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훈] 오줌

2010/11/28 13:13

아라는 치마를 올리고 속곳을 내렸다. 엉덩이을 까고 주저앉아 가랑이를 벌렸다. 허벅지 안쪽에 풀잎이 스치자 팔뚝에 오스스 소름이 돋았다. 아라는 배에 힘을 주어 아래를 열었다.

 

쏴 소리를 내면서 오줌줄기가 몸을 떠났다. 떡깔나무 마른 잎에 부딪칠 때 오줌줄기는 물방울로 흩어지면서 탁탁 튀는 소리를 냈다. 침전 아궁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불을 땔 때, 마른 삭정이가 타들어가는 소리와도 같았다. 덜 마른 밤나무 잎에 부딪힐 때 오줌소리는 젖어서 낮아졌고 돌멩이 위에 낀 이끼에 부딪힐 때 소리는 돌 속으로 스며서 편안했다. 오줌줄기 부딪히는 소리가 돌 속으로 스미자, 오줌줄기가 몸을 떠나서 쏴-소리가 크게 울렸다. 몸속에서 살이 울리는 소리가 가랑이 사이의 구멍으로 퍼져나오고 있었다. 오줌을 눌 때마다 그 소리는 낯설고 멀게 들렸고, 소리를 내고 있는 살 구멍의 언저리가 떨렸다.

 

아라는 놀라서 오줌줄기의 방향을 바꾸었다.마른 잎이 찢어지고 흙이 튀었다. 아라는 가랑이를 벌려서 오줌줄기를 펼쳤고 가랑이를 오므려서 오줌줄기를 모았다. 땅은 부채 모양으로 젖었다.

 

아라는 대궐 침천 뒷숲에 오줌 누는 자리를 정해두고 있었다. 사슴우리를 지나서 작은 개울을 건너면 오리나무, 떡깔나무, 밤나무가 들어선 숲이 있었다. 바위가 뒤쪽을 막은 그늘 아래, 아라는 판판한 돌멩이 두 개를 주워다놓고 그 위에 쪼그리고 가랑이를 벌렸다. 바위 밑에 물이 고여 있었는데, 겨울에도 차지 않아서 뒷물하기에 좋았다. 늦가을부터 봄까지 오줌줄기는 마른 잎에서 바스락거렸고 겨울에는 오줌줄기가 눈 속으로 파고들면서 더운김이 올랐다. 겨울 눈밭에 쪼그리고 앉았을 때, 벌린 가랑이 밑으로 찬바람이 스쳤고 몸속의 살들이 오줌줄기를 따라서 바람 속으로 비져나올 듯 설레었다.

 

아라는 엉덩이 밑에서 피어오르는 더운 김 속에서 제 몸의 냄새를 맡았다.

 

 

- 김 훈, 2010, [현의 노래], 생각의 나무, 65~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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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이 지나면서...

2010/11/18 01:41

진실화해위원회를 떠나서 자유인이 된지 석달이 넘어간다

이제 겨울 초입이다 춥다

지난 석달을 지내면서 보고, 듣고, 읽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돌이켜본다.

 

[마음공부]

- 8.20~31 : 제따와나 호흡명상

- 이남곡 선생님과 대화

- BTN불TV 동영상 강의,  [근본불교의 가르침] 1~8강, 아상가 교수

- [금강경]

- 파욱 또야 사야도, 일묵스님 옮김, 2010, [열반에 이르는 길-사마타 위빠사나], 이솔출판

- 우 레아따, 레이 옮김, 2008, [깨어나라, 오 세상이여!], 명상선원 오솔길

- 팃낫한, 이도흠 옮김, 2009, [엄마], 도서출판 아름다운 인연

- 용수 지음, 정화 풀어씀, 2007, [중론中論], 도서출판 법공양 ; 읽다가 포기, 다시 시도

- 대림스님 각묵스님 공동번역, 2008, [아비담마 길라잡이 상/하], 초기불교연구원 ; 조금 읽다가 포기, 다시 시도

 

[생활]

- 전북 장수 논실마을학교와 멍덕골

- 서울, 전주, 해남

- 가끔 낮과 밤이 바뀜

- 등산 : 전주 모악산, 집근처 야산

 

[소설]

