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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2/02 집단체벌.. 그 기억..
  2. 2005/01/24 나? 냉정한 엄마.그리고 못된 딸년. (2)
  3. 2004/11/24 우리는 재롱잔치에 뭘 기대하는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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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체벌.. 그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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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를 풀면서..

 

그 상황이 전혀 낮설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치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늘 일어나는 일이라는 듯한 아이의 말투.

그 상황에서 애써 태연한듯 이야기했지만 부글거리는 속을 진정시킬 수 없었던 나는 

그 상황이  전혀 낮설지 않다는 것이 너무나 두렵습니다.

 

학창시절

종종 없어지던 누군가의 귀중한 물건 혹은 돈.

범인색출을 위해 우리는 종례가 끝나고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책상위에 모두 올라앉아 두 손을 들고 누군가 범인이 자수하기를 기다리곤 했었습니다.

선생님은 볼일보다가 한 삼십분에 한번씩 들어와서 " 범인은 조용히 눈을떠라.."뭐 이러곤 하셨지요.

그러면 혹여 눈을 잘못떠서 범인으로 오해받기 싫어서 두 눈을 더 꼭 감았구요.

 

알수 없는 도둑 넘(친구가 아닌) 때문에 내가 이 벌을 서야한다는 성질남.

그리고 팔이 점점 더 아파지면서 누구가는 큰소리로 "야 좀 가져간 놈 나와라"소리치기도 하고.. 서로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그 소리에 더 크게 동의하고...

 

그리고 그 상황의 부당함에 대해 별로 열받지 않았던 나..

 

무려 삼십년 전 나의 초등학교 교실에서 있었던 그 일이

지금 2005년 내 아이의  6세반 교실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시간은 삼십년이 지났지만.

우리 아이들의 교실은 박제된 그대로인 모양입니다.

 

그게 가장 무섭습니다.

 



아이가 선생님한테 맞았다고 해서 그 이야기를 듣다가 너무하다 싶어서 녹음을 시작했다. 앞부분은 녹음을 위해 이미 한 말을 다시 시켜서 좀 짜증스러워한다.

------------------------------------------------------------------

(모: 뭐가 깨졌는데..)


자: 맞히는거 작은거고 색깔있는거야 납작하고 색깔 있는거야. 근데 그거 통을 깨트렸어. 누가

모: 누가?

자: 나두 몰라 진짜 애는. 진짜 애는 몰라. 진짜로는 누가 깨뜨렸는지 몰라.

모: 그런데 그게 깨졌어? 그래서?


........(이전 이야기와 상관없는 부러진 친구의 머리띠에 대한 이야기...).........


모: 엄마는 왜 손바닥을 맞았냐고 물어보는 건데 딴소리만 하고 있네. 그래서 그 부셔진 선생님이 그 상자곽을 발견했어?

자: 아니 누가 했는지는 발견 못했어.

모: 그래서 수미가 다영이가 그랬어요 그랬어?

자: 아니 다영이가 울었어요.

모: 다영이는 왜 울었어?

자: 다영이요? 왜 울었냐면요. 어~자기가 한 것도 아닌데 했다고 해서 막 울었어요.

모: 그래서 선생님은 뭐라고 했어?

자: 너 때매, 혼날 때 너 때매 어 아무쓸데 없이 울게 된 거라고 했어요.

모: 수미 한테?

자: 응

모: 그런데 선생님이 맴매는 왜 했냐니까

자: 왜냐면 그릇 부러뜨린 거 때문에 한거라니까.

모: 아..“누가 부러뜨렸어” 그러구 물어봤어?

자: 어 근데 첫 번째로 말했는데 또 안말해서 한대씩 맞기루 했구. 또 안말해서 두 대씩 맞게 됬구 또 안말해서 세대씩 맞게 됬어. 세대밖에 못맞았어.

모: 세대맞구 누가 했다고 얘기했어? 아무두 말안했어?

자: 아니 마지막으루 다영이가 앞에 나와서 자기 때문이라구 했어요

모: 자기가 했대 다영이가?

자: 어 근데 아니. 내가 잘못들은거야.

모: 니가 잘못들은거야?

자: 어

모: 마지막에 세 번이나 맞았는데 친구들중에서 내가 그랬어요 하는 친구가 없었어?

자: 아니 나왔다 다시 들어가서. 자꾸 두 번째 자기가 한것도 아닌데 나오고 또 들어가고  또 나오고..

모: 다영이가?

자: 아니 은솔이

모: 은솔이가 자기가 했대?

