운수관련 직총(남한의 민주노총에 해당) 관계자를 만나면 북의 버스운송체계에 대하여 정보와 자료를 얻고자 한다.
북은 사회주의 체제이고, 자본의 이해와 관계없이 주민 편의 중심으로 교통체계가 짜여져 있지 않을 가 하는 게 내 기대고, 그것은 남쪽의 버스 공영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이기도 하다.
북과 같은 경제상황에서 버스체계가 벤치마킹할 정도나 되려고 하는 물음이 있겠지만, 공영화 시스템의 초보적인 단초라도 얻고자 하는 게 내 바람이기 때문에 별 걱정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버스관련 직총 관계자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더 나를 고민스럽게 할 뿐이다.

 

어찌 됐든 오늘 오후 3시에 서울에서 출발해 토요일 저녁에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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