- 무라카미 하루키, 양윤옥 옮김, 2009, [1Q84] 1/2/3권, 문학동네

- 박경리, 2002, [토지] 1권, 나남 : 읽다가 포기

- 김 훈, 2005, [개-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푸른숲

- 김 훈, 2007, [칼의 노래], 생각의 나무

- 김 훈, 2007, [현의 노래], 생각의 나무 ; 읽고 있음

- 김 훈, 2009, [남한산성], 도서출판 학고재 ; 현의 노래 읽고 바로 읽을 예정, 책 확보

 

[영화]

- [부당거래], 류승완 감독, 2010

- [해결사], 권혁재 감독,  2010

- [시], 이창동 감독, 2010

- [시라노; 연애조작단], 김현석 감독, 2010

- [레지던트 이블4 : 끝나지 않은 전쟁 3D], 폴 W.S. 앤더슨 감독, 2010

- [악마를 보았다], 김지운 감독, 2010

- [비밀애], 류훈/권지연 김독, 2009

- [안티크리스트], 라스 폰 트리에 감독, 2009

- [천국의전쟁], 카를로스 레이가다스 감독, 2004

- [로망스],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 1999

- [룸 인 로마], 홀리오 메뎀 감독, 2010

- [레이디 채털리], 파스칼 페랑 감독, 2006 

 

[기타]

- 우석훈 블러그, 박노자 블러그,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딴지일보, 나라일터, 다음 아고라 매일 눈팅, 대법원홈피는 가끔, 페이스북 가끔...

- 술 : 서울은 돈암역 근처 단골 횟집과 막걸리 집, 전주는 오원집과 진미집, 집앞 포장마차, 모악산 근처 소고기집...

- 광주 노래방

- 담배는 꾸준히 레종 블랙

- TV 본 지 오래 됐고.

 

[며칠전에 울고...]

희귀질환 난치병으로 십수년을 고생했던 치옥이 형이 올해 음력 1월에 다른 세상으로 '가부렀다'고 뒤늦게 소식들음, 11월 치옥이 형 엄마 보고, 치옥이 형 보러 망월동 납골당 찾아가서 사진 보고 울었다. 사람은 보고 싶을때 봐야 한다. 그래야 행복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4. 7. 16. 광주 매곡동 서치옥)

 

형, 내가 서울 간 뒤로 한번 보러 간다는 것이... 이제는 사진으로 다시 보네

아직 형이 나한테 보낸 메일은 그대로 있는데 말이지

미안해.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어

형보러 망월동 가닌까 젊었을 때 아프기 전 사진이 있더라. 멋있더라

흰국화 한송이 놓고 왔어

미안해. 오래 있으면 한없이 울 것 같아서 조금 있다가 왔어

내가 겪었던 서울생활 스토리를 엄청나게 말하고 싶은데... 이제 사심없이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

(서울 가기 전에 한 명이 가고, 서울 갔다오니 한 명이 가버렸다)

형, 거기서는 건강한 생을 보내. 내가 기도할께.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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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후기

2010/09/09 00:10

가만히 눈을 감고 앉으면 평온함은 사라지고

온갖 기억과 생각들이 일어나고 또 일어난다

수많은 망상들...

그 망상에 온몸과 마음이 지쳐 비로소 호흡을 본다

그렇게 간신히 바라본 숨은 또다시 나타난 생각에 가려 사라진다

 

의식이 물질보다 빠르다

 

- 호흡명상을 다녀와서(8일이 지난 후)  2010.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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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따와나] 숨-붓다의 호흡 명상

2010/08/19 16:05

2010년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동안 제따와나 선원에서 준비한 호흡 명상 수련회이다

 

나는 2010. 8.20. ~ 8. 31. (원주 푸른솔 명상센터)로 마음을 내고 들어간다

몇 달 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시간.

 

그간의 탐욕과 거짓, 부정을 깊히 참회하고

올곧게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다

 

목숨을 걸고 정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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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찾아 떠난다

2010/08/03 11:42

8월이 시작되고 자연인이 되었다

 

돌이켜보면

대학원을 나와서

광주에서 남원으로 장수로 전주로 그리고 서울로 그렇게 일을 한 것 같다

 

돌아갈려고 하니

이미 사라진 사람만 생각난다

 

2010. 8. 2. 월요일 오후 6시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그래도 다시 그 기억을 찾아 떠난다

발길 닿는 대로

마음가는 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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