자: 아니 앉았다가 들어가구 앉았다가 또 들어가구..(웃음)

모: 은솔이 장난친거지?

자: 엉

모: 그러니까 결국은 선생님이 맴매를 세 번이나 했는데 아무도 누가 했는지 모르네.

자: 맞어

모: 아무두 누가 했는지 몰랐네

자: 맞어

모: 뭘로 때렸어 선생님이?

자: 모냐면? 아까 말한 거 여기 종이에다 대고 줄 딱 긋고 안에 숫자 있는 거

모: 자?

자: 어 자.

모: 그걸루 니 손바닥 때릴 때도 그걸루 때려? 선생님이?

자: 아니 친구들 다 마찬가지야.

모: 모든 친구들 때릴 때는 그걸루 때려?

자: 어 방울반 말구 다른 반도 마찬가지구

모: 다른 반도?

자: 어

......................(사이 다른 놀이).........


모: 오늘말구 너 또 방울반 친구들 손바닥 맞아본 적 있냐?

자: 맞은 적 맞지요. 은솔은 맨날 맨날 맞았어요.

모: 은솔이는 왜 맨날 맞어?

자: 맨날 장난만 치잖아요.

.............(은솔이 장난에 대한 얘기).......

 

/30분 뒤  식사시간 이모에게 다시 설명하는 말

 

모: 오늘 흥준이 맴매했대.

이모: 왜?

자: 내가 아까 뭐라고 했지?

모: 뭔지는 모르는데 뭘 담는 통이라고 했어

자: 맞아 통인데 응 수미가 다영이가 했다고 했어.

이모: 누가 했는데 사실은

자: 아무도 몰라 거짓말만 알게 된거야. 그래서 어떻게 됬는지 알아? 그래서 한대씩 맞다가 마지막에 세대맞고 다영이가 울었어. 다영이가 한것도 아닌데 그래서 선생님이 수미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뭐라그랬냐면요. 맴매하면서 어~ 너 때매 아무 일도 안했는데 그냥 울게 된거라고 말했어요.

이모: 선생님이 수미 한테 다영이가 한 것도 아닌데 너가 그렇게 말해서 (아니 내가 아니라) 그래 수미한테 다영이가 운다고 그렇게 말했어?

자: 그러는 바람에 운거야 다영이 어 . 근데 난 안울었어.

이모: 어디 맞었어

자: 애들 다 맞았을 때 손바닥 이렇게 딱 피고

한번 안말해서 한번맞았고. 두 번째도 안말해서 두 번맞구 또 안말해서 세 번맞었어.

이모: 그런데도 결국은 몰랐어

자: 그런데도 몰랐어.

이모: 저절로 깨졌나보다

자: 아니야 누군가가 했을꺼야.

-------------------------------------(모든 이름과 반명은 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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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2 01:41 2005/02/02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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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냉정한 엄마.그리고 못된 딸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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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본능..그거 사실 아닌거 같다.

사회과학적 진실뭐 이런거 다 떠나서 나만봐도.

 

난 냉정한 엄마다.

내가 너무 중요해서 아들보다 내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나도 아침에 쭌이 밥먹이려고 애쓴다.

여섯살되서 저 혼자 밥먹기로 약속했는데.어느 순가 무의식적으로 밥 떠먹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쭌이가. "엄마 왜 밥 먹여줘요. 혼자먹기로 했잖아요."한다. 물론 지 혼자 먹을 의사도 없으면서.

근데 내가 왜 밥을 떠먹이나 생각해보면.

밥먹는게 느리 넘이. 게다가 많이 도 먹는 넘이.어린이집에 가면 제대로 못먹을 것이 분명하기에 아침이라도 든든이 먹여야한다는 생각이 있다. 그리고 그 행동에는 같이사는 친정엄마 눈치보기도 있다.

사실은  바쁜 아침시간에 삼십분씩 늘어져서 밥먹는 꼴을 못보겠기 때문이기도 하다.

 

많은 경우, 내가 아이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경우가 그렇다.

아이를 '위한' 마음과 내 생각을 '관철'시키려는 경우, 나의 불편을 줄이려는 이유가 공존한다.

그래서 뭐가 진실인지 나 조차도 헷갈릴때가 많다.

 

난 나쁜 딸이다.

칠순이 너머 팔순이 다되어가는 엄마한테 뻑하면 신경질이다.

나가면 성격좋다는 얘기도 듣곤 하는데 엄마한테는 그게 안된다.

