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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피플] 그 숲에 가면 생명력 넘치는 국악을 만난다. 퓨전국악그룹 <그림>
입력시간 : 2006-08-23 16:26

 


 

고운 색의 한지로 가려진 막을 걷으면 그 안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듯하다. 안개 피어오르는 호수, 요정들이 출몰하는 상상보다는 평강과 온달의 동화같은 만남이나 일 년에 단 한번 하늘을 수놓는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사랑, 어쩌면 공길과 장생의 한 판 놀이일 수도 있다. 그들의 음악은 시공을 가르며 지금과는 다른 세상으로 우리를 데려다 놓는다. 그게 바로 그림(The 林)이 바로 그들이 '그 숲'에 숨겨 놓은 판타지다.

이번엔 더 감각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숲에 숨겨두고 우리를 기다린다. 고운 색의 한지, 그 한 막만 걷어내면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끝도 없이 이어진다.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아침풍경부터 숲을 지키는 밤나무의 비상과 세상 모든 새들의 지저귐까지. 

4년 만에 신보를 발매와 오는 9월 6일 나루아트센터에서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그림'을 만났다. 퓨전국악에서 월드뮤직으로 그들이 가고자 하는 곳에 한 발 더 가까워진 그들과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

멤버가 7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그림'에 어떤 변화를 예고하는 것인가.

음악적인 변화는 물론 있지만 멤버는 원래 기존 멤버라고 할 수 있다. 계속 공연과 음반에서 객원으로 참여했던 박우진(어쿠스틱 베이스기타)씨와 고석진(어쿠스틱 기타)씨가 멤버로 합류했다.

곧 2집이 나오는데, 따끈 따끈한 신보 소개를 해달라.

지금 거의 준비가 끝났다. 그야말로 이제 '곧' 나온다. 1집에 비해 악기도 다양해지고 음도 화려해졌다. 대중적 감성에 더 가까워졌다고 해야할까. 1집은 악기를 제한하고 일관성있고 차분하게 국악적인 색깔을 많이 넣었다면 2집은 다양한 악기로 다양한 감성을 담아냈다. 또 노래 2곡을 넣고 노래가 가진 장점을 살려냈다.

추가된 악기엔 어떤 것이 있는가.

아코디언, 멜로디언, 리코더 등 국악기 외의 선율악기가 늘어났다. 리듬은 예전엔 국악 타악기 비중이 높았다면 지금은 제 3세계 타악기 리듬을 많이 넣었다. 라틴 타악이라던가 아프리카 타악 같은.

월드뮤직같은 느낌이다. 앞으로 '그림'이 가고자 하는 길이 그것인가.

그렇다. 그러면서도 기반은 어디까지나 한국적인 선율과 모티브가 되는 것이다. 무작정 크로스오버 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감성을 담아가는 가운데 세련미가 극대화하는 지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린 그 지점을 찾고 있다. 2집은 우리가 가는 길 위의 디딤돌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런데 2집 준비 기간이 참 길었다. 4년 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그동안의 시간은 다양한 음악적인 시도를 위해 필요한 시간이었다. 악기의 특성을 계속해서 연구하며 새로운 음악을 해보려고 노력했다. 지속적인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에너지를 축적한 시간이었다. 내년에 3집을 낼 때는 이상적인 느낌이나 악기 구성이 완전히 나올 수 있을리라 본다.

2001년에 처음 '그림' 이란 이름으로 등장했는데, 긴 시간 팀을 유지해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팀웍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다들 자기만의 세계가 뚜렷하다. 그래서 가까워지는 시간도 좀 오래 걸린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좀 더 오래 갈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웃음) 거기에 리더의 굉장한 인내심이 있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난해 아시아의 에딘버러로 불리는 싱가폴 아시안 아트마켓의 오픈 공연을 장식하기도 했고 뉴욕 링컨센터의 평화콘서트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려가고 있다. 본격적인 해외 진출 계획이 궁금하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하게 된다면 시장은 월드뮤직에 관심이 많은 유럽이나 호주, 싱가폴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올해는 서울 아트마켓에서 우수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우리를 인정해주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 기쁘다.

이번 콘서트는 2집 앨범의 곡을 처음으로 들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 같은데.

무엇보다 이번 공연에서는 관객들과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려고 한다. 그동안 객석과 무대의 물리적인 거리가 있었는데, 이번엔 연주 중에 객석으로 나가서 그들이 즐기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느껴보고 싶다. 거기에 더해 퍼포먼스나 연기보다는 연주에 최대한 집중해 최상의 연주를 들려드리고 싶다. 연주곡은 2집 수록곡 모두와 1집의 베스트 곡을 들려드린다.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음반 발표하고 처음 음악을 들려드리는 자리가 바로 이번 콘서트이다. 우리에겐 높고 높은 거장이지만 스팅처럼 스팅의 음악이라고 하면 그 음악이 하나의 장르처럼 인정되듯이, 우리의 음악도 '그림'의 음악하면 그 자체로 인정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만이 가진 음악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 음악적으로 한층 자유롭고 더 많은 가능성을 만나볼 수 있는 무대가 되리라 본다. 낯설지만 새로운 느낌이 있고 야릇한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공연을 함께 즐겨주셨으면 한다.

그림의 멤버 소개 - 신창렬(어쿠스틱 기타, 퍼커션, 리더) 김주리(해금) 정혜심(가야금) 박찬윤(거문고) 임준형(소금, 평조단소, 파이프) 최성무(퍼커션) 신현정(피아노, 신디사이저) 박우진(어쿠스틱 베이스기타) 고석진(어쿠스틱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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