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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1-1. 무대가 아닌 곳.

무대가 아닌 곳에서 연극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까? 솔직히 궁금하지 않았다. 물론 난 영화나 드라마 등에 나오는 배우들의 뒷모습도 별로 궁금하지 않다. 어쨌건 그들도 사람이니 아마 나와 별 다름없는 삶을 살꺼라고 혼자 생각해서인지도 모르겠다.(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조금 다르겠지?)

 

#1-2. 나의 상상

공연이 있기 직전. 그 동안 함께 모여 연습했던 사람들과 최종연습을 한다. 이제는 시간도 어느 정도 흘러서인지 막힘이 없다. 간혹 보이는 실수는 그냥 애교로 넘어가 준다.

 

공연 연습 중. 역할을 잘 이해하는 이가 있는 반면, 아직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이도 있다. 그리고 건성 건성인 이와 정말 열심인 이가 있다. 하지만 그들 모두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리라 생각할려고 한다. 그래야 좋은 연극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

 

오늘은 왠지 우울하다. 경제적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벌어들이는 돈은 없는데, 나가는 돈은 많으니 늘상 겪는 일이지만 늘 쉽지 않다. 다른 사람들도 힘들테니 조금 더 웃으면서 연습해야겠다. 하지만 역시나 상황이 그래서인가? 동료들의 실수가 보일때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참으려고 하지만 결국.

 

술집. 엄하다라는 표현을 이럴때 쓰는 걸까? 그냥 무작정 취하고만 싶다. 어떤 말도 어떤 행동도 다 듣기도 보기도 싫다. 그냥 난 취하고 싶을 뿐이다. 소란스럽다. 그 동안 참아왔던 짜증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러다 연극 막도 못 올리는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그래도 한편으론 난 이들을 믿는다. 아이러니.

 

공연 결정. 대본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배역도 정해지고, 후원도 정해지고. 당분간 많지는 않지만 수입이 들어온다. 그 동안 잠시 모른 척했던 경제. 다시 관심 좀 가져줘야겠다. 그런데 이게 웬일. 주인공이 어울리지 않는다. 아무래도 저치는 주인공 역할을 소화해낼 능력이 없는데. 그래 그건 단지 나의 생각일뿐일꺼야. 하지만 그래도...아~ 그래서 그렇구나. 어쩔 수 없는 연극쟁이 인생. 연극을 하기 위해선 그저 순응할 수 밖에.

 

대본작업 중. 아직 대본이 나오지 않았다. 이제 또 어떤 아르바이트를 해야하나. 늘어만 가는 빚에 견디기가 조금 힘들다. 영화판이나 드라마에서 간혹 단역 제의가 온다. 하지만 난 연.극.을 하러 왔다. 자존심이 있지. 조금 흔들린다. 아는 선배는 영화판과 연극판에 다리를 걸치고 있다. 영화판에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이름을 알려서 연극판에서 조금 입지가 커지고 있다. 혼란스럽다. 연극인이야? 그러다가도...현실....

 

#2. 그들

<술집>의 연극인들은 아마 너무나 편하게 무대에 오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그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되는 거니까. 단지 관객들이 연극쟁이들이 무대가 아닌 곳에서 무엇을 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있을지가 의문일뿐이다. 그들은 지금 연극을 하는게 아니라 일상의 삶을 살고 있는거다. 그래서 더더욱 쉬운 연극일지도 모른다.

 

#3. 그런데?

그런데는 결국 앞의 말을 뒤집는 단어다. 그런데.

과연 그들은 편하게, 그저 자신들의 삶을 무대에 올린걸까? 아마 아닐꺼다.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 쉬운건 아니니까.

 

#4. 나의 상상과 <술집>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공연을 할 연극이 정해졌다. 그런데 주인공이 연습에 나타나지 않는다. 더 문제는 그 주인공이 없이는 후원도 없단다. 답답하기만 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어느날 주인공이 없는 연극을 하자고 장난처럼 말한다. 그런데. 그 장난이 더 현실이다. 하지만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더 자세한 내용은 직접 관람을~^^;;)

 

#5. 다른 이야기.

소극장 연극은 아마도 관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에 더욱 긴장감을 가지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영화처럼 편집이 있어 술술 넘어가는 것도 드라마처럼 다음회를 기약하는 것도 아니면서 가끔 연극을 찾게되는 이유 중 하나가 직.접.이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6. 막내.

극 중 막내. 아니 무대에서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막내는 참 힘들다. 선배 눈치보랴, 시키는 것 다 하랴, 자기 감정 표현도 쉽지 않다. 그래서 아마 더 그들에게 마음이 쓰이는지 모르겠다. <술집>의 막내 두 명. 내가 이 연극이 재밌다고 다른 이에게 추천해주고 싶다고 느끼기 시작하게 만들어준 이들일지도 모른다.

 

#7. 보실분!

막내 두 명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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