왜그러는지 잘모르겠는데.. 엄마가 내 얘기를 두번만 연속해서 못알아들으면 짜증이 난다.

그래도 엄마는 그 짜증을 잘도 받아낸다.

어느 순간.

왜 나한테 신경질내냐? 고 반항할 때가 있긴 하지만.-그럴땐 진짜 뻘쭘하다. 이유를 댈 수 없으니까..

 

우리 쭌이도 그런다.

가끔 지 할머니한테 하는 꼴을 보면. 민망하다. 내가 하는 꼴을 보고 배운듯 싶어서.

 

하루는 할머니가 쭌이에게 넌 왜 할머니한테만 그렇게 화내냐 ? 하고 물으니까

쭌이 말한다. "할머니는 나한테 화 안내잖아"

허걱.

 

냉정하고 논리적인 지 애미는

합당하지 않은 화에 대해서는 받아주지 않았었다.

그래서 쭌이는 화를 잘 참는다. 나중에 병될까봐 걱정스러울 정도로.

 

가끔은 쭌이에게 외할머니가 있어서 참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모성의 신화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외할머니가 냉정한 엄마가 채워주지 못하는 구석들을 채워주고 있으니까. 근데 그렇게 살아온 우리 엄마가 행복했는지 어떤지는 안물어봤다.

 

애 키우는 일은 정말 어렵다. 어떻게 해도 정답은 없으니까.

그래서 내가 찾아낸 내 마음을 위로하는 말은 이거다. "다 지복이지"

 

'아이는 길을 묻는 손님이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부모의 역할은 그저 내게 길을 묻는 이에게 친절히 길을 알려주는 것이라는 메시지의.

그래서 과도한 책임감과 아이에 대한 소유의식을 좀 버려야 한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러나 늘 망설이고 헷갈린다. 부모의 역할과 한계에 대해서는...

 

오늘밤 우리 쭌이가 잠들면서 한마디 한다.

"엄마 늦게까지 컴퓨터 하지 말고 자세요" 크으..역할이 전도된것 같은 모자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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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4 01:33 2005/01/24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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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재롱잔치에 뭘 기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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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아들 재롱잔치 연습이 한창이다.

 

어린반 친구들이야 한두개 하면되지만

6세반이라 어린반 재롱잔치 시간을 좀 채워야 하기에 연습강도가 좀 높은 모양이다.

 

어제는 재롱잔치연습의 순간을 묘사하는데

친구들은 빙둘러 앉아있고-교실이 좁으니까. 무대공간을 확보해야겠지.

선생님은 자기 순서가 아닌 친구들은 조용히 이야기하면서 놀라고 했단다.

그런데 친구들이 떠들어서 선생님이 화가 났고.

그래서 손바닥을 맞았다고..

얼마나 아프게야 맞았겠는가만은 그 쬐그만 것들 손바닥을 때렸다는 얘기에 표시는 못했지만

속을 부글거리고 끓었다.

 

재롱잔치가 뭐길레

아이들이 놀지도 못하게 하고

손바닥까지 때려가면서 그리 열심히 연습을 해야하나.

 

화를 가라앉히고 잠깐 생각한다.

 

왜 담임선생님은 그렇게 재롱잔치 연습을 열심히 시키는 걸까?

 

우린 재롱잔치에 뭘 기대하는걸까?

 

우선 원장님은 재롱잔치를 하면서 내년도 원생모집을 기대할까?

그리고 엄마들 한테 한해동안 얼마나 잘 가르쳤는지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

 

그리고 엄마들은

재롱잔치에 만원주고 빌린 멋진 옷을 차려입고 나와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물론 대견해 한다.

거기서 울거나 뻘짓하는 자식넘을 보면 속뒤집어져 하고.

 

선생님은

그 한시간의 시간을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해 한두달동안 일상을 파기하고

아이들 손바닥을 두드려가면서라도 연습을 시켜야 하고.

또 밤새 무언가 장식할 거리들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은

재롱찬지날 멋진옷을 입고

부모님앞에서 멋지게 공연하는 즐거움을 느끼겠지.

 

근데

이 네 영역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뭘 희생하고 있나.

 

아이들은 한달동안 자유놀이를 반납한채 연습을 해야하고

선생님이 왜 그리 예민해져 있는지 모르고 살얼음판이어야 하고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엄마들은

모르겠다. 나 같은 엄마들은 열받고..

 

원장님은 .. 돈깨지겠지.

 

정말 왜 이걸 해야하는지 한번 이야기나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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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4 11:23 2004/11/2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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