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정신 현상학 A. 의식 II. 지각; 혹은 사물과 착각 (번역 재개) § 2

(§2) 이제 이 대상이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 좀 더 자세히 규정해야 할 차례다. 이 규정은 [감각적 확신에서와 같이 갓 등장하는 것을 그대로 수용하는 규정이 아니라, 즉 감각적 규정sinnliche Bestimmung이 아니라, 감각적 확신에서 얻은] 결과에서 [필연성, 즉 사상규정Gedankenbestimmung에 따라1] 간단하게나마 전개해야 하는 것이다. 보다 완벽한 전개는 이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 아니다. [필연적인 구조를 갖는 지각이 존재하는 터전․근거인] 원리, 즉 보편적인 것은 [시․공에 구애받지 않고, 시․공의 영향이 아무런 주름/접힘으로 나타나지 않는] [지각대상의] 단순성으로 나타나지만, 그 단순성이란 ["Das Hier ist ein Haus", "Das Hier ist ein Baum", "Das Jetzt ist Nacht", "Das Jetzt ist Tag" 등 구체적인 시․공적인 언사행위와 지시행위로] 매개된 것으로서, 이런 [매개의] 관계가 [헤겔/우리가 알아볼 수 있게] 지각대상에서an ihm 밖으로 드러나야만 한다. 이때 이 매개의 관계는 지각대상의 [칸트의 선험적인 것과 같은?] 자연[환경]으로 드러난다. 그래서 지각대상은 수많은 {성질}들이 공유하는 사물이란2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래서] 감각적인 지의 풍부함은 지각에 속하는 것이지 마주하는 것에 찰싹 붙어있는 확신에 속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후자에 있어서는 그 풍부함이 ["Das Hier ist ein Baum"만 말할 줄 알았지 "Das Hier ist nicht ein Baum"이란 부정을 말할 줄 모르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그저 드러나는] 들러리에 불과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풍부함을 담보하는] 부정은 오직 지각의 [매개된 단순한 것ein vermitteltes Einfaches이란] 본질에서 헤겔/우리가 알아볼 수 있게 드러나는 것으로서, 구별 혹은 다양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1. "감성에서 벗어난 의식은 대상을 대상의 진리에 따라, 즉 그저 직접적인 대상이 아니라, 매개된, 자기 안으로 반성된, 그리고 보편적인 대상으로 취하려고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상은 감각적 규정과 구체적인 관계와 연관에 대한 확장된 사상규정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결국 의식의 대상과의 일치는 더 이상 확신의 추상적인 일치가 아니라 규정된 일치로서 지가 된다." (Enz, 420) „Das Bewußtsein, das über die Sinnlichkeit hinausgegangen, will den Gegenstand in seiner Wahrheit nehmen, nicht als bloß unmittelbaren, sondern als vermittelten, in sich reflektierten und allgemeinen. Er ist somit eine Verbindung von sinnlichen und von erweiterten Gedankenbestimmungen konkreter Verhältnisse und Zusammenhänge. Damit ist die Identität des Bewußtseins mit dem Gegenstand nicht mehr die abstrakte der Gewißheit, sondern die bestimmte, ein Wissen.“텍스트로 돌아가기
  2. 원문: 'das Ding von vielen Eigenschaften". 처음엔 '다수의 성질을 지닌 사물"로 번역했는데, 이건 오역인 것 같다. 전치사 “von"을 ”mit"로 오역했다. “mit"와 ”von"의 차이는 이렇다. “mit"의 기본의미는 ‘보충’ 혹은 ‘추가’인 반면 ”von"은 ‘어디로부터 떨어져 나와’라는 의미를 기본으로 한다. (참조: Harald Weinrich, Textgrammatik der deutschen Sprache, Moerlernbach 2007, S. 659 f.) “das Ding von vielen Eigenschaften"에서 Ding은 viele Eigenschaften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다.”von"의 기본의미뿐만 아니라 이곳의 맥락상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의미를 정관사 ”das"와 함께 “수많은 Eigenschaften이 공유하는 Ding"으로 번역하였다.”수많은 성질을 지닌 사물“로 번역하면 주객이 전도되는 것 같다. 이렇게 번역하면 정신현상학이 이야기하는 지각을 기체와 성질을 다루는 진부한 고전철학으로 오해할 것 같다. 그리고 Eigenschaft는 {성질}로 번역·표기하였다. 그 의미가 정확하게 잡히지 않아서 그랬다.텍스트로 돌아가기

