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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12/14
    성격테스트?(6)
    풀소리
  2. 2006/12/13
    난(蘭)을 얻다.(2)
    풀소리
  3. 2006/12/12
    할머니(3)
    풀소리

성격테스트?

개토님의 [성격자가진단] 에 관련된 글.

일이 하기 싫고, 잘 되지도 않는다. 이럴 때 성격테스트와 같이 소일거리가 있는 게 그나마 다행...

 

운수산별과 통합연맹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간부들의 평소 성정이 적나라하게 나오고 있다. 자본주의를 넘어 사회주의든 아님 사민주의든 그 무엇인가를 하자는 사람들이 내놓는 안이 지극히 자본주의적이다. 그것도 천민자본주의라고 하는 한국 자본주의를 닮았다.

 

참 힘들다....

테스트 결과도 역경이 닥치면 그걸 감당하기 힘든 성격이라네...

 

----- 테스트 결과 -----

 

[평범하지만 인도적이고 균형이 잡힌 타입]


▷ 성격

그다지 파란이 일지 않는 평온한 인생을 보내고 싶다면 이것이야말로 그에 꼭 맞는 에고그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나칠 정도로 상식적인 사람으로 특히 의리와 인정이 두터운 타입입니다. 또 이성이나 지성이 높아 아무리 인정이 깊다 해도 그 약점을 이용당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없습니다. 책임감이나 사명감도 적당히 가지고 있고 주위에 대한배려도 과부족이 없는 타입입니다. 분수껏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며 어느 것 하나를 들어봐도 흠잡을 데 없는 타입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인간으로서 최상의 타입이냐. 천차만별인 인생에 있어 다양한 캐릭터들의 좋고 나쁨이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평온한 인생만을 지향한다면 이런 타입이야말로 가장 적합한 성격이겠죠. 하지만 거친 파도를 차례로 넘어야만 하는 특수한 일이나 역경에 도전해야할 상황이 찾아온다면 이런 온화한 성격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해낼 수 없습니다.



▷ 대인관계 (상대방이 이 타입일 경우 어떻게 하연 좋을까?)


연인, 배우자 - 흠잡을 데 없는 추천상품입니다.


거래처고객 - 마음에 걸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관계를 소중히 해 나가야할 상대입니다.


상사 - 이런 상사를 이상적인 상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벌을 받겠죠?


동료, 부하직원 - 성격은 원만하고 흠잡을 데 없지만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끝까지 파고드는 근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그것만 주의한다면 아무 문제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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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蘭)을 얻다.

풀소리님의 [할머니] 에 관련된 글.

지난 월요일 처할머니 장례식을 치르면서 점심을 먹고 산길을 산책하다가 난(蘭)을 발견했다.

 

사실 야생란을 발견한 건 이번이 두번째이다.

몇 년 전 홍성에 있는 오서산에서 탐스런 난을 발견한 적이 있다. 오서산은 난의 거의 북한계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곳 난은 꽤 인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예전에는 뒷산에도 흔했는데, 요즘에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곳이 고향인 선배님 말씀에 난 욕심을 부릴 수 없어 그냥 두고 왔다.

 

이번 처할머니를 모신 산은 경남 하동으로 난이 흔한 곳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캐왔다.

 

처할머니 산소 근처에서 캐온 난(蘭)/ 가운데 희게 솟아나는 게 꽃대다.

 

난을 보고 한 마디씩 했다. 대부분의 멘트는

'이거 거의 잔디 수준의 흔한 거네..'

말하자면 배 아픈 수준이랄까! ㅎ

주변에서 놀리는 말을 하면 할수록 이 난에 대하여 애착이 갔다.

 

난을 키우시는 작은 어머님이 보시더니 '꽃대도 나오네' 하신다.

그러고 보니 정말 꽃대가 올라오고 있다.

 

어제 늦도록 힘든, 아니 어이없는 회의를 한 탓인지 기력이 없다.

몸살도 나고...

 

곰곰히 생각하다 하루 셨다. 오늘 중요한 회의가 있지만...

쉬는 김에 힘을 내 화분을 사고, 난 화분에 넣는 자갈(정확한 명칭 모름)을 샀다.

난에 관해서는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전문가인 친구에게 자문을 구해 화분에 담았다.

 

잘 컷으면 좋겠다.

자신은 없지만 잘 키워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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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지난 토요일 회의 도중 아내의 갑작스런 전화에 회의 중임만 간단히 알리고 끊자, 곧바로 문자가 왔다. 처할머니가 돌아가셨단다.

부랴부랴 집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혹시 추울지 몰라서), 아내와 성연이 나 이렇게 진주로 향했다.

 


할머니 영정

 

처할머니. 향년 98세(만으로 97세), 이름은 김정혜시다.

98세가 얼마나 많은 나인지는 나너 할 것 없이 잘 가늠이 안 될 거다. 마치 억만장자의 재산규모가 가늠이 안 되듯이 말이다.


98세를 좀 더 실감나게 알아보자. 정확히 할머니는1909년생이시다. 일본의 반식민지 상태지만 순종황제가 아직은 황제자리에 있던 때이다. 그 이후로 한일병합과 여러 전쟁, 해방, 군정, 한국전쟁, 이승만 집권, 4.19, 5.16 ... 그 다음은 우리도 대부분 아는 것이니 생략하고...

 


할머니 하관식. 후손들이 흙 한 삽씩 관 위에 뿌렸다. 나도 한 삽...

 

그 시절에 ‘정혜’라는 이름을 지으셨다니 할머니의 부모님 또는 조부모님들은 센스가 있으셨던 것 같다.

내가 결혼했을 때 할머니는 이미 89세였다. 하지만 할머니가 젊어서 유난히 총명하셨을 거란 느낌은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할머니는 98세로 돌아가셨지만 돌아가실 때까지 정신이 흐트러지시지 않으셨다.

 

할머니는 이재에도 남다르셔서 집안의 부를 크게 부흥시키시기도 하셨단다. 물론 처갓집이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그 재산이 대부분 없어졌다지만 말이다.

 


다음날인 일요일 난 요 녀석들 담당. 게임만 하는 요놈들을 데리고 진주성으로...

 

98세에 돌아가셨다지만 부모를 잃은 산 사람들의 슬픔은 똑같은가보다. 교회식이라 문상할 때 절하는 것조차 거절하는데도, 통곡을 멈추지 않는 분들이 여럿이었다.


할머니는 막내 손녀딸인 아내를 유난히 사랑하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아내는 덤덤한 표정이다. 그렇다고 슬픔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죽음과 부재(不在)에 대한 슬픔은 가슴 속 저 밑에 잠복하다 어느 날, 어느 순간 갑자기 몰려올 수도 있을 터이니 말이다.

 


날씨가 포근해서인지, 온난화 탓인지 진주성내 모든 개나리가 이렇듯 꽃을 피웠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날부터 당일 아침까지 비가 내려 날이 몹시 추워질 줄 알았는데, 의외로 참 포근했다. 장지가 있는 하동 양보면은 참으로 밝고, 온순한 산과 들이 펼쳐져 있었다. 온순하고 밝은 풍경처럼, 할머니가 편안하게 저세상으로 가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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