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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희 몽골방랑

김홍희 몽골방랑 -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지은이 : 김홍희 | 출판 : 예담 | 출간일 : 2008-09-03

 

김홍희 몽골방랑 표지

 

1.

 

지난 내 생일에 바두기로부터 이 책을 선물 받았다.

 

난 오래 전부터 사막에 꽂혀 있었다.

관련 책들과 다큐들을 찾아보았고,

사하라에 가보고 싶었다.

 

싶/었/다

 

물론 나의 희망은 현실이 되지 못했지만,

때로는 생명의 흔적이 보이지 않거나 메말라가는 황량한 사막이

때로는 붉은 개양귀비가 끝없이 피어난다는 비온 뒤의 알제리 사막의 풍경이

시시때때로 내 닫힌 망막을 스치고 지난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았기에

바두기는 이 책을 나에게 선물했으리라.

 

고맙습니다. 책 잘 읽었습니다. ㅎ

 

몽골 초원에 핀 엉겅퀴/ 기준점을 잡을 수 없는 드넓은 초원은 내게 내 관념 속의 사막과 별반 다를 게 없다.

 

 

2.

 

나는 왜 그렇게 사막에 가보고 싶어했을까?

 

내가 사막을 본격적으로 좋아하게 된 것은 소비에트가 붕괴된 직후 나온 박상우의 단편소설 '사하라'가 그 시작이었을 것이다.

 

좋아한다고 그 이유가 항상 분명한 것은 아니다.

좋아하면서 좋아하는 이유가 생기기도 하니까 말이다.

어찌되었든 나는 사막을 좋아하였고,

남들에게 말해줄 수 있는 좋아하는 이유도 꽤 생겼다.

 

김홍희는 몽골을 방랑하고, 책을 내면서

부제(副題)로 '나는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라고 달았다.

보고자 했던 것을 정말 보지 못해서였을 지도 모르고,

어쩜 특별히 구체적인 뭘 보러 간 것이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초원과 모래사막과 산맥과 하늘/ 양(염소인지도 모르겠다)들과 사람들이 살고 있다.

 

 

3.

 

김홍희는 이렇게 썼다.

 

'자유란 외로움의 또 다른 이름이다.'

 

마음에 와 닿는다.

내가 사막을 갈망하는 한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위치와 '너'의 위치를 지정해줄 기준점에 익숙한 삶을 살고 있다.

어디 나와 너 뿐이랴. 종로는 어디고, 광화문은 어디고,

A는 누구고, B는 누구고...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뭔가의 기준점을 가지고 살고 있다.

 

그런데 너무 익숙하기 때문인가.

그 기준점은 자꾸 흔들린다.

때로는 아지랑이 처럼 촛점을 잃기도 하고,

신기루처럼 이리저리 옮겨다녀 긴지만지 하기도 하다.

뭐가 옳은 것인지, 있는 게 정말 있기나 한 것인지...

 

몽골 사막의 노을

 


그런데

한없이 황량하고, 한없이 낯설어서 도무지 기준점을 찾을 수 없는 곳...

그런 곳에 간다면...

그래서 도무지 견딜 수 없는 근원적인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면,

오히려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이, 공간이,

좀 더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느껴질 것 같다.

 

그렇게 사막은 나를 정화시켜 줄 것 같다.

 

 

ps : 위의 사진들은 김홍희의 개인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음을 밝힙니다.

http://www.kimhonghee.com/diar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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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저 슬픔으로...

할 말도 많다.

가슴 속 깊이 쌓인 원한도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 내 가슴 속에 남은 연민 만으로

그저 슬픔으로

오늘은 그를 보내고 싶다.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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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항쟁 29주년

오늘이 광주항쟁 29주년이 되는 날이다.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을 거치면서

내 마음 속에서도 꽤 많이 멀어졌던 광주다.

 

어찌됐든 당시 참여했던 주체들의 상당수가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그들 스로가 선택한 것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들의 선택이 나의 생각과 다른 것이었더라도 말이다.

 

광주출정가

휴~

2009년 오늘은 참 마음이 묵직하다.

용산이나 박종태 열사가 아니라도 말이다.

수많은 황석영이 아니라도 말이다.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아니라도 말이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많이 혼란스럽기도 하고,

많은 이들이 선택한 것에 대해

'그건 아니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내 스스로 또 다른 역사의 흐름을 만들고자 하는 패기도 이미 내겐 남아 있지 않다.

아니, 혼란스러운 것은 정작 내 스스로가 이미 5월 광주보단 따뜻하고 난만한 봄날씨에 더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고,

스스로 그런 '나'를 '직시'하는 '용기'조차 잃어가서일 것이다.

 

그래도 오늘은

광주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아니라

죽은 이들,

그래서 변화된 세태에 아무런 개입도 영향을 받을 수 없이

1980년 오늘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는 이들을

떠올려야 할 것 같다.

세상을 변화시키진 못하더라도, '나' 자신이라도 더 이상 변하지 않게 말이다.

 

날씨는 미치도록 아름답다.

지금 광주 망월동에도 흰 찔레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과거를 추억하고, 미래를 벅차게 기대하면서

망월동 찔레꽃 그늘 아래서 술 한잔 마시는 날이

꼭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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