정신 현상학 A. 의식 II. 지각; 혹은 사물과 착각 (번역 재개) § 1 - 나머지 부분

[지각에 대하여 존재하는 것은 보편성을 터전으로 삼는다는/삼을 수밖에 없다는] 원리는[헤겔/우리가 감각적 확신을 관조하는 가운데] 발생하여 헤겔/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지각에 대한 헤겔/우리의 태도는 더 이상[갓 등장하는] 감각적 확신에서와 같지 않다. 거기서는 헤겔/우리 역시 갓 등장하였는바, [감각적 확신의 행위에서] 드러나는 것을 수용하였다. 그러나 이젠 그런 수용이 아니라[지각을 관통하는 엄연한] 필연성에 따른 수용이 되었다. 이런[지각이 존재하는 근거․터전은 보편성이라는] 원리의 발생과 동시에[위에서 이야기한] 두 갈래의 축이 감각적 확신의 등장에서는 단지 헤겔/우리가[말하려고 하지 않는 감각적 확신을 쿡쿡 찔러서 말하게 하여] 밖으로 드러나게 한 것이지만[지각에 와서는 돌이킬 수 없게/지각의 필연적인 구조로] 생성된 것이다. 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두 갈래 축의 하나는[감각적 확신이 헤겔/우리의 요구에 응해 뭔가 다른 것을 계속 들어 올려 보여주지만 아무런 차이가 없는 그저 반복일 뿐인] 들어 올려 보여주는 운동이고, 다른 하나는 똑 같은 운동이 단지[감각적 확신이<이것> <저것>을 들여 올려 보여주고 또 보여주지만 전혀 색다른 것이 드러나지 않는/아무런 접힘이 없는] 단순한 것으로 생성된 것이다. 전자가 지각함이고 후자가 지각함이 마주하는 대상이다. [이렇게] 대상과 지각 운동은[차이 없는 반복 혹은 아무런 접힘이 없는 단순한 것으로서의] 본질상 동일한 것이다. 지각 운동은[그때그때 들어 올려 보여주는] 국면들을Momente 전개하고 구별하는 것이고 대상은 이런 국면들이 하나로 묶여진 것이다. 우리만 알고 지각은 모르지만 엄밀하게 따지면für uns oder an sich 보편적인 것이 지각의 본질이 되는 것은 보편성이야말로[지각이 존재하는 근거․터전이라는= 보편성 없이는 지각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원리가 되기 때문에 그렇다. 이런[지각 존재의 근거․터전으로서의 원리라는] 추상에 견주어 보면 지각에서 구별되는 양대 축, 즉 지각하는 것과 지각되는 것은 이에 비해 부수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양쪽 다[보편성 집행의 결과로서] 그 자체 보편적인 것 또는 본질이므로 둘 다 본질적인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지각하는 의식 안에서는] 양대 축이 서로 대립하는 것으로 관계하기 때문에 거기서는 둘 중 하나만이 본질적인 것일 수밖에 없고, 본질적인 것과 부수적인 것과의 차이가 이쪽저쪽으로 나뉘어 질 수밖에 없다. 이중 단순한 것으로 규정되는 쪽, 즉 대상이 본질이 되고, 이런 대상은 지각되든 안 되든 지각함에 구애 받지 않는 것으로 규정된다. 반면, 지각함은 운동으로서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내구성이 없는 부수적인 것이 된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