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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24
    완전 맘에 들어.(2)
    검객
  2. 2007/03/20
    이럴 때도 있다.(6)
    검객
  3. 2007/03/19
    배고픈 밤
    검객

완전 맘에 들어.

 

함연주, 거미줄

 

 

전시장이 지하였고 번번이 가서 작업을 하셨대.

직접가서 봤으면 좋으련만.

 

아, 저 실같은 것들은 모두 본인의 머리카락.

완전 좋아.

 

 

 

이미지 출처의 첫번째는 어딜까나.

암튼 난 네이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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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도 있다.

고작 3시간의 짧은 노동시간이라지만

그 시간 내내 떠들어야 하는 강사 일은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날뛰는 질풍노도의 개념없는 것들을 상대하는 정신적 노동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소리지르고 판서하고 아이들 사이를 날아다니는 등의  직접적인 육체적 에너지가 엄청나지만

저녁을 먹을 시간적 여유는 없기에 마지막 시간에는 신경이 몹시 날카로워 진다.

그래서 난 언제나 시작하기 전에 고열량의 초코바나(운동 선수 같다!) 빵따위가 필요하다.

체력이 떨어지는 순간 고삐 풀린 청소년들을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아침부터 나름 빡센 스케쥴이었다. 

대학원 수업 전 여기저기 들려 자질구레한 학용품을 사고,

수업 시간엔 초롱초롱한 학부생들 틈바구니에서 강의를 주워듣고 

처음보는 선배를 만나 어색한 대화를 나누며 어색한 점심을 먹었다. 

밥이 귀로갔는지 코로갔는지 먹은 기미도 오지 않았다.

그러고는 잠깐 만난 친구와 여느때와 다름없이 끝없는 수다에 즐거워 했다. 

하지만 그 친구와 헤어지고 일터로 향하던 내게 바로 엄습하는 불안감.

그것은 허기였다.

앞선 일과들에 비축된 힘이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나는 에너지를 충전해야 했다.

스니커즈라도, 빵이라도 한 입 앙~베어 물어야했던 것이다.

바로 며칠전 먹었던 파리 바게트의 촉촉한 고구마 케잌을 떠올리고

그것을 먹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내 지갑에 있던 모든 지폐와 동전을 커피값으로 지출하고 

남은 것이 없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도 희망의 기미는 보였다.

누구나 주머니 속에 굴러다니는 동전 몇개쯤은 있지 않은가. 그래서 뒤지기 시작했다.

내 몸에 있는 주머니란 주머니, 가방의 밑바닥, 주머니란 주머니는 다 뒤져

동전들을 긁어 모으니 정확히 870원이 나왔다.

하지만 비극적인 사실은 고구마 케잌은 900원이란 것이었다.

고구마 케잌을 포기하고 다른 것을 택해야 하는 현실에 마음은 금방 가난해졌다.

파리 바게트에 들어가서 30원만 깍아달랠수도 없지 않은가.

 

가게에 들어서 고구마 케잌쪽은 애써 눈길을 피한채 다른 빵들을 보았을 때

내 두 눈은 신의 은총이라도 받은 듯 빛나기 시작했다.

오늘 왠일로! 빵들의 일부 품목이 세일을 할 뿐더러

내가 그토록 원하는 고구마 케잌도 700원이면 살 수 있었던 것이다~!

나의 마음은 금방 다시 부자가 되었다.

오늘은 청소년들이 아무리 날뛰어도

너그럽게 받아주어야지 하는 맘이 절로 들었던 것이다.

이 작은 일에 풍요롭고 넉넉해지는 웃기는 마음이란! 놀라운 마음이란!

 

아니나 다를까 오늘은 끝까지 까칠해지지 않고 무사히 일을 마칠 수 있었다.

말도 섞기 싫었던 망나니 여학생 조차도 예쁘게 보이던 놀라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역시 앞으론 일하러 가기전에 천 원 정도 주머니에 남겨두는 것이 좋겠다고

교훈을 얻은 양  하늘을 바라보며 일자 웃음을 지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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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밤

허접한 레폿으로 하루 일과를 정리하면서 마무리 짓길,

고단한 일상이지만 그래도 견딜만 하다는 것과 이 견딜만 하다는 말에 묘한 쾌감을 느끼는 스스로를 발견하며 그렇다면 지난 여유로왔던 일상이 우울했던 것은 견딜만한 고통이 없어서였나라는 물음과 언제부터 이렇게 자학적인 사람이었나하는 궁금함이다.

 

불안정한 움직임이라는 것은 아마도 계속 될 것 같다.

귀는 끊임없이 팔랑거릴 테고, 중심을 잡아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릴테고,

지푸라기도 잡아 볼테고, 나중엔 지푸라기라 욕하며 던져버릴테고,

또 다른 지푸라기를 찾을테고, 또 그것을 잡고 잠시 안심하려나?

 

웃긴것은 내게 에너지를 준다고 여겨지는 것이 바로 이 불안정한 움직임이라는 거.

아씨.

평정심이란 건 도무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단 말이지.

 

한없이 늘어져 있거나

한없이 쫓기거나

 

한심하지만

어쩌겠어

버릴 수도 없는 것을.

 

그래도 불안정함을 제어하기 위해 애쓰면서

살얼음을 딛는 것처럼 신중을 기하면서

무엇이 나다운 것인가 고민하면서

고민만 말고 공부를 하면서 제발.

 

양말에 구멍이 났다.

가지가지로  헝그리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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