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모든 사회운동이 서두른다고 잘 되진 않아요. 특히 평화생명운동은 개발논리로 성급하게 접근하면 큰 재앙을 몰고 올 수 있습니다. 아주 낮은 데에 희망이 있습니다. 적정 소량주의, 필요한 만큼만 취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점은 사회의 여러 운동에도 적용됩니다. 노동운동, 환경운동, 인권운동 등 대개가 그렇습니다. 운동가들은 지금보다 더 낮은 곳으로 가야 합니다. 몸이 현장을 떠나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민주화운동으로 대변되는 우리 사회의 운동은 1987년이 정점이었습니다. 그 뒤로 지금까지 줄곧 변질되어 왔습니다. 현장이 사라지고 전문화와 분화가 되었습니다. 물론 분화와 전문화 자체를 지적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어느 때부턴가 우리 사회의 시민운동은 교수, 법조인 중심의 고소, 고발 형식이 전부인 것처럼 변했어요. 그건 수단이지 운동이 아닙니다. 그리고 너도나도 언론에 드러나길 바랍니다. 언론이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아요. 이러한 변질에 저는 분노합니다."
"운동의 마음밭이 너무 작습니다. 운동은 올바른 길을 가는 것이지, 한쪽 길로 가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오늘은 죄다 운동이란 이름으로 체제 안에 매몰되어 있어요. 극복하려 하지 않아요. 그저 떠들썩하게 고소, 고발로 현 체제의 건강성(투명성) 회복에만 매달리고 있어요. 그건 체제가 요구하는 법질서 안에 머무르기만 할뿐, 극복하려는 자세가 아닙니다.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운동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대하는 목소리만 있을 뿐, 실천의지가 없기 때문에 반대나 찬성이나 결국은 같은 것이 됩니다. 더 치열하게 싸울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 실천해야 합니다. 현장 중심으로 협업을 통한 협동, 공동경제를 몸으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한국DMZ평화생명동산추진위원회 위원장 정성헌 / <희망세상> 20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