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보수언론도 윤석열 ‘전두환 옹호’ 발언 조명... 매체 따라 ‘망언’ ‘실언’ 규정 차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씨 옹호 발언을 해 논란이 거세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며 “왜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다.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했기 때문에 맡긴 것”이라고 밝혔다. 

다수 언론 윤석열 총장 발언 문제 보도
한겨레·경향·서울 ‘망언’, 조선·세계 ‘실언’ 규정

한겨레와 경향신문, 서울신문은 윤석열 전 총장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했다. 경향신문은 “윤, 국정 미숙 지적에 전두환 끌어와 ‘권한 위임 배울 점도’” 기사를 통해 “전반적인 국정 운영에는 (윤 전 총장이) 미숙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을 방어하는 취지에서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며 그의 발언을 ‘전두환 망언’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물론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윤 전 총장을 비판한 사실을 비중 있게 전했다. 경향신문은 민주당과 정의당이 윤 전 총장의 망언을 비판하고 사과를 촉구한 사실도 별도 기사로 다뤘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오죽하면 ‘1일 1망언’이라는 말이 나왔겠는가”라며 “독재자 전두환씨를 미화하고 나선 것은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대선주자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몰역사적 인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소양 부족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5·18 단체들의 반발을 비중 있게 전한 기사를 별도로 냈다.

20일 경향신문 기사 
20일 경향신문 기사 

서울신문 역시 “윤석열 ‘전두환, 쿠데타와 5·18 빼면 정치 잘했단 분 많아’ 또 망언” 기사를 내고 ‘망언’이라고 규정했다.

보수 언론도 “윤 ‘전두환, 5·18 빼면 정치 잘해’ 발언 논란”(조선일보) “윤석열 ‘전두환, 쿠데타와 5·18 빼면 잘했다’ 발언 논란”(중앙일보) 등 이 문제를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1면 팔면봉 코너를 통해 “윤석열 ‘전두환 쿠데타와 5·18 빼면 정치는 잘했다.’ ‘1일 1실언’ 시리즈의 끝은 어디인가”라고 꼬집었고. 세계일보도 관련 사안을 보도하며 “또 한번 실언 논란을 자초했다”고 했다. 두 신문은 발언을 문제로 지적하면서도 ‘망언’이 아닌 ‘실언’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한겨레·경향신문·서울신문과 차이를 보였다. 

20일 조선일보 팔면봉
20일 조선일보 팔면봉

김웅 녹취록 윤석열 언급 있었다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가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웅 의원은 조성은씨와 대화하면서 “고발장을 ‘저희가’ 만들어 보내 드리겠다”며 “제가 (고발하려)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된다”고 언급했다. 통화가 이뤄진 날은 지난해 4월3일로 김웅 의원이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과 첨부자료를 텔레그램을 통해 조성은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날이다. 

녹취록에는 ‘저희가’ ‘내랍니다’ ‘위험하대요’ 등과 같은 표현이 나와 김웅 의원의 배후에 누군가가 있을 가능성을 드러낸다. 다만 녹취록에는 그 주체가 분명히 드러나지는 않았다. 

논란이 된 채널A에 대한 언급도 있다. 김웅 의원은 “선거판이 이번에는 경찰이 아니고 MBC를 이용해서 제대로 확인도 안 해보고 일단 프레임을 만들어놓고 윤석열 죽이기, 윤석열 죽이기 쪽으로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이동재(전 채널A 기자)가 양심선언을 하면 바로 이걸 키워서 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조성은씨가 “그걸 준비를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자 김웅 의원은 “일단 이거를, 제2의 울산사건”이라고 답했다. 

경향 “배후에 누군가 있음을 시사”
조선 “실명이나 사실관계 드러나지 않아”

이날 종합일간지들은 이른바 ‘윤석열’ 발언을 일제히 부각해 보도했다.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돼”(조선일보) “김웅, 조성은과 통화서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 고발한게 돼’”(동아일보) “김웅,, 조성은에게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된다”(중앙일보) “김웅 ‘제가 고발하러 가면 ’윤석열이 시킨 것‘이란 말 나와.... 저는 쏙 빠져야’”(경향신문) 등이다. 

20일 경향신문 기사
20일 경향신문 기사

하지만 내용을 보면 온도 차가 있었다. 경향신문은 ‘저희가’ ‘내랍니다’ ‘위험하대요’ 등과 같은 표현을 언급하며 ‘김 의원 발언에는 고발장 전달 배후에 누군가 있음을 시사하는 듯한 표현이 적지 않게 나온다“고 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검찰이 배후일)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해당 녹취록 안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확정할 실명이나 일차적인 사실관계가 드러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채널A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김웅 의원이 핵심 쟁점이었던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직접 혹은 제3자를 통해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도 있었다”며 “공교롭게도 지난해 4월3일은 이동재 전 기자가 검언유착 의혹 사태와 관련해 채널A 상사를 면담한 날이다. 김 의원이 당시 이 전 기자가 밝힐 입장을 누군가에게 미리 듣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이 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20일 조선일보 기사
20일 조선일보 기사

‘돈다발 사진’ 허위 드러났지만 ‘공방’ 다룬 조선·동아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조폭의 연루설을 제기하면서 근거로 제시한 돈다발 사진이 허위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주요 종합일간지 가운데 다수는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을 비판하거나 비판하는 입장을 전했다. 

한국일보는 “김용판 돈다발 사진 허위폭로, 어처구니없다” 사설을 통해 “조폭 재소자의 주장을 최소한의 확인조차 하지 않고 정치 공세에 활용하다가 반나절 만에 들통나 조롱거리 신세를 자초한 것”이라며 “국회의원의 자질과 윤리 의식을 의심케 하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소동이 벌어지는 정치 현실에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일 한국일보 사설
20일 한국일보 사설

경향신문 역시 사설을 통해 “김 의원의 무책임한 폭로는 의원 본연의 역할뿐 아니라 국감의 본질을 훼손하는 심각한 행위”라며 “국민의힘 역시 소속 의원의 무책임한 행위를 엄정하게 다스려야 한다. 사진의 진위와 무관하게 조폭 연루설 제보 자체는 진실일 수 있다는 어정쩡한 입장으로 이 소동을 피해나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기사 “‘민주당 ’김용판 정치공작‘... 허위 돈다발 사진에 총공세”를 통해 “국민의힘은 박철민씨의 20억원 전달 진술의 신빙성을 주장하면서도 ‘가짜 사진’에 대해서는 뾰족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관련 사진 기사 제목을 “자폭된 조폭 돈다발 사진”으로 지었다. 

20일 조선일보 기사
20일 조선일보 기사

반면 보수성향 신문사들은 이 문제에 주목하지 않거나 여전히 여야 공방 문제로 다뤘다. 조선일보의 관련 기사 제목은 “여 ‘조폭이 올린 돈뭉치 사진, 공작냄새 풀풀 낸다’ 제보자 부친 ‘아들은 거짓말 안해... 조작 왜 하겠나’”다. 동아일보의 관련 기사 제목은 “여 ‘김용판 조폭에 놀아나’ 야 ‘손으로 하늘 못가려’ 돈다발 사진 날선 공방”이다.