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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3/19
    거절하기...(2)
    풀소리
  2. 2007/03/17
    왜 나는 제사를 지낼까?(6)
    풀소리
  3. 2007/03/16
    기다리던 벗은 오지 못하고...(1)
    풀소리

거절하기...

나는 거절을 잘 못 하는 편이다.

어쩌면 심한지도 모르겠다.

 

가난하니 누가 돈과 관련한 부탁을 하는 이야 없지만,

일과 관련된, 또는 술 약속 등 만남과 관련된 부탁(?)이 많은 편이다.

 

난 누가 부탁을 하면 우선 들어줄 수 있는 방안부터 생각하는 편이다.

그리고 무리를 해서라도 들어줄 수만 있으면 들어주려고 한다.

그렇다고 내 성격이 좋다는 얘기도 아니고, 내가 잘 하고 있다는 얘기도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고치고 싶은 성격 중의 하나이다.

 

비유가 맞는 지 모르겠지만, 저축을 하고 그 저축된 범위에서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예정된 수입을 고려해서 미리 돈을 쓰는 그런 꼴이랄까?

돈이 아니라 시간을 그렇게 쓰는 꼴이다.

그러다보니 시간에 늘 쫒기게 된다. 힘들기도 하다.

 

모르겠다. 그렇게 힘들고, 스스로도 싫어하면서 고치지 못하는 이유를...

일은 일대로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스스로 자학하고, 화내는 꼴은 또 뭐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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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제사를 지낼까?

1.

연수원으로 가야하나 아님 바로 집으로 가야하나. 5시가 가까와 오는데, 아내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5시 15분 이번에도 안 되면 연수원 가는 걸 포기하고 집으로 가야지... 그런데 마침 아내가 받는다.

 

'나 오늘 연수원 신입생 환영회가 있어서 8시에 끝나는데, 수업듣고 가면 안 돼?'

'... 몇시까지 올 수 있는데?'

'9시 쯤.'

'9시 반까지 꼭 올 수 있으면 그렇게 해.'

 

아내의 목소리는 불만이 섞여 있다. 모르겠다. 내가 내심 그렇게 짐작했기 때문에 그렇게 들렸는지도 말이다. 하여간 내가 받은 느낌은 불만이 상당히 섞여 있었고, 그것은 내게 다시 없는 압박이었다.

 

연수원 수업을 마치고, 함께 수업을 듣는 자문위원이 자신이 책임진다고 환영회에 잠깐 갔다가 가자고 한다. 그래야 할 것 같았지만, 그래도 양해를 구해 집으로 왔다.

 

2.

오랫동안 활동해왔었고, 기존 질서를 부정하고 새로운 질서를 지향했던 나였지만, 이상스럽게 지금까지 꼬박꼬박 제사를 지내고 있다. 그것도 명절 빼고 1년에 다섯번 씩이나.

 

누구 제사냐고? 말하면 놀라겠지...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이렇게 다섯번을 지낸다.

 

오늘이 증조할머니 제사다. 물론 지냈다.

 

제사를 지내는 날이면 마음이 무겁다. 제사를 안 지냈으면 하는 아내와 이런 사정은 아랑곳 않고 제사지내는 걸 '존재의 이유'로 여기는 엄마...

 

오늘 제사를 지내면서 이제 증조할아버지 할머니는 안 지내도 되지 않을까? 아니야, 할머니 할아버지를 묶어서 한꺼번에 하는 건 어때? 등등의 생각이 지나갔다.

그러면서 내가 왜 제사를 지내지?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3.

내가 제사를 지내는 이유는

나태한 이들이 잘 바꾸지 않는 그런 종류의 '습관'일 수도 있지만,

엄마에게 행하는 '보상' 성격이지만, 나름대로의 '배려'(?)가 아닐까 한다.

 

배려라고 써놓고 보니 조금 이상하다.

오히려 하지 말라는 일만 골라서 하는 불효자들이 무언가 '하나'를 효도의 '상징'으로 작심하고, 그거에만 '집착'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말이 적절하겠다.

 

그래 이러나 저러나 이런 식이라면 제사를 지낼 적마다 늘 노심초사해야 하고, 우울해 해야 할 것 같다.

 

알면 바꿔야 하는데, 그거이 잘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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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벗은 오지 못하고...

오늘 이른바 정권과 911 야합을 하였던 한국노총에 항의농성을 들어갔다 구속된 동지들의 2심 재판이 있었다. 진보진영의 언론매체까지 제대로 보도한 곳이 아직까지 한곳도 없이 아주 조용하게, 아주 철저하게 외면당한 채로 말이다.

 

 

2심도 구속자 8명 전원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물론 약간의 감형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들이 감행한 한국노총 점거농성이 어디 형사처벌을 받아야 할 사안인가 말이다.

 

버스부문에서도 3명이 농성에 참석했었고, 1명은 1년 4개월(집행유예되었던 건 포함), 2명은 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어제까지만 하여도 우리들은 이들의 석방을 당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변호사도 집행유예를 받은 동지까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다.

 

밖에 남아 있는 버스 복수노조준비위원회 동지들은 이들이 석방되는 걸 당연하게 기대하며, 석방예정일 다음날인 내일 총회를 잡아놨고, 멀리 포항에서 과메기를 주문하여 환영준비까지 마쳤다.

 

그런데, 2심에서 여전히 실형이란다.

 

시작이 비슷하듯 그들도 단련된 활동가들이 아니었다. 막무가내로 나가는 회사에 조금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말도 안 되는 어용 노동조합에 약간의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회사에서 해고당했고, 해고가 부당하다고 시작한 싸움이 결국 오늘에 이르렀다.

 

가족으로부터 끊임없이 포기할 것을 종용받았고, 그 종용에 비례하여 흔들릴 수밖에 없는 불안한 처지였던 그들... 당연히 나올 줄 기대하였던 오늘... 그들은 오늘밤 어떻게 잠이 들었을까... 가족들은 또 어떻게 잠이 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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