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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사라진 것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문뜩 내 옆에 짐을 들고 서 있는 사람을 발견.
'저기...짐 들어드릴까요?'라고 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어서. 못했다.

뒷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서로 몰라서 설왕설래하고 있었다.
'그게요...이거는 이렇고...'라고 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어서. 못했다.

그냥 기억으론. 2가지가 사라진거 같다.

어렸을 때, 엄마와 버스를 타고 가면 늘 시끄럽다는 생각을 했다. 앞에 앉은 사람과 뒤에 앉은 사람과 옆에 앉은 사람과 또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하는 버스. 가끔은 운전기사 아저씨도 끼어들기도 하는. 조금은 시끄럽다는 기억.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인간스럽단 생각이 든다.
지금은 사라져서 보기 드문. 가끔 보이는 건. 싸우는 상황이 대부분인 지금은. 가끔은 모르는 사람과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조금은. 있었으면 좋.겠.다.는.생.각.

어렸을 때,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짐을 들어주는 걸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가끔 신문에 짐 들어준다고 해 놓구 짐 들고 도망간 사건 이야기도 종종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선가? 지금은 거의...보기 드물다. 옛날을 배경으로한 영화를 보다보면 책가방을 들어주고, 가끔 흐른 김치국물. 난감한 상황. 뭐 그런 유치한 장면도 보이는데.
이제는 옆 사람이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지 아닌지 관심사항이 아닌. 그런 상황. 물론 나도 거기에 일조 하고 있고.내가 왜 용기가 안생긴걸까?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하면 될텐데. 앉아 있는 것이, 무거운 짐을 들고 서 있는 사람에게 조금 미안하다고 생각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다음에 버스타면. 그냥 이야기에 끼어드는 건.조금 그렇고. 옆에 짐 들고 서 있는 사람 있으면 '짐 들어드릴께요'라고 말 한번 해봐야겠다. ''거절하면 어떻하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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