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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하지 않는 노동절

어제는 제 116주년 노동절이었다.

작년에 이어서 대전은 올해도 청주 하이닉스 정문으로 향했다.

작년보다 왠지 적은 인원수가 온 듯한 생각이 들었지만, 결의 높은 결의대회를 벌였다.

그리고 작년과 마찬가지로 '공장에 돌아가자'는 구호속에 정문앞으로 집결했다.

 

정문 경비실 옥상에 진을 치고 있던 구사대를 하이닉스 동지들은 사다리를 타고 재빨리 올라가 모두 끄집어 아래로 쫓아냈다. 경찰은 즉각 물대포로 응사했고, 무차별적으로 무대포를 참가대오에 발사했다.

 

▲ 정문 경비실 옥상에 올라간 하이닉스 동지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물대로 쏘는 경찰들 (사진출처:참세상)

 

그러나 참가한 노동자들은 밧줄을 정문에 묶고 당겼으며, 그동안 열리지 않던 정문은 끝내 열렸고, 안에 수놓은 철조망도 제거했다. 그 순간 양쪽에 전경들이 몰아쳐서 몸싸움도 일어났다. 그렇게 얼마간 공방전을 벌이다가 집회대오는 정문 앞 싸움을 그만두고 거리행진을 나섰다. 그리고 한나랑당과 한국노총 앞에서 약식집회를 벌이고, 작년 공방전을 벌였던 공단 5거리에서 마무리 집회를 하고 노동절 집회를 마쳤다.

 

 경찰들의 물대포에도 아랑곳않고, 참석한 노동자들은 끝내 굳게 닫힌 하이닉스 정문을 열어 제쳤다. 우리의 투쟁은 결코 한순간에 머물지 않고 계속 싸울것이다. 정문이 열어진것처럼 반드시 비정규직을 이땅에서 사라지게 만들 것이다. (사진출처:참세상)

 

 

마무리 집회 도중, 한 동지에게서 온 문자. '서울은 조용해요. 청주는 싸웠다면서요'.

집에 돌아와서 전남 순천은 전쟁을 치뤘다는 뉴스보도를 보았다.

그러나 청주와 순천을 제외한 전국 각지에서 벌어졌던 노동절 집회는 정말로 조용했다.

언제부터인가 조용한 노동절.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보수언론에서 조차 떠드는 사회양극화. 그 문제의 원인이라 할 수 있는 비정규직 문제. 아직도 모든 노동자들을 비정규직화 하려는 개악안이 국회에 표류중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너무나도 조용하게 노동절을 맞이한 것은 아닌지...

1년이 적다하게 장기간 투쟁하는 사업장이 도처에 깔렸고, 생계에 허덕이는 비정규직이 850만이 육박했다는 현재.

언제까지 우리는 조용하게 '평화롭게' 노동절을 맞이해야 하는가...

우리의 분노와 투쟁은 언제 펼칠 것인가...

 

답이 없는 하이닉스 동지들의 문제를 함께 나누면서 안쓰러운 하루를 보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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