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 전 설 다음날 성판악 코스로 오른 한라산 정상에선 백록담을 보지 못했다. 눈보라가 몰아쳐 한치 앞을 보기 어려웠다.
이번 설 하루 전 날 오른 정상에선 운 좋게도 눈 쌓인 백록담을 볼 수 있었다. 잠깐씩 몸을 못 가눌만큼 강풍이 불긴 했지만 백록담은 이번엔 새하얀 속살을 눈 구름에 가리지 않고 그대로 드러냈다.
어리목 코스와 영실 코스론 정상까지 가는 길을 막아놔서 이렇게 백록담을 눈으로 본 게 10년이 넘었지 싶다.
내려오는 길, 새파란 하늘과 눈꽃이 빚어내는 눈부신 설경이 몇 시간을 계속됐다.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