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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은 왜 청명할까?
요사이 하늘 빛이 참 곱다.
가끔 들르는 이러 저러한 홈페이지에서도 가을 하늘을 칭찬하는 넋두리를 볼 수 있다.
안부를 묻는 지인들의 문자 메시지에서도 가을 하늘에 대한 시셈이 담겨 있다.
가을을 칭찬하는 넋두리는 감성을 자극하고
가을 하늘을 핑계로한 문자메세지는 나를 잊지 않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갖게 한다.
가을 하늘이 청명한 이유는 나름대로 사람을 생각나게 하기 위함인가보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슬픈 사람들을 생각하며 그들 얼굴에 파란 하늘이 살포시 내려 앉길 바란다.
나뭇잎을 닦다
정호승
저 소나기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가는 것을 보라
저 가랑비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가는 것을 보라
저 봄비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기뻐하는 것을 보라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가 고이고이 잠드는 것을 보라
우리가 나뭇잎에 얹은 먼지를 닦는 일은
우리 스스로 나뭇잎이 되는 일이다
우리 스스로 푸른 하늘이 되는 일이다
나뭇잎에 앉은
먼지 한번 닦아주지 못하고 사람이 죽는다면
사람은 그 얼마나 쓸쓸한 것이냐
산을 오르며
=정호승=
내려가자 이제 산은 내려가기 위해서 있다
내려가자 다시는 끝까지 오르지 말자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내려가는 길밖에 없다
춘란도 피고 나면 지고 두견도 낙엽이 지면 그뿐
삭발할 필요도 없다 산은 내려가기 위해서 있다
내려가자 다시는 발자국을 남기지 말자
내려가는 것이 진정 다시 올라오는 일일지라도
내려가자 눈물로 올라온 발자국을 지우자
눈도 내렸다가 그치고 강물도 얼었다가 풀리면 그뿐
내려가기 위해서 우리는 언제나 함께 올라왔다
내려가자 사람은 산을 내려갈 때가 가장 아름답다
산을 내려갈 때를 아는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
자유로워지기 위하여 강요당하지 말고
해방되기 위하여 속박당하지 말고
내려가자 북한산에도 사람들은 다 내려갔다
* 민중언론 참세상의 [철도매점 파업 171일만에 종료, 전원 복직키로 합의] 에 관련된 글.
정세에 둔감한 탓일까! 철도매점 투쟁이 뭔가 긴급한 결정을 할 것이라는 추축 아닌 추축을 여러 경로를 통해서 듣고 나서도 투쟁이 정리된 줄 몰랐다.
그러던 중 어제(9일)밤 서울역 대합실을 지나면서 같이 가던 사람이 철도매점 투쟁이 정리된 것 같다는 말을 해서 자세히 살펴보니 역시 농성단 자리가 비어 있었다.
이런 일이야 다들 아는 이야기일 터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 다음 목격한 현장 때문이다. 나는 그 상황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농성장이 있던 자리에 공사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농성장이 있던 널직한 자리에 의자를 박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용자 편의 시설을 늘리는 아주 좋은 현상이겠지만 내 눈에는 그 상황이 그렇게 곱게 보일리 없었다.
서울역 안은 철도공사나 관계사업자를 압박하면서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이다. 그런데 역 대합실 안을 살펴보면 철도매점 농성장이 있던 자리가 사실 농성장을 차릴 수 있는 유일한 자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다른 자리도 있지만 그럴 경우 승객이나 이용객들이 치명적인 불편을 겪게된다.(매표소 앞이나, 개찰구 앞의 혼잡이나 통로 이용에 불편을 주게 됨으로)
그렇게 되면 일반 시민들과 마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농성장을 설치하는 단위로서는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결국 철도 공사는 널직하게 이용자들이 활보할 수 있도록 설계한 공간이 농성장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자 곧바로 오류(?)를 수정하고 있는 것이다. 참 발빠른 대응이다.
승객과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문제나 잘못되고 불합리한 제도 방식을 바꾸는데는 한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니면 자신들의 오류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오류는 즉각적인 시정(?)조치가 들어가다니 참 놀랍기 그지 없다.
서울역광장도 좁아지고, 여의도 광장도 사라지고, 종묘공원도 좁아지더니, 이제 농성한번 했다고 실내 공간도 줄여버리는구나!
순수하게 이용자편의를 위한 의자설치는 언제나 이루어지려나?
아니 철도공사와 투쟁에서 농성이 필요하면 이제 대합실 밖에서나 해야될까?
까닭
-정호승-
가난한 사람에게
-정호승-
단속추방 저지 위원장 구출을 위한 이주노동자 결의대회
2005년 5월22일 명동성당
이주노동자노동조합 및 사회운동단위들 참석
폴리스 라인이 끊어진다고 사람이 죽을까? 그러나 경찰 방패 라인이 무너지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
고무테두리를 떼어내고 하얗게 날이 서도록 갈아세운 방패. 그냥 가는 것도 모자라서 칼날 같이 유선형의 곡선이 나도록 갈아 세운 방패를 보면서 폴리스 라인을 다시 생각한다.
어머니들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는가마는 .......
나는 진심으로 그들의 사랑하는 자식들이 살인마로 변하는 것이 더 가슴 아프다. 그들도 일상에서는 평범한, 순진한 청년들이었을 것이기에.....
[2005년 5월 20일 청주 하이닉스-메그나칩 집중투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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