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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부동산업자. 임대인. 그리고 교.회.

#1. 임대차 인생

근 13년을 서울에서 혼자 살고 있다. 매년 방을 구해야한다. 가끔은 집주인에 의해. 가끔은 스스로.

부모님과 함께 부모님 집에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고마운 일인지 깨닫는다.

험한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는 게지.

 

#2. 전세방

학생시절은 돈이 없다. 알바? 알바로 전세비를 마련할 수 있을만큼 능력이 많지도 않을 뿐더러, 마련할 수 있는 알바는 흔치 않은 듯 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그런 알바는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아주 허름한 전세방도 구할 여력이 없다. 결국 친구들과 힘(?)을 합쳐 전세방을 얻는다. 아주 저렴하게. 이때까지는 그 방이 좋다 나쁘다의 개념이 없었다. 그저 그 곳은 잠시 잠을 자는 곳일뿐이었으니까.

 

#3. 월세방

인터넷을 통해 내가 원하는 방을 찾아본다. 불현듯 한 곳이 눈에 들어온다. 얼른 클릭.

썩 괜찮다. 이 정도 방이면 살만 하겠다. 그 순간 보증금과 월임대료에 기가 죽어버린다. 이제 직접 돌아디니기 시작한다. 각 지역에 넘쳐나는 부동산.

보증금과 월임대료를 고려해 방을 보고 있으면 화가 나기 시작한다.

 

집주인, 부동산업자 -'당신더러 저 방에서 살라고 하면 살겠습니까?'라고 묻고 싶다. 만일 주인이 '예'라고 한다면 두말없이 그 집에서 살겠다. 아마 그들도 거기서 살고 싶지는 않을께다. 분.명.히.

 

거의 한달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이 세상에 집을 소유하고 누군가에게 집을 임대하고자 하는 사람들(특히, 임대료로 먹고 살려고 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대를 버렸다. 난 그들도 나와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수준으로 생각한다고. 아니었다.

 

그리고 부동산업자들에게. 예전 복덕방시절 아저씨나 아주머니는 참 좋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면서 정말 인간미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완전 돈에 미친것 같다. 그리고 임대료를 무지하게도 올려놨다. 도대체가.

 

#4. 교회

뜬금없이 교회?. 내가 돌아다닌 곳마다 교회가 있다. 물론 상가건물에 고이 들어가 있는 곳도 있지만, 으리으리한 건물들로 이루어진 곳이 조금 많았다. 평상시였다면 그냥 그랬으니까 그냥 그렇게 넘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많아야 일주일에 2번? 3번? 저 건물 조금 작게하고, 필요없는 공간 줄이면. 누군가 또 나처럼 방을 찾아다니는 사람. 그들이 조금 더 편히 쉴만한 공간이 나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 그리고 이어 드는 분노. 대단히 아이러니 하지만, 예전에 교회다닐 때, 목사가 한말이 생각난다. '하나님은 인간의 돈을 원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왜? 돈이 필요하겠냐? 그런데, 그 하나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 우리는 교회(여기선 아마 교회건물을 말하는 것일꺼다)가 필요하고 그 교회는 다른 곳보다 아름답고 웅장해야한다. 그래야 하나님이 우리를 기억하신다.'라는 류의 이야기. 이거 하나님 팔아서 돈 달라는 이야기 아닐까?

 

#5. 20:80? 임대인

서울에 자기집에서 자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럼 임대로 사는 사람은? 내 주변을 기준으로 보면 자기집에서 사는 사람과 임대로 사는 사람의 비율은 거의 2:8이다. 난 다수에 속하니 좋아라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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