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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울교협통신] 2호, 96.1.19

 

철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금속연맹 출범의 역사적 의의

1월 21일, 드디어 금속연맹이 출범한다. 비록 자동차연맹과 현총련 산하 대다수의 노조가 이 역사적 출범에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전국 10만 철의 노동자가 '금속산업 노동자 총단결을 위한 단일 대오'로 결집하는 것이다.

이번 금속연맹의 출범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전노협과 대공장이 실로 6년여만에 조직적으로 만났다는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속연맹은 "지난 8년간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민주노조운동이 쟁취한 그 모든 소중한 성과들을 온전히 계승하여 금속산별 단일노조 건설로 총매진해갈 교두보이자, 민주노총 내 다른 산업노조들의 산업별 재편을 촉진하고, 민주노총이 산별노조의 단일한 전국 중앙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추동하는 중심조직의 지위를 갖"(주1)고 있다.

울산지역 금속노조들의 금속연맹 가입 현황과 전망

울산지역에서는 금속연맹에 현대중공업과 효성금속, 동성금속만이 참여한다. 미포조선이 금속연맹 가입을 천명하고 있지만 현총련의 새로운 통합안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1월내 가입이 불투명하게 되었다. 현대자동차가 1월말 조합원총회에서 민주노총 가맹단위와 의무금 문제를 처리한다고 하지만 이미 [현노신]에서 총회 연기를 주장하고 있고, 더구나 아직 집행부 차원의 단일한 입장조차 정리가 안되어 있는 상태다. 현대자동차 집행부가 현총련 단위로 민주노총에 가입하고 현총련 금속추진체의 새로운 통합안을 수용한다 하더라도 현총련 산하 금속노조 전체가 금속연맹에 가입하려면 절차와 시간이 녹녹찮게 걸릴 판이다. 더구나 자동차연맹까지 고려한다면 더 그렇다. 효문지역의 민주적인 금속노조들(한일이화, 영수물산, 삼주기계)은 빠른 시일 안에 노총 산하 금속연맹을 탈퇴하기가 어렵고 당분간 민주노총 울산시협의회 수준의 결합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현총련 금속추진체의 금속조직 통합사업 제안에 대하여

현총련 금속추진체는 1월 9일 회의를 통해 금속연맹(추)와 자동차연맹으로 나뉘어 있는 금속산업조직의 통합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 조속한 시일 이내에 현총련 금속추진체, 금속연맹(추), 자동차연맹, 그리고 민주노총 부위원장 약간명과 사무총장이 통합사업을 위한 긴급회의를 가질 것 ▲ (가칭) 금속산업 통합조직 건설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것 ▲ 통합추진위의 당면사업으로 집행책임자회의를 개최하여 96년 민주노총의 임단투를 세 조직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을 논의하고 공동으로 방침을 마련할 것 ▲ 현총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금속조직 통합사업을 결의하고 금속조직과의 공동임단투를 결의함과 동시에 금속통합조직 건설안을 토론할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금속통합조직의 조직체계와 운영에 대해서 ▲ 지역에 지역지부를 두고 업종은 분과로 한다. ▲ 업종분과의 독자적인 활동은 최대한 보장한다. 업종분과의 의결기구는 동일업종 노동조합 대표자회의를 최고의결기구로 한다. ▲ 재정은 통합해서 운용하며 지역과 업종분과 사업을 위해 일정한 비율로 배정한다고 제안했다.

이 통합안은 현시기 금속노조들이 분열되지 않고 통일된 단일 대오를 형성해야 한다는 나름의 충정(?)과 순수(?)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몇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 제안 시기가 너무 늦었다. 금속연맹 출범을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아무리 순수(?)한 문제의식을 갖고 제기한다 하더라도, 당장 금속연맹을 창립시키고자 하는 주체들로서는 이러한 제안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둘째, 통합안은 여전히 현총련의 지분(?)을 절대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이미 현총련과는 무관하게 금속연맹에 가입했고 미포조선이 금속연맹 가입을 천명했던 마당에, 더구나 현대자동차가 현총련 가입 자체를 아직 최종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총련이 금속산업 내 3주체의 하나로 자임할 근거는 없다.

셋째, 통합안 자체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오히려 금속산업 노동조합의 통일을 앞당기는 길은 95년 임투에서 모여졌던 전국 투쟁사업장회의와 같이 업종과 그룹을 뛰어넘는 투쟁동력을 집중시키는 작업이다.

1월 안에 금속연맹 울산지역본부를 출범시키자!

전국에서 울산만 금속연맹 지역본부를 출범시키지 못했다. 더이상 금속연맹 지역본부 출범을 늦출 이유가 아무 것도 없다. 금속연맹 가입을 결의한 노동조합들부터라도 시급히 지역본부를 꾸려내자! 산업별로 판을 짠다는데 업종이다 그룹이다 더 이상 왈가왈부할 필요가 뭔가? 산별노조 건설을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는 활동가라면 이제 이 문제에 대해서 단호해야 하고, 판단을 유보해서는 안된다.

"차든지 덥든지 하라"는 성경의 금언은 지금 우리를 두고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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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1) '금속산별노조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 전국노동단체연합, {월간자료} 95. 10.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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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4 07:32 2005/02/14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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