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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 발사 연기...미국이 우려하는 북한의 ‘오판’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4/08 10:24
  • 수정일
    2013/04/08 10: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북미 군사적 긴장 최고조, 10일 전후 북한의 미사일 시험 여부에 주목

이정무 기자 jmlee@vop.co.kr
입력 2013-04-07 19:06:09l수정 2013-04-07 23:13:05

 

7일 오전 외신들은 미국 국방부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실험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이번 주 중 실시할 예정이던 미니트맨Ⅲ(Minuteman 3) 실험을 다음 달 중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헤이글 장관은 지난주 금요일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통신은 전했다.

‘미니트맨3’은 사정거리가 1만 Km를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로, 핵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미사일과 B-52와 B-2 스텔스 폭격기와 함께 미 핵전력의 삼중점(nuclear triad)을 이루는 전략 무기다.

통신은 또 미 국방부의 고위 관리를 인용해 이번 결정이 “ICBM 실험이 북한의 ‘오판’을 초래하거나, 한반도 위기가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사적 조치 열 올렸던 미국...북한의 선제타격 우려(?)

미국 정부가 북한의 ‘오판’을 우려한다는 목소리는 이미 지난 주 미국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4일 CNN은 미 국방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우리(미국)는 그동안 북한이 도발적인 수사를 통해 긴장을 고조시켜 왔다고 비난했는데, 우리도 똑같은 일을 했음을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미국은) 전쟁을 피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한·미 연합훈련은 계속되지만 앞으로는 덜 요란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 관리들이 말하는 북한의 ‘오판’이란 핵을 포함한 북한의 선제공격을 의미한다.

북한은 3차 핵실험 이후 “선제타격과 전쟁에 대한 선택권도 저들에게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큰 오산은 없다”면서 핵을 포함한 ‘선제타격 권리’를 주장해왔다.

사실 ‘선제타격’은 미국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군사교리다. 21세기 들어서도 부시 행정부는 여러 차례 선제공격론을 공식화해 왔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서도 이 교리를 적용한 바 있다. 즉 “WMD를 가진 적들이 적대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거나 저지하기 위해 미국은 필요하다면 자위권을 행사하는 차원에서 선제행동을 할 것”(2006.3 국가안보전략보고서)이라는 게 선제공격론의 논리다.

북한은 최근 벌어진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반발에서 이 논리를 그대로 인용했다. 핵을 가진 미국이 자신에 대해 적대적 행동을 계속한다면 자위권 차원에서 선제타격을 하겠다는 것이다. 어떤 맥락에서건 북한이 ‘선제타격’을 실제 행동에 옮긴다면 이는 한반도에서의 북미 전면전으로 이어질 것이 확실하다.

3월 내내 이어진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해 북한은 매우 예민하게 반응해 왔다.

지난달 8일과 19일 미국이 B-52를 한반도로 출격시켜 폭격 훈련을 벌이자, 21일 북한은 공개적으로 공습경보를 발령하고 대피 훈련을 한 데 이어 “전략폭격기가 조선반도에 다시 출격한다면 적대세력은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국은 그 이후에도 B-2스텔스 폭격기, F-22전투기 등을 잇달아 한국 영공에 출격시켰고, 이른바 ‘X-밴드 레이더’ 등 최신 무기의 배치도 계속했다. 그 때마다 북한이 극단적인 수사를 동원해 이를 비난하는 일도 이어졌다.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오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된 것이다.

지난 토요일 국내 언론에 일제히 보도된 평양 주재 외국 공관들에 대한 철수 ‘제안’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이 제안을 통해 자신들의 정세 인식을 외부로 알리고, 미국에 대해서는 ‘최후 경고’를 보낸 셈이다.

북한, 미사일 시험 강행할까?

미국의 ICBM 실험 연기가 북한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7일 연합뉴스는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긴장국면을) 대화로 돌리기 위한 미국의 구체적인 움직임이나 계획은 없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가도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이 6일(현지시간) 내놓은 보도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북한에 공관을 두고 있는 영국 외교관을 인용해 “평양이 워싱턴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다음 주 10일 전후로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7일 김장수 청와대 외교안보실장은 “10일 전후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해 반격 차원에서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한다면 공은 다시 미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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