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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된 민족의 힘으로 평화체제 꿈 이루자"

6.15남측위 신년회, '합의는 지켜야 더 큰 힘 발휘해'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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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08  17: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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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남측위는 8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자주와 평화 번영, 통일의 길로 함께 나아가는 2020년' 신년회를 개최하고 올해 단결된 민족의 힘으로 한반도 평화체제의 토대를 구축하자는 다짐을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소중히 되새기고 꾸준히 지켜갈수록, 약속은 더 큰 힘을 발휘하기 마련입니다. 온 겨레의 약속, 남북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하는 데에 함께 매진해 나갑시다."

6.15공동선언 발표 20년이 되는 2020년을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맞이하는 모두의 심정이 다소 비감하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이창복)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자주와 평화번영, 통일의 새 시대를 여는 2020 신년회'를 개최하고 "지난 한해 동안 우리는 아무리 좋은 합의라도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저 종이조각에 불과한 것이라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로 시작되는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창복 상임대표의장이 낭독한 신년사에서 6.15남측위는 "북미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고, 남과 북은 아무런 대화도 하지 못했으며, 남북, 북미공동선언들은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다. 한반도의 평화, 남북의 화해협력을 가로막는 분단과 냉전의 잔재, 사대 굴종의 태도 또한 곳곳에서 겨레의 앞길을 가로막았다"고 2019년을 평가했다.

   
▲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이 2020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150여 명의 참석자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반면, 2019년 든든한 희망의 토대도 확인했다고 스스로 독려했다. 

"전국을 휩쓴 반아베, 반일 불매운동, 분단선을 가득 메운 평화손잡기의 행렬, 광화문광장을 채운 자주, 평화, 아베규탄의 목소리는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강력한 의지였다"며, "우리는 지난해 이 땅의 분단과 전쟁을 끝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겨레의 힘이 충분하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2020년. "지난 2018년 남과 북, 두 정상은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 선언하였고, 북과 미국은 새로운 북미관계 전환에 합의하였다. 2019년 한해동안 진전을 이루지 못한 한반도 평화체제 건설의 꿈을 올해에는 이뤄내자. 전쟁 70년이 되는 올해에 한반도에서 전쟁을 끝내고 새로운 평화체제 구축의 토대를 반드시 마련하자"고 다짐했다.

그 다짐을 위해 남북이 함께 맺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자고 했다. "수십년의 적대적 관계를 끊고 새로운 화해협력,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가자던 그날의 약속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공동의 지향이고 푯대"라고 새겼다.

정부에 대해서는 "대북제재를 넘어서 남북협력을 진전시키겠다는 결심, 평화를 위한 군비 통제의 결단이 없이는 대통령 신년사에서 언급한 철도·도로 연결이나 개성·금강산 문제 해결, 6.15 20년 공동행사 등은 공허한 말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대북제재로 남북합의를 이행할 수 없다는 것은 핑계이다. 합의했다면 제대로 이행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대북적대정책을 고집하여 싱가포르 북미정상선언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남북협력사업을 곳곳에서 가로막고 있다고 하면서, 대북제재와 한미군사훈련 중단, 남북협력에 대한 간섭 중단을 촉구했다. 

6.15남측위는 2000년 6.15선언의 성과속에서 결성 15년을 맞아 "올해도 판문점선언의 1조 1항,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정신에 동의하는 모든 단체와 인사들, 각계각층 국민과 함께 행동하고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가 종교계를 대표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여성계를 대표해 발언한 김정수 6.15여성본부 상임대표는 비감한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어 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한국전쟁 70년을 맞는 올해 2020년을 하나님의 자유와 해방의 해인 희년으로 다시 선포하였다. 분단과 냉전, 전쟁과 국가폭력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며 상호의존성을 회복하고 평화공존의 한반도를 재창조하기 위해 희년을 향한 대행진을 새롭게 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수 6.15여성본부 상임대표는 "한국전쟁 70년이 되는 올해를 맞이하는 것이 고통스럽고 참담하다. 우리 민족의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고, 남북관계는 다시 후퇴하였으며, 우리는 부당한 한미동맹의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고 격앙된 감정을 담아 말문을 열었다.

지난 2015년 세계 여성평화운동가들과 비무장지대(DMZ)를 통과하여 남쪽으로 내려 온 WCD(Women Cross DMZ) 캠페인을 발전시켜 지난해에는 한반도 전쟁종식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Korea Peace Now, Women Mobilizing to End the War'캠페인을 전개했으며, 올해에는 한국전쟁의 완전 종식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발걸음을 내딛겠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올 한해 여성들은 한반도 전쟁종식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유엔을 비롯하여 미국 워싱턴 등에 요구하는 여성시민 공공외교 활동과 남북공동선언 이행, 그리고 남북여성교류 재개를 위한 노력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 김정길 6.15광주본부 상임대표는 5.18 광주항쟁 40주년을 맞아 5.18의 국제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시민사회계를 대표해 발언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정길 6.15광주본부 상임대표는 "지금 광주는 5.18 광주항쟁 40주년을 맞아 5.18의 국제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면서 "5.18 국제화의 요체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중심으로 이를 지지하는 전 세계인과 함께 세계 평화로 확대하는 정신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의 통일은 5천만 민중과 8천만 겨레가 주체로 나서야 하는 것이며, 국제적 냉전질서를 주도하는 미국의 냉전주의자들을 변화시키는 세계사적 과정과 결합해야 한다"고 하면서 "판문점에서 남북이 함께 모여서 전 세계에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희구하는 세계인과 함께 철조망을 거둬내자"고 말했다.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오는 4월 총선과 12월 미국 대선이야말로 올해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두개의 정치공간'이라며, '촛불 이후 국민의 평화의지가 담길 저수지'가 될 4월 총선에서 끝내 이기지 못한다면 이토록 강렬한 평화열망도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전략적 기획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모든 시민이 실망하고 있다고 하면서 특히 '평화를 다루는 팀'의 전면 교체를 요구했다. "너무나 명백하게 국민과 만든 평화공간을 유실시켰다"는 평가를 내리고 "더욱 과감하게 평화과정을 밀고나가야 한다"는 것.

총선 이후 미국 대선이 개최되는 12월까지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라며, "강력한 주권역량을 가지고 남북이 교류하면서 남북관계를 과감하게 돌파할 수 있는 정치외교적 기회"라고 짚었다. 

미국의 대선 일정이 진행되는 중에도 한반도 평화와 종전, 제재문제 등에 대한 강력한 입장을 개진할 수 있도록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와 유엔 무대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 대학생들이 '대북제재' 등 장애물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들이 새해 소망을 적은 발자욱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곽호남 진보대학생넷 대표와 김태중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 남북교류추진위원장, 김한성 21c한국대학생연합 의장 등 6.15대학생분과위원회 대표들은 지난해 대학생 단체들의 단결을 위한 구체적인 활동을 소개하고는 '대북제재', '대북적대', '한미현합군사훈련', '군비증강' 등을 격파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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