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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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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먹거리가 참 비싸다

 

학교식당이나 병원식당에서 한끼가 350~550엔이니 5000~8000원꼴이다

병원 앞 밥집에 가서 점심(할인)세트를 먹으려면 750~950엔인데

50엔 아낀다고 (난 20엔 아끼기 위해 말도안되는 선택을 할 때가 흔하다) 젤 싼거만 시켰다간

대학식당에서 밥먹기 전에 나오는 약 8가지 반찬 중 하나와 밥, 단무지 2개 받을 확률이 높다

(어딜 가든 모국과 비교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숙주나물 한접시와 밥이 왔을 때 순간적으로 그런 생각이 드는 걸 어쩔 수 없다)

만화를 보고 아무리 많은 상상을 했다해도 그걸 넘어서는 일본 라면은 750~1050엔

그렇다고해도 우리나라에서 먹는 라면과는 비교불가다 (제주도 고기국수와는 비교가능하다)

워낙도 좋아했지만 철따라 나오는 다양한 풍미에(지금은 유자칩에서 사쿠라칩으로 바뀌는 중)

맛있는 맥주까지 있으니 매일 하나씩 먹게되는 감자칩은 작은 봉지가 150~200엔

 

먹거리재료도 물론 비싸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게 양배추 하나도 1/4, 1/8쪽씩 잘라서 팔고

사과, 오이, 양파등은 물론 하나씩 살 수 있어서 자취생 같은 경우 오히려 편리한 편이다

음식물 쓰레기는 거의 없다 -라기 보단 있을 수 없다

샐러리 이파리, 브로컬리 기둥, 연어 껍질, 배 속(..은 아직 제페토할아버지가 없어서 안먹지만)

다 먹는다 -라기 보단 먹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원산지-라기 보단 나온 동네-와 채취일이 다 적혀있고 대부분 기한 안으로 다 팔린다

큰 슈퍼 외에도 단일 품목만 오래 팔아온 쌀집, 야채집, 생선집 등이 동네마다 있는데

우리 집 앞 쌀집에는 쌀이 나올 때 그 쌀을 만든 농부가족과 논의 사진이 쌀마다 함께 걸린다

미국산 소고기, 호주산 소고기 물론 있다

하지만 20개월령 이하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분위기 상 그다지 인기가 있진 않아 보인다

와규는 물론 물론 비싸지만 100g씩 묶어서 팔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1kg에 얼마차이!!

하고 눈에 띄는 차이가 나지 않기도 하고 (나도 일주일 술 안마시면 질러볼만한 가격)

그보단 일본 각지의 이름을 단 다양한 와규앞에 서서 몇십엔 싼걸 열심히 고르는 분위기다

슈퍼에서 계산기(내 건 사실 전자사전이지만)를 들고 몇번씩 눌러보는게 나 혼자가 아니라는..

해산물이 굉장히 싸서 나의 사랑 연어는 특별세일을 노리면 한조각에 77엔에도 살 수있다!

또 아직 감히 사보진 못했지만 제주도에서도 귀하게 일식집에 모셔놓고 먹는 나마마구로가

한덩이에 700~800엔짜리 가격표를 달고 수퍼에서 굴러다닌다  

 

전통과자는 물론 비싸다

하지만 한장에 150~200엔하는 몇십년째 하나하나 손으로 굽는 센베는 따듯하고 고소하고

역시 메이지때부터 이어온다는 10개에 100엔짜리 꼬마만쥬같이 싸고 맛있는 보물도 있다

빗속에 찾아갔음에도 (점심때 였는데) 문을닫아 먹지 못했지만 

아침에 삶은 팥 한솥만 팔면 문을 닫는다는 하나 180~250엔하는 붕어빵은 먹어보고 평가예정

 

어떤 회장가족과 식사할 일이 생겨 5명이 데판야키를 먹고 100만원 정도 나왔었는데

아빠는 계속 말도 안된다고 웃었지만

얼마전 도쿄의 하이소(High society -_-)거리에서 의국사람과 먹은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둘이 전채,파스타,요리,디저트 1인분씩 시켜서 나눠먹고 술 2잔씩에 27만원이 나왔다

예약없이도 갈 수 있는 곳이었고 그사람이 가고싶어한 프랑스 레스토랑은 2배가격이라니까

5명이 호텔에서 100만원 먹는게 말도 안되는 건 아니었던 거다  그땐 와인도 2병 마셨으니..

Y나가 F미가 '사랑이 없어도 먹고살 수 있습니다'에서 소개한 2000~7000엔 짜리 집들은

결코 비싼 곳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물론 그래도 나는 갈 수 없겠지만

 

먹거리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참 다른 건 재밌다

'밥알 하나를 흘리면 눈알 하나를 흘린 것과 같다'는 일본 속담을 엽기라고 웃엇었는데

일본 온 후로 밥알 하나를 남긴 적이 없다 -몇번 씩 말하지만 남길 수가 '도저히' 없다

'밥맛'이라는 우리나라 말을 가르쳐주면 밥에 나쁜 의미가 담긴다는 데 굉장히 놀란다

유통과정에 차이가 있는 거겠지만 저녁이 되면 야채나 고기, 생선 매대는 대부분 텅텅 빈다

얼마 남아있던 것도 마감 1시간 세일가격표를 붙이면 기다리던 사람들 손에 실려간다

세일가격은 계속 붙지만 끝까지 매대를 꽉 채우고 있던 제주도 이마트와 뭐가 다른 걸까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며 먹거리를 사고 요리를 하고

한끼 한끼를 먹을 수 있는 상황에 감사하며 맛있게 밥을 먹지만

얼마전 처음으로 가본 도쿄의 한국이라는 신오오쿠보에서 떡볶이, 오뎅, 떡꼬치 속에서

한상자에 500엔 하는 (어디서 나온 재료로 어디서 만들었는지 모를) 쵸코파이를 보고는

먹고싶다! 고 생각했다 -순간 거의 살 뻔..

 

반동은 순식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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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0 15:16 2009/03/10 15:16

2 Comments (+add yours?)

  1. daybreak-飛렴_ 2009/03/11 01:20

    갑자기 배가 고파지네요.ㅠ;;; 도쿄에 사시나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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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oong 2009/03/11 11:32

    환율이든 금시세든.. 언제떨어질까. 하아..
    하지만 이런이야기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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