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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5/11
    [인권영화제]혁명가를 만나다.
    흑점
  2. 2006/05/11
    [동화]이상한 나라의 앨리스(3)
    흑점
  3. 2006/05/11
    벙어리 여가수.
    흑점
  4. 2006/05/11
    겸 일인시위.
    흑점
  5. 2006/05/11
    [공연후기]하이서울 락 페스티발
    흑점

[인권영화제]혁명가를 만나다.

몇 일 전 밤샘 알바를 하고 오전에는 캠페인준비를 하고 낮에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인권영화제를 보러 갔는데, 보고 싶었던 것들을 다 자버리는 바람에 영화제에서 오랜만에 영준이 형과 ‘레드로자’님을 만난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겨우 버티고 봤던 영화들은 별로 였고..

그래서 오늘 영화제를 보러갈까, 캠페인을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종로로 향했는데,

좀 보다가 배고프면 밥먹으러 가야지 했던게 10시 넘어서까지 극장에 틀어박혀 있었다.

 

첫 번째 영화였던 <지하의 민중>은 계속 다른 생각이 나서 영화에 집중하지 못했다.

 

두 번째, 홍콩WTO투쟁을 다룬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같은 경우에는 평소 같았으면 피했을(?) 나레이션으로 점철된 영화였지만 전 타임 때 고민했던 것이 집회방식에 관한 거여서 도움이 될까 해서 봤는데, 한국 사람들 너무 잘하더라...투쟁하는 모습들을 보고 있는데 정말 울컥했다.

 

세 번째, <책임회피>는 버마에서 다국적기업과 군부독재세력이 손잡고  버마 민중들을 착취하는 상황에서 버마 활동가가 군대를 피해 오지를 돌아다니며 그 증거를 수집하고 소송을 건다. 그 활동가가 갑작스럽게 자비를 들여 한국에 왔고, 예정에 없던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이번에 한국에 온 것도 '대우'가 똑같은 짓을 할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항상 장전된 작은 총을 가지고 다닌다고 했는데, 버마군대에 잡히면 고문 받고 자신이 만난 사람들을 말해버릴까 두려워서 자결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나는 활동가 모두가 혁명가라고 생각하지만, 특히 그는 남달랐다.
그는 부드러우면서 강했고, 자유로우면서 열정적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그에게 쭈뼛쭈뼛 다가가 잘 안 되는 영어 쥐어짜서, 악수한번 할 수 있냐고, 감명을 깊게 받았다고, 그리고 악수를 하면서 지금 이 순간과 당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몇 살이냐고 물었고, 내가 23살이라고 대답하자, 자기는 17살 때 ‘출발’했다고, 격려해주었다. 우리는 다시 악수를 했다.

 

 




진실을 외쳐라 (Speak Truth to Power), Kerry Kennedy Cuomo 지음

 

카사와 (Ka Hsaw Wa)

 

미얀마

 

-

나는 다른 학생 한 명, 주민 한 명과 함께 닷새 동안 정글 속을 걸어 카렌 지역으로 갔다. 마을이 가까워졌을 때, 나는 결코 잊지 못할 장면을 목격했다. 한 여성이 성기에 커다란 나뭇가지가 박힌 채 죽어 있었다. 마을에 가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주민들은 군인들이 말라리아에 걸린 동료를 치료해야 한다고 간호사를 데려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인 1962년 이후로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정권의 들은 그녀를 강간한 다음 살해했다.

-

나는 용기란 것이 힘에서 오는 건지 고통에서 오는 건지 잘 모른다. 언젠가는 어떤 사람의 증언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온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들은 이야기 중에 가장 끔찍한 이야기였다. 어떤 활동가의 아내가 남편을 만나려고 하다가 체포되었다. 군인들은 남편이 나타나지 않자 아기를 죽여 불에 구운 다음, 아기엄마에게 강제로 먹였다. 나는 싸워야 한다. 내가 겪은 고통은 그들이 겪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이 사람들은 백배천배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

-

예전에 함께 학교를 다니던 동료들 중에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공부를 마치고 손에 돈을 쥐고 돌아오는 것을 보면,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나에게는 아무 것도 없다. 그렇다고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상황이 점점 악화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내 무능력이 안타깝다. 하지만 나는 멈출 수 없다. 내가 등을 돌려 가버리면, 아무도 이 문제를 들먹이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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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롤이 사랑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실제 모델, 앨리스 리델.

 

-

"어느쪽으로 가도 상관없어. 어차피 양쪽 모두 미친것들이니까."고양이가 말했다.

"하지만 난 미친 사람들 사이에 있고 싶지 않아." 앨리스가 도리질을 하며 말했다.

"아, 그건 어쩔수가 없어." 고양이는 여전히 빙글거리며 말했다. "여기있는 우리는 모두 미쳤거든. 나도 미쳤고, 너도 미쳤어."

"내가 미쳤는지 네가 어떻게 알지?"

앨리스는 화가 났지만 눌러 참으며 물었다.

"넌 틀림없이 미쳤어." 고양이가 자신있게 말했다. "안그러면 이런 덴 오지 않았을테니까."

