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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20
    사람이 죽었는데 그저 경제밖에 생각 못하냐?
    강철새잎

사람이 죽었는데 그저 경제밖에 생각 못하냐?

5월20일 미디어충청(www.cmedia.or.kr) 칼럼.
19일 이명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수많은 시위대가 죽창을 휘두르는 장면이 전 세계에 보도돼 한국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혔다”고 이야기를 했단다. 그리고는 폭력시위에 대해서 엄청대처 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문자로 일방적 해고통보는 이미지 실추 아니고?

16일 대전에서 진행된 전국노동자대회로 인하여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례로 가장 많은 457명이 연행되었다. 그리고 그 중에 1차적으로 32명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 그리고 당일 시위대가 사용한 대나무로 인하여 전경차와 전,의경들이 다수 부상당하였다고 경찰과 보수언론은 연일 난리를 피우고 있다.

그러나 정작 노동자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각되지 않고 있다. 5월16일 전국노동자대회 건과 관련해서는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통운은 1월에 택배기사들과 건당 30원의 배달수수료를 인상하기로 합의를 했다. 그러나 3월15일 일방적으로 대한통운은 합의를 무효화하고는 오히려 40원 이하를 주장했다. 이에 바로 다음날 택배기사들은 항의를 했고, 3월16일 대한통운은 항의한 택배기사 78명에게 핸드폰 문자메세지를 통해 해고통보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후에 대한통운은 어떠한 대화도 귀담아 듣거나 응하지 않았다. 그런 대한통운에 대해 분노를 가지고 고 박종태 열사는 목을 메고 만 것이다. 그의 죽음에 분노를 느낀 노동자들은 5월6일 첫 집회를 시작으로 9일과 16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한 것이다. 하지만 대한통운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경찰은 심지어 화물노동자들에게 ‘밥 줄을 끊어 놓겠다’라고 서슴없이 협박을 내뱉었다.

단지, 30원 때문에 문자로 해고통보를 한 사용자의 행태는 부끄러운 모습이 아니고, 이에 불만을 표출할 수 밖에 없는 노동자의 행동은 국가 이미지를 실추하는 것이라고 하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노동자에 대한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와 하찮음을 느끼는 국가가 과연 국가 이미지를 논할 자격이 있단 말인가?

정작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그저 또 물류대란 운운을 하는가

또다시 조선, 중앙, 동아를 비롯한 보수격 언론들은 18일자 신문부터 연일 민주노총, 화물연대 등 노동자들을 비난하는 기사들로 도배하고 있다.

하지만 고 박종태 열사가 왜 목숨을 끊었는지, 노동자들이 왜 거리로 나왔는지는 안중에도 없다. 16일 화물연대는 찬반투표를 통해 총파업을 결의했다. 그러자 보수언론들은 한결같이 ‘물류대란’을 언급했고 화물연대에 대한 기사와 사설로 비난 보도를 도배했다. 심지어 조선일보는 ‘노동자로 인정해달라’는 거센 요구를 한다고 비난까지 하고 나섰다.

과연 이들은 노동자인가? 아니면 자영업자인가?

여전히 노동자에 대한 인식부족과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노동기본권 보장이 안된 상태에서 무슨 ‘노사상생’이니 ‘노사화합’을 외칠 수 있는가. 그리고 이러한 몰이해적인 노동관을 가지고 국가 이미지 운운할 수 있는가.

단지 30원으로 촉발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 보다는 그저 노동자의 입을 봉쇄하기 위한 이명박 정부의 작태에 대해 분노만 발생될 뿐이다. 그리고 ‘죽봉’과 ‘죽창’의 의미를 모르는 채 떠벌리는 경찰의 이야기와 앞뒤 설명없이 죽창 1,000개를 휘두는 노동자의 폭력성을 운운하는 보수격 신문기자들의 모자람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참고로, 죽창이라는 것은 그 끝을 날카롭게 깎는다고 해서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뻘뻘 끓는 가마솥에 소금을 풀어놓은 다음, 그 끓어 오른 소금물에 죽창의 끝을 담궈 몇 시간 동안 지속 시킨 이후를 말하는 것으로 그건 비장의 무기다. 그리고 그건 과거 농민들이 탐관오리를 처벌할 때 최후로 쓰는 물건을 말한다... 16일 노동자가 든 것은 단순히 대나무일 뿐이며, 완장일 뿐이다. 사람이 죽었는데 그 죽음이 어떤지는 운운하지 않고 그 슬픔을 함께할 수 밖에 없고 슬픔의 표현을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이들을 그저 경제적 논리로 밖에 생각할 수는 없는가!

이명박 대통령 말대로 국가의 이미지를 높이는 행위는 이 땅의 만물을 일구어내는 노동자들이 위대한 존재임을 국가와 자본가들이 인정하고 존중할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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