뭐라고 반박할 말이 없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6.돼지와 후춧가루. 중에서

 

 



Cheshire Cat's Psycho Boots_7th sauce

-여왕의 오럴섹스 취미

 

 

1

 

나는 나의 백성들을 밑으로 데려갔다

 

절망과 불만을 구별하는 것이 오리앵무새의 과제였다

한 번도 단어 카드를 제대로 물어오는 법이 없었다

헤맸다, 왜일까

 

여왕은 안심이 되었다

 

태엽장치 돼지들은 성문앞을 오가며 쓰다 달다 말이 많았고

뒤죽박죽이 좀 심한 녀석들은 단칼에 혀가 짤렸다

그러나 대부분은 밤이 되면

여왕의 숲에 쓰러져 얌전히 코를 고는 것이었다

 

(허공에서 장미를 따고

품속에서 비둘기를 데려오는 시간......)

 

이쪽으로 가면 석 달 열흘 춤만 추는 광대 원숭이가 나오고

저쪽으로 가면 밤낮 겨울 봄 슬픔을 길어올리는 울보토끼가 살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면 어느 쪽으로 가도 상관없어

나뭇등걸에 서서 체셔 고양이가 커다란 엉덩이를 흔들었다

 

 

2

 

나는 너무 강해서 백성들의 혀가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오 리차드! 이 매정한 사람....

소설광인 앨리스 부인은 탁 소리나게 책장을 덮었다

 

여왕이 보내온 수백 장의 카드 앞에서 오리 앵무새는 골머리를 앓았고

 

태옆장치 돼지들은 성안으로 들여보내달라고 고함을 질렀다

목소리가 큰 녀석들은 변을 당했고 대부분은

배가 고프면 고픈 대로 괴로우면 괴로운 대로

여왕의 숲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허공에서 장미를 따고

품속에서 죽은 비둘기를 확인하는 시간.......)

 

누군들 소리치고 싶지 않을까, 그런 순간이 오면

이빨을 부딪혀 박자를 만들어봐요

으들들 으들들들 자신을 좀 곱씹어봐요

궁정의 개구리 악사들이 숲 주위를 돌며 도토리를 두드렸다

 

한편, 앨리스 부인은 마부를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지난밤에 읽었던 본격 러브로망 제24탄이 그녀의 마음을 괴롭혔으므로

크로켓 경기에 참석하라는 여왕의 전갈이 묵살했다

여왕은 앨리스 부인의 목을 치는 대신

숲 중앙에 펼쳐진 눈물 호수에 검은색을 엎질렀고

 

겨울이 왔다

 

 

3

 

결국 모든 것은 진력이 나게 마련이다 크로켓이든 카드놀이든

 

앨리스 부인은 창밖으로 펼쳐진 눈세계를 바라보다, 소설책을 내려놓았다

십 년 만의 외출, 그녀는 스케이트를 어깨에 메고

생쥐들과 함께 눈물 호수 쪽으로 걸었다

 

혹한이 휩쓸고 간 숲 속의 고요한 아침

 

태협장치 돼지들의 함성도 오리앵무새의 구슬픈 노랫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텅 빈 허공에 대고 입술을 맞춰보는 시간)

 

이것 봐, 올겨울엔 아무도 스케이트를 타지 않았어

눈물 호수 앞에서 앨리스부인이 소리쳤다

칼자국 하나 없는 이 빙판 좀 봐!

 

그녀는 생쥐들과 함께 빙판을 내달렸다

 

언제나 그렇듯, 왼편은 원숭이 오른편은 토끼

이쪽은 춤추고 저쪽은 눈물바다지

어느 쪽으로 가도 상관없어 어차피 양쪽 모두 미친 것들이니까

구름을 흔드는 웃음소리,

하늘에 걸린 체셔 고양이의 얼굴

 

스케이트 날이 지나간 자리마다 검은물이 얇게 배어나왔고

나쁜 냄새가 났다

 

 

* 이탤릭체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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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여가수.


 


 

"주현아, 니가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봐...씨발"

 

오뎅가게에서. 승환형.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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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 일인시위.


 

 


 


 

 

 

재미없었던.ㅋ

가만히 서서 앞에 전경들 노는 꼬라지를 바라보다가,

도저히 저 사이에 내가 끼여있을 자신이 없었다.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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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하이서울 락 페스티발

대추리 때문에 우울한 마음을 달랠 겸,

이라는 핑계로 자기합리화를 하며 락페스티발을 다녀왔다.

 

공연장안에서 담배를 못피우게 해서

-담배불을 붙이자 마자, 검은 양복입은 아저씨가 달려오는 시츄에이션-,.-

하이~튼 하이 서울...하면서 욕하다가,

그날이 어린이 날이라 그런지 주위에 아이들이 많아서 참았다.

 

짧게 나마 후기를 남기자면,

 

뷰렛은 뷰렛답게 파워풀한 무대를 보여주었는데 중간에 "락은 비주류가 아니라, 주류의 음악입니다."라는 멘트에 흥이 확 깨버렸다.

 

델리스파이스는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했는데 사운드가 별 차이 없어 왜 했나 싶더라.

 

사실 그날 공연에서 가장 기대했던건 '못'과 푸른새벽 한희정의 듀엣이었는데,

그냥 따로하지 싶었다. 같이 부른 '스무살'은 도저히 못 들어주겠더라.

 

이외에도 여러 공연이 있었는데, 잘 기억은 안나고,

그중에 가장 인상에 남은건 '강허달림'이라는 연륜있는 여성이 부르는 블루스와

'이상은'이었다. 이상은의 공연은 실제로 처음보았는데,

무심한듯 하면서도 그 특유의 아우라가 있더라.

 

앵콜곡으로 '언젠가는'을 들으면서 담배 피우며 공연장을 빠져나왔다.

이런게 인상에 남은걸 보니 나도 나이를 먹은건가 싶기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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